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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손연재의 팜므파탈

2016.03.17

by VOGUE

    스무 살 손연재의 팜므파탈

    손연재가 활짝 폈다. 2010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조심스레 솜씨를 뽐내던 소녀는 이제 아시아 정상의 체조 선수가 됐다. 앳되기만 하던 외모도, 마음도 어느새 훌쩍 자랐다. 이제부터가 더 기대되는 아리따운 체조 요정과 <보그>의 만남.

    모터사이클 가죽 재킷과 스키니 핏 가죽 팬츠는 생로랑(Saint Laurent), 스팽글 미니 드레스는 올세인츠(AllSaints), 실버 목걸이와 화이트 골드 뱅글은 모두 에르메스(Hermès), 스틸레토 힐은 게스 슈즈(Guess Shoes).

    모터사이클 가죽 재킷과 스키니 핏 가죽 팬츠는 생로랑(Saint Laurent), 스팽글 미니 드레스는 올세인츠(AllSaints), 실버 목걸이와 화이트 골드 뱅글은 모두 에르메스(Hermès), 스틸레토 힐은 게스 슈즈(Guess Shoes).

    누군가 오르골 박스라도 열어놓은 줄 알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무대에서 우린 모두 예쁜 인형을 감상하듯 손연재를 바라봤다. 가로세로 12m의 마루 위를 총총걸음으로 걸어나와 한껏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앙증맞아 터질 것 같았고, 동그란 얼굴과 큰 눈망울은 금세라도 마룻바닥을 구를 것 같았다. 한 발을 축으로 수바퀴를 빙빙 돌며 피벗 기술을 하는 동작은 그냥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짧은 멜로디의 음악이 끝나면 곧 동작을 멈추는 오르골 상자의 인형처럼 그녀 역시 1분 20여 초의 연기를 마치고 이내 다시 총총걸음으로 무대를 내려갔다. 짧은 동화 한 편이 끝나는 것 같았다.

    손연재의 등장은 갑작스러웠다. 국내에선 불모지에 가까운 리듬체조에서 별안간 스타가 탄생할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것도 이렇게 깜찍하고 앙증맞은 선수가 나올 거라고는 말이다. 지금까지 리듬체조라면 길고 가는 러시아 소녀들이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한바탕 쇼를 하고 끝내는 종목이었고, 우리에겐 남의 얘기나 다름없는 스포츠였다. 그런데 어느새 손연재가 그 동토의 여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결선 진출만 하면 목표 달성이라 얘기되던 손연재는 런던 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하며 메달 문턱까지 갔고, 지난 10월 초 막을 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위 톱 랭크 선수들의 기준점이라는 18점을 4종목 중 3종목에서 넘겼으며, 이번 대회 최대 라이벌이라 불리던 중국의 덩센유에를 넉넉한 점수 차로 따돌렸다. 그저 귀엽고 예쁘기만 한 줄 알았던 소녀 선수의 확실한 실력이 빛났다.

    네오프렌 소재 민소매 원피스와 지퍼 디테일 오픈토 앵클 부츠는 알렉산더 왕X에이치앤엠(Alexander Wang X H&M), 왼손 다이아몬드 스터드 장식 로즈 골드 뱅글은 에르메스(Hermès), 왼쪽 팔의 뱀 모양 스틸 뱅글과 오른쪽 옐로 뱅글, 반지는 모두 불가리(Bvlgari), 왼손 반지는 모두 미네타니(Minetani). 

    네오프렌 소재 민소매 원피스와 지퍼 디테일 오픈토 앵클 부츠는 알렉산더 왕X에이치앤엠(Alexander Wang X H&M), 왼손 다이아몬드 스터드 장식 로즈 골드 뱅글은 에르메스(Hermès), 왼쪽 팔의 뱀 모양 스틸 뱅글과 오른쪽 옐로 뱅글, 반지는 모두 불가리(Bvlgari), 왼손 반지는 모두 미네타니(Minetani).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이후 마련된 <보그> 화보 촬영장. 이번엔 스튜디오에 오르골 박스가 열린 것 같았다. 젖살은 조금 빠지고 키는 부쩍 컸지만, 손연재는 여전히 인형 같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위해 요즘 유행하는 셰기 스타일의 삐죽삐죽한 금발 가발을 씌웠는데, 순간 국적을 알 수 없는 아리따운 소녀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동그란 눈을 동글동글 굴리며 인사했고, 자그마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보다 더 큰 휴대폰을 만지며 셀카 사진을 찍었다. 지난해 대학 입학과 함께 성인이 된 그녀지만, 애교 가득한 말투와 웃음, 그리고 동작들은 여전했다. “엄마 아빠가 보면 못 알아볼 것 같아요.” 그녀는 올 블랙의 타이트하고 섹시한 의상들에 걱정하면서도 재미있어했고, 무심하고 시크한 모델 표정을 짓다가도 이내 귀여운 소녀 웃음을 날렸다.

    “시즌이 끝났으니까 일단 마음이 편해요. 화보 촬영을 오늘처럼 오래 해도 기분 전환이 되니까 재밌고요.” 아시안게임이라는 거사를 치른 후지만 손연재는 제대로 쉬지 못했다. 하루는 모교인 연세대학교 연례행사인 연고전에 나가 있는 힘껏 응원을 했고, 또 하루는 프로농구 개막식에서 시구를 했다. 전주 KCC 이지스와 원주 동부 프로미의 두 외국인 선수 사이에서 볼을 던지는 모습은 흡사 ‘흑형’ 사이에 핀 꽃이었다. <힐링캠프>와 <해피투게더> 등 오락 프로그램 녹화장 역시 몇 군데 돌았다. “아직 가족끼리 제대로 모이지도 못했어요. 밥 한 끼 같이 먹지 못했고요. 그래도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께 인사를 드리는 일은 즐거우니까 괜찮아요.” 그렇다.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람이 손연재를 원하고 있다.

    오버사이즈 검정 봄버 점퍼는 JDC 럭키 슈에뜨(JDC Lucky Chouette), 검정 크롭트 뷔스티에는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골드 메탈 장식 가죽 벨트는 베르수스(Versus), 타이트한 시스루 스커트는 라펠라(La Perla at 10 Corso Como), 커다란 자물쇠 펜던트 체인 목걸이는 샤넬(Chanel), 양손 뱅글은 에르메스(Hermès), 지퍼 장식 오픈토 부티힐은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오버사이즈 검정 봄버 점퍼는 JDC 럭키 슈에뜨(JDC Lucky Chouette), 검정 크롭트 뷔스티에는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골드 메탈 장식 가죽 벨트는 베르수스(Versus), 타이트한 시스루 스커트는 라펠라(La Perla at 10 Corso Como), 커다란 자물쇠 펜던트 체인 목걸이는 샤넬(Chanel), 양손 뱅글은 에르메스(Hermès), 지퍼 장식 오픈토 부티힐은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사실 손연재는 실력보다 외모로 주목받던 선수였다. 2010년 시니어로 데뷔해 처음 참가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녀는 32위를 했다. 국내의 척박한 리듬체조계 상황을 생각하면 나름의 선전이었지만, 체조 요정이란 수식어를 달기엔 분명 모자랐다. 하지만 손연재는 조금씩 전진했다. 시니어 2년째인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1위를 기록했고, 동시에 런던 올림픽 출전권도 획득했다. 마치 모바일 게임의 단계를 하나둘 클리어해나가듯 앞으로 나아갔다. 올해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 터키에서 치른 세계선수권에서의 순위는 4위. 후프 종목에선 동메달도 하나 걸었다. 체조 강국 러시아의 야나 쿠드랍체바, 마르가리타 마문의 뒤를 바짝 쫓는 점수였고, 한국인으로는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녀의 현재 세계 랭킹은 5위다.

    집업 디테일의 스포티한 저지 원피스는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 at Mue), 골드 목걸이와 양손 뱅글, 오른손 검지와 중지 반지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약지 반지는 미네타니(Minetani), 스트랩 장식의 오픈토 앵클 부츠는 게스 슈즈(Guess Shoes).

    집업 디테일의 스포티한 저지 원피스는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 at Mue), 골드 목걸이와 양손 뱅글, 오른손 검지와 중지 반지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약지 반지는 미네타니(Minetani), 스트랩 장식의 오픈토 앵클 부츠는 게스 슈즈(Guess Shoes).

    “지난 4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요. 누구보다 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했다고 생각해요. 러시아에서 훈련하며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왔기 때문에 그나마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손연재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러시아로 넘어갔다. 국내보다 훈련 여건이 좋은 러시아에서 확실한 스텝업을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열여섯 살. 고교 1년생이었으니 거의 꼬마였다. “처음엔 힘들었어요. 가족, 친구들 떠나 혼자 외국에서 지내다 보니 당연히 외로웠죠.” 겨울 아침 찬 공기를 이기고 이불을 박차고 나오기란 어른도 힘들다. 근데 이 꼬마는 동토의 나라에서 훈련하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고된 훈련에 몰두했다. 2010년 이후 손연재가 한국에 있는 시간은 1년에 고작 3개월 정도고, 나머지 9개월의 날들은 매일 7~8시간 강훈련으로 채워진다. “그래도 러시아는 제가 택한 장소고 리듬체조 강국이니까요. 러시아 대표팀과 함께 훈련하고 있는데 역시 세계 최고 선수들과 지낸다는 게 도움이 많이 돼요. 이제는 추운 것도, 외로운 것도 많이 적응됐고요.” 우리는 그저 귀엽고 예쁘다며 좋아했지만, 손연재는 사실 꽤나 당찬 꼬마였던 것이다.

    컷아웃 디테일의 오프 숄더 실크 원피스는 베르수스(Versus), 양손의 다이아몬드 장식 로즈 골드 뱅글과 팔찌, 반지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컷아웃 디테일의 오프 숄더 실크 원피스는 베르수스(Versus), 양손의 다이아몬드 장식 로즈 골드 뱅글과 팔찌, 반지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손연재의 결선 연기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그녀는 후프, 곤봉, 리본, 그리고 볼, 4종목을 각기 다르지만 프로페셔널한 연기로 채웠다. 단 하나 실수는 볼 종목에서 공을 잠시 놓친 부분. 이런 건 잘못하면 종목 자체에 대한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손연재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공을 집어들고 연기를 마쳤고, 아쉽지만 나쁘지 않은 점수를 얻었다. “당장은 당황하죠. 하지만 그런 걸 컨트롤해야 하는 게 리듬체조란 종목이에요. 일단 큰 실수는 아니라 다행이었고,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긴 손연재는 이미 한 차례 비슷한 실수를 극복해봤다. 런던 올림픽 당시 손연재는 곤봉에서 실수를 했는데, 한 쌍의 기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해야 하는 곤봉은 대부분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종목이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손연재는 곤봉에서 힘들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종목이라 말해온 후프보다 더 높은 점수를 곤봉에서 받았다. “그냥 계속 순간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어요. 경기를 하다 보면 도중에 다른 선수들 점수와 순위도 알게 되는데, 그런 것에 상관 없이 누가 얼마나 더 자신의 멘탈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려요.”

    스팽글 장식 턱시도 재킷과 가죽 배기 팬츠는 김서룡(Kimseoryong), 레이스 장식 뷔스티에는 라펠라(La Perla), 주얼리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스틸레토 힐은 게스 슈즈(Guess Shoes).

    스팽글 장식 턱시도 재킷과 가죽 배기 팬츠는 김서룡(Kimseoryong), 레이스 장식 뷔스티에는 라펠라(La Perla), 주얼리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스틸레토 힐은 게스 슈즈(Guess Shoes).

    리듬체조는 한판 승부가 아니다. 바짝 집중해 한 번의 무대만 잘 완수하면 이길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란 얘기다. 볼, 후프, 곤봉, 리본을 순서대로 돌아가며 하기 때문에 꽤 긴 대기 시간을 견뎌야 한다. 경기 당일 하루 종일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는 사람이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선다. “러시아에서 모의 시합 훈련을 많이 했어요. 실제로 심판도 두고 여러 선수가 출전하는 식으로 실전 연습을 했죠. 그런 게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손연재는 강했다. 예쁘고 귀여운 얼굴과 애교뿐만 아니라 악바리 근성도 갖고 있었다. 리듬체조가 예술임과 동시에 결국 스포츠인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손연재는 섣불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을 얘기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다음은 올림픽이라고 다들 쉽게 말하곤 하지만, 그녀는 좀더 냉철했다. “솔직히 리듬체조 좀 아시는 분들은 그냥 1, 2위는 정해져 있는 거라고 말씀하세요. 러시아 선수들이 할 거라고요.” 좀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국적이 러시아가 아닌 선수들에게 리듬체조 경기는 3위 싸움이다. 게다가 리듬체조라는 게 워낙 찰나에 피고 지는 스포츠라 긴 시간 큰 이상을 품고 실력을 쌓아나갈 여유도 없다. 지금 세계 랭킹 1위는 러시아의 야나 쿠드랍체바고, 그녀는 손연재 선수보다 세 살이나 어리다. “좀 맥이 빠지기도 하죠. 여러모로 러시아라는 벽은 너무 높으니까 동양인 선수로서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근데 저는 그냥 제 리듬, 자부심, 책임감을 잃지 않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대한민국 리듬체조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고, 리듬체조 종목을 이야기할 때 바로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메시 소재 라이더 재킷은 코이노니아(Coinonia), 가죽 소재 플리츠 스커트는 랑방(Lanvin at Mue), 가죽 스트랩 장식 오픈토 앵클 부츠는 게스 슈즈(Guess Shoes), 로즈 골드 주얼리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메시 소재 라이더 재킷은 코이노니아(Coinonia), 가죽 소재 플리츠 스커트는 랑방(Lanvin at Mue), 가죽 스트랩 장식 오픈토 앵클 부츠는 게스 슈즈(Guess Shoes), 로즈 골드 주얼리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그렇다고 손연재가 냉정한 현실 앞에 체념해 제자리에서만 최선을 다하는 선수는 아니다. 아마 그런 마음으로는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다. 그녀는 성장기 조금씩 변하는 체형에 맞춰 기술을 조절하며 연마했고, 먹는 대로 살이 찌는 체질 탓에 남들보다 배는 더 식단 관리를 해왔다. “리듬체조 선수들 중에는 먹어도 살 안 찌는 사람이 꽤 많아요. 근데 저는 먹으면 찌니까,(웃음) 관리가 더 힘들기도 했죠. 그래서 코치님한테 많이 혼나기도 했고요.” 리듬체조는 솔직한 스포츠다. 아주 작은 몸의 변화도, 리듬의 흐름도 그대로 드러내버리고 만다. 몸을 도구처럼, 도구를 몸처럼 쓰기에 조금의 나태함도 들통 나는 셈이다. 선수에겐 꽤나 잔인한 운동이다. “리듬체조가 다른 선수와 경쟁하는 형식이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루틴(Routine)을 갖고 자기의 최고 점수를 받는 거라고 생각해요. 조금이라도 더 나아진 완벽해진 모습을 보여준다는 거, 그게 이 운동의 그림인 것 같고요.” 이렇게 손연재는 자신을 혼내고 다독이면서 자신의 리듬을 만들어왔을거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엔 역시나 수많은 땀과 눈물이 숨어 있다.

    종목이 다름에도 손연재는 김연아와 자주 비교된다. 대중적이지 않은 스포츠를 좋지 않은 국내 여건 속에서도 홀로 외롭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이 비슷해서일 것이다. 게다가 김연아가 선수를 은퇴한 지금 국민 여동생의 자리는 비어 있다. 욕심 많은 대중은 손연재가 어서 그 자리를 풍성하게 채워주기를 바란다. 그녀의 작은 어깨에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까지 얹고 싶어 하는 목소리도 크다. “사실 제겐 큰 영광이죠.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정말 우리 모두 잘 몰랐던 종목에서 전설이 됐고, 여왕이 됐으니까요. 국내에선 상상도 못할 성적과 업적을 기록했고요. 종목은 달라도 저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냥 팬의 한 사람으로서 경기를 보고 정말 기쁘고 행복했던 적도 많아요.”

    컷아웃 디테일의 오프 숄더 실크 원피스는 베르수스(Versus), 양손의 다이아몬드 장식 로즈 골드 뱅글과 팔찌, 반지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지퍼 장식 오픈토 부티힐은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체조 기구는 모두 사사키 코리아(Sasaki Korea).

    컷아웃 디테일의 오프 숄더 실크 원피스는 베르수스(Versus), 양손의 다이아몬드 장식 로즈 골드 뱅글과 팔찌, 반지는 모두 에르메스(Hermès), 지퍼 장식 오픈토 부티힐은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체조 기구는 모두 사사키 코리아(Sasaki Korea).

    거창한 포부나 이상 대신 지금 본인의 현재를 겸손하게 얘기한 손연재이지만, 우리는 분명 그녀가 김연아의 연기를 보며 가졌던 그 기쁨을 손연재에게서도 느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경기 중 관객석에는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라 쓴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4년 전 어여쁘기만 하던 꼬마는 어느새 수많은 소녀들의 이상이 되었다. 그리고 손연재는 지금 다음의 목표를, 동기부여를 해줄 또 하나의 그림을 찾고 있다. 그게 올림픽 메달일 수도, 체조 요정으로서의 또 다른 스테이지일 수도 있다. “일단 다음 시즌 준비하면서 몸을 관리하고 있어요. 잔부상을 치료하면서 몸을 정비하고 있고요. 이후는 그리고나서 좀 천천히 생각해보려고요.”

    어쨌든 손연재는 자신의 리듬을 지켰고, 그 리듬으로 팡파르를 울렸다. 박태환이 물속에서, 김연아가 얼음 위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 나라에선 결코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또 다른 꽃을 피웠다. 고작 스무 살인 이 소녀 선수의 미래를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건 분명 설레발이겠지만, 손연재에겐 알찼던 지난 4년만큼 또 빛날 앞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에디터
      스타일 에디터 / 손은영, 피처 에디터 / 정재혁(JUNG, JAE HYUK)
      포토그래퍼
      Ahn Joo Young
      스탭
      헤어 / 장혜연 메이크업 / 김은주 세트 스타일링 / 다락(Da;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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