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함께한 리즈 위더스푼의 인터뷰

새로운 룩, 새로운 남자, 새로운 행복… 리즈 위더스푼이 이 모든 것과 함께 빛의 도시 파리의 패션 판타지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우아한 니나 리치 드레스와 잘생긴 제이크 질렌할,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함께한 리즈의 아름다운 파리!






Ring of Fire


2007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 때 리즈 위더스푼이 입었던 샛노란 드레스를 기억하는가! 그 이후 올리비에 데스켄스와 위더스푼은 환상적인 디자이너와 뮤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크 플라워로 장식된 빨강 볼가운은 니나 리치(Nina Ricci), 다이아몬드 이어링은 반 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장면을 파리로 바꿔보자. 그냥 파리가 아니라 파리중심에 위치한 콩코드 광장으로 말이다. 그곳에서 리즈 위더스푼은 유명한미국인이다. 혹은 적어도 거대한 오벨리스크와 분수가 넘치는 그 광장에서가장 옷을 잘 입은 미국인일 것이다. 그날은 프랑스 혁명 기념일(7월 14일)다음날이었다. 이제 천천히 크리용 호텔의 마리 앙투아네트 스위트룸—아름다운 태피스트리와 코린트식 기둥으로 장식된 방으로, 왕비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까지 이곳에서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으로 줌을 당겨보자. 그리고 천천히 카메라를 왼쪽으로 돌려 바깥 풍경을 담아보자. 튈르리 공원, 에펠탑, 그리고 세느 강 너머로 부르봉궁이 보인다. 위더스푼은 처음에는 자신을 위해 디자인된 듯 보이는 니나 리치 드레스를, 그 다음에는 뷔스티에를 기본으로 한 정말 왕비처럼 보이는 알렉산더 맥퀸 드레스를 입고 그 풍경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녀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말했다는 왕비가 아니다. 아니 정반대라 할 수 있다. 리즈는 파리 거리에서 본 여성들과 남성들에게 매료되어 그들이 마치 영화스타라도 되는 양 지켜보았다. “이곳 사람들은 너무나 시크해요!”라고 그녀는 전날 산책을 하기 전 어느 카페에 앉아 말했다. “스타일이 모두 개성 있어요. 사진에 담고 싶어요!”

리즈는 크리용 호텔의 발코니에 서서 팔을 뻗어 파리의 풍경을 프레임에 담았다. 특히 루브르에 서 있는 I.M.페이의 피라미드와 개선문 사이에 완벽하게 자리한 3천3백 년 된 룩소르의 오벨리스크는 빼놓지 않았다. 요즘 리즈는 배우로서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고려해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 작년에 출연한 스릴러 〈Rendition〉이후 그녀는 빈스 본과 함께 〈Four Christmases〉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이 작품에서 맡은 역할은 그녀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열심히 일하고, 작은 마을 출신이고, 아이가 있고, 스스로 운이 좋아서 스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 말이다. 스타가 되는 건 엄청나게 힘든 일이지만, 그녀는 우리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 그녀가 파리에서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겸손한 우아함을 유지하며 멋지게 포즈를 취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Yes’다.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 순간 ‘헉’ 하고 숨이 막혔다. “크리용 호텔은 처음이에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전망이 정말 근사해요. 가끔 ‘정말 이게 내 삶이란 말이야? 난 정말 운 좋은 여자야!’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촬영이 끝나자 그녀는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있는 친구를 불렀다. “사진 좀 찍어 줄래?” 그녀가 물었다. 그녀는 어머니에게 이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활짝 웃어봐. 찰칵! 샹젤리제 근처 몽테뉴 가의 한쪽 구석에 있는 카페에서 리즈는 오르세 미술관에 걸린 스퀴라(Scurat)의 그림 같은 야채 한 접시와 먹기엔 너무 맛있어 보이는 게살을 점심으로 먹고 있었다. 주변에서 열심히 대화를 나누며 담배를 피워대는 카페 단골들은 그녀를 알아봤지만 방해하진 않았다. 그들은 ‘고의적인 무심함’이란것을 고안해낸 프랑스인들이니까. “그거 알아요? 나이가 들면서 이곳을 좀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이 도시를 사랑해요. 그들이 어떤 점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녀는 얼마전 자신이 〈Four Christmases〉에서 연기한 인물과 정반대로 아주 느긋하다(영화 속에서 그녀는 상당히 신경이 예민하다). 이 영화는모던하고, 가족 전통이라는 짐에서 벗어난 샌프란시스코의 젊은 커플에 관한 코미디였다. “그들은 삶 속에서 자신들만의 이론을 갖고 있어요. 그들은아주 열심히 일하고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지요.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하고 집안에는 모든 현대적인 시설들을 갖추고 있어요. 가능한 모든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다 소유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들은 한 가지 규칙을 지키기로 맹세한다. 절대 고향에 가지 않겠다는. “두 사람 모두 부모님과 문제가 있었죠.” 그러나 그들에겐 가족이, 그것도 이혼한 부모님이 있다. 공항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바람에 가족과 떨어져 편안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던 두 사람의 계획은 무산되고 어쩔 수 없이 부모님과 양부모를 방문하게 된다. “그들은가족과 그런 식의 관계를 맺지 않고 그것을 피할 경우 자신들의 관계에서도 많은 것을 피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그들은 그 일을 계기로스스로에 대해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Spellbound


니나 리치의 아트 디렉터 올리비에 데스켄스와 함께한 리즈 위더스푼. 트렌치는 데릭 렘(Derek Lam), 펌프스는 크리스챤 루보탱(Christian Louboutin).

본에게 그보다 더 큰 발견 중 하나는 자신의 동료 배우가 함께 일하기에 정말 편한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뛰어난 배우라서 다양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어요. 몸을 쓰는 코미디든, 좀더 캐릭터 중심의 코미디든, 혹은 극영화이든 다 잘해낼 수 있지요. 그녀는 정말 재능 있는 배우예요.”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녀는 스스로를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저는 그녀가 할 수 없는 역할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할 수 없는 한 가지는 본의 유머 감각에 저항하는 것이었다. 리즈는 많은 시간을 미친 듯이 웃었다. “함께 일했던사람 중 가장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함께 촬영할 때 제가 너무 웃는 바람에그 장면을 망치기도 했지요. 오줌을 지릴까 걱정될 정도였어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감독인 세쓰 고든은 리즈가 다른 출연진들로 하여금 자신의 캐릭터를 마음껏 놀리도록 부추기고 영화의 분위기를 지배하는 생각—이혼 가족의단체 포옹—을 밀고 나가는 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아무리 기이하고 복잡한 가족이라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는 메시지가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리즈는 우리가 그 주제에 계속 집중하도록 도움을 주었어요.”

〈Four Christmases〉에서 보여준 코믹한 망가짐을 보충하기 위해 그녀는 다음 영화인 〈Monsters vs. Aliens〉에서 여성 슈퍼히어로로 변신한다(국내에는 4월 개봉 예정). 처음에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다가 지구를 구하기위해 부름 받는 몬스터 집단의 일원 말이다.“저는 키가 15.24미터나 되는 여성이에요. 잠깐만요. 15.08미터군요. 괴물들의 이합집산이라고 할 수 있지요. B급 영화에 등장하는 괴물들이랄까.” 출연진은? “닥터 코크—휴 로리—도 괴물 중 하나고, B.O.B.—세쓰 로겐이 분한—란 일종의 무정형 물질 덩어리도 있어요.” 물론 그녀는 이 영화가 여성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최초의 애니메이션 중 하나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비록 그 역할이 몇 가지면에서 그녀에겐 억지처럼 보일 수 있지만 말이다. “저에겐 역사가 있어요.158센티의 단신 여성으로서 틀에 박혀 있던 긴 역사 말이에요. 그것은 아주제약이 많아요.” 여성 슈퍼히어로를 연기하는 것이 그녀의 커리어를 관통하는 주제와 관련이 있다는 건 전혀 억지가 아니다. “저는 품위 있는 캐릭터들을 창조하기 위해 아주 열심히 일했어요. 그리고 사람들은 일에서나 삶에서제가 굉장히 여성친화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어린이 보호 펀드(Children’s Defense Fund)와 최근 에이본(Avon)을 위한 활동—그녀는 최초의 아봉 글로벌 대사다—역시 여성의 권리와 관련이 있다. 아봉의 경우 그녀는 전 세계에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여성들을 위한 소규모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 아이들을 돌봐줄 베이비시터를 고용할 돈을 지원 받은 덕분에 대학 교육을 받은 텍사스 여성이든, 자신의 커뮤니티 내에서 판매원들의 작은 네트워크를 만들어예상외의 성과를 거둔 아프리카 마을의 여성이든 상관없어요. 전 세계 어린이들과 관련해 더 많은 일을 할수록 그들을 돕는 방법은 여성들에게 재정적인 기회를 제공해서 그들에게 힘을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점점 더 절감하게됩니다. 바로 그것이 에이본이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일입니다.”





Mirror, Mirror


파리 니나 리치 아틀리에에서 드레스 피팅중인 디자이너와 여배우. 리즈 위더스푼의 검정 브라톱 드레스와 스틸레토는 니나 리치(Nina Ricci).

한편 이혼 가정 자녀들에 대한 로맨틱 코미디는 그녀 자신의 삶과 관련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최근 배우 라이언 필립과의 이혼을 마무리 지었다. 그녀는 1999년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에서 필립을 만났다.“서로 뒤얽힌 가족의 크리스마스 같은 건 제게 낯설지요.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삶 속에서 겪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부모님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떻게하면 누군가의 감정에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지요? 저는 그런 식으로 성장하지 않았어요. 제 부모님은 지금도 함께 살고 계시니까요. 하지만 제 아이들은 그런 상황을 겪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작품이 제게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로맨틱 코미디는 일하는 싱글 맘의 관점에서 그녀에게 딱 어울리는 장르다. 그리고 그녀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할 때 여러분은 그녀의 팬들이 알고있는 위더스푼—인생이란 호텔 크리용에 서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리즈—의 일부를 듣게 된다. “당신에게 솔직히 말해야겠군요. 코미디는 요즘 제가 극장에서 보고 싶은 장르예요. 실제 삶은 지독하게 힘드니까요. 극장에 가서 사람들이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걸 보고 싶어요. 물론 저는 다른 종류의 영화들도 찍었어요.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가 사람들이 원하는 장르라는 걸 분명하게 느낄 수 있어요. 저도 그런 영화를 좋아해요.”

리즈는 1991년 여름 부모님과 함께 처음 파리를 방문했다. 당시 그녀는 겨우 열다섯 살이었고, 그녀의 첫 영화 〈The Man in the Moon〉이 도빌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그녀가 성장한 내슈빌에선 10대가 검은색을 입는 것이금기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어느 날 고고스의 벨린다 칼리슬처럼 입고 싶었다. “저는 항상 그녀가 아주 섹시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녀의 타이트한 검정 진과 검정 터틀넥 말이에요. 처음 출연료를 받아 직접 검정 진을 샀던 때가 기억나는군요. 아슬아슬했지요!” 첫 파리 여행 때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로라 애슐리나 제시카 맥클린톡을 입혔다. 1996년 두 번째 파리 여행을 갔을 때 그녀는 스무 살이었고, 〈Freeway〉의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그녀는 끈 없는 원피스 차림으로 에펠탑 꼭대기에 오르고 튈르리에서 열리는 박람회 구경을 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파파라치를 만났다. 그녀는 파파라치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드레스는 잘 기억하고 있었다. “저는 어떤 특별한 것에 대해선 아주 잘 기억해요. 그리고 힘든 일은 금방 잊어버리지요.어쨌든 이건 제가 좋아하는 마사 스튜어트의 인용구이기도 해요.”

2005년 그녀는 〈Walk the Line〉의 카터 캐시 역으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다음날, 또다시 파리에 도착했다. 그녀는 드레스가 필요했고, 빈티지를 원했다. 그녀는 자신의 스타일리스트인 클레어와 니나 할워쓰가 찾아낸 파리외곽 지역의 어느 숍에서 50년대 어느 공주를 위해 만들어진 크리스찬 디올드레스가 윈도에 걸려 있는 걸 봤다. 리즈는 그 드레스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니나가 제게 말했어요.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문제가 있어요… 그건 판매용이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농담이죠?’라고 소리쳤죠.” 할워쓰 자매에겐 한 가지 묘안이 있었다. 과거 베르사체에서 근무했던 눈지오 팔라마라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눈지오는 밀라노에서 샤를 드골 공항으로 날아왔고, 곧장그 매장으로 달려가 드레스메이커에게 애원하며 온갖 감언이설을 쏟아냈다.하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다. 그 드레스메이커 역시 그 오래된 보물을 아꼈기 때문에 팔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계획은 리즈가 매장에 가서 그 드레스를 입어보는 것이었다. 눈지오는 그녀가 입은 모습을 보고 드레스메이커가 그것을 팔길 바랐다.

“그 드레스는 1957년에 만들어졌어요.‘I Walk the Line’이 싱글로 발매된 바로 그 해였지요. 분명 그 싱글이 나온 해일 거예요. 아니면 다음 해였나?” 그녀는 그 시기를 떠올리려고 애쓰며 잠시 이야기를 중단하고 혼자 노래를 흥얼거렸다. “오, 나는 그 푸른 눈을 잊지 못했네….” 그렇다. 그녀는 진짜 노래를 잘 부른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에게 준 카터 캐시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고 추켜세운다면 그녀는 화난 척하면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준 카터 캐시를 연기하기위해 태어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고요? 난 그녀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유일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바로 준 카터 캐시라는 거예요.” 다시 파리의 작은 드레스 매장으로 돌아가 보자. 그녀는 그 드레스를 입어 보았다. “정말 딱 맞았어요. 더 이상 근사할 수 없었지요”라고 그녀는 그때를 회상했다. “그 자리에 있던 눈지오가 프랑스어로 주인을 설득했어요. 결국 그 사람은 ‘당신이 가져가도 좋아요’라고 말했어요.” 그녀는 오스카 시상식에 그 옷을 입고 갔고 상을 받았다. “제 말이 엉터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드레스에는 어떤 에너지가 있어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제 회계사가 드레스가격을 알고는 전화를 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 옷 경매에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농담이죠?’라고 말했어요. 절대 절대 절대 그 옷은 팔지 않을 거예요. 그런 드레스를 갖게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





Vol de Nuit


에르베 반 데 스트레텐의 조형적인 실버 이어링과 어울린 블랙 앤 화이트의 실크 벨벳 이브닝 드레스는 아르마니 프리베(Armani Prive).

좀더 최근 파리에 갔을 때 그녀는 로샤에 들러 당시 그곳 아트 디렉터였던 올리비에 데스켄스를 만났다. 얼마 후 그는 니나 리치의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오스카 수상자라면 상을 받기 전에도 완벽한 옷들이 필요하지만 그 이후엔 그런 옷들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또다시 빈티지 드레스와 관련된 시련을 겪고 싶지 않았다. 파리 패션 하우스에 새로 임명된 아트 디렉터들은 유명 할리우드 여배우가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따라서 이런 패션 인연은 하늘—혹은 적어도 파리가—이 맺어주게 마련이다. “로샤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그 의상들은 그녀에게 잘 어울리지 않았어요”라고 올리비에 데스켄스는 말했다. “하지만 제가리치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그녀가 진정한 리치 걸이라는 걸 강하게 느낄수 있었지요. 그래서 저는 그녀에게 몇 가지 드로잉을 보여주었고 그녀는 정말 그것을 입고 싶어 했어요. 그녀는 아주 적극적이었어요. 아주 쿨했지요.”

다시 몽테뉴가로 가보자. 이번에는 올리비에의 아틀리에다. 그곳에서 리즈는 예술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뷔스티에가 달린 니나 리치 드레스를 입어 보았다. 올리비에 사무실의 거울들은 검정 드레스를 입은 리즈 위더스푼의 소용돌이치는 프리즘이 되었다. 그녀는 그 전날 밤 저녁식사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저녁식사 때 그녀의 남자친구 제이크 질렌할은 레스토랑 방명록에 귀여운 멘트(프랑스 멜론(가슴이라는 의미도 있음)에 대한 내용)를 썼고, 그의여자 친구는 그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며 계속 미소 지었다. “그는 ‘프랑스만세!’라고 썼어요”라고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 파리와 사랑이라!

다음 드레스는 드레스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아주 건축적인 구조를 갖춘 가운이었다. 가을 빛 레드 컬러에 백조처럼 풍성한 볼륨이 있어 문을 통과하기 힘들 듯 보였다. 평생 매장에 걸려 있거나 해체해서 가지고 나가야 하는 그런 드레스였다. 장인들—패턴 메이커, 재봉사, 디자이너들—이 드레스를 입은 그녀를 보려고 안으로 살금살금 들어왔다. 리즈는 드레스가 마음에 들었다. “저는 패션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극작가나 시나리오 작가의 입장에서 자신이 쓴 내용이 배우의 연기를 통해 갑자기 생명을 얻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어요. 마침내 그것을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아주 힘들게 작업한 드레스가 몇 벌 있어요. 하지만 이 드레스의 아이디어는 한순간 확 하고 떠올랐어요”라고 올리비에는 말했다.

리즈가 올리비에를 LA로 초대하면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함께 작업을 했다. “그가 제 집에 와서 바닥에 앉아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파리에서 활동중인 디자이너가 그녀의 집에 온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물론 저는 수많은 음식을 내놓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라고 그녀는 회상했다. “그는 두 종류의 패브릭을 꺼냈어요. 하나는 회색이었고 다른 하나는 노랑이었지요. 그리고 그가 말했어요. ‘제가 보기에 당신은이 컬러와 똑같은 사람 같아요. 그러니까 파티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요. 당신은 노란 드레스 입게 될 거예요!’ ” 그는 그녀에게 니나 리치 향수병을보여주었다. 그것은 그 드레스를 그대로 본 뜬 모양이었다. 노란 패브릭은 그녀가 2007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 때 입었던 가운이 되었다. “뷔스티에가 달린 노란 드레스였어요. 사람들이 제가 디자인한 리치 의상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죠”라고 올리비에는 말했다. “그 패브릭을 고른 사람은 리즈였어요.그것은 제가 좋아하는 패브릭 중 하나였어요. 그녀는 그 색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녀는 아주 직관력이 뛰어난 사람이에요.”

그들—테네시 출신의 남부 여성과 벨기에 출신의 프랑스 남자—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예술적인 면에서 두 사람은 별로 애쓴 듯 보이지 않지만기말고사 때 고생하지 않기 위해 평소 숙제를 열심히 하는 그런 타입이라 할수 있다. 하지만 올리비에는 그것이 나이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동갑이에요. 그래서 어떤 공통적인 뿌리를 갖고 있지요.” 그는 또한 미국 패션 문화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신뢰한다. 그는 미국인들에게 패션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기 때문이다. “저는 특히 엘자 클레시가 진행하는 CNN의 패션 프로를 즐겨 보았어요. 체계적으로 그 프로를 보면서 패션을 연구했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두 사람은마음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제가 그녀에게 우아한 드레스를 만들어주면 그녀는 그것을 아주 우아하게 소화해냅니다. 제가 어떤 드레스를 찾아내면 그녀는 그것을 편안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기분이 좋지요.저는 드레스를 만드는 올리비에니까요.”

프랑스 혁명 기념일에 리즈는 또 다른 카페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이미파리 카페 이곳 저곳을 다녀보았다. “파리에 아이들을 데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얼마전에 친구가 그런 저를 보고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글귀—여행이 완고함과 편협함을 깨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가 떠오른다고하더군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여행은 크루아상, 크레페, 그리고 마카롱을발견하는데도 그만이다. 뤽상부르 공원에서 아들에게 장난감보트를 보여주거나 프랑스의 하수구 투어를 하는 것도 멋지다. 또한 그녀의 다섯 살배기 아들이 흥분하는 메트로도 있다. “그냥 이 정거장에서 저 정거장으로 가는 걸 좋아해요. 그게 그 아이의 하루 일과지요”라고 리즈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바로 그날 저녁 그녀와 무슈 질렌할은 저녁 늦게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아홉 살짜리 딸을 데리고 외출했다. 세느 강은 붉게 물들었고 에펠탑은 반짝거렸다. 리즈는 이런 파리의 모습에 너무 흥분한 나머지 〈금발이 너무해 3〉에 대한 농담을 했다. “어쩌면 그녀는 파리로 여행을 갈지도 몰라요. 혹은 제임스 본드처럼 변신할 수도 있어요. 아니지. 제인 블론드라고 해야겠군요!”

리즈는 아이들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다른 사람들이 그녀가 아이들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얘기해주니까. “리즈의 정말 존경스러운 점은 그녀가 아주 훌륭한 엄마라는 거예요”라고 빈스 본은 말했다. “세트장에 왔을 때 아이들의 태도를 보고 엄마와 함께 있는 걸 아주 좋아하고 편안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녀는 남자친구에 대해선별로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면 스스로 타블로이드 신문 기자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은 빛과 사랑의 도시 파리가 아닌가. 여러분이 카를라 브루니가 부른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스 사르코지에 대한 노래를 듣는다면—“나는 당신에게 내 몸과 영혼과국화를 주었어요/내가 당신 것이기 때문에/ 당신은 나의 신/ 당신은 나의 사랑/ 당신은 나의 난교 파티/ 당신은 나의 어리석음”—이곳이 파리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물었다. “그는 제게 큰 힘이 되어 줍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좀더 그녀를 밀어붙였다. “제가 아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만 말해둘게요. 그리고 주변에 저를 걱정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점에서 저는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사람들이 인생에서 바라는 건 바로 그런 거니까요. 그런 면에서 저는 정말 축복 받았어요.”

몇 주 전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얘기를 그녀는 꺼냈다. 그녀는 그와 로마에 갔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밤에 트레비 분수를 보러 갔다. 늦은 시간이었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녀는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었다. 무슨소원이었죠? 제발 말해주세요. 그녀가 그것을 얘기해줄 거라고 생각하는가?“얘기하면 소원이 이뤄지지 않을 거예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글 / 로버트 설리반(Robert Sulliv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