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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임수정의 로맨틱 스틸 무비

2016.03.17

by VOGUE

    공유, 임수정의 로맨틱 스틸 무비

    영화 〈김종욱 찾기〉의 사랑스러운 커플 임수정과 공유가 로맨틱 스틸 무비를 완성했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던 여자와 그녀 곁을 맴돌던 남자의 새로운 러브 스토리. 달콤한 노래처럼 사랑은 시작된다.

    위트 넘치는 클래식한 턱시도 룩과 어울린 매력적인 레트로 실루엣. 플레어 라인의 핑크 드레스에 브라운 밍크 머플러와 리본 장식의 벨벳 펌프스를 매치하고 커다란 링 귀고리를 손목에 장식했다.

    임수정은 섹시한 매력의 블랙 레이스 드레스를, 공유는 그레이 셔츠와 화이트 재킷,블랙 팬츠의심플한 룩에 보타이를 가미해 위트를 더했다

    스트라이프셔츠와 보타이로 캐주얼한 감각을 더한 턱시도 룩. 골드세퀸이 가미된 감각적인 트위드 재킷이 포인트. 보타이는 드레이크스(Drakes at San Francisco Market).

    “장삿속으로 사람들 이용하지 않고, 기업이념이란 게 뭔지, 고객 감동이란 게 뭔지,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 ‘첫사랑 찾기 사무소’ 소장

    사업자 정보 공유. 본명은 공지철. 지난해 12월 제대했다. 본인의 말에 의하면 산 좋고 물 맑은 철원에서 자연과 함께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건조한 인터뷰 타임에는 레몬티를 곁들이고, 스튜디오 촬영 중에는 모엣샹동을 터뜨릴 줄 아는 그는 낭만과 멋을 아는 21세기 스타일의 한량. “배우란 끊임없이 자기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직업”이란 말에 공감하는 선량한 나르시스트이기도 하다. 〈커피프린스〉이후, 3년 만의 복귀작으로 그가 선택한 인물은 2 : 8 가르마에 고지식한 전직 영업맨 출신의 ‘첫사랑 찾기 사무소’ 소장 한기준. 첫사랑의 사돈의 팔촌까지 1초 만에 찾아내는 최첨단 디지털 세상에서 그는 아날로그 특유의 예측불허 운명과 따뜻한 진심으로 승부한다. 그리고 그녀, 임수정을 만났다.

    한동안 궁금했는데,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오픈하셨더군요. 일단 개업 축하드립니다. “이길 수 없는 게임은 하지 않는다”가 당신의 좌우명이라면서요? 어떻게, 이번 작품은 승산이 보였나요? 흐흐. 그건 어렸을 때 하던 얘기죠. 주관적인 느낌인데 시나리오가 좋았습니다. 차를 타고 가며 읽다가 매니저가 깜짝 놀랄 정도로 크게 웃었거든요. 솔직히 최근 1년처럼 많은 영화와 드라마 시놉시스를 받아본 건 배우가 되고 나서 처음이었죠. 그만큼 저를 많이 찾는다는 거니까 기분은 좋았지만, 저도 그게 상업적인 활용 가치 때문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군대라는 공백기를 갖고 돌아왔을 땐 관객들의 기대심리가 있으니까.

    임수정이라는 의뢰인과는 언제 처음 만나셨죠? 〈학교 4〉가 데뷔작인 우리는 배우로서 같이 나이 들어 왔어요. 진짜 병아리 때 만나 각자 위치에서 자기 방식대로 성장한 거죠. “언제 같이 영화 한번 해야 될 텐데.” 그런 얘기는 종종 해왔지만, 사실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제 컴백 작품에서, 그것도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니요!

    혹시 그녀의 첫인상을 기억하나요? 아주 먼 옛날 얘기지만, 그때도 임수정은 달랐어요.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저 친구는 뭘 해도 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당시엔 사적으로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워낙 말이 없었고, 또래와는 다른 아웃사이더적인 면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한동안 안 보이다 어느 날‘쾅’하고 영화에 나타나 세상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더군요.‘아! 터지는구나, 이제.’

    10여 년이 흘러 성공한 두 배우가 한 영화의 주연 배우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된 소감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죠. 사실 함께 일하는 배우이자 관객의 입장으로 봤을 때, 임수정 같은 여배우는 없어요. 그건 확실해요. 아무리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해도 가벼워 보이진 않는 힘과 존재감을 가졌죠. 그녀가 처음 도전하는 장르의 연기를 옆에서, 그것도 가장 먼저 봤다는 거! 영광이죠.

    글리터링한 세퀸 소재와 가죽으로 트렌디한 감각을 더한 리본 블라우스와 풀스커트. 키치한 참을 장식한 앙증맞은 토트백과 여성스러운 리본 펌프스를 매치했다.

    진짜 현실에 이런 사무소가 있다면 사업 전망이 어떨 것 같아요? 성공 아이템 같은데… 누가 찾아오겠어요?! 잘 안 될 거에요. 제가 현실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그런 건 영화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솔직히 첫사랑을 못 잊고 그렇게 찾아 헤매는 서지우 같은 여자는 별로 매력 없어요. 한기준에겐 몰라도 제 타입은 아니죠. 지나간 일에 대해 연연해 할 필요 있나요? 그런데 그 사업이 정말 잘됐으면 하는 바람에 지금 제게 물어보는 거죠?

    실제로 독일에는 ‘이별 대행 에이전시’가 존재하거든요. 가격대별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주죠. ‘첫사랑 찾기 사무소’에서 사랑을 찾아주면 〈시라노 연애 조작단〉 같은 곳에서 연애를 성사시켜주고, 이별 통고도 누군가 대신 해주는 것. 제법 솔깃한데 말이죠. 아뇨. 저랑은 안 맞아요. 그건 본인의 몫이고, 스스로 감수해야 할 감정이죠. 직접 겪고 아파도 봐야 다음 사랑도 더 잘할 수 있을 테니까.

    사실 한기준은 요즘 같은 취업 대란에 실직을 당해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한 거였어요. 당신이 배우라는, 이 고수익 고위험 투자군에 뛰어든 이유는 뭔가요? 정식으로 연기를 한 게 스물네 살이었죠. 그전엔 누구나 거쳐가듯 패션 카탈로그 광고 모델도 했고. 대학 때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처음 했던 일이 M.net VJ였어요. 그걸 발판 삼아 연기를 시작했는데, ‘재밌다! 할 만하다! 이건 내가 아픈 만큼의 가치가 있겠다!’ 어릴 땐 이런 생각을 한 거죠. 글쎄, 가끔은 저도 어떻게 제가 여기까지 왔나 모르겠어요.

    한마디로 질투가 날 만큼 술술 잘 풀려온 인생이군요. 물론 제 스스로에게 굉장히 화가 났던 적도 있어요. 〈커피 프린스〉직전이었죠. 왜 ‘아홉 수’라고 하잖아요? 사춘기를 겪듯 힘들고, ‘이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있기는 할까? 기계적으로 시키는 대로, 혹은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수동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연기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으로 했죠. 당시 이윤정 감독님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을 계속 찌르는 사람 같았다”고요. 첫 만남에서 2~3시간 동안 피 토하듯 쉴 새 없이 얘길 했거든요.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신 건가요? 〈커피 프린스〉는 일이 아니라 주변 크루들과의 놀이였어요. 그 드라마를 통해 내 열정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 난 아직 말랑거리고 있고, 팔딱팔딱 뛰고 있다는 걸 느꼈죠. 이번 영화도 배우들과 감독, 스태프들이 함께 회의를 하고 수정해가며 완성되었어요. 기본적으로 깔끔한 뼈대에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살을 풍부하게 붙일 수 있는 작품이라 좋았죠. 그리고 진부한 말 같지만 정말로 팬들이 큰 힘이 됩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엄청난 지지를 받았거든요.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화권… 제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거였어요. 어떻게 맹목적으로 내게 이런 사랑을 퍼부을 수 있을까? 이건 팬 이상이고, 가족이나 다름 없었어요.

    심플한 니트와 팬츠도 포멀한 화이트 셔츠와 보타이를 매치하면 고급스러운 이브닝 룩으로 변모한다. 임수정은 깃털,튤 디테일의 풀스커트에 핑크 카디건과 모피 머플러, 이브닝 클러치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유의 보타이와 임수정의 핑크 모자는 제이미 앤 벨(Jamie&Bell).

    당신의 취향은 대중적인 편인가요? 소문난 댄디 가이의 인간 관계도 궁금하군요. 지인들 중에 배우는 별로 없어요. 인디 뮤지션이나 아티스트 친구들이죠. 그들과 같이 있으면 남자끼리 커피 한잔을 해도 즐겁습니다. 옷은 그냥 꽂히는 대로 입어요. 류승범처럼 패션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것도 아니죠. 음악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세상을 향해 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의 노래를 좋아해요. 윤상과 이상은, 루시드폴이 그렇고, 국군방송을 할 때는 인디 밴드를 자주 초대했죠.

    뜻밖이네요. 본의 아닌 은둔 생활 동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그리웠을 줄 알았는데… 성격상 스포트라이트를 좋아하지 않아요. 배우는 작품으로 보여지는 게 제일 중요하고, 연기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대중에게 불친절해지겠다는 게 아니라 제가 가장 편하게 일을 하고, 원하는 대로 해야 관객들에게도 더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마음이 점점 더 굳건해집니다.

    하지만 요즘 영화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해요. 젊고 잘생긴데다 연기까지 잘하는 배우들도 많죠. 당신이 영화계를 공략할 블루 오션은 무엇인가요? 공유만의 희소 가치를 점검해 봅시다. 글쎄요. 어떤 게 있을까요? 그게 뭘까요? 궁금한데요. 제 입으로 말하긴 어쩐지 민망할 것 같으니, 관객의 입장에서 먼저 말씀해주시죠.

    뭐랄까,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매력이 있죠. 확실히 청국장 냄새를 풍기는 타입은 아니에요. 신기한 건 그런데도 청국장 맛은 난다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만인의 연인 최한결보다도 〈슈퍼스타 감사용〉의 김재박 투수가 제 취향이었죠.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흐흐. 대사도 없는 우정 출연이었지만 그 영화에 대해서는 저도 애착이 큽니다.

    결국 제 칭찬을 듣고 싶어서 그냥 물어본 거군요. 자, 이제30대는 어떻게 흘러갈 것 같아요? 현실과의 타협, 상황의 절충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제 바람은 전보다는 제 이상과 꿈을 안고, 지금처럼 할 수 있을 때 제 주관적 색을 드러내며 성취감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이죠. 그것이 설사 공유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낯선 모습이라도 지금과 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고요.

    당신이 좋아하는 그런 음악 같은 연기를 보여주면 되겠네요. 그렇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흐흐. 그런데 제 이야기가 너무 두서 없지 않나요? 이런 인터뷰가 되게 오랜만이라….

    정리가 제 일이니 걱정 마세요. 이런 말까지 녹음된다는 건 재미있네요. (녹음기 앞에 입을 바싹 대고) 아~ 그럼, 잘 부탁 드립니다. 흐흐.

    “다시 만날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_첫사랑을 못 잊는 여자

    의뢰인 정보 임수정은 요염한 눈빛으로 관객을 유혹하거나 호들갑스럽게 손짓하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가게 만드는 조용한 반짝임이 있다. “어떻게 하더라도 결국은 배우가 되었을 것이다”는 뜻밖의 강단과 “어릴 때부터 들어오는 작품뿐 아니라 좋은 영화의 시나리오는 다 찾아 읽었다”는 성실함이 대체 불가능의 묘한 존재감을 지닌 여배우를 만들었다. 배우로서의 2막은 〈김종욱 찾기〉다. 그놈의 첫사랑이 뭔지, 인도에서 만난 김종욱을 잊지 못해 제대로 된 연애 한번 제대로 못 해본 뮤지컬 무대 감독 서지우. 청혼을 해온 남자에게 마저도 마음을 열지 못해 놓쳐버리고는마침내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찾는다.

    연애계에 전무후무한 기묘한 사무소에서 공유 소장을 만났죠. 연기자 데뷔 동기이자 같은 소속사 배우이면서, 이번 영화의 파트너인 그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시나리오를 각자 따로 받아 “재미있다.” 얘기를 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작품이었어요. 고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이니까. 소심하지만 그 안엔 열정을 가진 한기준이라는 캐릭터도 너무 잘 해내주었죠.

    남자로서 공유의 매력은 뭘까요? 많죠. 하지만 제가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지금도 굉장히 많은 여성 분들이 좋아하는데, 굳이 또 제가 거기에 보탤 이유가 뭐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하하. 사람 자체가 악의가 없어요. 귀여운 친구고 좋은 사람이죠. 주위를 참 밝게 해주는 에너지가 있어요. 저랑은 좀 상반되는 면이네요. 전 주변 공기까지가라앉게 만드는 타입이니까. 하하.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연출한 장유정 감독이 이번 영화를 맡았어요. 박찬욱과 허진호가 이성과 감성의 양극단을 이루고, 김지운이 그 가운데 위치한다면, 장유정 감독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요? 또 다른 느낌이에요. 그 라인 안에 넣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확실히 뮤지컬 연출을 하신 분이라 그런지 영화에도 마치 음악을 듣는 듯한 묘한 리듬이 있죠. 촬영장에서 영화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엇박이라든지, 본인만의 리듬이 있어요.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여성 감독이기도 하죠. 〈…Ing〉에 이어 두 번째예요. 동성끼리만났을 때의 장점도 어마어마하죠. 뮤지컬 무대 감독 역할을 맡아 경험해보니 그쪽도 영화판 못지않게 남자들의 세계가 강하더군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지만, 그런 외적 상황에 대해 서로 공감하면서 친구같은 느낌을 받았죠. 남자 감독들과는 또 다른 점이에요.

    수정씨의 첫사랑 이야기도 안 들어 볼 수가 없군요. 잊을 수 없는 사랑이 있어요.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지는 않고요. 처음으로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죠. 20대 초반에, 이 일을 하기 전에 만났어요.그때 저는 제 온몸을 다 바쳐 열렬히 사랑했거든요. 지금은 소식도 모르지만… 그 사람도 저를 그렇게 사랑했을 거라 생각해요.

    만약 ‘첫사랑 찾기 사무소’가 존재한다면 의뢰해볼 마음은 있고요? 아니요. 전 별로 찾고 싶지 않아요. 그땐 너무 열렬히 사랑했지만, 어쨌든 서로 잘 맞는 사람은 아니었던 거예요. 아픈 이별을 했거든요. 그도 나를 기억할 때, 아픈 사랑일 거예요. 그렇게 열병을 앓듯 사랑을 하고 나니, 꽤 오랫동안 연애라는 게 두렵더군요.

    〈행복〉의 은희와 같은 사랑을 경험한 거네요. 당시 그 영화가 끝났을 때 당신은 배우로서의 1막이 끝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2막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전우치〉를 통해 앞으로의 제 모습을 함축적으로보여드렸어요. 비중은 작았지만, 극중에서 가장 많이 변신한 인물이었죠. 사실은 그게 시작이에요. 그런데 관객들에겐 이번 작품이 더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군요.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은 처음이에요.

    그 변화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20대엔 연기적 스펙트럼을 넓혀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한 가지 목표로 작품을 선택해왔어요. 물론 지금도 이루지 못한 도달점은 있지만 이젠 대중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고민하죠. 그게 배우의 책임감이 아닐까. 그 일환으로 얼마 전부터 드라마도 생각하고 있어요. 굉장히 오래 쉬었죠.〈미안하다 사랑한다〉가 2004년도였으니, 엄청난 거죠. 〈김종욱 찾기〉는 지금까지 제 필모그라피에서 가장 대중적인 영화가 될 거예요. ‘평범녀’라는 설정도 좋아요.

    하지만 당신은 ‘피부 속까지 투명하게 빛난다’는 그 임수정인걸요? 전혀 평범하지 않아요. 그 광고를 볼 때마다 홀린 듯 사들인 화장품이 저도 몇통이나 된다고요. 광고는 그러니까 광고인 거죠. 여신처럼 만들어 주거든요. 하지만 저도 30대가 되니 마찬가지에요. 피부 재생, 주름, 트러블도 고민되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악착같이 필라테스도 하고요. 이젠 생존을 위한 운동이랄까. 하하.

    클래식한 핀스트라이프 수트와 로맨틱한 레트로 룩의 앙상블. 공유의 수트에 매치한 보타이는 드레이크스(Drakes at San Francisco Market). 임수정의 풀스커트 룩에 어울린 귀고리는 제이미 앤 벨(Jamie&Bell).

    쉰 살이 넘어서도 배우를 할 거라고 종종 말해오지 않았나요? 물론 마흔 살까지는 할 것 같아요. 따져 보니, 고작 10년도 안 남았더라고요. 저는 배우인 제가 너무 자랑스럽거든요. 그렇지만 ‘거기에 갇혀 있진 않겠다’란 거죠. 하고 싶은 게 되게 많거든요. 그래서 이후의 제가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저도 궁금해요.

    뭘 하고 싶은 거죠? 특별한 재주나 취미라도 있나요? 잘 한다기보다는 흥미를 갖고 하고 싶어 시작한 것들이 좀 있죠. 예를 들면 어쿠스틱 기타 연주라든지, 노래가 될 수도 있고요. 요즘은 피아노를 다시 시작했죠. 10대 때부터 밴드 음악을 좋아했거든요. 지금도 국내 인디 밴드들이나 콜드 플레이는 여전히 좋고. 존 메이어 공연도 얼마 전에 보고 왔죠. 코린 베일리 래는 너무 좋아하고요.

    저도 지난여름에 코린 베일리 래를 만나고 반했죠. 아! 실제로 보셨군요? 전 ‘Like a Star’를 기타 치며 흥얼거리곤 하는데, 그게 노래를 참 잘 해야 되더라고요. 하하. 제가 가창력이 있는 건 또 아니라서…그런데 감독님이 그걸 알고는 날름 갖다 쓰셨죠. 그래서 영화 속에서 간단하게 코드 맞추며 ‘띵디리딩 띵’ 하는 게 나와요.

    첫사랑이 아니라 지나간 시간을 다시 찾아보는 건 어때요? 그거라면 누구나 원할 것 같은데… 아니요. 전 과거를 돌아보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어릴 때의 모습보다는 지금의 제가 더 좋아요. 10대 때도 빨리 서른 살이 되고 싶었어요. 그들은 왠지 더 멋있어 보였죠. 물론 현실이 되어보니 힘든 부분들도 있지만, 그토록 바라던 시간을 지금 보내는 중이잖아요. 지금이 좋아요.

    혹시 운명은 믿나요? 저는 운명을 안 믿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영화에서 지우의 아버지가 이런 말을 하죠. “운명은 네가 만들어야 운명이라고.” 내내 많이 생각하게 만들더라고요. 운명? 운명의 상대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라면 나는 뭔가 너무 사랑에 있어 넋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닌가….

    당신도 서지우처럼 연애엔 서툴고 일에는 열정적인 타입의 여자군요. 저에게 사랑은 부차적인 부분이었어요. 1순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인색했죠. 결혼도 아이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죠. 나도 사랑을 하고 사랑받을 때 좋아하는 여자인데, 나는 그 평범한 여자로서의 행복감을 주는데 스스로 인색하지 않았나. “너 지금 이거 중요하지 않아. 아픈 거 뭐하러 괜히 해? 차라리 너가 좋아하는 거 해.” 그렇게 자꾸 나를 몰아갔단 말이죠. 그래도 지금은 내 인생에 결혼이라는 게 있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요.이미 빠른 나이는 지났지만.

    〈김종욱 찾기〉의 기준과 지우처럼 운명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르죠. 지금 문 밖에서 우리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근사한 남자는 어때요? 당신과 생일도 하루 차이랍니다. 맞아요. 하하. 너무 신기하지 않아요? 운명인가요? 영화 덕분에 옆을 돌아봤더니, 그였어. ‘아! 그런데 정말일까?’ 이러면서… 하하

    복고풍의 매력적인 튜브 드레스에 폭스 머플러와 벨벳 슈즈를 매치했다. 벨벳 벨트를 더하면 모던한 드레스 스타일링이 완성된다. 귀고리와 롱 글러브는 제이미 앤 벨(Jamie&Bell). 화보의 모든 의상과 액세서리,백과 슈즈는 루이비통(Louis Vuitton).

      에디터
      이미혜, 손은영
      포토그래퍼
      홍장현
      스탭
      스타일리스트/한혜연, 헤어 / 김정한, 메이크업 / 최시노(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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