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당신의 입 속은 안녕한가요?

2016.03.17

by VOGUE

    당신의 입 속은 안녕한가요?

    입 속 가시처럼 끈질기게 당신을 괴롭히는 혓바늘을 비롯한 각종 구내염!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구강 염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말하고, 맛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혀, 그리고구강건강을 체크해야 할 때다.

    치아 교정을 하는 2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건 결코 사라지지 않는 혓바늘이었다. 없어질 만하면 또다시 돋아나는 끈질긴 생명력의 입병 말이다. 철 교정기는 혀와 잇몸과 마찰해 끊임없이 염증을 일으켰고, 작은 혓바늘은 입 속 가시처럼 지속적인 따끔거림을 맛보게 했다. 특히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때나 오랜 시간 얘기할 때면 그 고통 지수는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급상승. 피곤하면 생기게 마련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혓바늘을 포함한 구내염도 시간과 휴식이 해결해줄 것이라며 내버려두기엔 결코 만만치 않은 질환이다. 평소 혀와 입 속에 염증이 자주 생겨 고생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보그〉가 취재에 나섰다.

    흔히 우리가 ‘혓바늘’이라고 부르는 ‘아프타성 구내염’은 혀를 포함해 구강 내에 생기는 질환이다. 테두리는 빨갛고 속은 하얀 궤양이 침을 삼키거나 말을 할 때, 맵고 짠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을 느끼게 만든다.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 영양 결핍, 혀의 상처 등도 그 원인이 되는데, 스트레스나 피로가 쌓이면 그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또한 구강 내 점막이 뻥 뚫린 것처럼 함몰된 것을 ‘궤양성 구내염(하지만 아프타성 구내염도 육안으로는 궤양이 있기 때문에 일종의 궤양성 구내염이라 할 수 있다)’이라고 부르는데, 점막 여기저기에 궤양이 생기고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주로 비타민 섭취가 부족하거나 중증 환자나 병을 앓은 후 쇠약해진 사람, 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 구강 점막 전체가 붓고 붉은 반점이 생기는 ‘카타르성 구내염(침의 점성이 생기고 입 냄새가 심해진다)’, 특정 바이러스에 의해 수포가 생기는 ‘헤르페스 구내염(수포가 생기고 전염성이 있다)’도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구내염을 누구나 한번쯤 겪는 ‘지나가는 바람’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점이다. 물론 혀나 입 안의 염증은 충분히 쉬고 영양 상태가 양호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지만, 대부분은 예고 없이 당신의 혀나 잇몸을 재방문한다.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오라메디’ 같은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거나, 알보칠 같은 약품을 혀에 찍어 발라(순간의 찌릿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지만)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이 잘 되지 않는 경우는 특정 전신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고, 매우 드물지만 설암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진찰을 통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정현의 조언이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청결하지 못한 구강 상태나 음주나 흡연, 플러머빈슨 증후군(식도 점막이 위축되는) 같은 전신 질환은 설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리보플라빈(B2)이나 철이 부족한 것도 그 원인으로 거론된다. 참고로 주로 여자보다 남성 환자들이 많고, 50~60대에 발병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설암은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혀 표면에 흰색이나 빨간 세포 덩어리가 보이면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혀를 쭉 내밀어 혓바닥을 살펴보면 흰색의 코팅막이 보일 텐데, 이를 설 태라고 부른다. 건강한 혀는 분홍색을 띠고 얇고 하얀 설태가 끼지만, 혓바닥이 검은색으로 변하거나 설태가 두꺼워지면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적신호! 마치 검정콩을 먹은 후처럼 혀가 까맣게 변한 상태를 ‘흑모설’이라고 부르는데, 세균이나 곰팡이, 담배가 그 원인이 될 수 있다(매우 드물긴 하지만 설태가 계속 두꺼워지는 것 역시 설암의 초기 소견인 경우가 있다). 설태는 자고 일어난 아침에 가장 많이 끼는데, 자는 동안 입안을 청소하는 침의 양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정현은 건강한 혀, 정상적인 백태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조언한다. “규칙적인 식사는 타액 분비로 인해 불필요한 세균들을 제거하고, 이로 인한 구취나 염증 또한 해소해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침식사는 밤 사이 구강 내 생긴 세균들을 제거해줌으로써 혀 염증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혀에 작은 염증이 생기면 고통을 느끼고, 말하는 데 불편함을 느낄 뿐만 아니라 음식을 맛보고 느끼는 미각에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혀는 표면에 돌기가 있어 우둘두둘 하기 때문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기 쉽고, 세균까지 잘 자랄 수 있으니 평소 청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혀나 입 안에 생긴 세균은 치주 질환이나 충치로도 이어질 수 있으니 칫솔질을 할 때 혀와 잇몸 사이사이까지 꼼꼼히 닦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은 귀찮겠지만 구강 소독용 가글(단, 구내염 증상이 있을 땐 사용을 피할 것!)이나 설태 제거 기구(민감한 혀 돌기를 배려해 부드럽게 사용한다)를 활용하는 것도 구강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강조해서 말하지만, 무엇보다 혓바늘을 비롯한 구내염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설태가 두껍게 낀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할 것!

    에디터
    뷰티 에디터 / 한주희
    포토그래퍼
    강태훈
    모델
    한경화
    스탭
    메이크업 / 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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