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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뮤즈, 블레이크 라이블리

2016.03.17

by VOGUE

    샤넬의 뮤즈, 블레이크 라이블리

    칼 라거펠트가 이끄는 샤넬이 클래식의 상징이자 트렌드의 정점에 머물 수 있는 비결 하나. 새롭고 힙한 스타를 끌어들이는 데 두려움이 없다는 것!

    패션 판타지의 극한적 세계를 보여줬던 존 갈리아노가 뒷걸음친 지금, 디올 하우스의 왕좌를 차지할 사람이 누구일까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카르도 티시는 물론 알버 엘바즈부터 피비 파일로까지 거론되는 이 상황은 지켜보는 이들에겐 반전 드라마 이상으로 흥미진진하다. 누가 패션 하우스를 이끄냐에 따라 하우스의 판도가 달라지는 건 기정사실이니까. 여전히 라거펠트가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도 꽤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하우스는 샤넬이다. 클래식과 모던의 대명사가 된 파리 패션계의 절대 강자 샤넬 하우스이기에 라거펠트 이후가 벌써부터 궁금해서다. 시대를 꿰뚫어보는 통찰력, 아카이브를 재해석하는 능력,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마드무아젤 코코의 마음속이라도 다녀온 듯 그녀의 사고방식과 라이프 스타일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감성,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한 가지는 당대 최고의 셀레브리티를 알아보는 감식안까지!

    칼 라거펠트의 ‘사람 보는 눈’ 은 그동안 샤넬 핸드백 광고 캠페인의 여주인공 자리를 꿰찬 셀레브리티 리스트만 봐도 알 수 있다. 함께한 셀레브리티에 대해 칼 라거펠트가 했던 말들을 떠올려볼까? 우선 2006년, ‘럭셔리 바이 샤넬’ 백의 모델이 된 안나 무글라리스. “그녀만큼 고급스러운 매력이 넘치는 배우가 또 있을까요? 그녀는 ‘샤넬 대사’ 라고 불리기에 충분한 여자죠.” 2007년, ‘파리 비아리츠’ 백의 모델 다이안 크루거에 대해서는? “현대적이고 활동적인 여성의 리듬에 맞춘 실용적인 이 백에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그녀는 세련된 젊음의 뮤즈니까요.” 그리고 가벼운 패딩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코코 코쿤’의 모델은 2009년엔 릴리 앨런, 2010년엔 바네사 파라디가 선정됐다. “릴리 앨런은 아주 자신감이 넘쳐요. 쿨하고 젊고 대단한 위트가 있죠.” “바네사 파라디는 코코 샤넬처럼 반항적인 이미지가 있어요. 그녀의 삶과 옷차림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렇다면 새롭게 마드무아젤 백을 런칭하며 칼 라거펠트가 선택한 뮤즈는? 바로 미국 드라마 〈가십 걸〉의 슈퍼스타 블레이크 라이블리.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스물세 살의 이 건강하고 싱그러운 미녀는 2010년 7월, 생애 처음으로 샤넬 패션쇼장을 찾았던 감동적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많은 소녀들처럼 저 역시 샤넬이 상징하는 모든 것에 푹 빠진 채 성장했어요. 늘 변하지 않는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는 여성들의 꿈과 딱 맞아떨어지니까요.” 쇼가 열린 저녁, 그녀는 칼 라거펠트를 처음 만난 후 신데렐라의 마법처럼 마드무아젤 백의 새 얼굴이 됐다. “칼이 나를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흥분돼요.”

    물론 그 선택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아메리칸 뷰티의 상징인 그녀가 전통의 프렌치 하우스와 어떻게 매치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하지만 라거펠트의 카메라 앞에서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그런 우려는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마드무아젤 백을 들고 고전 영화 여배우처럼 우아하고 고혹적인 포즈를 취했다. 샤넬의 상징들(더블 C 로고, 체인, 퀼팅)을 그대로 살린 채 블랙 외에 짙은 레드, 파우더 핑크, 오렌지, 미드나잇 블루로 채색된 마드무아젤 백은 그야말로 ‘마담’뿐 아니라 ‘마드무아젤’들이 혹할 매력을 전부 갖췄다. 드라마 〈가십 걸〉에서 캐주얼 룩부터 이브닝 드레스까지 섭렵하며 스타일 감각을 키운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지난 3월 5일, 샤넬의 발원지인 깡봉가 31번지에서 열린 파티에서 칼 라거펠트와 함께 파티 호스트 역할까지 능숙하게 해냈다. 안나 무그랄리스, 르 두와이옹을 비롯, 프랑스 유명인사들로 가득했던 이 파티에서 인어공주처럼 아름다운 은빛 드레스를 입은 블레이크가 그 어느 때보다 우아하게 보였음은 물론이다.

      에디터
      김은지
      포토그래퍼
      Courtesy of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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