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팝스타를 향한 UV의 오마주

천재 뮤지션 UV의〈보그〉데뷔 기념 화보. 런던 보이즈, 보이 조지, 프린스, 80년대 최고의 팝스타 를 향한 UV의 오마주. 더이상의 음악은없다. 더이상의 댄스도없다. 그들이 돌아왔다. 젊음이 가득한 UV 프리덤이다.

유세윤의 데님 베스트와 스트라이프 셔츠는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화이트 톱은 돌체 앤 가바나(Dolce&Gabbana), 팬츠는 제너럴 아이디어(General Idea). 뮤지의 데님 재킷은 지스타 로우(G-Star Raw), 데님 베스트는 돌체 앤 가바나, 티셔츠는 질샌더(Jil Sander), 팬츠는 타미 힐피거 데님(Tommy Hilfiger Denim), 시계는 D&G. 신재이의 집업 점퍼와 골드 스팽글 톱, 팬츠는 코데즈 컴바인(Codes Combine), 슬리브리스 스웨트 톱은 토크 서비스(Talk/Service), 귀고리는 수엘(Suel), 목걸이는 오렐리 비더만(Aurelie Bidermann at Celebration), 뱅글은 톰 빈스(Tom Binns at Je Ne Sais Quoi).

지상 최고의 댄스 듀오 UV를 소개한다! ‘UV의 문화인류적 가치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인문학적 고찰’을 위해 평생을 바쳐온 기 소보르망 박사(페이크 다큐멘터리 〈UV 비긴즈〉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 최근 학력 논란에 휩싸인 정체불명의 석학)의 연구에 따르면, 유세윤과 뮤지 두 남자로 구성된 이 종합예술그룹은 파리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속에도 등장하며, 한국 전쟁 당시엔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합동공연을 펼쳤을 뿐 아니라, 마이클 잭슨이 ‘We Are The World’의 완성도를 위해 이례적으로 코러스를 부탁한 한국 뮤지션이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UV상이 발견되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증거까지 등장하니, 수천 년을 존재해온 이들이 에미넴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하고 빅뱅을 유일한 수제자로 인정하며 태양의 안무를 지도하지 못할 건 또 뭐 있나? 실제로 가장 최근 공개된 ‘이태원 프리덤’에서는 JYP 사장 박진영이 유세윤의 랩 플로우 가이드를 받으며 피처링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미니홈피에 올리기 위해 취미 생활로 시작했다”는 팀 결성의 진짜 이유조차 천재 뮤지션의 건방진 농담처럼 들릴 정도. 봄바람이 불어오던 날, 황사처럼 치명적인 UV의 매력을 탐구하기 위해 바쁘신 두 분을 모셨다. 고기 굽는 냄새 대신 라일락 향기가 마당을 채운 왕년의 삼겹살집이었다.



뮤지의 점퍼와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라코스테(Lacoste), 후드티와 스니커즈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 팬츠는 코데즈 컴바인(Codes Combine), 숄더 키보드는 코스모스악기(Cosmos Corporation). 유세윤의 티셔츠와 스니커즈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팬츠는 제너럴 아이디어(General Idea), 기타는 존스 기타(Jones Guitar)

80년대 팝스타가 되다
“안녕하세요.”유세윤이 먼저 도착했다. 그는 한동안 비어 있던 가게의 내부가 정리될 때까지 기다리기가 무료했는지 잠시 차 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텅 빈 골목길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맞은편고급빌라의 철통보안을 담당하고 있던 ‘맨인블랙’ 스타일의 경비요원들은 유유히 눈 앞을 스쳐 지나가는 그의 모습을 셔터를 반쯤 올린 고깃집처럼 입을 벌린 채 쳐다보고만 있었다. 5월 치고는 햇빛도 뜨거웠고 이상할 만큼 주위는 고요했다. 꿈인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너무나 비현실적인 나머지 누구도 저지할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백 투 더 퓨처〉에서 마이클 J. 폭스가 등교할 때마다 트럭을 붙잡고 스케이트보드를 타잖아요. 어릴 땐 그게 너무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흉내 낸다고 애들 자전거 뒤에서 붙잡고 다녔어요. 마침 여기가 오르막길이길래 좀 오래 기다려야 되는 줄 알고 스케이트나 탈까 했죠.” 메이크업 테이블 앞에 앉은 유세윤이 조금 전의 상황을 설명했다. 유세윤의 등장이 신기루 같았다면 스타일리시한 뮤지는 공항에 나타난 연예인처럼 눈길을 끌었다.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슬림한 검정 재킷에 알렉산더 맥퀸이 디자인한 푸마 운동화를 매치한 남다른 패션 센스, 여기에 짙은 선글라스는 신비로 가득한 스타의 필수품. 두 사람은 이제 곧 보이 조지로 변신할 참이다. 오늘의 컨셉은 80년대를 풍미한 팝스타들의 오마주다. 롤러장의 추억을 함께하는 UV의 그리운 친구들이기도 하다. “홍콩에서 보이 조지가 디제이하는 걸 한 번 봤어요. 99년 마이클 잭슨 공연 때는 머라이어 캐리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찔러본 적도 있죠. 음향 아르바이트를 했거든요.” 아니나다를까 심지어 만난 적도 있단다. 뮤지가 말을 이었다. “나는 인사를 하긴 했는데, 그쪽은 모르죠. 흐흐. 프린스와 보이 조지, 마이클 잭슨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인물들이에요. 록도 있고 R&B도 있고 패션도 있고 영상도 있고. 80년대를 좋아한다기보다 어느 순간 요즘 음악이 그때만큼의 감흥이 없더라고요.” 유세윤은 보이 조지나 그가 몸담았던 컬처 클럽에 대해서는 모른다. 하지만 섹시한 눈빛 연기만큼은 보이조지가 울고 갈 정도다. 변신의 시작. 두 남자는 메이크업이 짙어지고 옷차림이 과감해질수록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려움 없는 프로, 역시 UV다.



후드 케이프와 체크 카디건은 제너럴 아이디어, 셔츠는 라코스테, 팬츠는 디스퀘어드(Dsquared2), 스니커즈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시계는 D&G.

할렘 디자이어 VS. 이태원 프리덤
80년대 유로 댄스풍의 ‘이태원 프리덤’은 세계적인 디스코 열풍을 이끌었던 런던 보이즈의 ‘할렘 디자이어’를 한국적인 방식으로 재현한 것이다. 제목부터 그랬다. “할렘 같은 곳이 우리나라엔 어디 있을까? 이태원이다. 그리로 가자. 거기서 자유를 찾자. 세계 사람들도 많다! 이렇게 된 거죠.” 흥겨운 비트와 중독성 강한 신시사이저 사운드는 물론 뮤직비디오 세트와 독특한 감성도 거의 그대로 살렸다. UV를 결성하기 전부터 두사람이 언젠가 꼭 하고 싶었던 스타일이었다. 여기에 박진영이 합류했다. ‘황금어장’을 통해 인연을 맺은 그가 유세윤에게 먼저 JYP의 신인 가수 산이의 ‘LoveSick’ 뮤직비디오 연출을 부탁했고, 감사의 뜻으로“UY 노래에 피처링을 하고 싶다”고 전한 것. 원더걸스 소희가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유세윤의 뮤직비디오는 당시 나름 화제가 되었다.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그 얘기를 두세 번 정도 더 하더라고요. ‘핑거스존’이라고 압구정에 음악 틀어주는 바가 있는데, 거기에서 술 먹으며 본격적으로 얘길 했죠. 우린 이번엔 디스코 하고 싶다. ‘할렘 디자이어’ 뮤직비디오 같은 거, 이런 게 우리나라엔 없다. 형도 동의했고 그 자리에서 ‘이태원 프리덤’이란 제목까지 정해버렸어요.”그렇다고 이태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건 아니다. 굳이 그 동네와 얽힌 특별한 추억을 끄집어내자면 이 정도? “인터페이스 건너편 오르막길에 항상 차를 댔었는데, 그 장소가 참 애틋하네요. 주차할 때마다 설레던데요. 이제 클럽 들어간다고. 크크.” UV의 또 다른 지형학적 사랑 노래 ‘인천 대공원’ 역시 맥락 없긴 마찬가지다. 가사에 나오는 ‘비가 억수로 많이 오던 인천 대공원’은 정작 노래를 만들고 난 후에야 가보았을 뿐이다. “비 오는 날, 우리 음악에 젖고 싶어서 네비게이션 찍고 찾아갔죠. 거기서 우리 음악도 듣고 기념 사진도 찍었어요. 크크.”

UV 역사상 최대 제작비를 투자한 ‘이태원 프리덤’뮤직 비디오는 지금까지 UV의 모든 뮤직비디오를 제작해온 ‘유치콕’ 유일한 감독이 맡았다. 글로벌 시장 겨냥을 위해 〈미녀들의 수다〉의 비앙카와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의 프랭크도 출연했다. 의상은 일산에 거주하는 여운자 여사께서 일부 제작해 주셨다. 유세윤의 어머니다. ‘맘(Mom)’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해 아들 못지않은 개코 원숭이 흉내로 화제를 모았던 그의 어머니는 UV 코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스타일리스트다. 안무엔 우리나라 최고의 춤꾼이라 할수 있는 박진영과 JYP의 메인 안무가, 그리고 가수 비의 안무가가 참여했다. UV의 춤 실력도 꽤 수준급이다. 유세윤은 뮤지를 가리켜 ‘황사 머신’이라 불렀다. “원래 댄서였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2학년말까지 했는데, 학교엔 공문 내고 중국에 가서 몇 개월씩 활동하다 왔어요. 그런데 음악처럼 그것도 취미 활동이었고, 우연찮게 기회가 생겨서 ‘재미있을 것 같다, 하자!’해서 한 거지 뭘 해보려던 건 아니었어요.”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놀이를 한다. 그것이 UV의 삶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