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라인이 뭐길래!

갸름한 턱선을 위해서라면 당기고 자르고 갈고 붙이는 고통쯤은 능히 감내할 수 있다는 대한민국 여자들을 위한 조언.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최고의 핫이슈는? 거품키스? 길라임 패션? 아니다. 바로 현빈의 V라인이었다! ‘돌려 깎았다’ ‘보톡스다’ 온갖 추측이 난무했고 포크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그 뾰족한 턱에 찍혀보고 싶어 했던, 동시에 거울 속 두루뭉술한 자신의 턱을 바라보며 한숨 지었을 여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저 턱선이 좀 갸름해지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스마트리포(가는 레이저 광섬유를 피하지방층에 삽입해 좁은 부위의 지방세포를 파괴하는 시술)를 받았는데 효과 있는 것 같죠? V라인이 살아나지 않았어요?” 울쎄라, 서마지, 아큐스컬프, 거기에 보톡스와 필러, 또 스킨 케어는 무조건 탄력 위주라는 어느 후배(30대 초반)는 혹여 턱선이 무너질까 벌써부터 물심양면 노력 중이다.

V라인을 향한 이 정도의 열정은 애교 수준이다. 아이디 병원 박상훈 원장은 세 차례의 수술을 통해 완벽한 V라인을 얻고 원하던 직장에 취업했다는 환자에게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 20대 중반 직장인인 그녀는 3년 전 안면윤곽 수술을 받고 1년 후 또 한 번의 수술로 사각턱을 완벽하게 정리했다. 그리고 최근 다시 휴가기간 동안 미니 V라인 앞턱 수술로 완벽 V라인을 완성했다.

V라인을 가지면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

V라인이 뭐길래! 이렇게 대한민국 여자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것일까. “한국인은 부드러운 달걀형을 가장 선호합니다. V라인을 좋아하는 건 오히려 중국인들이죠. 그런데 날렵한 얼굴선을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로즈클리닉 배지영 원장은 그 원인을 작은 얼굴에서 찾는다. “V라인이 되면 얼굴이 작아 보이거든요. 그리고 사진도 예쁘게 나오죠. V라인의 턱선, 큰 코, 앞으로 튀어나온 이마와 볼을 가지고 있을수록 얼굴이 작아 보이고 포토제닉해지죠. 결국 서양인의 얼굴 골격을 닮고 싶어 하는 셈이에요.”

 

V라인 얼굴을 위한 간단한 시술

배지영 원장은 30대라면 사각턱 보톡스와 필러만으로도 꽤 근사한 V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30대 중반부터는 피부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불어 피부 탄력을 높여주는 리프팅 시술을 병행해야 하기에 모델로 피부과 서구일 원장은 ‘울쎄라(Ulthera)’를 추천한다. “고강도의 초음파로 늘어진 섬유조직을 수축시켜 리프팅 효과를 주는 시술입니다. 즉각적인 리프팅 효과를 주고 이후 피부 탄력을 높입니다. 피부를 칼로 절개해 근육을 리프팅하는 안면거상술과 비슷한 정도의 리프팅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볼살이 처졌을 때 가장 적합한 시술이죠.”

사실 턱선이 무너진다는 건 살이 찌거나 늙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 모든 여자들이 피부 탄력을 높이고 근육을 마비시키고 보형물로 살짝 입체감을 줘서라도 V라인을 완성, 이를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타고난 뼈가 넓다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는 수밖에.

뼈의 재조합, 양악 수술과 복합안면윤곽술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턱얼굴센터 이의룡 교수는 턱이 돌출되어 있지 않는 경우엔 사각턱 수술과 턱끝 수술, 돌려깎기를 조합해 V라인을 얻을 수 있고, 아래턱이 나와 보이는 경우에는 양악회전술과 안면윤곽술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종류의 수술 중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면서도 가장 복잡하고 위험한 것이 양악 수술, 복합안면윤곽술이다. 사각턱, 턱끝 수술, 돌려깎기가 크고 튀어나온 뼈를 깎아내는 수술이라면, 양악, 안면윤곽술은 마치 퍼즐을 맞추듯 안면 골격, 턱뼈를 필요한만큼 도려내고 다시 이어 붙인 후 라인을 다듬어 얼굴의 골격 자체를 변화시키는 대수술이다.

“두개골 때문에 머리 크기는 줄일 수 없지만 양악 수술로 얼굴 길이를 줄일 수 있고, 광대 절골술로 폭도 꽤 줄일 수 있습니다. V라인을 얻기 위해 구강악안면 외과(턱얼굴 외과) 의사들이 주로 쓰는 방법은 위턱뼈의 뒤(큰어금니 있는 곳)를 위로 올려주는 것입니다. 이때 얼굴 길이를 줄이기 위해서 위턱뼈를 전체적으로 상방이동 시켜야 하는데, 6mm 이상 줄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자칫 코로 호흡하기 힘들어질 수 있고, 위턱뼈가 올라가면서 코중격에 있는 연골을 눌러 코가 휠 수도 있죠. 또 위턱 앞니가 입술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되어 늙어보일 수 있죠.” 그래서 구강 외과 의사들은 양악 수술을 ‘0.5mm 싸움’이라고 부른다. 몇 mm의 작은 차이지만 숨 쉬고, 씹고, 말하는 기능과 후유증, 재발방지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얼굴과 턱을 지나다니는 신경의 손상은 의사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아래턱뼈에는 하치조신경이라는 신경이 지나가는데, 수술을 하면서 신경이 완전히 잘려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신경이 당겨지거나 눌려서 생기는 일시적인 신경 손상이 대부분이죠. 보통은 6~9개월 사이에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경우에 따라서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아랫입술이나 아래턱 살의 감각이 수술 전에 비해 둔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뎌진 입천장의 감각이 완전히 돌아오는 데는 대개 1년 이상 걸립니다.”

따라서 수술 전 얼굴 골격이 어떻게 생겼으며, 신경이 어떻게 지나가고 있는지 CT 촬영을 통해 면밀히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상훈 원장은 그런 의미에서 미니 V라인 시술을 추천한다. “미니 V라인 앞턱 수술’ 은 ‘T절골술’을 앞턱에 적용한 수술입니다. ‘T절골술’이란 턱뼈의 아랫부분을 T자로 절골하고 좌우측 턱끝뼈를 모아 고정하여 나머지 턱뼈 부분을 부드럽게 연결하여 절제하는 수술법입니다. 기존의 돌려깎기는 턱뼈를 한번에 자르다 보니 입체적인 V라인을 기대하기 어렵고, 안면윤곽의 신경 손상 위험이라는 단점을 보완한 수술입니다.”

평소 습관이 V라인을  망친다

트랜스포머를 연상시키는 이 어마어마한 수술을 누가 할까 싶지만, 수술 전후 사진을 비교해보면 ‘인생 대역전’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을 정도다. ‘부모님 날 낳으시고 성형의가 날 만드시니’란 우스갯소리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물론 아무리 수술로 아름다운 V라인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잘못된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으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습관적으로 턱을 한쪽으로 괴거나 턱을 앞으로 내미는 행위도 절대 금물! 안면 비대칭과 주걱턱의 원인을 제공한다.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도 반드시 고치는 것이 좋다. 특히 아래턱은 중, 고등학교 시절 집중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섭취하거나 껌 등으로 계속 턱에 자극을 주면 사각턱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이의룡 교수는 주선희 박사의 <얼굴 경영>에 나온 대목을 소개하며 마지막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관상학적으로 귀가 14세까지의 유년운을, 이마가 30세까지의 초년운을, 코가 50세까지의 중년운을 상징한다면 턱은 말년운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V라인이 젊어서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인상학적으로 50세가 넘으면 좋지 않다고 합니다. 피부에 탄력이 있을 때야 괜찮지만 탄력이 떨어지는 중년 이후가 되면 살이 빠지면서 초라한 얼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턱을 깎기는 쉬워도 다시 복원시키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부디 깊이 생각하고 수술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