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제시카 파커의 롤러코스터 라이프

자신과 딱 어울리는 제목의 새 영화〈I Don’t Know How She Does It〉 개봉을 앞두고 있는 사라 제시카 파커. 그녀가 세 아이, 연기, 제작, 패션, 자선 활동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생활을〈보그〉에 공개했다.

브론즈빛 드레스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헤어 피스는 수잔 꾸뛰르 밀리너리(Suzanne Couture Millinery). 남편 매튜가 입은 턱시도 수트는 랄프 로렌 블랙 라벨(Ralph Lauren Black Label), 아들 제임스 윌키의 파자마는 레옹(Leon), 쌍둥이들의 파자마는 플루리스(Fleurisse).

상큼한 레몬빛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는 샤넬(Chanel), 스웨이드 펌프스는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

40대 중반은 인생의 전환기라 할 수 있다.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남은 삶을 생각하는 시기. 여기에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떠맡고 있는 중년의 엄마라면 곡예를 해야 한다. 일, 가정, 온전한 정신 사이에서 말이다. 핑핑 돌아가는, 그야말로 서커스 같은 요즘 엄마들의 역할을 사라 제시카 파커(Sarah Jessica Parker)보다 더 잘 보여주는 사람이 또 있을까? 전직 발레리나이자 연극배우였으며, “그 사이 사이에 소아과 의사와의 약속, 써야 할 편지, 학교 숙제 등이 기다리고 있죠.” 그녀는 밤에 침대에 누워 다른 엄마들처럼 다음날을 위한 ‘전략적인 계획 짜기’에 돌입한다.

“내일 할 일, 아이들을 A라는 장소에서 B라는 장소로 데려갈 방법, 그리고 일터에서 제게 요구되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우정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어요. 가장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가, 하는 거예요.”

사라는 웨스트 빌리지의 한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베이컨이 곁들여진 샐러드는 아침보다는 점심에 가까워 보였다. 그녀의 하루가 보통 7시 전에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점심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그녀는 지금보다 훨씬 게을러질 수 있다. 영화, 작품 제작, 패션 작업, 향수, 그리고 광고 계약으로 인해 하루 종일 가족 전체를 개인 비서들의 손에 맡길 수도 있다. 그러나 남편 매튜 브로데릭(Matthew Broderick)과 함께 꾸려가고 있는 가정 생활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상당히 단순한 일이에요.” 물론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쌍둥이 로레타와 타비타를 위해 보모가 있고, 여덟 살 된 아들 제임스 윌키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긴 하다. “하지만 입주해서 도와주는 사람은 없어요. 우리는 아이들 일에 직접 관여해요. 그 일을 회피하지 않죠. 육아에 직접 참여하지 않을 거라면 도대체 가족이 왜 필요하겠어요.”

이 모든 상황들이 9월에 개봉할 〈I Don’t Know How She Does It〉- 일의 압박감과 가족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금융회사 임원이자 어린 두 아이의 엄마인 케이트 레디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앨리슨 피어슨의 2002년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영화-의 주인공 역할을 준비하기에 딱이었다. 출장 일이 다가오면 남편(그렉 키니어)은 화를 낸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못마땅해 하고, 보모(제시카 스자르)는 주제넘게 굴고, 다른 엄마들은 그녀를 비난하고, 절친한 친구(크리스티나 헨드릭스)는 중재를 한다. 감독 더글러스 맥그래스가 “연민과 풍자가 완벽하게 뒤섞였다”고 묘사한 영화 속에는 모든 일하는 엄마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코믹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어 직장에 도착한 케이트가 수트 옷깃에 팬케이크 반죽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거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을 때 학교에서 딸아이 몸에 이가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머리를 박박 긁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든가. 마치 지난 12년 간 사라의 커리어를 지배해온 캐릭터인 캐리 브래드쇼가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것을 보고 있는 듯하다.

“그 역할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케이트에게 완전히 공감할 수 있었거든요”라고 사라는 말했다. “오늘은 더 근사해 보이고 싶었어요.” 지금 그녀는 노란 실크 제라드 다렐 선 드레스, 성글게 짠 스트라이프 스웨터, 플랫 펌프스, 클로에 핸드백, 커다란 샤넬 선글라스 등 여전히 시크한 차림이다. “하지만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확률이 상당히 높죠.” 물론 모든 증거들이 그렇지는 않다는 걸 보여준다. 그녀는 언제 어디서나 글래머러스하고 적절한 룩들을 믹스하는 재능에 관한 한 탁월한, 뉴욕 패션의 대표적 아이콘, 캐리 브래드쇼이니까. 하지만 사라는 다른 사람들처럼 캐리와 자신을 동일시하지는 않는다. “캐리 브래드쇼의 삶은 제 삶과 완전히 달라요. 저는 그녀를 연기하는 게 좋았고 그것이 제 삶을 아주 멋진 방식으로 바꾸어 놓았죠. 하지만 저는 슈즈에 미친 여자가 아니에요. 하루 종일 패션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고요. 물론 패션산업을 아주 존중하지만요. 저와 캐리의 선택은 모두 달랐어요.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케이트의 선택은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레스토랑에서 사라의 존재는 주변에 조용한 정적을 불러왔다. 모든 사람들이 허리를 곧게 폈고 좀더 생기가 넘쳤다. 스타로서 그녀의 에너지가 그들을 약간 더 밝게 만든 것 같았다. 명성을 대하는 사라의 방식은 그것을 정면으로 직시하는 것이다. 그녀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숨지도 않는다. 파파라치들이 그녀가 제임스 윌키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거나 딸들을 데리고 나올 때마다 쫓아다니지만(“그들은 제가 집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가는 곳마다 따라와요.”) 그녀는 절대 움츠러들지 않는다. “문 뒤로, 차 안으로 숨는 기분을 이해할 수는 있어요”라고 그녀는 차를 마시며 말했다. “하지만 은둔 생활을 하는 건 상상할 수 없어요. 그럴까도 생각해 봤어요. 뉴욕 밖으로 나가 부동산업자들을 괴롭히며 수많은 집들을 구경하고 머릿속으로 외곽에서의 삶을 그려봤어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무릎을 두드리며 뚫어져라 먼 곳을 바라보는 시늉을 했다. “뉴욕의 멋진 점은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는 거에요. 선택의 여지가 없죠. 하지만 저는 그것이 좋아요.” 물론 문화 생활도 있다.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란 매튜는 보통 브로드웨이에서 일한다. 내년 봄에 그는 캐틀린 마샬이 연출하는 〈Nice Work If You Can Get It〉에 출연한다. “아이들이 없다면 저도 매일 밤 연극이나 발레 구경을 갔을 거예요”라고 사라가 말했다.

제임스 윌키(맨 오른쪽 아이)가 학교 친구들과 밴드 연습을 하고 있다. 사라의 나바호 프린트 드레스와 티셔츠는 프로엔자 스쿨러(Proenza Schouler), 벨트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시계는 반 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스웨이드 펌프스는 마놀로블라닉(Manolo Blahnik).

사라의 사랑스러운 점 중 하나는 마흔여섯 살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리창에 코를 박고 있는 어린 소녀 같은 면이 있다는 것이다. 가난하지만 부지런한 가정에서 여덟 형제들 중 한 명으로 성장한 그녀의 어린시절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것은 그녀에게 절제와 겸손이라는 유산을 남겨주었다. 그녀는 모든 새로운 경험을 통해 배우고, 어떤 기회도 낭비하지 않는 부지런한 학생이었다. “아버지는 늘 제게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지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늘 그랬거든요. 그러면 아버지는 ‘남 앞에서 창피하게 그러지마 ’라고 야단을 치셨어요. 하지만 저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Sex and The City〉가 사라를 패션 스타로 만들어주었을 때 그녀는 자신의 디자인 레이블과 향수를 출시했을 뿐만 할스턴 헤리티지 레이블을 운영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계약은 최근 종료됐다). 그리고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직접 제작자가 되어 작품에 더 많이 관여하게 됐다. 현재 그녀는 프리티 매치스(Pretty Matches)라는 자신의 회사를 갖고 있다. 이브닝 파티에 참석할 때 사라는 즐겁고 세심하게 멋을 낸다. 그녀가 이사로 있는 아메리칸 발레 극장의 봄 갈라 때는 발렌티노의 레이스 드레스를 선택했다. “그날이 발렌티노의 생일이었으니까요. 그것이 경의를 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5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알렉산더 맥퀸 전시회가 열렸을 때 그녀는 디자이너의 아카이브에서 누드 톤의 비즈 드레스를 빌려 입었다. “저는 훌륭한 문화 기관에서 열리는 멋진 행사에 뭔가 특별한 옷을 입고 가는 걸 좋아해요”라고 사라는 말했다. “어렸을 때는 제가 이 모든 것을 직접 볼 수 있는 위치에 오를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적극적인 그녀의 성격은 방심하는 순간 다시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위치에 어울리는 사회적 책임감도 느끼기에 15년 동안 유니세프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개발도상국의 HIV/AIDS 검진 및 치료를 단순화하기 위한 새로운 발의를 위해 국제 비즈니스 회의에서 연설을 했고, 캐롤라인 케네디와 함께 뉴욕 공립학교를 위해 기금을 모금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호젓한 공립 공원에 앉아 있었다(사라는 이런 공원을 찾아내는 데 선수다). 그녀는 자신의 노동윤리에 대해 말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저는 끝까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무언가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저의 치명적인 단점인 셈이죠. 저는 쉴 줄 몰라요.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까지, 그래서 누군가가 저를 말려야 할 때까지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는 성격이에요.” 사라는 여전이 일에 대해 걱정한다. 공포에 떨 정도로 말이다. “식욕을 잃어버리죠”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I Don’t Know How She Does It〉 촬영이 시작되고 첫 주 수요일에 훌쩍거리며 사과를 했어요. 너무 무섭고 창피했어요. 감독을 실망시켰으니까요. 모든 영화를 찍을 때마다 적응하는 데 2주는 걸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예민함의 장점은 늘 그 안에서 동지를 찾을 수 있다는 거예요. 피어스가 왔는데”-피어스 브로넌은 그녀의 직장 동료이자 잠재적인 로맨스 상대로 나온다-“그는 신경쇠약 자였어요! 물론 그때쯤엔 저는 아주 느긋해졌고요. 피어스의 그런 모습을 보니까 왠지 굉장히 안심이 되었어요.” 제임스 본드도 긴장을 하나 보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가, 예요”라고 사라는 말했다. 코트와 드레스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시계는 불가리(Bulgari). 제임스 윌키가 입은 셔츠는 크루컷스(Crewcuts), 팬츠는 자카디(Jacadi).

부끄러움, 불안함, 무가치함 등을 느낀다는 고백. 그런 모든 것이 사라가 거만해 보이지 않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사람들은 사라가 어느 정도는 자신들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라고 원작자 앨리슨 피어슨은 여주인공 역에 캐스팅된 그녀에 대해 말했다. “그녀는 지나치게 자만하지 않아요. 재킷에 아기의 토사물이 묻어 있는 걸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스타가 아니죠. 케이트 역할의 경우 세상에 멋지게 맞서는 것이 중요해요. 하지만 곳곳에 정신 없는 엄마의 코미디적 요소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되죠.” 사라의 이런 성격은 맥그래스 감독이 “아주 자연스럽다”고 묘사한 코믹한 재능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사라는 어떤 것이든 과하지 않아요. 크든 작든 아주 리얼하게 연기하죠.” 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이용할 수 있었고, 그것이 작품 제작에 도움이 됐다. 맥그래스 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아이들과 관련된 장면에서 사라의 도움이 컸어요. 그녀는 ‘아이가 이것을 손에 쥐고 있는 건 안전하지 않을 것 같아요,’ 혹은 ‘나라면 아이를 저쪽에 앉히지 않을 거예요.’ 또는 ‘우리는 저녁 식탁에 이런 것을 내놓지 않아요’ 등등을 조언했어요. 사실적인 디테일에 아주 뛰어났죠.”

며칠 후 나는 쌍둥이와 놀이터에 가는 사라를 동행했다. 그녀는 두 아이를 이층 유모차에 태우고-두 아이는 번갈아 가면서 위칸에 탔다-보모와 함께 나타났다. 그리고 열쇠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원으로 앞장섰다. 아끼는 회색 마크 제이콥스 선 드레스, 밝은 노란색 컨버스, 빈티지 에르메스 백, 그리고 큼직한 레이밴 선글라스를 쓴 그녀는 밀짚 페도라, 플로랄 카프탄, 그리고 버켄스톡 차림의 멋쟁이 뉴욕 엄마들과 뒤섞였다. 세련되고 도회적인 엄마들의 옷차림을 보면 이 모든 것이 사라가캐리 브래드쇼를 연기할 때 만들어낸 룩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Sex and The City〉 시리즈의 영향이 여전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곧 출간될 멜리사 트레디닉의 신간 〈Sex and The Kitty: ACelebrity Meowmoir〉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시리즈의 바탕이 된 오리지널 칼럼을 썼던 캔디시 부시넬의 〈Summer and The City〉가 얼마 전에출간되었다-사라는 이젠 변화를 감행할 때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세트 장에서 매일 20시간씩 일하던 나날은 엄마가 된 후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아이들이 없을 때는 힘들지 않았어요. 그렇게 일하는 게 좋았죠. 하지만 궁극적으로 TV 시리즈를 그만두기로 했어요. 부모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TV 시리즈가 너무 많은 시간을 요구했거든요.” 상황도 바뀌었다. “당시 뉴욕은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지금과 너무 달랐어요. 캐리 브래드쇼가 누렸던 그런 자유가 그때는 가능했죠. 지금이라면 그런 스토리를 시작할 수 없을 거예요.”

한편 피어슨의 소설은 10년 전에 쓰여진 것이지만,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점점 커져왔다. 얼마 전 출판된 〈Marriage Confidential〉의 저자인 파멜라 헤이그는 말했다. “모든 것을 다 갖겠다는 꿈은 어려움에 처했어요. 오늘날 결혼과 가정 생활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금전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하지만 일터는 여전히 노동자들에 대한 1950년대적 사고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죠.” 희비극의 많은 부분은 여주인공이 연습해야 하는 가식적인 태도, 즉 직장에서는 엄마 역할의 어떤 흔적도, 혹은 가정에서는 직장 생활의 어떤 흔적도 허락되지 않는 이중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식에서 비롯된다. 사라는 주변에서 늘 그런 이중 생활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고 했다. 인터뷰에서, 책에서, 이브닝 파티에서. 최근 그녀는 패션회사 이사를 만나 아이 몸에 이가 생겼다는 전화를 받고-영화에서처럼-하이힐과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딸아이를 데리러 가는 것이 더 창피한지 아니면 자동차 안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는 것이 더 창피한지논쟁을 벌였다고 했다. “지금은 모두에게 만능이 되려고 애쓰는 여성들이 더 많을 거예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사라의 경우 그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비결은 체계화, 경계 정하기, 그리고 가공할 만한 의지력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일단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라는 제임스 윌키를 학교까지 데려다준 후 미팅 약속이 있어도 쌍둥이가 오후 낮잠에서 깨어나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간다. “아이들이 잠에서 깨는 3시 30분까지만 자리를 비운다면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비상시가 아니면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메일이나 문자면 족하다. “그렇지 않으면 일일이 답하느라 일거리가 하나 늘 테니까요.” 주말과 여름에는 햄튼으로 탈출한다. 그리고 종종 아일랜드에 있는 매튜 가족의 오두막에 놀러 가기도 한다. 그러나 그곳이 너무 작기 때문에 쌍둥이의 요람을 넣을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사라의 꿈은 일요일 오전에 남편과 해변에 앉아 신문을 읽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캐리 브래드쇼에게 여자 친구들이 있고, 케이트 레디에게 이메일 친구들이 있다면, 사라에게는 주변의 엄마들, 즉 제임스 윌키가 다니는 학교의 학부모들-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들과의 관계가 아주 자연스럽게 발전했다-이 있다. 방학 기간 동안 사라와 아이들은 다른 가족들과 함께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리고 그곳에서 쌍둥이의 생일을 축하했다.

쌍둥이 타비타(왼쪽)와 로레타가 농장놀이에 한창이다. 사라의 자수 장식 톱과 스커트는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시계는 까르띠에(Cartier). 쌍둥이들이 입은 드레스는 플로리스(Fleurisse).

사라가 불임으로 고생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 후 그녀는 대리모를 통해 딸들을 얻었다. 하얀 샌들과 약간 큰 드레스, 그리고 머리에는 리본을 단 쌍둥이는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다. 로레타는 자그마하고 까무잡잡한 타비타보다 크고 하얗다. “타비타는 아주 외향적이에요. 하지만 몸놀림은 아주 수줍죠. 엘리베이터를 타면 몸을 부들부들 떠는데 밤비처럼 아주 사랑스러워요. 그리고 로레타는 남편처럼 창백한 피부에 아주 파란 눈을 가졌어요. 그리고 움직임이 대담하죠.” 딸들을 바라보면서 사라는 그들이 너무 다르면서도 눈에 띌 정도로 닮았다는 사실에 놀란다. “타비타가 남편을 얼마나 많이 닮았는지 재미 있어요”라며 그녀는 웃었다. “로레타를 보면 입과 약간 슬픈 눈이 남편과 똑같아요. 밑으로 처진 눈, 아시죠? 매튜의 눈 말이에요. 둘 다 정말 남편을 많이 닮았어요.” 부모로서 약간 나이가 많다는 건 아마도 참을성이 훨씬 많아졌다는 걸 의미할 거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런 면에서 저를 더 나은 엄마로 만들어준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예를 들면 잠자는 것 같은 것 말이에요. 오랫동안 11시까지 잠을 자곤 했죠. 솔직히 유일하게 걱정되는 건 에너지예요. 제가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길 바라요. 제임스 윌키의 엄마 역할을 하며 보낸 모든 세월과 그것에 쏟아 부었던 모든 것들이 떠오르는데, 이제 두 명이 늘었어요.”

커리어 측면에서 사라는 끊임없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늘 생각했어요. 지금이 딱 걱정해야 될 나이라고 말이에요. 아마도 5~6년은 계속 생각했을 거예요. ‘오, 지금이 내가 늘 들어왔던 그런 나이구나. 일이 줄어드는 그런 좋지 않은 나이 말이야.’ 이 나이가 되면 그동안 꺼려왔던 역할들을 하면서 낙담하고, 뒤처지고, 소외됐다고 느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늘 아주 바빴기 때문에 아직은 그런 휴지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그런 시기가 영원히 오지 않을 거라고,맹렬한 기세로 다가오지는 않을 거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과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일들을 찾아내고 있어요.” 올 하반기에 그녀는 〈Valentine’s Day〉를 감독한 개리 마샬의 라는 앙상블 영화에 출연할 예정이다. 이 영화에는 로버트 드니로, 미셸 파이퍼, 할 베리, 잭 에이프런 같은 유명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저는 애비게일 브레슬린의 엄마 역을 맡았어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라디오 시티 뮤직홀의 의상 책임자죠.”

요즘 사라는 가을 스케줄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그리고 스릴러 영화에 출연함으로서 관객들이 그녀에게 기대하는 고정관념을 깨는 연기 변신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 일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 말고는요.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이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펼쳐질 거예요.”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그리고 갑자기 사라는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 벌어진 듯했다. “맙소사, 11시 59분이네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집으로 달려가서 옷을 갈아입어야 해요. 12시에 비즈니스 미팅이 있거든요.” 그 말과 함께 그녀는 딸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아이들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마음이 아팠지만 단호하게 다음 약속을 위해 머리 뒤로 포니테일을 휘날리며 말 그대로 전속력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