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코타 패닝&엘르 패닝의 ‘시스터 액트’

다코타 패닝과 엘르 패닝 자매를 그저 예쁜 소녀들로만 보는 건 좀 무리가 있다. 생애 대부분의 시간이 그들의 커리어와 거의 맞먹는 두 어린 여배우의 놀라운 재능과 지혜, 그리고 패션 센스에 대해.

다코타와 엘르의 의상은 루이 비통(Louis Vuitton).

“오늘 제 패션은 영화 〈The Virgin Suicides〉와 트위기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요즘 길고 하늘하늘한 히피 룩에 푹 빠져 있거든요”라고 엘르 패닝(Elle Fanning)은 맨해튼 바니스의 회전문을 밀며 말했다. 멕시칸 페전트 블라우스, 자신의 “자랑이자 즐거움”이라고 묘사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구입한 오렌지색 빈티지 재킷, 그리고 샤넬의 긴 데님 스커트를 입은 그녀는 눈부셨다. 그녀와 다코타(Dakota)는 캘리포니아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쇼핑을 할 수 있어서, 아니 적어도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어서 신이 났다. 오늘의 룩에 대한 엘르의 묘사가 열세 살 치고는 너무 해박하다는 느낌을 주었다면, 그건 아마도 그녀가여가 시간에 옷을 스케치하고, 매일 아침 무엇을 입을지 꼼꼼히 계획을 세우고(“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입고 싶은 옷을 고를 때에요.”), LA에 있을 때 플레이클로스라는 빈티지 숍- 지금은 침대 옆을 사랑스럽게 장식하고 있는 커다란 핑크색 새틴 모자를 여덟 살 때 구입한 곳-에서 자유 시간을 보내는 패션 마니아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코타(17세)는 이렇게 표현했다. “의상에 관해 저는 평범한 편이에요. 엘르는 평범하지 않고요.” 글쎄, 다코타도 그렇게 평범하지는 않다. 엘르를 ‘액세서리파’라고 부르는 다코타는 처음 디자이너 백을 접하게 되었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네 살인가 다섯 살이었을 거예요. 디즈니랜드에 갔는데 이모가 미키 마우스에게 제가 늘 물고 다니던 고무 젖꼭지를 주면 작은 루이 비통을 사주겠다고 하셨어요.” 엘르와 비교할 때 오늘 그녀는 비교적 수수한 차림이다. 큼직한 엘리자베스 앤 제임스 카디건에 커런트/엘리엇 진, 그리고 베이비 비통 대신 징이 박힌 검정 발렌시아가 백.

10대 배우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들의 불가사의한 우아함과 비상한 통제력이 약간은 조작된 것인지-혹은 적어도 학습된 행동의 산물이자 어른 세계와의 계산된 관계라는 면에서 너무 가혹한 건 아닌지-확신이 서지 않는다. 젊은 스타들이 끊임없이 숭배 받고, 대중들은 전성기를 맞이하기 오래전에 몰락해서 재활원에 가는 10대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욕구를 드러내는 〈Glee〉와 〈Twilight〉의 시대에 이 두 소녀가 너무나 말짱하고 차분하게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왜일까? 이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패닝 자매는 엄마 조이와 영업 관리 일을 하는 아빠 스티브와 함께 살고 있다. 엘르는 요즘에도 생쥐 복장으로 친구들과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인 잭 인 더 박스에 간다. 다코타는 현재 헬로 키티에 심취해 있다고 부끄럽게 고백했다. 다코타는 두 사람이 싸우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대부분은 다코타와 사이즈가 같아진 엘르가 그녀의 옷을 빌려 입기 때문이다. 엘르는 다코타가 대학 진학을 위해 집을 떠나고 나면 그녀의 침실을 “나를 위한 커다란 방-혹은 아마도 게임 룸!”으로 바꿔버릴 거라고 협박했다. 파스타와 샐러드를 먹으며 엘르는 과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밝혔다(그녀는 올가을 중학교에 진학한다). 이미 “예술적인 것들을 충분히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 입던 흰 셔츠와 네이비 스커트 혹은 팬츠로 이뤄진 교복을 졸업하고 그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 카키 색상으로 입을 수있어 신난다고 덧붙였다.

작년에 〈Somewhere〉에서 방탕한 스티븐 도프의 딸로 엘르를 캐스팅했던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그녀를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 명” 이라고 칭찬했다. “엘르가 있으면 분위기가 밝아져요. 그녀는 열정적이고 재미있죠. 그녀가 장난으로 스티븐을 놀릴 때는 정말 즐거웠어요. 무엇하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지요.” 엘르의 놀라운 성숙함 때문에 당황한적은 없나요? “그녀가 열한 살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언가를 다른 식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하지만 엘르가 어리기 때문에 속이는 재미가 있죠”라고 소피아는 말했다. “그리고 소소하게 놀라운 일들이 있었어요. 발레 하듯 턴을 한다든지, 치아 교정기의 고무줄을 손가락으로 튕긴다든지. 어른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그런 작은 행동들 말이에요.”

일과 일상 사이의 균형에 대해 묻자 다코타는 조용히 답했다. “저는 여섯 살 때부터, 그리고 엘르는 두 살 때부터 일을 했어요. 일을 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에 익숙해졌죠.”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10대로 산다는 것이 신경에 거슬린 적은 없을까? “평생 이 일을 하기로 결정하고 나면 늘 사람들의 시선 속에 살 수밖에 없어요”라고 다코타는 사려 깊게 말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삶을 사는 것보다 이 일을 하는 게 좋아요.”

자매는 아주 바쁘다. 엘르는 12월에 개봉하는 카메론 크로우의 〈We Bought a Zoo〉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다음 영화 〈Twixt Now and Sunrise〉에 출연한다. 다코타는 현재진행중인 〈Twilight〉시리즈와 독립 영화 〈The Motel Life〉에 출연한다. 그 후엔 더스틴 호프만과 함께하는 〈Very Good Girls〉, 그리고 올 파커의 〈Now is Good〉가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고 이런 영화 스케줄이 즐거운 사적인 계획을 방해하는 건 아니다. 영리한 어린 여배우들은 일과 사생활을 성공적으로 조율하며 휴식기를 갖는다. 다코타는 올가을 NYU에 입학해 심리학을 공부하며 독립 생활을 즐길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과는 다르고 또 무서울 거예요. 하지만 모두 하는걸요! 그리고 저만의 공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헬로 키티 얼음 틀도 마음대로 살 수 있고요. 반대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다코타는 마크 제이콥스의 향수 ‘Oh, Lola!’ 광고에 등장한 아주 특별한 예비 대학생이다. 마크는 4년 전 가냘픈 소녀였던 다코타와 처음 작업했다. “다코타의 사이즈에 맞게 옷을 다시 만들어야 했어요”라고 그는 회상했다. 그는 두 자매에게 오랫동안 매료 당했다. 물론 그는 배우로서 두 사람을 존경한다. 그리고 자매가 “예전과 변함없으면서도 약간은 다르다”는 점을 마음에 들어 한다. 하지만 보통 때는 수다스러운 마크도 두 소녀의 매력을 묘사할 때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누군가에게 매혹 당할 때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기 힘들 때가 있잖아요.”

패닝 자매의 경우, 그 이유는 정확하다.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두 사람을 돋보이게 만드는 건 바로 일에 대한 그녀들의 놀라운 헌신이다. 금발의 어린 두 배우가 바니스에 갑자기 나타나 프로엔자와 오프닝 세레모니를 극찬하고, 충동적으로 발끝으로 몸을 돌리는 행동을 하며(엘르), 그곳을 휙 하고 지나갈 때 한순간 그 사실을 잊었다고 해서 아무도 당신을 비난하진 않을 것이다. 갑자기 다코타는 모든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외쳤다. “오, 이것 봐, 로다테야! 케이트와 로라 멀리비가 방금 우리에게 이메일을 보냈어. 두 사람 굉장히 흥분했네. 방금 다이너스티 바비 인형 시리즈를 손에 넣었다는 소식을 전해주려고 연락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