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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드레스 입은 스타들의 부산 파티 현장

2016.03.17

by VOGUE

    디올 드레스 입은 스타들의 부산 파티 현장

    부산영화제를 찾은 스타와 영화인들을 위해 디올이 ‘ United Asia Film Night’을 후원하는 성대한 갈라 디너 파티를 열었다. 디올 드레스로 화려하게 성장한 스타와 영화인, VIP 고객들이 함께 어우러진 파티 현장을〈 보그〉가 파파라치 카메라로 포착했다.

    칸영화제에서 갈라 디너를 개최했던 디올이 아시아에서 가장 핫한 영화제로 부산을 택했다. 참석한 스타들은 모두 디올 드레스로 성장했다. 영화제의 호스트 역할을 했던 강수연과 김동호 전 부산영화제 위원장. 드레시한 공현주와 인어 아가씨 같은 소녀시대의 윤아. 경쾌한 디올 칵테일 드레스 룩을 보여준 f(x)의 빅토리아와 셜리, 애프터 파티에 참석했던쿨한 오다기리 조, 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게스트들을 환대했던 디올의 뱅상 베르나 사장이 윤아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경쾌한 예지원.

    부산영화제를 좀더 깊숙이 들어가서 볼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디올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아시아 필름 마켓이 열리는 날, 부산을 찾은 스타와 영화인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특별한 갈라 디너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 카펫을 제외한 접시와 물컵까지 모두 파리에서 가져온 디올 세트로 여는 성대한 파티이니 와서 취재를 해달라는 것. 그 설명만으로는 감이 잘 잡히지 않았지만, 일단 OK를 했다. 흔히 이런 행사 취재, 제대로 된 인터뷰 시간도 주지 않고 카메라를 위해 친절한 포즈도 취해주지 않는 셀레브리티를 취재하는 일은 경력이 짧은 기자들이나 하는 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촬영을 지휘하고 드라마를 발견해내는 일엔 경험이 풍부하고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이 투입돼야 한다. 이미 지난해 부산영화제 에르메스 파티와 스타들이 모이는 아시아 매니지먼트 협회의APAN PARTY를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니며 취재했던 나로서는(심지어 임신한 채로!) 파티장에 스타들이 순진하고 무료한 얼굴로,매니저가 없는 무방비 상태로 앉아 있을 때 나비처럼 날아가 대화를 끌어내는 일이 일상이며 즐겁다. 물론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카메라를 들이대거나 말을 걸지는 않는다. 그들 주위를 어슬렁거리다가 재빨리 기회를 엿보며 아는 체를 한다. 영화 <여배우들&gt에 기자로 출연하고 나서는 알아보는 배우들이 생겨서 훨씬 일하기가 수월해졌다.

    드디어 행사 당일이 됐다. YG, SM, JYP, 키이스트, 스타J, AM엔터테인먼트 6개의 매니지먼트가 연합한 UAM(United Asia Management)에서 함께하는 행사인 만큼 거물급 스타들을 기대했지만, 그들은 대부분 부산에 내려오지 않았거나 이미 떠난 상태였다. 그래도 오다기리 조, 강수연, 예지원, 이소연, 공현주, 박혜원, 소녀시대 윤아, f(x)의 빅토리아와 설리, 김민종, 송재림, 김시후, 이기우 등이 디올 파티에 참석하기로 했다니 다행이다. 그들이 정말 디올의 턱시도 수트와 드레스로 잘 차려입고 온다면 그것만으로 큰 볼거리가 될 것 같았다. 파티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나타난 사람은 ‘평범한’ 한국의 레이디들. 나를 놀라게 한 건 그녀들의 의상이었다.드레스업을 부탁했다지만, 일반인이 오페라 가수처럼 꾸뛰르 드레스를 차려입고 레드 카펫 여배우들처럼 나타나다니! 디자이너 박지원이 드레스를 입어도 갈 곳이 없다고 탄식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 여성들도 파티를 즐길 줄 아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내가 크리스털 드레스를 입은 한 모녀의 사진을 찍어주며 <보그&gt에 나올지도 모른다고 하자, 그녀들은 자신이 파리의 샤넬 파티에도 초대를 받은 적 있다며 자랑했다.

    어쨌든 이날 파티에 오는 멋쟁이 패션 피플과 영화인과 스타들은 일반 디올 레이디들과 패션 경쟁을 하게 생겼다. 가장 먼저 리셉션장에 들어온 영화인은 여배우 강수연과 김동호 전 부산 국제영화제 위원장. 김동호 전 위원장은 호텔에서 여러 번 마주쳤지만 세계 영화계의 반기문 총재 같은 존재라 경외감에 말을 붙이기 어려웠다. 나는 강수연과의 친분을 이용해 김동호 위원장과 그녀 사이의 대화에 슬며시 끼어들었다. 작년에 부산영화제 위원장을 그만두셔서 진심으로 섭섭하고 하자, 강수연은 “그래서 더 바쁘시다”며 거들었다. “뤽베송 감독이 와도 공식 의전은 현 위원장이 하고, 술 마시고 사교하는 건 내 몫이지. 더 바빠요~. 하하”. 김동호 전 위원장의 사교와 체력을 주제로 한담을 나누는 사이(김동호 전 위원장이 칸영화제 감독들에게 한국 노래방을 유행시켰다는 건 유명한 일화), 이용관 현 부산영화제 위원장이 들어섰다. 강수연을 사이에 두고 두분이 함께 포즈를 취하도록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띄웠다. 오프닝 이후로 부산에 머물고 있는 예지원이 리셉션에 들어오자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 해졌다. 안성기와 박중훈이 빠진 자리를 강수연과 예지원이 동분서주하며 메우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디올 레이디가 프린트된 세련된 백월, 천장의 실크 리본, 우아한 플라워 데코, 화이트로제레드로 이어지는 와인까지. 칸 영화제의 디올 갈라 디너와 다름없이 정성스럽게 준비된 파티. 오다기리 조는  감독 강제규와 시종일관 함께 했다. 뱅상 베르나 사장과 불어로 대화를 나눠 주위의 찬사를 받은 예지원. 핸섬한 이기우. 매니지먼트 연합 UAM을 대표해서 디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김민종. 한편 디올은 이날 행사에서 아시아 시네마 펀드에 신인 감독들을 위한 후원 기금을 전달했다.

    서울에서 초대장을 들고 날아온 스타일리스트 김성일과 박혜라가 과장된 인사로 패셔너블한 무드를 고조시키는데, 어디서 낯익은 청년 하나가 턱시도 수트를 입고 어슬렁거렸다. “저 아이 누구야?” 내가 묻자, 김성일이 “송재림! 신인인데 캐논 광고와 2NE1 뮤직 비디오에 나왔어. 요즘 잘나가” 하고는 인사를 시켰다. 가만 보니, 영화 <여배우들>에서 사진작가 김용호의 어시스턴트 역할을 했던 친구다.그 사이에 커서 이제 배우로 디올 파티에 초대 받는구나. 뒤이어 이기우, 김시후, 김민종이 쫓기듯이 안으로 들어왔다. 늘씬한 몸에 한껏 멋을 낸 남자 배우들은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 같았다. 외부 포토월에는 여러 포토그래퍼가 있었지만, 리셉션장과 디너 현장에는 <보그>만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갑자기 왁자지껄하게 덩치 큰 중국인 방송팀이 샴페인 파티장에 뛰어들었다. 알고 보니 오늘 디너 공식 행사에서 조인식을 맺기로 돼 있는 중국 매니지먼트 ‘화이 형제’에서 부른 프레스들. 말도 안 통하는 저들을 어쩌나걱정하는데, 다행히 주최측에서 설명을 해 순순히 물러갔다. 휴~! 언제나 찍으려는 카메라들은 넘치고, 스타들은 도망치고 싶어 한다. 디올의 뱅상 베르나 사장(케빈 스페이시와 니콜라스 케이지를 반씩 섞어놓은 듯한 외모)과 8등신 몸매를 자랑하는 윤순근 이사가 호스트로 파티장을 누비며 덕담을 나누는 사이, 흰옷을 입은 천사, 소녀시대의 윤아가 걸어 들어왔다. <겨울연가>를 히트시킨 윤석호 PD와 함께 장근석과 <사랑비>라는 한류 전용 로맨스 드라마를 찍고 있는 트렌디한 요정 앞으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f(x)의 빅토리아와 셜리까지 디올 칵테일 드레스로 차려입고 나타나자 너도나도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스타들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비쳤다. 내가 웨이트리스에게 빅토리아와 셜리에게 샴페인을 가져다주라고 해서 권하자, 매니저가 강한 어조로 제지했다. “미성년자라 술을 마시면 안 됩니다.” 아! 저 아이들은 이 맛있는 음료도 못 마시다니. 가엾다! 물가에 내놓은 아기를 간수하듯 매니저가 아이돌 스타들을 디너 식사 자리로 안내했고, 그와 동시에 우리 모두 디올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연회장으로 이동했다.

    디올 레이디가 프린트된 세련된 백월, 천장의 늘어진 실크 리본, 소담스러운 흰 꽃과 화이트, 로제, 레드로 이어지는 와인까지. 파리의 디올 갈라 디너와 다름없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저녁식사였다. 이번 디너는 영화에 영감을 주고 여배우들의 사랑을 받았던 디올이 부산영화제와 처음으로 파트너십을 갖고 시작한 첫 행사. 이제까지 도빌 영화제, 마라케시 영화제, 칸영화제에서 갈라 디너를 개최했던 디올이 아시아에서 가장 핫한 영화제로 부산을 선택한 것이다. 디올은 영화인을 위한 갈라 디너와 함께 신인 감독들에게 제작비를 후원하는 아시아 시네마 펀드에 3천만원을 기부하는 선행으로, 영화제에 패션 인더스트리의 입지를 높였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디올에 보답하겠다”는 이용관 위원장의 훈훈한 멘트로 드디어 패션과 영화의 랑데부가 시작됐다.

    테이블에선 여배우 이소연과 공현주, 그리고 미스코리아 3인방이 얌전하게 포크와 나이프를 썰며 식사하는 데 비해, 예지원은 유창하진않지만 유쾌한 불어로 디올 스태프들과 격의없이 수다를 떨었다. 물론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촬영이 더 곤란하다. 사람들이 말하는 도중에 촬영하는 것만큼이나 입 안에 음식을 넣고 있는 순간에 촬영하는 것 역시 헛일이기 때문이다. 부담 없이 식사하는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나 역시 스테이크를 썰고 레드 와인을 마시며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는데, 이렇게 점잖게 식사만 하다가는 한 컷도 못 건지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뤽 베송 감독과 오다기리 조가 오기로 돼 있었지만 아직도 나타나지 않은 상태였다.

    디올 블랙 수트로 댄디하게 차려입은 김민종, 게스트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여배우 이소연.테이블 위에 놓인 디올 백이 늘씬한 샴페인 잔과 잘 어울린다. 끝까지 남아 파티를 즐겼던미스코리아 3인방. 신인 배우 송재림. 스타일리스트 김성일과 콜롬보 이혜경 사장 모녀. 오킴스 바에서 열린 네트워크 파티에서 유명인사들의 분위기를 돋우는 디올 윤순근 이사. 멋지게 차려입은 디올의 VIP 고객 모녀.

    밤 9시쯤 식사가 끝나자 스타J의 정영범 대표와 강제규 감독이 주도해 “오킴스바로 가서 제대로 네트 워킹 합시다!”라고 외쳤다. 네임택이 붙은 원형 테이블에 앉아 고상하게 하는 식사도 좋지만, 사교는 선채로 춤을 추며 좀 놀아야 흥이 오르는 법. 밤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 야외 데크가 있는 오킴스에는 영화인들로 넘쳐 흐르기 시작했다. 이광모 감독, 진원석 감독, 조원희 감독, 콜롬보 이혜경 사장과 그녀의 딸, 태국에서 온 왕족과 신인 여배우 박예슬 등이 보이기 시작했고, 해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화려한 드레스들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고조 됐다.

    특히 콜롬보 이혜경 사장과 딸 소희 양은 사교계의 마스코트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매혹적인 룩과 매너를 선보여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파티가 막바지에 이르자 이소연이 주말드라마 때문에 오늘밤 밴을 타고 서울로 가야 한다며 아쉬운 인사를 하고 떠났다. 태국 왕족들이 미스코리아에게 대시를 하고, 서로에게 ‘핫!’을 연발하며 여흥을 즐기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선남선녀들과 유명인들이 신분과 스타의식을 버린 채 멋진 의상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 모습… 디올이 그들에게 멋진 밤을 선사했다. 그 사이 나는 장동건, 오다기리 조와 함께한 전쟁 영화 <마이 웨이>로 부산을 뒤흔든 강제규 감독, SM과 키이스트 관계자들과 만나 자연스럽게 교분을 쌓을 수 있었다. 자정 무렵이 되자, 드디어 우리의 오다기리 조가 나타났다. 그런지한 히피 룩 차림으로 나타난 오다기리 조는 그에게 돌진하는 올 드레스 입은 여성들과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주었다. 하지만 매니저는 단독 사진은 안 된다고 <보그> 렌즈를 막았다. 바다를 향해 등을 돌린 오다기리 조의 모습에서 약간의 고독이 느껴졌다. 모엣 샹동 미니 보틀을 맥주병처럼 쥔 사람들이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그들 모두가 디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나만 빼고.

      포토그래퍼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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