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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 앤 가바나 듀오와 수애의 만남

2016.03.17

by VOGUE

    돌체 앤 가바나 듀오와 수애의 만남

    서울을 찾은 밀라노의 황태자, 돌체 앤 가바나. 〈보그〉가 직접 만난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누구보다 유쾌하고 솔직한 디자이너들이었다. 스파클링 와인처럼 달콤했던 그들과의 대화.

    보디라인이 섹시하게 연출되는 스트레치 소재 블랙 원피스와 레이스 샌들 차림의 수애,그리고 똑같은 턱시도 수트에 나비 넥타이 차림의 돌체와 가바나.

    누군가 돌체 앤 가바나의 두 디자이너와 만나는 건 달콤한 이태리산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는 것처럼 황홀한 일이라 말한 적 있다. 긴 잔을 타고 쉴 새 없이 솟아오르는 기포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진한 이태리 억양의 말투, 톡 쏘는 첫 맛처럼 거리낌 없이 쿨한 태도, 그리고 진담과 농담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달콤한 유머까지. 지난 27년간 패션계를 황홀하게 매혹시켜왔던 샴페인 같은 듀오,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 그들이 서울에 온다는 소식을 들은 건 지난 10월. 새롭게 리노베이션한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밀라노에서 서울까지의 먼 길을 날아오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돌체앤 가바나 측은 둘의 서울 방문이 확정되는 순간 <보그>와의 만남을 제안했고, <보그>는 기꺼이 화답했다.

    1986년 ‘Real Women’이란 제목의 첫 컬렉션을 선보인 후, 빠른 속도로 자신들만의 제국을 튼튼하게 쌓아 올린 돌체와 가바나 듀오. 다른 이태리 디자이너들이 아카이브와 공방이라는 든든한 배경(프라다, 구찌, 펜디, 페라가모 등)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면, 이 젊은 듀오는 원대한 꿈과 서로의 신뢰와 애정만으로 패션계 문을 두드렸다. 시칠리안 테일러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 무릎에서부터 배운 테일러링 실력과 기술을 갖춘 도메니코 돌체, 밀라노 디스코 키드로 트렌드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과 마케팅 실력을 지닌 스테파노 가바나. 골치 아픈 패션 수사학 대신 현실의 여성을 아름답게 하는 패션을 선택한 이들의 시너지는 기대 이상이었다.

    패기 넘치는 이 둘은 하나의 실루엣이나 스타일로 패션계에 혁명을 일으키기보다 시칠리 여성을 뮤즈로 클래식한 이탤리언 스타일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어느새 한눈에 봐도 ‘돌체 앤가바나 스타일’임을 알 수 있는 시그니처들을 완성시켰다. 이태리식 테일러링, 레이스 장식의 란제리, 대담한 레오파드 프린트, 요란한 주얼리와 크리스털 장식, 무엇보다 섹시하고 글래머러스한 애티튜드! 그리고 선글라스와 안경, 향수, 란제리, 메이크업 등으로 이어진 영토 확장까지. 그리하여 돌체 앤 가바나의 패션왕국은 패션계 상공 높이 레오파드 깃발을 펄럭이게 되었다(그들은 프라이빗 제트기를 타고 서울에 도착했다!).

    그런데 돌체 앤 가바나 듀오의 서울 입성을 가장 먼저 알린 건 인터넷 뉴스의 입국 사진도, 홍보팀의 다급한 보도자료도 아니었다. 푸른색대한항공 로고가 담긴 사진 한 장과 ‘Hello’에 느낌표를 다섯 개 더한 스테파노 가바나의 트윗. 인터넷과 트위터에 푹 빠진 디자이너다운 유쾌한 등장이었다. 그리고 이날 <보그>와 듀오의 만남에는 아름다운 게스트 한 명이 초대되었다. ‘드레수애’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유난히 드레스업 스타일이 잘 어울리는 수애가 주인공. 요즘 알츠하이머에 걸린 멜로 주인공을 연기하는 그녀지만, 돌체 앤 가바나의 섹시한 란제리로 차려입고 이태리 뒷골목을 닮은 세트장에서 요염한 포즈를 취하자 그녀는 돌체 앤 가바나의 뮤즈 그 자체. 물론 듀오는 수애에게 “뷰티풀!”을 연발하며 즐거워했다.

    섹시한 보디라인이 글래머러스한 무드를 풍긴다. 플라워 디테일이 포인트인 블랙 스팽글 드레스.

    촬영 현장을 잠깐 들여다볼까? 돌체와 가바나가 스튜디오에 오기로 한 시각은 11시 30분. 수애와의 화보 촬영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스튜디오 입구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곧 돌체와 가바나가 수행원들(본사 홍보팀 직원들은 물론 각자의 보디가드까지 대동)을 동행한 채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온화한 미소의 도메니코 돌체는 처음 만나는 스튜디오 스태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오늘 함께 촬영할 수애의 옷을 살펴봤고, 조금 예민해 보이는 멋쟁이 스테파노 가바나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완벽하게 다듬기 위해 잠시 드레싱룸으로 사라졌다. 곧 등장한 그들은 정중한 턱시도 차림. 패션쇼 피날레에서 항상 만나던 그 모습이었다. 첫 번째 컷은 둘만을 위한 포트레이트 촬영. 낯선시선들 사이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영 어색해 보였던 둘은 곧 스태프들의 환호(“와우!” “핸섬!” “베리 나이스!”)에 이내 긴장을 풀었고, 밀라노 거리에 선 듯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트라페즈 실루엣의 미니 드레스로 바꿔 입은 수애가 그들 사이에 서자, 셋은 처음 만난 이들 같지 않게 금세 친밀한 트리오가 됐다.

    이제 화보 촬영은 끝이 났고, 돌체 앤 가바나라는 샴페인을 본격적으로 맛볼 차례. 인터뷰를 위해 향초가 켜진 조용한 공간으로 안내된 그들은 이태리어로 서로 농담을 나누다 질문이 시작되자 곧 진지하게 답하기 시작했다. 손을 만지작거리며 한마디씩 정확하게 답변을 말하는 도메니코와 모든 질문에 당당하게 먼저 답하던 스테파노. 예상대로 그들은 솔직하고 유쾌한 태도로 인터뷰를 이끌어나갔다. 진지한 대답과 장난기 어린 대답이 적당히 섞인 대화에서는 동료로서, 그리고 오랜 친구로서 서로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묻어났다.

    여우털 칼라 장식의 스팽글 재킷은 여성스러운 와인 컬러의 새틴 클러치와 함께 화려한 감각을 드러내기에 그만이다.

    밀라노가 아닌 서울에서 만나다니 낯설면서도 반갑다. 지금 기분은 어떤가?
    Domenico Dolce 우리도 서울에 오게 돼 너무 즐겁다. 서울은 처음이기에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밌기만 하다. 아직까지는.
    Stefano Gabbana 시차 때문에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흥미롭다. 새로운 도시에 오는 건 언제나 즐겁다.

    어젯밤 아주 맛있는 불고기를 즐겼다고 들었다.
    Stefano Gabbana 정말 맛있었다. 우린 아시아 음식을 매우 좋아하는데, 사실 밀라노에 있는 한국이나 일본, 중국 식당들은 별로 맛이 없다. 그래서 런던이나 뉴욕에 갈 때마다 아시아 음식을 즐겨 먹는다. 어제 먹었던 한국 음식은 정말 달콤하고 훌륭했다.

    한국 진행팀에게 일정 중 모든 식사를 한국 음식으로 부탁했다고 들었다. 얼마 전 서울에 들렀던 프랑스의 한 유명한 패션 관계자는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프랑스 음식만 먹었는데 말이다.
    Domenico Dolce 이해할 수 없다. 여행을 오는 건 그곳의 모든 것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닌가. 당연히 그 도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식도 실컷 먹어봐야 한다.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나 멕시코에서 이태리 음식을 찾는 건 조금 웃기는 일이다.

    왠지 돌체 앤 가바나라면 하루 세끼 모두 파스타에 올리브 오일만 먹을 것 같다. 이태리 느낌이 물씬 풍긴다는 의미다. 얼마 전 밀라노에서 선보였던 내년 봄 컬렉션도 이태리 스타일이었고, 돌체 앤 가바나다웠다.
    Stefano Gabbana 그렇다. 이번에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려 했다. 싱그러운 과일과 채소 프린트, 시칠리안 분위기의 레이스 등등. 우리 고객들이 이태리의 여름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

    젊은 날 소피아 로렌이 입었을 법한 옷들이었다. 쇼 음악도 로렌이 부른 ‘Mambo Italiano’이지 않았나?
    Domenico Dolce 맞다. 50년대 소피아 로렌을 머릿속에 그리며 작업을 시작했다. 화창한 여름날 시칠리 거리를 거닐면서 장도 보고, 데이트도 즐기는 모습말이다. 프린트도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고, 레이스 작업에도 아주 오랜 시간을 들였다. 쇼를 보면서 이태리와 시칠리를 느꼈다면 우리는 성공한 것이다. 얼마 전 봄, 여름 광고 캠페인 촬영도 끝냈다. 이번엔 모니카 벨루치, 비앙카 발티처럼 멋진 이태리 여성들을 촬영했다. ‘몰또(아주) 이탈리아노’적인 광고가 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다시 돌체 앤 가바나의 뿌리로 돌아간 듯한 작업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듯하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낯선 테마를 담은 미래적인 컬렉션을 완성하기도 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Stefano Gabbana 25년이 넘도록 패션 디자인을 해왔다. 그러니 우리가 해보고 싶은 건 거의 다 해봤다고 할 수 있다. 그게 때로는 미래가 주제가 되거나, 아티스트가 주제가 되기도 했던 거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돌체 앤 가바나를 실제로 입는 여성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성들이 진짜 원하는 게 뭘까 고민했고, 그건 우리가 제일 잘하는 옷들이었다. 섹시하고 우아하며 글래머러스한, 이태리적인 옷들 말이다.
    Domenico Dolce 결국 매장에서 고객들이 구입하는 건 메탈 코르셋도 아니고, 과장된 어깨의 브로케이드 잠옷도 아니다. 돌체 앤 가바나 하면, ‘아!’ 하고 떠오르는 옷들에 집중하기로 했다. 물론 또 언제 바뀔지 모른다. 그건 우리가 어떤 걸 느끼느냐에 달려 있으니 말이다.

    Vogue 정확히 돌체 앤 가바나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된 건가?
    Stefano Gabbana 음, 26년?
    Domenico Dolce 아니 27년이 되어 간다.
    Stefano Gabbana 너무 오래되서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럼 27년 전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전 세계에 매장을 가진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될 것이라 상상해 보았는가? 둘이서 그런 꿈을 이야기하기도 했는가?
    Stefano Gabbana 우리가 만난 건 그보다 몇 년 전이다. 그때 우리는 아주 순수했다. 전 세계에 매장을 열고, 마돈나에게 우리 옷을 입히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거창한 꿈은 없었다.
    Domenico Dolce 난 나만의 옷을 만들고 싶었다. 그저 밀라노에 부티크 하나만 있어도 만족할 수 있었다.

    그 소박한 꿈을 가진 청년 도메니코와 스테파노는 어떻게 만났나?
    Stefano Gabbana 우리가 처음 만난 건 한 이태리 디자이너밑에서 함께 일하면서부터다. 도메니코는 벌써 그곳에서 일한 지 2년이 된 고참이었고, 난 패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들어갔다.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났다는 건 소문이었나? 서로의 첫인상에 대해 기억나는 게 있나?
    Stefano Gabbana 도메니코는 아마 날 보고 ‘저 남자를 원해!’라고 생각했을걸? 그렇지?
    Domenico Dolce (장난기 어린 말투로)너무 오래되서 기억나지 않는다. 별로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Stefano Gabbana 왜? 난 다 기억난다! 그때 도메니코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으로 차려입고 멋진 척 하곤 했다. 자신이 아주 잘나가는 패션 디자이너인 것처럼. 난 그냥 라코스테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도메니코를 보고 뭐 저렇게 옷을 입은 사람이 다 있나 싶었다. 80년대 초에는 모두 캐주얼하게 입었는데 그런 옷을 입고 있으니 튈 수밖에. 하지만 함께 일하게 되면서 아주 따뜻하고 뛰어난 디자이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게 많은 걸 가르쳐주었고, 우리는 아주 잘 맞았다.

    그런데 왜 가바나 앤 돌체가 아니라 돌체 앤 가바나로 정했던 건가? 예를 들어 한국에선 다들 줄여서 돌체라고만 부르곤 한다. 섭섭하진 않나?
    Stefano Gabbana 상관없다. 돌체 앤 가바나는 우리 둘 다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름의 순서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영어 속담 중에 ‘Two heads are better than one’이란 말이 있다. 실제로 두 명이어서 더 좋은가?
    Domenico Dolce 우리는 두 명의 디자이너가 아니다. 돌체 앤 가바나로서 모든 결정을 내리고, 모든 컬렉션을 함께 준비한다.
    Stefano Gabbana 음, 항상 같은 ‘무드’를 감지하고, 같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처음부터 한 명의 디자이너처럼 작업해왔다. 그러고 보니 86년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을 때, 이태리의 한 신문에서 우리를 이렇게 불렀다. “두개의 머리가 달린 한 명의 디자이너.” 20년이 넘었지만, 그건 우리를 설명하기에 더없이 적절한 표현이다.

    그렇게 말하니 갑자기 당신 몸에 도메니코의 얼굴이 달린 모습이 떠올랐다.
    Stefano Gabbana (역시 장난기 어린 말투로)메두사처럼 말인가? 어우, 상상만 해도 징그럽다! 하지만 도메니코는 항상 내 뒤에 있다. 나를 감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하. 자신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처음 시작은 일명 ‘시칠리의 미망인’ 시리즈였다. 블랙 레이스의 코르셋을 입은 지중해여성. 둘이 함께 꿈꾸던 여성이 표현된 것이었나?
    Stefano Gabbana 난 밀라노 출신이고, 도메니코가 시칠리 출신이다. 우린 모두 오래된 이태리 영화 속 이미지에 반해 있었다. 특히 로셀리니 감독의 〈무방비 도시> 속 안나 마냐니 같은 여성 말이다. 누군지 아나?

    캐주얼한 데님 차림의 듀오와 포즈를 취했다. 함께 매치한 의상은 레이스와 레이스 프린트가 가미된 로맨틱한 돌 드레스! 의상과 슈즈, 백은 돌체 앤 가바나(Dolce&Gabbana), 주얼리와 시계는 반 클리프 아펠(Van Cleef&Arpels).

    알고 있다. <장미 문신>에서도 멋졌다.
    Stefano Gabbana 그렇다. 그렇게 50~60년대 이태리 영화 속 여인들을 상상했다. 로셀리니, 펠리니, 안토니오니, 파졸리니, 비스콘티… 또 누가 있지? 아! 또, 데 시카 감독의 영화에서 만날 수 있던 지극히 이태리다운 여성 말이다.
    Domenico Dolce 소피아 로렌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는 처음부터 어떤 여성을 위해 옷을 만들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혹시 어떤 컬렉션을 위해 떠올리는 여성이 서로 달라 싸우지는 않나?
    Domenico Dolce & Stefano Gabbana 하하하!(이 질문에선 모든 이탈리아 스태프들이 따라 웃었다.)

    그건 긍정의 의미인가?
    Stefano Gabbana 물론 싸운다. 수없이 싸워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시는 안 볼 거야,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젊을 때야 정말 끝내버릴 거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성숙해졌고, 함께 지내는 방법을 찾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했으니, 그 정도는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연인이었고, 이제는 친구이자 오래된 파트너다. 싸울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둘의 관계는 언제나 흥미롭다. 그럼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는 건가?
    Stefano Gabbana 그렇다. 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합의하는, 아니 합의는 틀린 단어다. 음,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할까?

    중간에서 만나는 법을 체득했단 뜻인가?
    Stefano Gabbana 그렇다. 중간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Domenico Dolce 때로는 내가 더 스테파노를 당길 수도 있고, 때로는 내가 스테파노 의견 쪽으로 쏠릴 때도 있다. 언제나 중간은 아니지만 결국엔 만나는 거다.

    서로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를 꼽자면 무엇인가?
    Domenico Dolce 침묵. 이것밖에 없다. 스테파노는 너무 말이 많다. 처음부터 그랬다.
    Stefano Gabbana 흥, 글쎄. 너무 어렵다. 좀더 생각 해봐야 할 것 같다.

    돌체 앤 가바나의 여성으로 돌아가보자. 인생의 수많은 여성들에게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 당신 인생의 여성은 누구인가?
    Stefano Gabbana 마돈나!
    Domenico Dolce 난 어릴 때부터 많은 여성들 사이에 둘러싸여 자랐다. 엄마와 누이들, 동네 주민들, 친구들 모두 내게 영향을 끼쳤다. 누굴 한 명 꼽는 건 어렵다.

    그럼 만약 남은 일생 동안 단 한 명의 여성에게만 옷을 입힐 수 있다면 누굴 선택하겠는가?
    Stefano Gabbana 마돈나! 며칠 전에도 뉴욕에서 우리 코트를 입은 모습이 파파라치에 찍혔다. 그녀의 새로운 싱글 데모를 먼저 받았는데, 정말 좋다. 기대해도 좋다.

    당신들은 평생 돌체 앤 가바나 옷만 입을 수 있겠는가?
    Stefano Gabbana 물론이다. 음, 아닐 수도 있겠지만.
    Domenico Dolce 난 괜찮다. 스테파노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스테파노는 트위터를 열심히 하기로 유명하다. 도메니코는 왜 하지 않는가?
    Stefano Gabbana 도메니코는 그런 쪽으로는 전혀 관심이 없다.

    트위터가 그토록 재미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Stefano Gabbana 고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정말 환상적인 일이다. 그리고 설사 우리 옷을 살 수 없는 팬이라 해도 좋다. 이건 새로운 시대가 준 축복이다.

    그럼 내가 멘션을 보낼 테니, 지금 바로 멘션을 보내줄 수 있겠는가?
    Stefano Gabbana 물론이다(<보그 코리아> 공식 트위터로 @Stefanogabbana에게 인사를 건네자, 스테파노는 그 즉시 “Hi!!!! :))))) love”란 멘션을 보냈다!).

    트위터도 그렇지만 쇼에 블로거를 초대하고, 실시간으로 패션쇼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인터넷이 둘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도 했나?
    Stefano Gabbana 절대!
    Domenico Dolce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예전과 같다. 인터넷이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지만, 인터넷에 관련된 프로젝트는 모두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취향 때문이다. 인터넷보다 더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또 달라질지 모른다.

    요즘엔 유로존 위기부터 경제 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D&G 역시 이번이 마지막 컬렉션이었다. 일할 때 좀더 조심스럽진 않나?
    Stefano Gabbana 그건 경제 위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결정이었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위기를 겪어봤다. 그 모든 위기들이 지나가면 언제나 새로운 것이 등장한다.
    Domenico Dolce 위기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 한다. 긍정적일 필요가 있다.
    Stefano Gabbana 이태리 격언 중에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는 말이 있다. 위기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은 있다. 예를 들어 이렇게 한국에 와서 당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새로운 면이다. 유럽이 위기라면 한국과 아시아는 새롭고 흥미롭다. 절대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당신들에게 있어 완벽한 하루란?
    Domenico Dolce 일하는 것. 하루 종일 기분 좋은 상태로 일하는 것.
    Stefano Gabbana 갑자기 ‘Perfect Day’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Just a perfect day”로 시작하는 노래 말이다. 누가 불렀었지?

    루 리드 아닌가?
    Stefano Gabbana 그렇다. 루 리드의 노래. 하지만 듀란 듀란도 리메이크했다. 그 노래도 들어보면 정말 좋다. 내게 있어 완벽한 하루란 그런 하루다. 그저 편안한 ‘완벽한 하루’.

    지중해에서 요트를 타거나, 밀라노 클럽에서의 파티를 예로 들 것이라 생각했다.
    Stefano Gabbana 전혀. 이제는 달라졌다. 편안하고, 일을 하고, 조용한 하루가 좋다. 물론 파티도 즐겁지만!

      포토그래퍼
      김태우
      스탭
      헤어 / 박선호, 메이크업 / 김지현, 세트 스타일리스트/ 슈가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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