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새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2016.03.17

by VOGUE

    새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언제까지 가리고, 뽑고, 염색하기를 반복할 것인가? ‘새치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도 아닌데 곳곳에 출몰하는 흰머리 때문에 여간 성가신 게 아니라면? 최근 들어 30대는 물론 20대까지 번져가는 새치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모피는 엘페.

    요즘 20대 중에도 새치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과거에 비해 젊은 층에서도 흰머리가 많이 생기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육류 위주의 식습관은 젊은 새치 인구를 늘어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과도한 동물성 지방 섭취로 인해 체내 콜레스테롤이 증가할 경우 모낭으로 공급되는 영양분이 줄어들면서 새치가 생길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수면이 부족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두피의 혈액 순환이 저하되고 모낭에 있는 멜라닌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는데, 이때 모발 속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지면서 흰머리가 나오게 되는 것. 서구식으로 변한 식습관과 입시나 취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에게 새치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 나이에 새치가 생기는 ‘조기 백발’은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인가?
    보통 40대가 되면서 시작되는 백발은 정상적인 노화 증상인데, 머리카락은 신체 어느 부위의 털보다 가장 먼저 하얗게 변한다. 반면 젊은 나이에 흰머리가 나는 현상을 ‘조기 백발’이라고 부르는데, 백인의 경우 20세 이전, 흑인의 경우 30세 이전에 해당된다. 10~20대에 나타나는 조기 백발은 유전인 경우가 많지만, 역시 스트레스나 호르몬도 그 원인으로 꼽힌다.

    일시적인 스트레스가 새치나 백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원래 흰머리는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되지만, 어느 시점에서 급격히 흰색으로 바뀔 수도 있다. 정확한 연구 결과는 없지만, 정신적인 충격이 급성탈모나 백발 증세를 가속화시킨다는 역사적인 기록이 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나 영국의 토마스 모어가 사형을 앞두고 하룻밤 사이에 백발이 되었다고 한다.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아니고 유전적 이유도 아닌데 어느 날 갑자기 새치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면 특정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나?
    극심한 다이어트로 인해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멜라닌 색소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새치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갑상선 기능 이상, 골다공증, 당뇨, 고혈압, 악성 빈혈 등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할 수 있으니 새치가 급격히 증가할 때는 앞서 언급한 질환들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 외에 백반증 환자(멜라닌 세포 파괴로 인한 탈색소 질환)에게서도 머리카락 일부가 흰색으로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빈혈 환자들 중에서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경우가 많은데, 빈혈과 새치는 어떤 연관이 있나?
    빈혈 환자에게서 새치가 많이 생기는 이유는 멜라닌 합성 과정에서 철분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철분뿐만 아니라 구리, 아연, 망간, 칼슘, 알루미늄 등이 멜라닌 합성에 관여하니 특정 영양소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듯!

    사람마다 새치가 생기는 위치가 다른데, 새치가 생기는 순서가 있나?
    노화로 인한 백발은 일반적으로 옆머리에 가장 빨리 생기며, 앞머리, 뒷머리 순으로 이어진다. 새치가 잘 생기는 특정 부위는 따로 없지만, 흔히 귀 밑이나 귀 옆머리 부위에 먼저 생기는 이유는 그 부분 피부가 얇아 혈관 분포가 다른 부위에 비해 적기 때문에 영양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새치가 생기기 쉬운 것이다. 정수리나 이마 쪽에 많이 생긴다고 느끼는 것은 단지 눈에 잘 띄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흰머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 모낭에서 다시 검은 머리가 생성되는 것은 불가능한가?
    나이가 들어 백발이 되는 것은 모낭의 멜라닌 세포 활동이 점점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흰머리를 뽑는다 해도 기존의 모낭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시 검은 머리가 생기기는 어렵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빈혈 등으로 인한 새치는 일시적으로 색소 생성을 멈춘 것이기 때문에 그 원인을 제거할 경우 모발이 회복기를 거치면서 다시 검은 머리카락이 생성될 수 있다.

    원형탈모 환자가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도 새치가 발생할 수 있는가?
    간혹 원형 탈모 회복기나 대상포진 등의 염증성 질환을 앓고 난 후 새치가 생기기도 한다. 이는 모낭 내 색소를 만들어내는 세포가 제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흰머리가 생기는 것인데, 정상 모발에 비해 빠르게 자라다가 빠지고 다시 검은 모발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흰머리는 검은 머리보다 두꺼워서 새치가 나올 때 두피가 간지럽다는데, 사실인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흰머리는 정상적인 검은 머리보다 두껍고 길게 나는 것은 사실이다. 또 흰머리의 단면이 검은 머리보다 거칠고 타원형이어서 모발이 나오면서 두피에 자극을 줘 약간의 가려움증을 느낄 수도 있다.

    새치를 뽑을 경우 두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모공 한 개에서 평생 동안 나는 머리카락 개수는 25~35개 정도이며, 머리카락 한 올의 생존기는 2~3년 정도다. 그러니 모발을 억지로 뽑을 경우 탈모를 앞당길 수 있고, 세균 감염으로 모낭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참고로 새치를 뽑아내면 그 자리에 흰머리가 두 개 생긴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이다.

    이미 생긴 새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새치를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없는 한, 새치를 뽑지 말고 가위로 잘라주거나 염색할 것을 권한다. 무턱대고 뽑다 보면 탈모의 원인이 된다. 단, 너무 잦은 염색이나 자극성이 강한 염색제는 머리카락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니 주의할 것!

    그렇다면 음식과 생활 습관을 비롯, 평소 새치를 예방하는 방법은?
    멜라닌 색소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기 위해 검은깨와 검은콩 등의 블랙 푸드, 해조류와 채소류 등을 꾸준히 섭취하고, 모근의 혈액 순환과 영양 공급을 위해 규칙적으로 두피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금연,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규칙적인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에디터
      뷰티 에디터 / 한주희
      포토그래퍼
      강태훈
      모델
      스테파니
      스탭
      헤어 / 권영은, 메이크업/류현정
      기타
      참고 서적 / , 도움말 / 김범준(중앙대학병원 피부과), 권한진(더마스터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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