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보톡스 시술, 안전한가요?

아름다운 각선미에 대한 칭송이 불러일으킨 종아리 보톡스 시술이 점차 대중화 되는 조짐이다. 알다시피 다리 근육을 마비시켜 가늘어지는 효과를 노린 것. 과연 안전한 시술인지, 어떻게 하면 부작용을 없앨 수 있는지 진단해 본다.



아이쿠, 걸림턱도 없는 데 행사장에서 꽈당 넘어져 망신 당할 뻔했던 에디터 L. 아찔한 힐 때문일까? 아니면 지난밤 과하게 사이클 운동을 해서 다리에 힘이 풀린 걸까? 이런저런 추측을 무색게한 진실은 따로 있었다. 육상선수처럼 툭 튀어나온 종아리 근육, 즉 알통을 숨기고자 6개월에 한 번씩 꾸준히 맞아 온 종아리 보톡스로 인한 사고였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다리 근육을 마비시키는 종아리 보톡스시술은 아름다운 각선미를 원하는 여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조기 축구를 나가는 30~40대 남자들도 가끔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는다는 놀라운 사실! 반바지를 입었을 때 자칫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는 울퉁불퉁한 다리 근육을 매끈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물론 극소수 남자들에 해당되겠지만, 종아리에 보톡스 시술을 고려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확실히 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안전한 건지, 부작용은 없는지, 그 효과는 얼마나 지속될까?

사실 보톡스 시술 하면 표정 주름이 잡히기 시작한 30대 중반 이후 여자들이나, 지나치게 네모난 턱선을 가진 사람들이 맞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제 연예인이나 모델이 아닌, 일반인들이 이제 얼굴에서 종아리로 넘어와 보톡스를 맞기 시작했다니 격세지감이랄 수밖에!

“2001년 사각턱을 교정하는데 보툴리늄 톡신을 사용하면서 보톡스 시술은 일반화되었죠. 1년 후쯤인 2002년 제가 대한피부과학회에서 ‘보톡스 종아리 윤곽술’을 발표한 것이 세계 최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톡스 시크릿>의 저자인 모델로 피부과 서구일 원장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종아리를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 2~4병 정도의 보톡스가 필요했고, 당시 고가의 비용 때문에 시술이 일반화되기 힘들었다고 한다. “2004년 시드니에서 열린 오세아니아주 보톡스 전문가 회의에서 제가 종아리 축소술을 직접 시연할 때만 해도 서양 의사들은 그저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봤죠.” 하긴 건강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다리 근육을 없애는 시술 자체가 서양인들에게는 황당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리가 굵고 짧은 아시아인들에게는 닭다리 같은 종아리 알통이 눈에 거슬릴 수밖에.

2007년 이후 보톡스 가격이 훨씬 내려가면서 종아리 보톡스 시술도 대중화될 수 있었다. 얼굴보다 많은 양을 맞긴 해도 보톡스 종아리 축소술의 과정 역시 얼굴만큼이나 간단하다. 다리에 마취 크림(그냥 냉찜질만 하고 곧바로 주사를 맞는 경우도 있다)을 바르고 30분 후 보톡스 주사를 맞으면 끝! 시술 과정이 간단하다 보니 점심 시간을 이용해 맞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럼 피부가 얇은 얼굴과 비교해 다리에 맞는 보톡스의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 얼굴은 따끔따끔한 정도인데 과연 종아리도 그럴까? “얼굴에 맞을 때도 어느 부분에 주름이 가장 많이 생기는지 보기 위해 최대한 오만상을 찌푸리게 되잖아. 다리도 알통이 볼록하게 튀어 나오게 까치발을 들고 주사를 맞게 되는데, 그곳은 근육이 단단해서 그런지 정말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정말 아팠어.” 실제로 종아리 시술을 경험한 친구의 말이다.

시술 비용은 시판 제품에 따라 달라지는데, 1회 20만~40만원 정도. 대부분 1~2회 정도면 종아리가 예전보다 가늘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참고로 보톡스 제품은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외에 국산 ‘메디톡신’, 유럽 보푸입센의 ‘디스포트’와 ‘제오민’, 미국 솔스티스의 ‘마이아블록’ 등이 있다. 보툴리늄 톡신의 유효 성분은 비슷비슷하며, 제조 공정이나 유효 성분을 안정화시키는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순간의 고통을 감내하고라도 보톡스 종아리 시술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이유는 명백하다. 한번 경험하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강력한 효과 때문. 하지만 주름을 완화시키는 얼굴 시술과 근육을 축소시키는 종아리 축소술은 효과 면에서 시간적 차이가 있다. 얼굴의 경우 2~3일 정도면 주름이 펴지면서 그 효과가 3~6개월 정도 지속된다. 반면, 종아리의 경우(턱과 팔뚝도 마찬가지)는 2~3개월 후 종아리가 가장 가늘어 보이며, 최대 6~12개월 정도 효과가 유지된다. “보톡스 주사를 맞으면 약 성분이 신경과 근육사이에 작용해 그 연결을 차단하게 되고 근육 수축이 불가능해집니다. 주사를 맞은 며칠 동안은 근육 부피에 변화가 거의 없다 근육이 수축 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부피가 감소합니다. 약 2주 후부터 시작되죠.” 리네 성형외과 이종록 원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보톡스 종아리 축소술을 받은 후 주의해야 할 점은 1~2주 동안은 격한 운동이나 하이힐을 피할 것. 게다가 종아리 근육을 발달시키는 운동(등산, 스탭퍼 등)이나 하이힐을 신고 오래 걸어 다니는 것은 시술 효과를 오래 유지하는 데에도 방해가 된다.

그럼, 보톡스를 다리에 맞고 나서 쉽게 넘어지는 증상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할까? 다행히 그런 보행 장애 증상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린 클리닉 김세현 원장은 “일시적으로 종아리 근력이 시술 전보다 조금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드물게 뻐근한 느낌이 한쪽 종아리로 치우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걸을때 두 다리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넘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구일 원장은 보톡스 투여 양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욕심을 부려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을 투입하게 되면 1주~1개월 동안은 걷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보톡스를 투여하는 위치도 보행 장애의 원인이 될수 있다. 이종록 원장은 종아리의 알 모양을 만드는 비복근에 정확하게 보톡스를 주입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주사가 더 깊게 들어가 가자미근이나 심부 근육에 주사할 경우 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친구 K의 경우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끔찍한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다. 다행히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힐을 신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게 되었지만 한동안 걱정으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만큼 보톡스 주사의 바늘 각도나 찌르는 깊이, 보톡스 양과 주입 속도는 시술의 안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보톡스 그 자체의 부작용은 없는 걸까? 사실 보톡스의 부작용은 1989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후 누적된 임상 실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제기된 문제다. 물론 설령 부작용이 있다 할지라도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년 안에 원상복귀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긴 하지만 괜한 걱정으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 시술 후 0.1%라도 일어날 수 있는 증상들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우선 주사 시술이다 보니 멍이나 출혈, 감염,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체내에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니 두통, 현기증, 오심, 피부 발진 같은 부작용도 드물게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누구나 원한다고 해서 종아리 근육에 보톡스 주사를 맞을수 있는 건 아니다. 본인은 아무리 맞고 싶어도 맞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첫째, 피하지방이 거의 없고 근육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엔 시술 부위가 울퉁불퉁해질 수 있기 때문에 보톡스 시술을 받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둘째, 다리의 지방층이 과다한 경우도 맞을 수 없다. “흔히 굵은 종아리는 단순히 근육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방층이나 부종에 의해 두꺼운 경우도 있으니까요. 지방층이 두꺼운 경우, 보톡스 보다는 지방층을 파괴하는 고주파 시술이 적합할 수 있고, 부종 때문에 종아리가 두꺼울 때는 체외충격파 시술 등을 권합니다.” 김세현 원장은 종아리 피부를 손가락으로 잡아봤을 때 울퉁불퉁한 셀룰라이트가 두껍게 잡힌다면 지방층이 과다한 경우라고 설명한다. 참고로 고주파 근육 퇴축술은 종아리 가장 바깥에 위치한 비복근에 선택적으로 고주파를 쪼여 종아리 근육 세포 수를 줄이는 시술. 또 체외충격파는 종아리뿐 아니라 특정 지방층에 충격파(기계적 힘과 강한 압력의 파장)를 발생시켜 지방 세포를 분쇄하거나 파괴하는 시술이다.

용감한 이들은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보톡스 대신 수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바로 ‘종아리 근육 절제술’. 6개월 주기로 보톡스 주사를 맞다가 좀 더 장기적인 효과를 위해 수술을 감행하는 경우인데, 이종록 원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종아리 근육 절제술은 영구적인 수술법입니다. 수술에 대한 시간적, 정신적 부담만 없다면, 근육 절제술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물론 칼을 대는 수술이니 만큼 마취 부작용, 긴 회복 기간(3개월간 압박 스타킹을 착용해야 한다), 비교적 높은 비용(100만~150만원 정도)을 고려했을 때 선뜻 결정하기 쉽지 않다. 이 수술은 종아리 퇴축술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의사에 따라선 다리에 3~4cm 정도의 흉터가 남고, 10% 정도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종아리 근육 퇴축술을 받고도 다시 보톡스 시술을 찾는 이들도 있는데, 시간이 지난 후 좌우 다리가 비대칭이 되거나 종아리가 울퉁불퉁해지면 다시 보톡스 시술로 교정하는 경우. 그러니 효과가 짧은 보톡스를 선택할지, 수술을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당사자와 의사의 몫이다.

결국 날씬한 종아리를 갖기 위해 뭔가 감행해야 한다면 어느 병원의 어떤 의사를 찾을지가 관건이다.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의사의 나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시기 등으로 추정해볼 수 있고, 논문 발표나 강의 경험도 참고 기준이 될 것이다. 또 주변에서 시술한 사람들의 만족도를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 개인적으로는 직접 전문의와 만나 충분히 상담 후 아름다움을 보는 시각이 본인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나 더. 이왕 보톡스 시술을 할 거라면 저녁 때 병원 예약을 하는 게 좋을 듯하다. 물론 냉장 보관한 보톡스라면 별 차이가 없겠지만, 어제 딴 보톡스보다는 오늘 아침 새로 희석한 보톡스가 신선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