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건강을 지키는 호흡법

2016.03.17

by VOGUE

    건강을 지키는 호흡법

    호흡만 잘해도 날씬하고, 건강하고, 탱탱해질 수 있다.
    그저 당신이 어린 시절 그랬던 것처럼 숨만 제대로 쉰다면 말이다.

    호흡기를 거꾸로 세워둔 브로콜리라고 상상해보자.입과 코로 들어간 공기는 기관지를 따라 내려가양쪽 폐로 접어든다. 그리고 이는 수천 개의 작은기도로 나뉜다. 이 기도들을 기관지라고 한다.브로콜리의 동글동글한 잎처럼 기도 끝에는 ‘폐포’라는작은 공기 주머니가 있다. 건강한 폐는 수억 개의폐포로 이뤄져 있다. 이 안에서는 산소를 흡수하고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점액질이 먼지와균을 걸러내고 수백만 개의 섬모가 빗자루처럼이들을 청소한다. 담배가 폐에 직격탄인 이유는바로 이 섬모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호흡기를 거꾸로 세워둔 브로콜리라고 상상해보자.
    입과 코로 들어간 공기는 기관지를 따라 내려가
    양쪽 폐로 접어든다. 그리고 이는 수천 개의 작은
    기도로 나뉜다. 이 기도들을 기관지라고 한다.
    브로콜리의 동글동글한 잎처럼 기도 끝에는 ‘폐포’라는
    작은 공기 주머니가 있다. 건강한 폐는 수억 개의
    폐포로 이뤄져 있다. 이 안에서는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점액질이 먼지와
    균을 걸러내고 수백만 개의 섬모가 빗자루처럼
    이들을 청소한다. 담배가 폐에 직격탄인 이유는
    바로 이 섬모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어깨와 턱 관절에 힘을 빼고 양손은 아랫배에 올린 후 양반다리로 앉는다. “내쉬고 들이마시고, 호흡에만 집중하세요.” 고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SA 컬쳐 요가&명상센터에서 서무태 멘탈리스트의 멘트에 따라 호흡을 시작한다. “천천히 들이마시면 아랫배가 부풀어오릅니다. 다시 천천히 내뱉습니다. 호흡이 빠져나가면 배가 꺼지고 배꼽이 점점 등 쪽으로 달라붙습니다. 이때 자연스럽게 꼬리뼈가 안으로 말리면서 괄약근이 살짝 조여지는 느낌이 들 거예요. 집중하세요. 날숨과 함께 정체된 에너지, 쌓여 있던 감정이 빠져나가고 들이마시면서 그 빈 공간에 맑고 새로운 에너지를 채웁니다.” 배에 힘을 탁 풀고 ‘하’ 뱉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호흡에 맞춰 천천히 오르내리기 때문에 은근히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누가 숨쉬기 운동이 쉽다 했던가! 지금 당장 고개를 떨구고 자신의 몸통을 내려다보라. 숨을 쉬면 아랫배가 올록볼록 움직이는가? 대부분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현대인의 호흡은 가슴께에서만 오르락내리락 짧아져 있다. 이를 아랫배로 내려서 숨을 가득 들이마시고 내쉬려고 하니 가슴과 어깨까지 뻐근했다. 코로만 숨을 쉬려니 답답하기도 했지만 호흡과 함께 멘트에 따라 요가 동작을 더하니 긴장이 풀렸다. 15분쯤 흘렀을까. 배에서 꾸르륵꾸르륵 장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30분쯤 지나자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열이 나고 아랫배와 손끝까지 따뜻해짐을 느꼈다.

    단지 호흡법만 바꿨을 뿐인데, 왜 장이, 왜 몸이? 그렇지만 몸의 변화만큼 놀라운 것은 감정 변화였다. 화장실에 앉아 있는 30초 사이에도 오만가지 생각들이 휘몰아치던 내 머릿속은 텅 비고 오롯이 호흡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콧구멍 속 솜털의 떨림, 코 뒤쪽에서 목구멍으로 이어지는 기관지의 시원함(머리까지 시원해졌다), 날숨에 쪼그라드는 아랫배의 긴장감, 사타구니에 맺힌 땀, 따뜻해진 손끝의 저릿함, 마치 어디론가 쑥 빨려 들어갈 듯 묘한 몽롱함까지 처음 느껴보는 편안함과 고요함에 왈칵 눈물이라도 날 지경이었다. “잠든 아이의 배를 관찰해보세요. 우리 모두 이렇게 호흡을 했습니다. 다만 성인이 된 후 잊어버린 거죠.” 아이처럼 호흡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면역력이 높아지며, 장 기능이 개선되고, 덜 피로하고, 감정, 고혈압, 체중 조절이 가능해진다. 단지 숨만 쉬었을 뿐인데 말이다.

    횡격막을 움직여라
    사실 우리는 호흡에 대해 무지하다. 인간은 분당 6.8ℓ의 공기를 들이마시는데, 호흡이란 그냥 폐에 공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다. 호흡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산소가 폐로 들어가 이산화탄소와 교환을 일으키는 것이 외호흡, 그 산소가 혈관을 따라 세포에 전달돼 대사 과정을 일으키는 것이 내호흡이다. 결국 호흡을 제대로 못하면 몸 속 조직으로 가는 산소가 아주 적거나 부족해지고, 이는 신체기관이 최적의 상태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현대인의 호흡이 무척 얕고 빨라졌다는 데 있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의학서인 <황제내경>에 기록된 2500년 전 호흡 속도는 1분당 8~9번, 현대인은 15~20번으로 2배 가까이 빨라졌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깊고 안정적인 복식호흡이다. 라 끄리닉드 파리 이지연 물리치료사는 올바른 호흡을 위해서는 코, 횡격막, 늑간근, 골반저근으로 이어지는 코어를 모두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복식호흡은 전신 운동에 가깝다).

    특히 폐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횡격막! 횡격막은 흉부와 복부 사이에 있는 돔 형태의 근육막인데, 이것이 상하로 움직이며 폐가 부풀거나 줄어드는 공간을 형성한다. 덕분에 흉식호흡보다 3~5배의 공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되고, 덕분에 몸 구석구석까지 충분한 양의 산소가 전달돼 세포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또 복부에 압력이 가해져서 장관내장계의 활동과 혈액순환을 활성화시킨다. 쉽게 말해 피도 잘 돌고 내장과 손발이 따뜻하고 부드러워진다는 말씀.

    “코로 들이마시면서 흉곽을 옆으로 팽창시키세요.” 이지연 트레이너는 가슴을 펴듯 흉골을 열어 가슴 가득 공기를 들이마시고 횡격막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복지근(복근의 중앙을 가로지르는)과 항문권근(항문 주변)도 사용하기 때문에 골격이 교정되고 자세도 발라진다고 설명한다. 또 복식호흡은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놀랍게도 복식호흡은 일반 호흡에 비해 2배 정도의 칼로리를 소모한다(복식호흡 1시간은 맨손체조 35분, 자전거 타기 35분과 맞먹는다).

    한 방송사에서 식사량은 전혀 줄이지 않고 하루 30분씩 복식호흡을 시켰더니 3주 후 10명 중 7명은 체지방량이 감소했다. 체중이 무려 5.1kg이나 줄어든 사람도 있었다. 미국 MIT에서 발행한 과학 기술지 테크놀로지 리뷰에서도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음식이 소화되면 탄소 원자 형태로 혈액에 흡수되는데, 이 탄소 원자가 몸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것. 즉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적게 먹거나 호흡을 많이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복식호흡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이렇듯 차고 넘친다.

    코로 호흡하라
    달렸거나 흥분해서 급하게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야 할 때를 제외하고 입으로 호흡하는 포유동물은 생후 12개월 이후의 인간뿐이다. 세계적인 면역학자 니시하라 가츠나리 박사는 바로 이런 구강호흡이 면역력을 해치는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말을 많이 하는 직업(영업사원, 교사, 아나운서)을 가진 사람, 긴장할 일이 많은 사람(의료진과 사업가 등)은 자기도 모르게 입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니시하라 박사는 코로 호흡하는 것만으로 숙면을 취할 수 있고, 면역 질환(아토피, 피로, 기침 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코가 최전방 생체 방어 시스템이기 때문. 공기 중에는 수많은 세균과 오염물질이 존재하는데, 이들이 콧구멍을 통해 흡입되면 비강이라는 15cm 가량의 텅 빈 공간을 지나가게 된다. 이곳에서 세균과 이물질이 걸러지고(콧물, 가래의 정체가 이들이다), 면역 시스템에 적합한 습도와 온도로 바뀐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는 간질성 폐렴, 천식,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에 감염되기 쉽고 폐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

    그럼에도 살아남은 세균들은 제2차 방어선인 발다이어 편도환(Waldeyer’s Ring)에 도달하게 된다. 이곳을 처음 발견한 독일 의학자 발다이어가 “모든 병적 현상은 이곳에서 비롯된다”고 말했을 정도로 건강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특히 발다이어 림프성 인두륜에서는 백혈구가 만들어지는데(감기 등으로 편도선이 붓는 것은 이들 백혈구와 싸우는 과정에서 편도선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 1차 방어선을 뚫고 들어오는 세균들은 바로 이곳에서 사멸하게 된다.

    문제는 구강호흡을 하면 코의 정화 시스템을 전혀 거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 부위의 체온을 떨어뜨려 발다이어 편도환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것(결국 면역력이 떨어진다). 간질성 폐렴 환자 100%가 구강호흡을 한다는 사실이 내과 교과서에 기재돼 있을 만큼 구강호흡과 면역 시스템은 긴밀하다. 이제부터라도 의식적으로 코 호흡을 하라! 텔레비전을 보거나 혼자 있으면 금세 긴장이 풀어져 구강호흡을 하기 쉬우니, 2주 정도는 일상에서 하나하나 신경 쓰며 코 호흡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마음까지 다스리는 호흡
    호흡은 몸에만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서무태 멘탈리스트는 “화가 나면 호흡이 빠르고 거칠어지죠. 이렇듯 감정 상태에 따라 호흡도 변합니다. 불면증이나 소화장애는 근심이많아 호흡이 편안하지 않고 뇌파가 떨어지지 않을 때 나타납니다. 달리 말하면 평소 깊고 안정적인 깊은 숨을 쉬면 마음도 편하고 감정 조절도 쉬워지죠”라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와 우석대학교가 8주간 복식호흡 훈련을 한 결과, 참가자들의 혈압뿐만 아니라 심장박동수와 호흡수도 떨어졌다.

    이는 긴장이 풀리고 이완 상태로 들어갔다는 증거이며,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적혈구는 서로 엉겨 붙지 않고 제 모양을 갖춰 산소를 충분히 운반할 수 있게 된다. 또 백혈구 생산이 늘어나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 속도도 빨라진다. 복식호흡 시 오르락내리락하는 횡격막에는 많은 신경이 붙어 있는데, 그 중 미주신경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부교감신경의 활동을 지배하는 아주 중요한 신경으로, 복식호흡이 여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복식호흡의 첫걸음
    “아무리 이점이 많아도 복식호흡을 하면 가슴이 답답해서 힘들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는 감정 조절이 되지 않고 스트레스가 가슴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무태 멘탈리스트는 이럴 때는 오히려 땀을 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호흡은 코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땀구멍으로 피부호흡을 해보세요. 얼마 전 <힐링캠프>에서 고소영 씨가 소개한 ‘절체조’도 땀을 배출하는 피부호흡과 아랫배에서 토해내는 복식호흡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땀을 흘린 후 다시 복식호흡을 해보세요. 호흡이 훨씬 편안해질겁니다.”

    흔히 호흡의 목적은 산소를 흡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몸 속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이 더 큰 중요한 목적이다. 즉, 호흡을 통해 몸 속에 정체되고 쌓여 있는 묵은 것들을 내보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체중 감량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자세 또한 도움이 된다. <내 몸 사용설명서>에서는 처음 복식호흡을 연습할 때 누워서 할 것을 추천했다. 일어서서 깊은 숨을 쉴 경우 가슴운동을 과장되게 해 깊이 숨 쉬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

    반면 <호흡력>에서는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편안하게 만세 자세를 취한 뒤 복식호흡을 할 것을 추천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를 앙다물거나 어깨가귀에 붙을 듯 긴장을 하면 그야말로 도로아미타불.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의 긴장을 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폐와 호흡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도 있다. 마그네슘은 기관지를 이완시키고 천식에 도움이 되는 미네랄이다(하루 400mg). 폐에서 계속 가래나 점액이 나올 때는 앤아세틸시스테인(N-acetylcysteine)을 하루 600mg씩 두 번 복용하면 점액이 묽어지고 폐 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준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도 건강한 폐를 지니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어떤 항산화제, 비타민도 흡연으로 인한 폐의 손상을 만회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할 것!

    맑은 공기를 마셔라
    어떻게 호흡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공기를 마시는지도 중요하다. <내 몸 젊게 만들기>에 따르면 주거지는 대로변에서 최소한 100m 이상, 가급적 300m 이상 떨어진 거리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가장 강력한 독성물질인 PM2.5는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두 배로 끌어올리는데, 집안 진드기 외에 PM2.5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교통 혼잡도다. 그러니 운전 시 대도시 주변 고속도로를 운행할 때는 창문을 닫도록 하자. 물론 석면, 곰팡이, 오염된 실내 공기의 폐해도 심각하다. 환기는 필수(특히 새로 지은 집이라면 더 더욱!)이며, 집 안에 공기 정화용 식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불가피하게 만나는 독소만 피해도 2.8세, 만약 공해도가 낮은 지역에 산다면 2.2세 더 젊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니, 짬이 날 때마다 맑은 공기를 마시러 등산을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이화진
      포토그래퍼
      차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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