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를 점령한 두 배우

지금 테네시 윌리엄스의 명작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가 브로드웨이를 점령했다. 스크린을 떠난 스칼렛 요한슨과 벤자민 워커는 이 유명한 명작 무대 위에서 아름답고 상처 받은 커플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나는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를 대학 연극으로 처음 봤다. 당시 여자 친구가 매기 역을 맡았었다. 연극 내내 반쯤 벗은 상태로 한때 풋볼 영웅이었던, 술에 절어 사는 남편 브릭을 침대로 유혹하려고 애쓰는 남부 여성 역 말이다. 연극이 시작된 지 10분 만에 나는 그녀가 브릭 역을 맡은 남자와 잤다는 걸 알았다. 그로 인해 2시간 30분이 아주 길게 느껴졌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보자면 무대에서 그들은 수없이 불꽃이 튀었다. 그 후 내가 본 수많은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는 대부분 그런 화학 작용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달 리처드 로저스 극장에서 시작하는 로브 애시포드(Rob Ashford)의 새로운 버전, 즉 스칼렛 요한슨과 벤자민 워커가 출연하는 작품은 분명 다를 것이다. 혹시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밝히자면,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는 1995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으로, 거짓과 외로움에 대한 가족 드라마다.

리허설 도중 쉬는 시간에 나는 애시포드가 1958년 영화 버전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폴 뉴먼이 아주 멋지게 연기한 그 역할에 두 사람을 선택한 이유를 알았다. 워커는 무대와 영화(<링컨: 뱀파이어 헌터)에서 미국의 대통령들을 섹시하고 위험해 보이게 만든 남자다.진과 검정 가죽 코트 차림에 키가 190cm에 달하는 조지아 출신의 이 남자에게는 “어떤 편안함이 있다”고 애시포드는 말했다. “브릭 같은 인기남에게 기대할 수 있는 그런 편안함이지요.” 워커는 ‘거짓된 삶’을 경멸하면서도 세상을 떠난 절친한 친구를 사랑했다는 걸 직시할 수 없기 때문에 혼자서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을 마시는 역을 연기하지만, 자신의 캐릭터 명성을 빼앗을 위험은 피할 생각이다.

“그에겐 수동적인 면이 전혀 없어요. 그는 사람들과 얽히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그것은 냄비를 지켜보는 것과 같습니다. 물이 끓지 않으면 뚜껑이 열리는 걸 기대하지 않지요.” 터틀넥과 진 차림의 요한슨(그녀는 2010년 <A View from the Bridge>에서 리브 슈라이버의상대역으로 멋지게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은 관능미를 내뿜었다. “그녀는 관능미가 있는 게 아니라 관능 그 자체입니다”라고 애시포드는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나이트가운을 입은 채 무대를 미끄러지듯 돌아다니며 바닥을 긁는” 그런 요부 같은 과장된 연기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에요. 그들은 밀실에 갇힌 듯한 숨 막히는 열기 속에 놓인 두 사람입니다. 그래서 너무나 위태롭지요. 그것 자체가 섹시합니다.” 표면적으로 매기는 상속자를 낳아 시아버지의 재산 중 자신과 아이의 몫을 주장하기 위해 브릭과 자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녀는 뭔가 더 근본적인 것을 위해 싸운다.

“여기엔 진짜 러브 스토리가 있어요. 뒤틀리고 지독한 그런 사랑 이야기 말이에요”라고 요한슨은 말했다. “매기가 때로 교활하게 행동하는 건 그녀가 필사적으로 살아남은 사람이고, 이 남자와 결혼할 때 서로에게 무언가를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찾고 있어요. 특히 저는 더 그렇습니다.” 요한슨은 확실히 매기에게 공감을 느낀다. “저는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외로움을 느낀다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있어요. 특히 자신이 그 관계를 잘 이어가려고 애쓰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때의 외로움 말이에요. 누군가 당신의 욕구를 무시하거나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을 때 그것이 당신의 마음에 어떤 상처를 주는지 알고 있습니다.”

워커는 노골적으로 자신의 사생활과 연관 짓는 걸 싫어하지만, 이 연극에 어떤 역동성이 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자라면서 브릭 같은 사람들을 몇 명 알았어요. 네, 이 연극은 상당히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건 아주 사적인 일입니다.” 아마도 요한슨의 열정과 워커의 과묵함은 체질적인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그들에게서 매기와 브릭의 모습이 나타나는 걸 기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브로드웨이 뮤지컬(<How to Succeed in Business without Really Trying>)계의 연출가 겸 안무가로 유명한 애시포드는 레이첼 와이즈와 올리비에 상을 수상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만들었고, 런던의 돈마 웨어하우스에서는 주드 로와 <안나 크리스티>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도 그저 스타들이 경력을 쌓기 위해 출연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런 유명한 인물들을 데려와 연극 속에 녹아들게 만드는 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이 작품은 스칼렛 요한슨이 매기를 연기한 작품이 아닙니다. 그냥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라는 연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