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절정에 있는 비욘세 <2>

스타일 아이콘, 매혹적인 아내, 초보 엄마, 영화제작자, 비즈니스계의 거물… 비욘세의 이름에서 이니셜을 따, 그녀를 ‘퀸 B’라고 칭하자. 권력의 절정에 있는 여왕은 지금 자신만의 대본을 써내려가고 있다.

실크 코트, 브라, 하이웨이스트 쇼츠는모두 로샤스(Rochas).

현재 비욘세는 일과 가정 생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았다. 그녀는 지난여름, 뉴욕 주 햄프턴에서 새 앨범의 대부분을 녹음했다. 지난 앨범인 <4>와 2008년 앨범인 <I am… Sasha Fierce>의 성격이 뒤섞인 느낌이라고 한다. 이번 앨범엔 팀발랜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더 드림(The- Dream) 등이 참여했다. “우리는 가족처럼 매일 프로듀서들과 저녁을 먹었어요. 꼭 캠프에 온 것 같았죠. 주말에는 쉬었어요. 풀 속에 뛰어들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면서 말이에요. 바다와 잔디와 햇살… 그곳은 정말 안전한 장소였어요.” 비욘세는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 절친한 친구인 기네스 팰트로는 비욘세의 녹음 스튜디오를 방문했다가 딸과 함께 있는 그녀를 본 얘기를 들려주었다. “블루는 비욘세의 품에 안겨 자고 있었어요. B는 자신이 작업해왔던 걸 다시 듣고 있었고요. 저는 생각했어요. ‘이게 당신이 그 모든 것을 해내는 방식이구나, 당신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어.’ 물론 비욘세의 음악 생활에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고 기네스 팰트로는 말한다. 바로 블루가 스튜디오에 있을 때면, 사람들이 볼륨을 낮춘다는 것.

정신없던 슈퍼볼 공연이 끝나고 2주 후에 비욘세는 <Life is but a Dream>을 통해 자신이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대중들(아니 적어도 HBO 채널에 돈을 지불한 사람들)을 자신의 세계로 초대할 것이다. “제 얘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아무도 제가 정말 어떤 사람인지 모릅니다.” 아마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승인받지 않은 비욘세 전기를 쓴 작가들이 곤혹스러워 할 만한 얘기다. 물론 비욘세는 늘 카메라 앞에서 산다. 청하지도 않은 파파라치 카메라뿐만 아니라 그녀의 VJ들이 비욘세의 일상적인 미팅에서부터 가족 생일 파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기록하는 카메라 말이다. <Life is but a Dream>은 전통적인 다큐멘터리라기보다 멋지게 잘 만들어진 홈 무비처럼 펼쳐진다. 침대에서 화장기 없이 얘기를 하고 있는 비욘세의 모습도 볼 수 있고, 그녀의 자가용 헬리콥터, 제트기, 파리 리츠 호텔의 발코니 스위트룸도 살짝 나온다. 요트 위에서 남편과 수다를 떨고 있는 수영복 차림의 비욘세와 이 부부가 크로아티아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콜드 플레이의 ‘Yellow’를 듀엣으로 부르는 귀여운 장면도 있다.

하얀 드레스, 팬츠, 샌들은 모두 지방시(Givenchyby Riccardo Tisci).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이 많긴 하지만, <Life is but a Dream>은 가슴 아픈 순간들도 보여준다. 이 작품을 구성하는 한 가지
중요한 스토리 라인은 그녀가 2011년, 자신의 비즈니스 매니저인 아버지 매튜 노울스와 결별을 결심하는 힘든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처음에 그녀는 “제 영혼은 더럽혀져 왔어요”라며 외롭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뒷부분에서 그녀는 자신의 독립을 주장하고, 연예계의 작은 다툼들에 직면하는 과정에서 결국 아버지의 도움에 감사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꾼다. “아버지는 비즈니스 우먼이 되는 것에 대해 아주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어요. 그리고 지금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어요. 아버지가 했던 많은 ‘미친 짓’들이 꼭 필요했던 거죠.” 비욘세에겐 영화 제작 과정 자체가 어느 정도 힐링 효과를 줬다. “이 영화는 아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저를 치유해줬습니다. 울고 싶게 만들었죠… 죄송해요.”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저는 이 작품에 열정을 쏟았어요. 이 작품을 생각하면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Life is but a Dream>은 비욘세의 인생 목표를 밝히는 역할도 하고 있다. 슈퍼스타의 세계관을 공개하는 통로이자, 스타 자기 발견의 기록인 셈이다. 그녀는 성의 평등과 불평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소신을 밝히기도 한다. “평등하다는 건 근거 없는 믿음이에요.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든 사람들이 여성이 남성만큼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는 사실을 무의식중에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녀는 ‘힘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인다. 또 하나의 서프라이즈는 비욘세가 직접 블루의 초음파 사진을 공개한 것. 그 외 이 작품에 등장한 비욘세와 관련된 모든 것들은 그녀의 허락하에 이뤄졌다.

HBO의 편성 담당 사장은 스타가 직접 참여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형식의 접근에 확실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정의하기 위해 파파라치나 주간지를 기다리는 대신, 팬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로 결심한 아티스트들이 있어요. 특정 스타들을 해체하고 분석하려는 아주 탐욕스러운 세간의 욕망이 아티스트에겐 공포스러운 일이기 때문이죠.” <Life is but a Dream>은 비욘세에 대한 기록 중 상당 부분을 정확히 전달하려고 시도한다. 비욘세가 임신한 것처럼 속이고 몰래 대리모를 고용했다는 이상한 소문에 대해서 진상을 밝히는 내용도 있다. 그 루머 얘기를 꺼내자 그녀는 화를 내기보다 당황했다. “정말 괴상한 얘기였어요. 누가 그런 걸 생각이나 하겠어요? 그러니까 누가 그런 걸 꾸며내겠냐는 거죠. 그러니 그 루머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어요.” 비욘세의 어머니는 대리모 고용에 관한 소문이 아주 터무니없지만, 또 무시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엄마 입장에서 아주 힘들어요. 사람들이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떠들어대니까요. 언젠가 그들에게 꼭 진실을 얘기하라고 하고 싶지만, 비욘세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엄마, 그럴 필요 없어요. 자기들이 말하고 싶은 대로 떠들게 놔두세요.’ 비욘세는 오히려 자신이 엄마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politics as usual지난 9월 뉴욕. 오바마 대통령, 비욘세와 제이 지 부부는 무슨 얘길 하고 있었을까?

자신을 철저히 관리해온 비욘세도 늘 논란을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 그녀는 슈퍼볼 스폰서인 펩시와 계약을 체결하며 아동 비만 문제 때문에 건강옹호론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역습’은 드물다. 비욘세는 서두르지 않는 안정적인 사람이다. 그녀는 개인 정보를 지나치게 많이 공개하지 않는다. 약 700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지만, 1월 중순 기준으로 네 개의 트윗이 올라와 있을 뿐이다. 이 점에 대해 그녀는 유명세에 대처하는 훈련이 잘 돼 있는 또 다른 슈퍼스타 기업가인 남편 덕분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항상 제게 정직할 것이고, 진실을 말해줄 거라는 걸 아니까요. 그는 제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요. 저도 그가 겪고 있는 일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고요.” 부부는 해결책을 찾았다. 당신이 뉴욕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우연히 이들 부부를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브루클린 네츠(Brooklyn Nets, 농구팀)가 새로 마련한 10억 달러짜리 홈 코트의 맨 앞줄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본 적 있는가? 제이 지는 브루클린 네츠의 주주다. 버그도프굿맨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그들과 마주치진 않았는가? 그들은 브루클린 동네에 있는 작은 피자 가게에서 식사를 하고, 근처에 앉아 있는 젊은 부부의 아기를 보며 어쩔 줄 모른다. 그것은 슈퍼스타에겐 드문 재주다. 공개석상에서 성공적으로 사생활을 즐기는 것 말이다. 두 사람은 2012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동안 버락 오바마를 위한 모금행사 무대에 오른 적 있다. 그때 오바마는 자신의 삶이 제이 지와 비슷하다고 농담을 했다. “우리 둘 다 딸이 있고, 우리보다 아내들이 더 인기 있으니까요.” 오바마의 멘트였다. 물론 비욘세도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그녀는 인터넷에서 자신에 대한 기사를 보면 딱 그 기사만 읽는다. 거기서 멈춘다. 그녀는 잔인하고 인신 공격적인 댓글들은 읽지 않는다. “스크롤을 내리지 마세요!” 그녀가 웃으며 충고했다.

올해 말, 비욘세는 투어를 할 것이다. 그녀는 블루와 박물관과 레스토랑에 가고, ‘가족들이 아름다운 것들을 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기 위해 공연 스케줄을 신중하게 잡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무대로 복귀하는 것을 흥분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기네스 팰트로는 자신이 본 어떤 여성보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비욘세가 힘이 넘친다고 했다. “비욘세가 앞으로도 이런 말을 하진 않겠지만, 자신이 이 분야에서 전 세계 최고라는 걸 온몸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아요”라는 말도 했다. 아티스트로서 비욘세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녀는 여전히 디테일한 것들에 집착하는 것 같다. 스튜디오에는 그녀의 창작 과정을 자극하기 위한 정교한 아이디어 보드가 있다. 거기엔 사진들, 구절들, 과거의 성과를 떠올리게 하는 것들, 노래 컨셉들, 잠재적인 제목들 등이 붙어 있다. 2003년 앨범인 <Dangerously in Love> 표지도 붙어 있고, 프린스와 티나 터너와 함께한 그래미 시상식 공연 사진들도 있다. “제 아이디어 보드엔 아주 많은 것들이 붙어 있죠.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약간 비슷한 느낌이랄까요?”

비욘세는 자신의 새로운 음악이 예전보다 훨씬 더 관능적이고 파워풀하다고 말했다. 신보에서 그녀는 삶에 일어난 분명한 변화들을 반영하면서 아내와 어머니로 사는 것을 찬양할 것이다. “아기를 낳은 후 제 몸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어요. 지금은 제 몸이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의미한다고 느껴요. 몸에 대한 자신감도 훨씬 커졌고요. 더 뚱뚱하든, 더 날씬하든, 상관없어요. 제 자신이 훨씬 더 여성스럽게 느껴져요. 더 관능적이랄까… 부끄러움 같은 것도 없어졌어요.” 그녀는 다음엔 컨트리 앨범이나 재즈 앨범을 만들지도 모른다고 농담했다. 그리고 더 많은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는 커서 아기를 낳지 않을 거라고 말하곤 했죠. 그러다가 아이 넷을 갖고 싶었던 시절도 있었고요. 지금은… 한 명 더 낳고 싶어요.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요.” 일어날 일은 언젠가 일어날 거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의 삶이 너무 치열해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고, 가끔 뒤로 물러나 과거처럼 일에 완전히 매몰되진 않을 거라는 예감이다. “제게는 딸아이가 삶을 경험하고, 스프링클러들 사이를 뛰어다니고, 파자마 파티를 하고, 어느 아이나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걸스카우트? 학부모 학교 방문? 선생님이 “안녕하세요, 비욘세와 제이 지 부부가 학부모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셨습니다”라고 말하는 풍경을 상상해보라!

비욘세는 어린 시절 수많은 시간을 연습과 공연을 하며 보내느라 희생해야 했던 것들을 언급했다. 그녀는 가끔 뒤로 물러나 손을 놓을 수 있는 능력, 즉 어떤 자유를 얻었다고 했다. “제가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자유로운 기분이에요.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원하는 걸 할 수 있고, 원하는 걸 말할 수 있어요. 그리고 원한다면 은퇴도 할 수 있어요. 그것이 제가 지금까지 열심히 일한 이유니까요.” 물론 가까운 시기에 비욘세가 은퇴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거라 믿는다. 비욘세 노울스의 삶에는 새로운 자유가 있다. 행복이 있다. 우리의 현실적인 삶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아주 바람직하고 유명한 이 여자를 향해 열려 있는 문 너머로 한 유모차가 놓여 있고, 블루가 있다. 그리고 크고 끝없는 비욘세의 미래가 펼쳐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