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매력, 이효리의 쇼 타임 <1>

황량한 벌판 위 서커스 천막에서 만난, 화려한 무대 분장과 섹시한 하이힐의 아름다운 쇼걸. 팔색조 같은 매력을 뽐내는 이효리의 쇼 타임!

Beauty note눈빛 하나로 관중을 압도하는 쇼걸의 또 다른이름은 ‘팜므파탈’. 그들의 얼굴엔 세 가지공통점이 있다. 자로 잰 듯 정확하게 그려진얇고 긴 눈썹, 강렬한 셰이딩 기법, 유혹적인레드 립이 그것. 시작은 균일한 피부톤을연출해주는 베이스 메이크업부터. ‘탑 시크릿하이 프로텍션 유브이 쉴드 SPF 50 PA+++’로피부톤을 균일하게 연출한 다음 브론징 파우더‘떼르 사하리엔느’ 10호로 얼굴의 음영을 살린다.깊고 그윽한 눈매는 아이펜슬 ‘데생 뒤 르갸르워터프루프’로 라인을 그리고 베이지, 코랄,브라운, 골드, 바이올렛 총 5가지 아이섀도로구성된 ‘마라케시 선셋 팔레트’로 그러데이션해완성! 입술엔 ‘리퀴드 루쥬-베르니 아 레브르’9호를 발라 섹시하게 마무리했다.제품은 모두 YSL 뷰티.

4월 4일 오전 9시, 인천 공항 근처 어느 벌판. 초록색 블록 중간쯤으로 표시된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주소를 따라온 촬영 스태프들의 차량들이 황량한 벌판 위에 서 있다. 촬영 장소는 아주 멀리 보이는 인천 공항을 제외하곤 사방 몇 킬로 근방에 어떤 구조물도 보이지 않는 곳. 일반 모델도 아니고 감히 이효리에게 이곳까지, 그것도 오전 9시 콜 타임이라니! 어쨌든 오랫동안 준비해온 블록버스터급 화보 촬영에다 패션뮤직 필름까지 촬영해야 하고, 모든 것은 해 지기 전에 이뤄져야 하니 눈 딱 감고 촬영 시간을 일찌감치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현장엔 서커스 천막이 세워지기 시작했고, 영화 조명팀은 거대한 HMI 장비들을 트럭에서 내려 세팅 중이었으며, 촬영팀은 컴퓨터 테이블을 세워 카메라와 장비들을 연결했고, 방금 샤워를 마치고 온 듯 맨 얼굴의 이효리는 메이크업 밴에서 젖은 헤어를 말리고 있었으며, 그녀와 언제나 함께인 강아지 순심이는 모처럼 신이 난 듯 벌판을 잘도 뛰어 다녔다. 햇빛까지 쨍쨍 내리쬐니 할렐루야! 오늘은 왠지 예감이 좋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고, 나머진 준비한 만큼 순풍에 돛 단 듯 잘 흘러갈 것이다. 여왕의 귀환을 맞을 모든 준비는 완벽했다.

골드 원피스 수영복은 버버리 프로섬(BurberryProrsum), 망사 소재 시스루 코트는스티브앤요니(Steve J&Yoni P), 얼룩말무늬타이츠는 월포드(Wolford), 꽃 장식 링 목걸이는프라다(Prada), 빨강 스터드 힐은 쥬세페자노티(Giuseppe Zanotti).

허리가 잘록한 비대칭 플레어 원피스는 디올(Dior), 목걸이는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Swarovski Elements), 레이스 장식 밀짚모자는 샤넬(Chanel), 골드 스팽글 부티는 쉐 에보카(Che Evoca).

캉캉 드레스처럼 온통 러플로 장식된 새빨간드레스는 제이슨 꾸뛰르(Jaison Couture), 검정레이스 브래지어는 월포드(Wolford), 에스닉한골드 귀고리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골드 초커는 지방시(Givenchy by RiccardoTisci), 골드 레이스업 슈즈는 페르쉐(Perche).

인어 비늘처럼 빛나는 스팽글 드레스는 미스지 콜렉션(MissGee Collection), 크리스털이 장식된 앵무새 펌프스는왓아이원트(What I Want), 팔찌는 미우미우(Miu Miu).

섹시한 검정 레이스 보디수트와 왕골을 엮어 만든 듯한 코르셋은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호피 스트랩 펌프스는게스 슈즈(Guess Shoes), 검정 귀고리는 마르니(Marni).

이번 촬영은 두 달 전, 이효리의 절친 디자이너, 요니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부터 시작됐다. “효리가 지금 새 앨범을 준비 중인데 <보그>와 멋진 화보와 패션 필름을 찍고 싶어 해요!” 2년 넘게 준비한 5집 앨범의 대대적인 홍보를 패션 바이블 <보그>와 함께 시작하고 싶다는 것. 참고로, 3년 전 <보그>는 창간 기념 특집으로 국내 최초로 패션 뮤직 필름들을 제작한 적 있었는데, <보그> 스타일의 화보들을 흘러간 가요(나미의 ‘빙글빙글’, 신중현의 ‘미인’,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 등등)에 접목함으로써 큰 화제가 됐었다. 이효리와 요니는 그 패션 필름들을 본 후 <보그>와 작업해야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한다. 어쨌든 패션 화보 메이킹 필름에 새 음반의 노래를 담아 그동안 어떤 가수도 시도해 본 적 없는 특별한 패션뮤직 필름을 찍고 싶다는 그녀! 과연 디바다운 패셔너블한 발상이었다.

마침 밀라노 출장 중이었던 나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촬영팀을 세팅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사진가는 <보그>팀은 물론 이효리와도 오랜 작업으로 손발이 척척 맞는 홍장현 실장. 헤어와 메이크업 역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한지선과 홍성희 실장이 맡기로 했다. 사진가와 촬영 컨셉에 대해 얘기가 오가던 중, 요니로부터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효리가 직접 〈보그〉 촬영팀을 만나고 싶대요. 다 함께 미팅을 했으면 하는데 괜찮겠죠?” 물론 OK! 홍장현 스튜디오에서 만난 날 저녁, 순심이와 함께 나타난 그녀는 자신이 찍고 싶은 화보에 관해 조심스럽게, 하지만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뭔가 느낌이 강하면서도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진은 무드가 넘치지만 위트 있고, 포즈도 좀더 자연스러웠으면 해요. 결론적으로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화보를 찍고 싶어요.”

그녀는 이번 화보 촬영에 아주 큰 기대와 열정을 갖고 있었다. 일단 그녀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기로 하고 헤어진 후, 사진가와 나는 몇 번의 미팅을 통해 촬영 컨셉을 다듬어 나갔다. 요즘 트렌드인 60년대? 뮤직 아이콘? 아니면 쇼걸? 맞다! 쇼걸은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지닌 섹시 디바, 이효리만이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 아닌가. 우린 레트로풍의 ‘쇼걸’로 의견 일치를 본 후 장소를 찾았다. 파리의 물랭루즈나 리도쇼의 백스테이지 정도는 아니더라도, 화려한 의상과 소품들이 어울리는 공간이어야 했다. 하지만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와 흡사한 장소는 없었다. 특히 일반 공연장들의 백스테이지는 전혀 멋지지 않았다. 조명도 설치해야 하는데다 잘못하면 스튜디오 세트보다 나쁜 결과가 나올 게 뻔했다. 화보는 어차피 렌즈 속 좁은 세상이니 어찌어찌 촬영한다 하더라도, 촬영 환경이 그대로 노출되는 패션 필름 촬영이 더 문제였다. 비용이 들더라도 자연광이 들어오는 영화 촬영장이나 창고에 세트를 꾸며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10 꼬르소 꼬모에서 열린 피터 린드버그 사진전의 한컷이 생각났다. 영화 촬영장인 듯한 야외 촬영장 백스테이지에서 찍은 밀라 요보비치의 흑백 사진! 바로 그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