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슈즈의 대세는 글레디에이터 슈즈.

올여름 슈즈의 대세는 글래디에이터 슈즈. 지난봄 여성미를 뽐냈던 발끝의 유행은 검투사의 야성미 넘치는 스트랩 샌들로 대체됐다.

하늘색 실크 드레스는모조 에스핀(Mojo.S.Phine),골드 글래디에이터 슈즈는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Weitzman), 노란색투명 뱅글과 골드 뱅글은지스카(Zsiska), 크리스털장식의 투명 뱅글은미네타니(Minetani),링 모양의 메탈 뱅글은프란시스 케이(Francis Kay).

앙증맞은 키튼힐과 우아한 슬링백, 아찔한 플랫폼과 웨지힐, 내추럴한 에스파드류, 알록달록 젤리 슈즈와 글래디에이터 샌들까지. 패션 분자들이 흥미진진한 판타지 영화처럼 자유롭게 혼합되고 나열된 이번 시즌 슈즈 유행! 그 가운데 글래디에이터 슈즈는 멋쟁이 아가씨들이 한여름 스타일링이나 바캉스 짐싸기에 대해 수다 떨 때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그런데 올여름 딱히 에스닉이 유행도 아닌데다 아프리칸 스타일도 한물간 지금, 글래디에이터 슈즈가 유행이냐고? 딱 까놓고 얘기하자면, 글래디에이터 슈즈는 이번 여름 가장 핫한 아이템. 오죽했으면 <개그 콘서트> 같은 예능프로그램에서조차 글래디에이터 슈즈를 개그 소재로 삼았을까(‘위캔척’ 코너에서 가보시와 함께 ‘네로25시 신발’로 소개되며 큰 웃음을 자아냈다)! 마치 시즌을 앞서가는 패션 매거진처럼 지난 3월 ‘개콘’은 글래디에이터 슈즈를 소개했고, ‘위캔척’의 친절한 설명 덕분인지 몰라도 현재 ‘네로 25시 신발’은 여자뿐 아니라 젊은 멋쟁이 남자들도 즐겨 신을 만큼 인기다.

컬러풀한 패치워크와 가죽 스타일링이 돋보였던 프로엔자 스쿨러 컬렉션은 물론,미래적인 스포티브 룩을 선보인 알렉산더 왕, 튜더 왕조 시대에서 모티브를 얻은 알투자라, ‘록 시크’의 절정인 베르사체와 미래적인 파코 라반 등의 컬렉션에서도 모던하게 변형된 글래디에이터 슈즈를 만날 수 있다. 또 승마와 검투사 스타일을 적절히 믹스한 페라가모의 니하이 슈즈들은 세련된 매력이 넘친다. 또 톰 포드는 글래디에이터 슈즈를 지극히 포드다운 스타일로 각색하기도 했다(<보그 코리아> 화보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 바 있는 이 슈즈는 정교한 금고처럼 잠금 장치가 복잡해 신고 벗기가 상당히 불편한 것이 단점).

그런데 드레이핑이 돋보이는 저지 드레스가 등장한도나 카란 쇼를 제외하면, 앞에 나열한 디자이너들의 캣워크 장면들은 쉽게 떠오르는 글래디에이터 슈즈의 전형적인 이미지는 아닌 듯. 바로 이번 시즌 글래디에이터 슈즈가 면적이 넓은 카프탄이나 에스닉한 페이즐리 드레스보다는 도심형 슈즈로 업그레이드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볼까? ‘니하이 글래디에이터 부츠’로 이름 붙여진 알투자라의 니하이 스트랩 부츠는 테일러드 재킷이나 케이프가 잘 어울리며, 아크네의 ‘청키 오렐라 하이 샌들’은 캐주얼한 발레리나 스커트와도 충분히 잘 어울린다. 이자벨 마랑 쇼의 보헤미안 걸들이 그러했듯이, 주얼 장식 가죽 재킷과 마이크로 쇼츠와는 더할 나위 없이 멋지다. 과거 글래디에이터 슈즈의 유행이 플랫 샌들 위주였다면 올여름엔 무릎 길이의 롱 부츠 스타일이 대세. 하지만 평범하고 바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겐 그림의 떡. 실제로 페라가모나 톰 포드, 알렉산더 왕 슈즈처럼 높은 굽이 달린 슈즈가 스니커즈처럼 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트랩이 두껍거나 가죽 면적이 넓은 슈즈는 무더운 여름엔 적합하지 않다. 또 너무 가늘고 촘촘한 스트랩은 종아리를 압박해 다리가 더 두꺼워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종아리보다 살짝 넉넉한 디자인이 다리를 가늘어 보이게 한다. 이자벨 마랑, 슈콤마 보니, 스튜어트 와이츠먼 같은 라벨에서 선보인 굽도 낮고 무릎 아래 길이의 스트랩 샌들이라면 충분할 듯.

만약 과거에 유행했던 납작한 골드 글래디에이터 샌들을 간직하고 있다면? 올여름엔 포멀한 리넨 수트나 섹시한 본디지 드레스에 매치해볼 것! 반대로 신상 슈즈에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면? 빳빳한 칼라 셔츠나 아찔한 미니스커트를 곁들였을 때 아주 동시대적으로 보인다. 물론 에스닉한 글래디에이터 슈즈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태양이 내리쬐는 해변에서 섹시한 드레스와 함께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