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시 포뮬러

립스틱이 대세인 지금, 신상 립글로스들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새롭게 진화된 ‘글로시 포뮬러’ 때문이다. 기억하라! 로맨틱 영화 속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녀들의 입술은 늘 촉촉하다.

레드 드레스는 캐롤리나 헤레나, 초커는 지방시.

지금 한국 여자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립스틱! 뻑뻑하고 꾸덕꾸덕한 느낌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투명해진 립스틱이 젊은 층까지 섭렵하며 립글로스에 잠시 빼앗겼던 자리를 탈환, 승승장구 중이다. 여기에 번들거림보다는 선명한 색상과 착 달라붙는 듯 적당히 발리는 텍스처가 대세가 되면서 립글로스의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립글로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신상 립글로스들은 뭔가 달라도 다르기 때문이다.

“진화된 립글로스들이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현아가 말했다. “끈적이지 않으면서 도톰하게 착 달라붙죠. 발색이 잘 되면서도 윤기를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이고요.” 특히 글로스의 경쾌한 반짝임은 여름 햇살과는 찰떡궁합이라고 입을 모은다.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은 립글로스 예찬론자 중 한 명이다. “립글로스를 바르면 우선 어려 보이죠. 그래서 한국 여자들은 영원히 립글로스를 포기 못할 거예요. 어머니 세대만 해도 립글로스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아예 없었죠. 그런데 지금은 발색, 플럼핑, 투명막, 펄감 등 카테고리가 세분화될 정도로 진화했어요. 자신의 입술색이 비쳐 보일 정도로 투명하고, 유리알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막 립글로스는 동안 메이크업의 최고의 무기죠. 또 제니퍼 로페즈가 발라 화제가 됐던 펄이 잔뜩 들어간 립글로스는 얇은 입술을 글래머러스하게 살려내죠. 발색도 장난이 아니에요. 립스틱이나 립틴트 뺨칠 정도로 선명한 색상을 구현하니까요.”

이들 진화된 립글로스는 끈적이는 글로시함보다는 물을 머금은 듯 촉촉한 반짝임을 구현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슈에무라 ‘글로스 언리미티드’부터 소개해볼까? 투명한 윤기, 은은한 펄감의 시머, 화려한 글리터 3종류의 포뮬러와 20가지 색상 구성으로 촉촉한 광택을 선사한다. 여기에 3D형상 테크놀로지(얇은 필름이 입술 윤곽을 기억해 빛 반사를 고르게 유지시킨단다)로 시간이 지나도, 입술을 많이 움직여도 처음의 반짝임을 오래 유지시켜준다. 랑콤도 마찬가지. ‘립글로스 인 러브’는 3D 입술 광택에 집중했다. 서로 다른 두 가지 폴리머가 입술 표면 위에 부드러운 광택으로 돋보기 효과를 가진 크리스털 베이스를 만들어준다. 에스티 로더 ‘뷰티플 컬러 루미너스 립글로스’는 플럼핑 효과와 보습에 올인했다. 임상 실험 결과, 입술의 볼륨을 40%까지 증가시켰으며, 입술 주름을 30% 줄이고, 입술에 수분을 60% 증가시켰다.

한편, 컬러감이 강화된 립글로스로는 메이크업 포에버 ‘아쿠아루즈’와 조르지오 아르마니 ‘플래쉬 라커’가 절대강자다. ‘키스프루프(키스를 해도 지워지지 않는)’라는 애칭을 지닌 메이크업 포에버의 ‘아쿠아 루즈’는 발색은 좋지만 지속력이 떨어지는 립스틱, 지속력은 좋지만 발색력이 떨어지는 틴트의 단점을 보완해 선명한 색상과 놀라운 지속력을 동시에 지닌다. ‘플래쉬 라커’는 입술에 컬러 그물망을 씌운 듯 채도 높은 선명한 색상은 물론, 크리스털처럼 투명하고 반짝인다. 겔랑 ‘맥시샤인’은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고 톱코트를 바르는 순간 색감이 더 선명해지는 것 처럼 입술 색상을 환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눈에 보이는 색상 그대로 입술에 표현되는 불투명한 포뮬러가 반짝이는 투명막과 합쳐져 순진하면서도 도발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것저것 특징을 따지기 귀찮다면 립글로스의 강자, 샤넬과 디올을 선택하면 된다. 투명, 발색, 펄 세 가지 장르별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니, 지금 당장 매장으로 가 내추럴메이크업에서 매혹적인 메이크업 룩까지 본인이 원하는 색상과 질감을 테스트해보는 것도 좋겠다. 특히 스파클링 펄로 순수하게 반짝이는 샤넬 ‘레브르 쌩띠양뜨’, 반짝임과 색상을 한번에 잡은 디올 ‘디올 어딕트 글로스’를 추천한다.

한편, 가을 백스테이지는 대부분 매트하고 다크한 립이 대부분이었지만 지방시, 잭 포즌 쇼를 보면 립글로스의 세련된 표현법을 배울 수 있다. “피부는 매트하게(지나친 윤기를 강조하지 말라는 뜻에서), 아이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아요. 여기에 ‘짠’ 하고 립글로스가 등장하는 거죠. 립글로스는 진하지 않아도 텍스처가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죠. 립 포인트가 워낙 대세잖아요. 그렇지만 우리나라 여자들은 절대 입술 전체를 색상으로 꽉 채우지 않아요(서양에선 이걸 이해하지 못하죠). 그런 의미에선 립글로스가 제격이죠.” 손대식은 투명하게 비치는 느낌이 어려 보인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오스카 드 렌타 쇼에서도 글로시한 립이 등장했는데, 그는 이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키스하고 싶은 입술’. 그렇다! 로맨틱한 영화나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의 마음을 뒤 흔들었던 사랑스런 그녀들의 입술은 늘 촉촉하다. “립글로스 지면 광고를 진행했는데 컴플레인이 들어왔어요. 도톰하고 반짝이는 글로시 립을 뽐내는 모델 컷이었는데, 남자들이 그 페이지에 자꾸 입을 맞춘다며 시정하라는 거예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한 브랜드 매니저의 이야기만큼이나, 도톰하고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키스를 부르는 입술을 원하는가? 여름이 끝나기 전, 파우치 속에 챙겨 넣어야 할 것은 바로 립글로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