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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불가의 각선미를 드러낸 유이

2016.03.17

by VOGUE

    비교불가의 각선미를 드러낸 유이

    유이는 천진한 얼굴을 하고서 비교불가의 각선미를 드러낸다. 오늘 만큼은 소녀를 지웠다. 작은 몸짓과 눈빛만으로도 넘치도록 유혹적인 유이, 그 나른하게 도발적인 순간.

    프린지 장식 드레스는 앤디앤뎁(Andy&Debb), 흰색 스트랩 슈즈는 더 러브 컴즈(The Love Comes), 팔찌는 먼데이 에디션(Monday Edition).

    검정 시스루 톱은 하우앤왓(How&What), 깃털 장식 스커트와 스트랩 슈즈는 구찌(Gucci), 목걸이는 스와로브스키(Swarovski).

    흰색 도트무늬 재킷은 김서룡 옴므(Kimseoyoung Homme), 흰색 레이스 점프수트와 안에 입은 보디수트는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스터드 장식 슈즈는 체사레 파초티(Cesare Paciotti).

    노란색 레이스 튜브 톱은 곽현주 컬렉션(KwakHyunJoo Collection), 검정 프린지 장식 팬츠는 김동순 울티모(Kimdongsoon Ultimo), 목에 두른 리본은 디올(Dior),레이스 워머는 하우앤왓(How&What), 스터드 장식 스틸레토 힐은 크리스챤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화보 촬영 앞두고, 어젯밤 팩이라도 했나?
    아니요, 그런 것 잘 안 해요. 슬슬 외모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긴 해요. 염색도 펌도 안 하고 그냥 제 머리 상태로 활동할 때도 있었는데, 요즘 머리도 많이 상했어요.

    얼굴이 주는 느낌이 두 가지다. 강아지 같기도 하고 고양이 같기도 하다.
    딱 반반씩 가지고 있어요. 화장을 강하게 하면 고양이 닮았단 소리 듣고, 화장 지우면 강아지 닮았단 소리 듣고… 제 입으로 이렇게 말하면 자랑인가요?

    실제로 그렇다. 촬영할 땐 고양이 같더니, 이렇게 맨얼굴로 보니 강아지 같다. 데뷔 초엔 ‘다람쥐 설’도 있었다.
    하하, <앨빈과 슈퍼밴드>에 나오는 통통한 다람쥐 닮았단 소리 많이 들었죠. 아기 돼지 닮았단 소리도 들어봤는 걸요?

    동물을 닮았다는 건 아직 어려 보인다는 이야기다. 본인이 새롭게 발견한 매력 포인트는 없나?
    최근 들어 제 입술이 좋아요. 원래는 입술이 조그마한 게 콤플렉스였거든요. 말할 때 입술을 잘 안 움직이고 오물거리는 편인데, 그러면 멤버들이 입술을 잡아당기면서 사랑스럽다고 할 때가 있어요. 그런 말을 듣고 보니 입술 화장을 잘만 하면 좀더 섹시해 보일 수 있겠다 싶어요.

    모두가 유이의 다리를 주목할 때, 본인은 또 다른 부위를 찾아낸 거다.
    하하! 제 신체 중에선 그래도 다리가 제일 낫죠? 노출을 안 하는 편인데, 그래도 핫팬츠는 잘 입어요. 핫팬츠 입을 수 있는 여름이 좋아요.

    노출을 안 하는 편이란 생각은 못했다. 오히려 방송과 광고에서 몸을 잘 드러내지 않나?
    다리를 잘 드러내서 그렇게 느끼실 거예요. 오늘 촬영 때 생전 처음 시도해보는 의상 스타일이 많아서 새롭고 신기했어요. 원래 딱 붙는 옷이나 파인 옷은 잘 안 입어요.

    소속사에서도 오늘 과한 노출을 할까봐 걱정하더라.
    제가 섹시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커트 머리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녔으니까요. 엄마는 저더러 여자면 여자답게 입고 다니라고 늘 혼내셨어요. 창피하지만 제가 아직 덜 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화장품이나 구두에 대해서도 잘 몰라요.

    유이가 춤출 때 ‘덜 자란 여자’라곤 상상할 수 없다. 무대 위 모습은 철저히 노력에 의한 것인가?
    습득력이 빠른 편이에요. 스무 살에 처음 클럽에 갔을 때 어떤 여자들이 남자를 쳐다보는 눈빛을 봤는데, 인상적이었어요. 오해 살 정도로 사람을 빤히 쳐다보면서 관찰하는 걸 좋아해요. 여성스러움에 늦게 눈을 떴더니 뭐 하나를 보면 흡수를 빨리 하는 것 같아요. 지금만큼 춤추지 못했을 때도, 춤출 때면 눈빛이 확 달라진단 얘길 자주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무대 위에선 눈빛이 다르다.
    어떤 사람 하나를 골라 처음부터 끝까지 그 사람만 쳐다보곤 해요.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어요. 우리가 처음 등장했을 때 ‘와! 애프터스쿨이다!’ 하는 표정을 지어준 사람을 콕 집어요. 그런 사람을 바라봐야 희열을 느끼거든요. 나중엔 그 사람이 민망해서 제 눈길을 피할 때도 있어요.

    스스로 언제 섹시하다고 느끼나?
    화면 속의 저를 모니터링할 때 가끔 느껴요. ‘어? 나 좀 섹시한데?’(웃음)

    검정 레이스 보디수트와 쇼츠는 아메리칸 어패럴(American Apparel), 패티코트는 비나 제이(Vina J).

    ‘섹시하다’ ‘예쁘다’ ‘몸매 좋다’는 표현 중에서 듣기 좋은 말은 뭔가?
    ‘매력 있다’요! 누가 봐도 예쁜 여자와 매력 있는 여자가 있잖아요. 제가 동글동글해서, 예쁘다는 소리는 별로 못 들어봤어요. ‘매력 있다’ 속에는 ‘섹시하다’도 포함돼 있는 것 같아요.

    이번 활동을 앞두고 다이어트는 어떻게 했나?
    이번엔 안 했어요. 원래 컴백 전에 몸 관리를 맘 먹고 하는 편인데, ‘폴’을 타려니 마른 몸보다 잔근육 있는 몸이 낫더라고요. 연습할 때 야식도 잘 챙겨 먹었어요.

    많은 여자 그룹들 중에서도 애프터스쿨은 유독 뚝심 있어 보인다. 난이도 있는 퍼포먼스를 완벽하게 소화해서 그런 것 같다.
    신곡 ‘첫사랑’의 퍼포먼스인 폴 아트가 탭 댄스, 북에 이어 세 번째 특별한 퍼포먼스예요. 우리는 매번 겁내기보단 한번 해보잔 마음이었어요. 애프터스쿨, 하면 퍼포먼스 그룹이니까. 이게 무대 준비부터 만만치가 않아요. 폴을 매번 설치해야 하고, 매니저들이 들고 다녀야 하고…. 과연 퍼포먼스의 끝이 어딜까 우리끼리 얘기해요. 음, 아크로바틱이라도 해야 할까요?

    폴 댄스를 그저 흉내만 낼 줄 알았는데 제대로 하더라. 90년대풍의 미디움 템포 곡으로 분위기를 살짝 눌러준 것도 마음에 든다.
    사람들이 폴이라고 하면 클럽을 연상해요. 저희는 ‘폴 아트’라고 부르거든요. 폴 아트에 노래까지 화려하면 흔한 클럽 분위기 같을까봐 좀 아련한 곡으로 갔어요.

    폴 아트 역시 한번 해보자고 쉽게 마음먹었나?
    네, 사실 쉬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너무 아픈 거예요! 살을 쥐어짜는 느낌이에요. 제가 드라마 <전우치> 때문에 연습을 많이 못했는데, 6개월 동안 멤버들은 비약적으로 실력이 늘어 있었어요. 맘이 조급하고 답답해서 울기도 했죠.

    멤버들과 수준을 맞추려 컴백 전 집중적으로 연습했나?
    폴 아트가 매력적인 게 3일만 열심히 하면 안 되던 동작이 돼요. 느낌과 동작과 요령만 알면요. 그렇게 해냈을 때 ‘어? 금방 되네?’ 싶어 허무하면서도, ‘어! 된다!’ 하면서 성취감이 들죠. 처음엔 폴에 매달려서 몸을 지탱하는 법부터 배워요.

    폴 댄스는 체구가 작아야 유리한데, 멤버들 모두 키가 큰 편이다.
    체구 문제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저는 고소공포증까지 있답니다. 그런데 엔딩 부분에서 제가 폴 위에 올라가 매달려 있어야 해요. 아직도 무서워서 늘 마음의 준비를 하죠. 그러고선 제 발 밑에 있는 언니의 머리를 자주 치고 올라가요, 히히.

    활동할 때 짧은 스커트도 입어야 하는데, 다리에 상처가 많아 속상했겠다.
    폴 아트엔 마찰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몸에 오일이나 컨실러를 못 발라요. 그런 것 다 포기하고 무조건 퍼포먼스에 집중한 거예요. 컴백 전에 ‘애프터스쿨, 다리에 대체 무슨 짓을?’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났어요. 억울하진 않았어요, ‘우리 폴 아트 하느라 이래요!’ 하고 빨리 선보이고 싶은 맘이 컸죠. 지금은 SBS <맨발의 친구들>에서 다이빙 연습하는 것 때문에 또 멍이 들었어요.

    애프터스쿨은 주로 군무를 춘다. 군무에선 각자 개성을 살리기가 쉽지 않을 텐데.
    각자의 개성은 짧은 순간이나마 자기 파트에서 원 없이 살리면 돼요. 저희는 얼굴과 손끝 각도까지 맞춰요. 모니터링을 할 때도 자기 것을 보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이 먼저 들어와서, “네가 이 대열에서 옆으로 좀 빠져야 돼” “너 팔 각도가 안 맞았어” 이런 얘길 하는 팀이에요.

    ‘강한 언니들’ 느낌이 나는 그룹이다. 여자 그룹이 강한 면을 지니고 있으면 남성 팬덤이 폭발적이진 않던데 어떤가?
    그래서 여자 팬이 훨씬 많아요.(웃음) 군인들에게 재밌는 얘길 들었어요. 저희가 ‘뱅’이라는 곡으로 활동할 때 군악대 룩을 하고 북을 쳤거든요. 그 다음 활동할 땐 옷도 좀더 야하게 입고 다리를 벌리는 안무도 있었는데, 그 시점에 남자 팬이 확 늘었대요. 오렌지 캬라멜이 활동하면서 확실히 남자 팬도 늘었죠.

    연기 활동이 퍼포먼스에도 도움을 주나?
    다양한 표정엔 도움이 되지만, 주로 발랄한 역을 맡았기 때문에 성숙함이나 섹시함과는 별 관계가 없어요. 그래서 영화, 드라마, 영상을 자주 봐요.

    여자 댄스 가수에겐 레퍼런스가 될 만한 영상의 힘이 지대한 것 같다. 누군가의 것을 흡수하는 과정이 필연적인가 보다.
    그게요, 어쩔 수가 없어요. 저 스물 여섯이에요. 한창 연애도 하고 많은 것을 경험할 때인데 활동을 편히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간접적으로라도 유사 경험을 해야 해요. 제가 비욘세를 엄청 좋아해요. 비욘세가 공연하는 거의 모든 영상을 보면서 많이 따라 해요.

    빨간색 시스루 드레스는 H&M, 플랫폼 슈즈는 크리스챤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한때 방송가에서 유이의 이름만 들리던 때가 있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인기가 식었다고 느끼나?
    예전에 비해 스케줄이 줄어든 건 확실히 느껴요. 솔직히 말씀 드릴게요, 사실 그때는 일의 소중함을 못 느꼈어요. 눈 뜨면 매일 같은 패턴의 날들이 반복됐어요. 뭐에 홀린 사람처럼 그저 스케줄을 소화했죠. 요즘 조바심 나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안 그래요.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그때 인기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건가?
    돌아다닐 시간이 없었으니 제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체감할 수도 없었어요. 저에 대한 관심이 익숙하지도 않았고요. 누가 제 팬이라고 하면 그저 쑥스럽기만 했어요. 이젠 조금은 능글맞게 사람을 대하거나 말을 섞을 수 있고, 스케줄 하나하나에 기대하고 궁금해해요. 이 일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도 느끼고 있어요.

    먼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나?
    음… 그냥 좀더 지금을 즐기고 싶어요. 요즘 같은 상태가 딱 좋아요. 제가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파고드는 성향이거든요. 만약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면 그 생활에 푹 빠질 거예요. 그래서 지금이 더 소중해요.

    댄스 가수에겐 수명이 있는 편이다. 유이는 데뷔 초부터 연기와 예능을 병행했으니 커리어를 펼쳐가기 쉽겠다.
    30대인 멤버 언니들을 늘 보면서 살잖아요. 애프터스쿨에서 졸업한 가희 언니도 그렇고, 다들 얼마나 춤을 잘 추고 있는데요. 저도 언젠간 졸업을 하겠지만, 아직 댄스 가수의 수명에 대해 생각해볼 단계는 아니에요.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확실히 해두자. 애프터스쿨 멤버가 ‘졸업’한다고 하면, ‘탈퇴’ 비슷한 것으로 연상하는 사람들이 있다.
    맞아요! 졸업은 우리에게 영예로운 거예요. 퇴출의 의미가 아니라 곧 솔로나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겠다는 뜻이에요. 나름 졸업장도 만들고, 졸업 사진도 찍는답니다.

    현재 ‘스쿨’에 재학 중인 유이의 목표는 뭔가?
    이름값을 더 해내고 싶어요. 제 이름이 붙으면 믿고 보고 맡길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는 것 말이에요. 아직은 한계를 느껴요. 모든 면에서 더 능숙해지고 싶어요.

    노력이 더 필요한가, 시간이 더 필요한가?
    노력도 노력이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요. 더 나이가 들어야 해요. 그리고… 요즘 조금씩 생각이 변하고 있어요. 옷 하나도 좀더 여성성을 드러낼 수 있는 걸 입어볼까 해요. 여자로서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게 많은데 왜 옛날엔 선머슴처럼 살았을까 싶어요.

    오늘 촬영한 화보를 가족들이 보면 어떻게 반응할까?
    엄마가 분명 저 몰래 사보실 거예요. 드러내놓고 얘긴 안 하세요. 몰래 스크랩하시겠죠? 조금 놀라시거나, 우리 딸이 이제 좀 컸구나, 하고 뿌듯해하실 거예요.

    오늘 촬영 경험이 유이의 눈을 뜨게 해준 셈인가?
    많이? 하하. 옆에서 잘한다 잘한다 해주시니까 내게도 이런 면이 있나 싶어요.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저는 못한다는 소리 들으면 주눅이 들어요. 무조건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더 업 돼요!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권은경
      포토그래퍼
      김보성
      스탭
      스타일리스트 / 남주희, 헤어&메이크업 / 수화, 무진(제니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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