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명상, 빈야사 요가

열심히 사느라 자기 몸은 챙기지 못하고 머릿속은 엄청나게 복잡하다고? 지금 당장 빈야사 요가를 검색해보라. 호흡과 동작이 끊임없이 연결되며 움직이는 빈야사 요가가 ‘현대인에게 가장 적합한 요가’ ‘움직이는 명상’이라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요가는 5,000년 전부터 내려오는 인도의 전통 수행법으로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고 몸과 정신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수련법이다. 그 중 육체를 도구로 하나됨의 상태를 경험하게 해주는 요가법을 ‘하타 요가’라 부른다. 특히 하타 요가는 미국에서 발달했는데, 60년대 히피 문화가 번성하던 시절 전성기를 누리며 세상에 퍼져나갔다. 원래 인도에서 요가는 마치 절에서 스님들이 수행을 하듯 수년간 빗자루질을 시켜도 스승에게 한마디 질문도 할 수 없는 등 절대복종하며 수련을 이어가는 형태였다. 그렇지만 서양에 들어온 요가는 수많은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왜 몸이 건강해지고, 통증이 해소되고, 우울증이 낫는가?’ ‘왜 이 동작을 해야 하나?’ ‘동작이 안 될 땐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면서 해부학적인 측면에서 요가가 연구되고, 동양인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예를 들어 가부좌조차 쉽지 않은 서양인들이 안전하게 동작을 익힐 수 있는 자세와 도구들(요가 블록, 스트랩, 담요 등)이 개발됐다. 그렇게 현대인들에게 맞춰 발달한 대표적인 요가가 ‘빈야사 요가’이고, 이를 한국에 처음 소개한 사람이 청담동 ‘자이요가’의 민진희 원장이다.

“‘빈야사’는 산스크리트어로 ‘흐르다’라는 뜻입니다. 삶은 우리를 위해 멈춰주지 않아요. 시간도 끝없이 흘러가죠. 이 삶의 과정을 파도를 타듯 얼마나 순리대로 살아갈 수 있느냐를 몸을 통해 배우게 하는 수행법이 ‘빈야사 요가’입니다.” 실제 빈야사 요가를 해보면 동작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마치 수십 개의 작은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정교한 오토매틱 시계처럼, 무엇 하나 필요 없는 동작 없이 지금 동작과 다음 동작이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엎드린 채 한 손과 한 발로 몸을 지탱하며 다른 쪽 손과 발은 하늘로 뻗는 고난도 동작을 할 때도 갑작스럽지가 않다. 그 전에 몸의 균형과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동작들이 선행되기 때문이다. 더 끝내주는 건 이 모든 것이 호흡과 함께한다는 것. 내쉬면서 몸을 늘이고, 들이마시면서 근육의 힘을 사용한다. 내쉬면서 이완하다가 들이마시면서 중심을 잡는데, 트레이너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호흡을 타고 동작을 이어가다 보면 마치 우아한 춤이라도 추고 있는 듯하다. 호흡으로 기운을 모으고 호흡으로 긴장감이 해소되는 느낌이랄까.

그 결과 1시간 20분 동안 수업을 받다 보면 요가 매트에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엄청나게 몸을 움직이는데도 전혀 무리가 없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용을 쓰다 보면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어지러울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 어떤 운동이라도 간만에 하면 다음날 단체기합이라도 받은 듯 괴로운 부위가 있게 마련인데 이건 다르다. “요가 하면 유연성을 떠올리는데, 빈야사 요가에서 유연함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근력과 밸런스를 맞춰야 합니다. 몸을 무작정 스트레칭하면 마치 힘 빠진 고무줄처럼 늘어나요. 그럼 근육이 늘어나지 못하고 인대나 건이 늘어나 부상을 입을 수 있죠. 가령 두 다리를 바닥에 펴고 앉아 상체를 발끝으로 숙이는 전굴 자세를 예로 들어보죠. 등, 엉덩이, 다리 뒤쪽이 늘어나죠. 여기서 포인트는 가장 크고 통통한 허벅지 뒷근육이 늘어나는 겁니다. 그런데 자칫 무릎 뒤 인대, 엉덩이와 허벅지가 연결된 부위가 늘어나면 다치게 되죠. 그래서 전굴 자세 전에 허벅지 앞쪽 근육을 타이트하게 잡아준 뒤 앞으로 숙이게 합니다. 집중해야 하는 근육에 힘을 개입시킨 후 늘이는 거죠. 팔이나 어깨를 늘일 때도 마찬가지. 어깨 관절, 인대와 건이 부상 당하지 않으려면 척추를 세우고 복부에 힘을 잡아줘야, 등, 허리 근육이 안전하게 늘어납니다. 그리고 이런 동작들은 근육을 뼈에 찰싹 달라붙게 만듭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근육을 찢어서 붓게 하는데, 요가는 근육을 펌핑시키는 게 아니고 오히려 뼈에 붙이기 때문에 라인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탄력 있어 보이죠. 또 잔근육들이 강화되면서 뼈를 지지하고 보호해주기 때문에 디스크 등의 통증이 줄어 들고 자세도 바르게 되죠.”

이렇게 좋을 수가! 그렇지만 특히 빈야사 요가가 다른 운동과 차별화되는 건 ‘움직이는 명상’이라는 점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이며, 근력과 유연성이 키워지지만 에어로빅과 핫 요가와는 다르다고 느끼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빈야사 요가에서는 호흡이란 큰 맥을 잡고 움직입니다. 자신의 호흡을 경청하면서 스스로를 바라보게 하는 거죠. 호흡에 집중하며 동작을 하는 그 1시간 20분 동안 신기하리만치 내 삶의 방식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그야말로 내 삶의 축소판인 거죠. 도전을 싫어하는 사람, 경쟁심이 강한 사람, 늘 주변 사람과 비교하는 사람, 그 성격이 그대로 나와요. 그 중 뭐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내 삶의 방식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거예요. 그러면 ‘전환’이 일어나죠. 예를 들어 늘 포기하는 사람은 요가 동작도 마찬가지로 힘들면 주저앉아버리죠. 그걸 스스로 인지하는 거예요. ‘난 이런 경향이 있구나’ 하고요. 그리고 어느 날은 마음 먹고 동작을 끝까지 해내는 거예요. 그럼 ‘이런 힘이 나에게 있구나’란 걸 기억하고 밖에 나가서도 그걸 써먹게 되는 거죠. 늘 비교하는 사람은 괴롭죠. 요가를 할 때도 나에게 집중하기보다 주변 사람들이 뭘 입었나, 동작이 나보다 잘 나오나 비교하죠. 그런 자신을 알아차렸다면 스스로를 더 칭찬해주고 사랑해주라는 거죠. 그럼 삶이 달라지죠. 그런데 이런 걸 알아차리게 하기 위해 ‘가만히 앉아서 호흡하세요. 명상하세요’ 그러면 요즘 사람들은 아무도 못해요. 머릿속에 잡생각만 들죠. 그래서 몸을 움직이면서 그걸 차단시키고 새로움을 깨달을 수 있는 진입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빈야사 요가입니다.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돼 있으니까요. 요가를 했을 뿐인데 삶이 바뀔 수 있는 거죠.”

퀴즈 하나! 들이마실 때 배가 볼록 나올까, 내쉴 때 나올까? 정답은 들이마실 때 배가 볼록 나온다. 컵에 물을 채우듯 복부, 갈비뼈 가슴 중앙, 어깨 윗가슴으로 호흡이 차 들어와 점점 부풀고, 빠져나갈 때 반대로 비워진다. 이를 자연호흡이라 부르는데 이를 반대로 호흡하는 현대인들이 적지 않다. 고백하건대 나도 그랬다. 심지어 가슴과 콧구멍 사이로만 아주 얕은 호흡을 하거나 입으로만 호흡을 하는 이들도 있다. 아기 때는 너무도 당연하게 했던 기본적인 인간의 호흡조차 현대인들은 잊고 살 정도로 스스로에게 집중하지 못한다. 빈야사 요가는 이런 정상적인 호흡을 우리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이 호흡은 곧 명상이다.

호흡을 주시하며 동작을 이어간다. 거칠어지는 숨소리를 들으며 ‘지나치게 욕심을 내고 있구나’, 깨닫고 원하는 동작이 나오지 않았을 땐 은연중에 입으로 한숨을 내쉬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어떤 감정이 밀려드는지 관찰한다. 그렇게 1시간, 센터 안이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고 다들 등줄기에 땀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그러니까 이제까지의 동작은 내가 직접 따라 해본 것이다). 마침내 조명이 어둑해지고(아이필로로 아예 눈을 가리는 이들도 있다) 매트에 누워 있자 트레이너가 시원한 크림으로 어깨와 목을 마사지해줬다. 편안하게 이완을 하고 있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 이상하게 기뻤다. 오래된 벗을 만난 것처럼, 태어날 때부터 내 몸이었지만 그 몸을 이제야 내가 알아봐주고 살펴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탄산음료 속에 부글부글 탄산이 있는데 뚜껑을 탁 열어주면 솨‘ ’ 하고 올라오잖아요. 억눌려 있던 게 자유로워지는 거죠. 개운하지 않았어요? 힐링이죠. 몸도 마음도 샤워한 거예요.”

우린 참 열심히 산다. 지금 토요일 밤 12시가 넘도록 회사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나도, 에너지 드링크를 들이켜며 날밤을 새우는 수험생들도, 그 수험생들을 뒷바라지하는 어머니들도, 불경기에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두드리거나, 겨우 들어간 회사에서 살아남느라 안간힘을 쓰는 당신 모두. 그렇게 자기 몸을 챙기지 못하고 머리는 엄청나게 복잡한 여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빈야사 요가를 경험해보라고. 심신이 피곤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마사지해주는 최고의 휴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