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 셔츠의 귀환!

또 다른 젊음의 상징인 패션 아이템이 유행의 부메랑을 타고 돌아왔다. 촌티를 훌훌 벗어 던지고 세련된 스트리트 룩으로 금의환향한 체크 셔츠의 스타일리시한 귀환!

브라운 컬러 체크 셔츠와 허리에 묶은 빨강 체크 셔츠는 펜필드(Penfield), 복숭아색 베이비 돌 드레스는 샤넬(Chanel), 체인 장식 스키니 팬츠는 생로랑(Saint Laurent), 버클 장식 부츠는 슈콤마보니(Suecomma Bonnie), 펠트 모자는 제라르 다렐(Gerard Darel), 도트 스카프는 미우미우(Miu Miu).

진 팬츠와 웨스턴 부츠와 카우보이 모자, 바이커 재킷과 가죽 팬츠와 오토바이. 체크 셔츠를 떠올리면 함께 연상되는 관련 아이템들이다. 체크 셔츠의 체크는 테일러드 수트에 쓰이는 위풍당당한 스코트랜드풍 체크나 프렌치 스타일 아가일체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웨스턴 스타일, 록 시크 스타일을 완성하는 캐주얼하면서 자유분방한 체크다. 제임스 딘이나 말론 브란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에 헐렁한 체크 셔츠를 걸치면 금세 멋진 웨스턴 스타일로, 가죽 재킷이나 가죽 팬츠를 더하면 시크한 록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체크 셔츠의 매력이다. 별다를 것도 없는 체크 셔츠 하나를 두고 왜 이리 호들갑이냐고 물으신다면? 당대 최고의 핫한 디자이너이자 패션계 이슈 메이커, 에디 슬리먼 때문이다. 그가 만든 캐주얼한 체크 셔츠를 입거나 걸치고 무대에 줄줄이 등장한 생로랑 ‘걸’과 ‘가이’가 그 주인공들. 생로랑 걸들은 베이비 돌 드레스 위에 카디건처럼 셔츠를 걸치고 망사 스타킹과 워커 부츠로 스타일링했는데, 그 모습이 영락없는 90년대 초반 마크 제이콥스 그런지 룩, 2000년대 안나 수이 ‘스트리트 시크 룩’의 오버랩이었다. 핫하기로 따지자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방시 리카르도 티시 또한 가죽 롱스커트에 체크 셔츠를 슬쩍 매치함으로써 새로운 집시 스타일을 만들어냈고, N˚21의 알렉산드로 델라쿠아는 자신만의 스트리트 시크 스타일을 위해 골드 스팽글 드레스와 체크 셔츠의 리드미컬한 변화를 즐겼다.

그리고 90년대 초 체크 셔츠와 진, 워커 부츠를 즐긴 사람이라면, 누구나 돌아온 체크 셔츠를 보며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크리스틴 맥미나미, 나디아 아우어만, 나오미 캠벨이 함께 등장한 스티븐 마이젤의 그런지 룩 화보. 그중에서 크리스틴 맥미나미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요즘 가장 핫한 모델인 사스키아의 레고 머리와 꼭 닮은 상고머리, 길쭉한 롱 드레스 위에 툭 걸친 체크 셔츠의 무심한 매력이란! 강산이 두 번 변할 정도로 긴 세월이 흘렀건만, 체크 셔츠가 지닌 그런지한 매력은 이달 미국 <보그>에 실린, 에디 캠벨과 브라이언 페리의 세 아들이 함께한 로큰롤 여행 속에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히 미니드레스 위에 걸친 체크 셔츠, 드레스와 모피를 입고 체크 셔츠를 허리에 질끈 묶은 스타일링은 당장 따라 하고 싶을 정도. 유행의 촉수가 유난히 민감한 선남선녀가 모이는 록 페스티벌 현장은 이미 체크 셔츠의 물결이 출렁인다. 온통 체크 셔츠를 입고 묶고 두른 멋쟁이들 천지. 당연히 올가을 스트리트 패션에도 체크 셔츠가 단골손님으로 일찌감치 등극했다.

90년대 초 그런지 열풍 속에서 체크 셔츠가 얼마나 핫한 아이템이었는지, 그건 몰라도 상관없다. 올가을 머스트바이 아이템이 된 체크 셔츠를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즐기면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서로 다른 컬러의 셔츠를 믹스해 입어도 되고, 헐렁한 셔츠를 미니 원피스나 심플한 티셔츠 위에 카디건처럼 걸쳐도 되고, 그도 아니면 팬츠나 스커트를 입고 허리에 묶어 나풀거리게 해도 스타일리시하다는 칭찬이 쏟아진다. 20년 전과 비슷하지만, 결코 고리타분하지 않은 체크 셔츠의 영원한 매력! 이제 체크 셔츠도 바이커 재킷이나 진처럼 신성한 고전의 대열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