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패션계의 무서운 신인들

2016.03.17

by VOGUE

    패션계의 무서운 신인들

    1973년 레이 카와쿠보, 1986년 마크 제이콥스, 1992년 알렉산더 맥퀸… 패션 대가들에게도 설레는 마음으로 첫 컬렉션을 발표하던 시절이 있었다. 다가올 2014 봄 컬렉션이 기대되는, 패션계의 무서운 신인들!

    Questions 1 Why Fashion 2 Key of Design 3 2013 F/W Collection 4 Inspirations 5 Role Models 6 Best Memory 7 Must-Have for F/W 8 Hobbies 9 Refreshing Spot 10 Goal

    Kim Trager & Lowell Delaney of TRAGER DELANEY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재학 시절, 니트웨어 수업을 들으며 처음 만난 킴 트레거와 로웰 델라니. 각자 하이더 아커만과 피비 파일로의 셀린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13년 봄 ‘트레거 델라니’를 론칭했다. 아리조나 뮤즈가 룩북 모델을 자청한 것으로 화제가 됐다.
    1 다른 길은 생각해본 적조차 없다. 처음부터 패션뿐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2 일관성 있는 컬렉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좀더 나은 컬렉션을 만들기 위해 어떤 도전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디자인은 동물과 홈메이드 버터를 좋아하고, 가십을 싫어하는 여자들을 위한 것이다. 3 콜로라도 주의 아스펜 지역, 결혼, 그리고 노토리어스 B.I.G.가 이번 컬렉션의 세 가지 키워드였다. 전혀 다른 세 가지 주제를 하나로 모아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다채로운 색상의 울 소재를 활용한 것도 특징이다. 4 매 시즌, 이야기 속 주인공을 만들어내는 기분으로 작업한다. 우리의 뮤즈는 매번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이지만, 늘 독립적이고 시간을 초월한, 조용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예상 밖의 관능미를 보여주는 여성이다. 5 한 명만 꼽을 순 없다. 너무나 많다. 6 첫 컬렉션의 첫 주문이 들어온 순간, 드디어 뭔가를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아리조나 뮤즈가 우리의 첫 컬렉션 룩북 촬영을 도와주겠다고 했을 때! 7 청바지 대신 롱스커트, 블랙 대신 민트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정작 우리는 헤인즈의 티셔츠와 리바이스 빈티지 블랙진을 입지만. 8 우리 둘 다 맛집 탐방에 완전히 빠져 있다. 한국의 비빔밥도 좋아한다! 직접 요리하는 것도 즐긴다. 만약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다면, 셰프가 되어 둘이 함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지 않을까? 9 로즈 유니애크(Rose Uniacke)의 인테리어 숍을 자주 방문한다. 매장 안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피로가 풀린다. 10 사려 깊고 아름다운 의상,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의상을 만드는 디자이너!

    Arthur Arbesser of ARTHUR ARBESSER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신의 아서 아베서는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공부하고 밀라노에서 경력을 쌓았다. 데뷔 컬렉션인 2013 가을 컬렉션으로 올해 이탈리아 <보그> ‘Who is on Next’ 우승자로 선정됐다. 날렵하게 재단한 재킷과 실크 드레스, 강렬한 컬러가 특징.
    1 아주 어릴 때부터 패브릭과 컬러에 관심이 많았고, 런던 세인트 마틴에 대해 알게 된 순간부터 그곳에서 패션을 전공하는 것을 꿈꿨다. 어떤 계시와도 같았다. 반드시 그곳에 가야만 했고, 돌이켜보면 올바른 선택이었다. 2 깊은 내면에서 원하는 것을 디자인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한 잘못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컬렉션은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것인 동시에 극도로 개인적인 것이다. 3 내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두 도시, 비엔나와 밀라노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싶다. 아돌프 로스의 건축물, 유겐트슈틸 시대의 예술적 분위기와 컬러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아름다운 두 도시의 유산을 컬렉션 안에 표현하고자 했다. 4 물론 주변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지만, 특히 건축과 현대미술 작품들이 내 작업에 도움을 준다. 거의 모든 예술을 좋아하며, 친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5 존경하는 디자이너들이 무척 많다. 지금 현재 가장 닮고 싶은 디자이너는 드리스 반 노튼. 그는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면서 시대를 초월한 컬렉션을 만든다. 6 물론 이탈리아 <보그> ‘Who is on Next’에서 우승했을 때! 로마 시상식장에서 내 이름이 불리던 순간이 생생히 기억난다. 지금도 온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다. 7 컬러를 두려워하지 마시길! 올가을 컬렉션에선 밝은 주홍색 펜슬 스커트가 베스트셀러다. 흔히 겨울은 무채색의 계절이라 생각하지만, 여기에 산뜻한 색상을 더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나는 늘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이긴 하지만. 남녀 불문하고 날렵한 흰색 셔츠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8 음악을 좋아해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은 적도 있었다. 노래를 못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하하.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음악을 들으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9 고향 오스트리아 비엔나야말로 에너지 충전소다. 한동안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가보지 못했는데, 올여름 아주 오랜만에 가족과 옛 친구들을 만났다.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 해이기 때문에 그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10 나의 환상이 현실이 되어 그것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길!

    Simon Porte Jacquemus of Jacquemus
    남프랑스 마르세유 출신의 시몽 포르트 자크무스는 열아홉 살이 되던 해 파리에서 ‘자크무스’를 론칭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의 컬렉션은 LN-CC, 오프닝 세레모니, 도버 스트리트 마켓 등 세계 2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파리 <보그>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1 어떤 이유가 있다고 설명하기가 힘들 만큼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여섯 살 무렵 이미 어머니를 위해 옷을 만들곤 했으니까. 리넨 커튼으로 만든 스커트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2 컬렉션을 디자인하는 것은 ‘자크무스’라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드는 것과 같다. 옷을 만든다기보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디자인을 한다. 모든 컬렉션의 시작은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3 ‘La Piscine(수영장)’이라 이름 붙인 이번 컬렉션은 수영장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삶에 약간 지루함을 느끼는 소녀들의 이야기다. 프랑스 국기 색상과 스포츠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었다. 4 모든 컬렉션의 출발점에는 어린 시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어린 시절 남프랑스 마르세유의 아름다운 풍경들. 5 레이 카와쿠보의 작업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녀는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내 컬렉션에 관심을 보인 사람이기도 하다. 도쿄 쇼룸 옆을 지나가다가 발견했다고 한다. 평소에도 꼼데가르쏭 옴므 플러스 옷을 가장 많이 입는다. 6 첫 패션쇼가 끝나던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2주 동안 혼자서 쇼를 준비했다. 쇼가 끝났을 때 마법에서 깨어난 기분이었다. 7 이번 시즌 자크무스의 트롱프뢰유 수영복 원피스! 오버사이즈 원피스 위에 관능적인 빨강 수영복을 그려 넣은 것이다. 입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이 좋다. 닥터 마틴은 어떤 룩에든 필수품이다. 8 컬렉션에 관한 생각이 늘 내 머릿속을 꽉 채우기 때문에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다. 만약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다면 뮤지션이나 장식가가 되지 않았을까? 9 지중해를 둘러싼 마르세유와 코르시카 섬, 그리스의 미코노스 등!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0 좀더 현실적인 자크무스 레이디 만들기!

    Loko Yu of LOKO YU
    홍콩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로코 유는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에 다니면서 매리 카트란주, J.W. 앤더슨 등에서 인턴 경험을 쌓았다. 그녀의 졸업 작품이자 첫 컬렉션인 ‘Black Collection’에서 완전히 새로운 실루엣을 선보였고, 곧 파리 <보그> 화보를 장식했다.
    1 밖에 나가 노는 것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할아버지의 하얀 티셔츠 위에 현란한 무늬를 잔뜩 그려놓은 일이 기억난다. 여성복을 디자인하기 위해 패션 스쿨에 들어간 것은 당연한 수순. 패션은 내 생각을 표현해주는 하나의 틀이다. 2 기술처럼 패션도 진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트렌드에는 별 관심이 없다. 새로운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것에 늘 집중한다. 입는 사람을 자유롭게 해주는 옷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3 한마디로 해체주의와 미니멀리즘의 만남! 4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샤워하면서 영감을 떠올린다. 혼자만의 시간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실제로 샤워를 하는 동안 놀랄 만한 아이디어들이 떠오른 적이 많다. 5 레이 카와쿠보와 니콜라스 게스키에르. 물론 내 옷장은 아주 기본적인 아이템과 빈티지 제품으로 가득하지만,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의상들은 정말 환상적이다. 6 졸업 작품을 본 파리 <보그> 편집장, 엠마누엘 알트가 화보를 위한 샘플을 잔뜩 요청 했을 때,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게다가 2페이지에 걸친 인터뷰 기사까지! 7 같은 패브릭으로 만든 톱과 팬츠 위에 오버사이즈 코트를 매치하는 것만큼 쿨한 룩이 있을까? 흰색 티셔츠, 검정 테일러드 팬츠처럼 어떤 것에도 잘 매치되는 기본적인 옷들이야말로 머스트 해브 아이템. 8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을 바라보거나 맥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낸다. 완벽하게 자유로운 시간이 있어야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가끔 시트콤 작가가 돼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하. 9 올여름엔 휴가도 못 다녀왔다. 이 일을 계속하려면 나만의 휴식처가 필요할 것 같다. 10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임승은
      기타
      PHOTO /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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