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실크의 마술사, 크리스토프 궈누와 나눈 대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진행된 에르메스의 전시 ‘A propos d'Hommes(아 프로포 돔므)‘.

“에르메스 남자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9월 25일부터 사흘 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10층 홀은 ‘A propos d’Hommes(아 프로포 돔므)‘를 위해 에르메스 월드로 변신했다. 단순한 관람이 아닌 ‘체험’형 디스플레이가 특징. 세계적인 디지털 아티스트 미구엘 슈발리에의 ‘8 Cravates’는 타이 디자인을 패턴화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패턴이 활성화됐다(발자국을 움직이면, 그 동작에 따라 스크린이 움직였다). 에르메스 아카이브에 보관된 소품으로 직접 스타일링한 후 촬영 가능한 포토 부스도 마련돼 인기를 얻었다. 이번 전시에 맞춰 에르메스 남성 실크 라인 담당자인 크리스토프 궈누를 ‘보그닷컴’이 만났다. 1987년 에르메스에 입사해 남성 실크 매니저로 일한 그는 타이 컬렉션의 상승을 이끌었다. 그런 뒤 텍스타일 액세서리 디자인으로 영역을 넓혔으며, 2011년부터 남성 실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 중.

에르메스 남성 실크를 담당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토프 궈누.

VOGUE 이 특별한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Christophe Goineau(이하 CG) 처음엔 남성 실크 영역을 총괄하고 있었다. 에르메스의 총괄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알렉시 뒤마와 남성복 컬렉션의 아티스틱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안이 업무의 일부였던 예술 파트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VOGUE 실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어떤 일을 하나?
CG 디자인과 소재, 형태 결정이 주된 업무다. 또 다양한 색상에서 제품에 맞은 것을 고르는 게 실크 디렉팅의 마지막 단계. 패션은 늘 선택하는 과정의 연속이자 우아함은 선택의 기준이 된다.

VOGUE 이 일을 통해 얻는 가장 큰 즐거움은 뭔가?
CG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컬러 선택이다. 색은 아이템을 전혀 새롭게 변신시키는 능력이 있다. 훌륭한 디자인도 무슨 색을 쓰느냐에 따라 성공이 되거나 실패가 될 수 있다.

VOGUE 올가을 컬렉션은 무엇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나?
CG 에르메스는 매년 새로운 테마를 선정하는데, 거기서 영감을 얻는다. 올해의 테마는 ‘A Sporting Life’로 스포츠에 대한 모든 게 주제였다. 이 문구를 들었을 때 맨 처음 떠오른 느낌과 그 내면에 존재하는 의미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 실크 컬렉션에 반영한 주제는 ‘Elegance in Movement’였다.

VOGUE 실크를 디자인할 때 어떤 요소에 중점을 두나?
CG 두말 할 필요 없이 디테일’ 나는 에르메스가 디테일을 중시하는 브랜드라고 여긴다. 무슨 작업을 하더라도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작은 디테일까지도 신경을 쓰며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떤 디테일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만큼 미미할 수 있지만, 결국 이것이 완성도를 높이고 큰 차이를 가져온다.


에르메스의 실크 타이 컬렉션.

VOGUE 당신이 생각하는 실크의 매력은 뭔가?
CG 특별한 느낌과 다양성을 지닌 소재! 광택이 있거나 없거나, 두툼하거나 얇거나. 그러나 핵심은 단연 색상을 조합하는 방식이다. 실크는 색상에 강력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그건 다른 소재가 할 수 없다.

VOGUE 가장 좋아하는 실크 아이템은 뭔가?
CG 일년 내내 늘 소지하는 캐미시어와 실크로 된 에르메스 140cm 스카프. 기하학 디자인에 네 가지 색상이 뒤섞였다. 다양한 스카프로 활용하는 건 물론, 여행지에서는 담요로도 쓴다. 언젠가 아들을 재우기 위해 스카프로 해먹을 만들기도 했다. 내게 ‘애인’ 같은 아이템이다.

VOGUE ‘보그닷컴’의 네티즌들에게 실크 아이템을 추천한다면?
CG 짙은 빨강의 ‘Missing Horse’이라는 아이템. 간단하게 연출하기에 딱 적당한 크기에다 실크와 캐시미어 혼방으로 아주 부드럽다. 간결하고 우아한 디자인이라 니트나 코트 등 겨울 옷과도 잘 어울린다.

VOGUE 당신만의 스타일링 팁은 뭐가 있나?
CG 두 가지! 아침에 옷 입을 때 어떤 타이를 매고 싶은지 먼저 생각한다. 그런 뒤 타이에 어울리는 셔츠와 조끼, 수트를 고른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반대지만 난 이 방법을 고수한다. 두 번째는 독특한 시도. 드레스 룸이나 옷장의 불을 완전히 끄고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상태에서 타이와 셔츠를 고른다. 어떤 옷을 입어야 될지 모를 때 주로 사용하는데 불을 켜고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깜작 놀랄만한 조합을 발견하게 된다.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하! 이런 시도를 통해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깨지고 새 아이디어를 얻곤 한다. 그러니 옷을 고르기 전 불을 꺼보는 건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