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로버츠의 뷰티 토크

줄리아 로버츠는 새 영화에서 배우 경력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찬사와 함께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100만 볼트의 미소 외에도 그녀가 우리에게 보여줄 모습은 무궁무진하다.

VOGUE 존 웰스 감독의 블랙코미디 <어거스트: 오세이지 카운티(August: Osage County)>가 11월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국내 미정). 쟁쟁한 캐스팅으로 벌써부터 화제인데, 원래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이죠?

JULIA ROBERTS(이하 JULIA) 맞아요. 연극을 봤는데 훌륭했어요. 꼭 봐야 하는 연극이죠. 3시간이 넘고 중간에 인터미션이 두 번 있었음에도 제가 본 가장 격정적인 작품이었어요. 3시간 넘게 사람들이 서로 공격하면서 복잡한 가정사의 사소한 면까지 잘 다루었죠(아버지의 죽음으로 모인 콩가루 집안을 다룬 블랙코미디). 이를 영화로 만들겠다며 제게 관심이 있는지 물어본 건 꽤 오래전 일이었어요. 존 웰즈와 각본을 쓴 트레이시 레츠에겐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연극에선 세트가 예쁜 집 하나였지만, 영화를 위해선 더 많은 것을 구상해야 하니까요. 그들이 제게 구체적인 날짜를 가지고 왔을 땐 다행스럽게도 남편이 일을 하지 않고 있었고, 덕분에 촬영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었어요. 마침 제 친구 조지 크루니가 그의 친구 그랜트 헤스로브와 함께 제작에 동참했고요. 또 제가 정말 좋아하거나 친한 친구들이 캐스팅됐죠. 엄마 역을 메릴 스트립에게 맡길 거라고 하기에 전 너무 흥분해서 “말도 안 돼요! 전 그럼 안 할래요! 지금 웃으라고 하는 소리죠?”라며 반어적으로 농담을 했죠.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을 같이한 더모트 멀로니도 이 영화에 출연해요. 둘이 또 함께 영화를 하게 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서로 쳐다보기도 했지요. 어제 아침 식사를 함께한 제 여동생 중 한 명을 연기한 줄리안 니콜슨은 언제든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이에요. 줄리안은 뛰어난 배우이고 인간성도 정말 좋죠. 이완 맥그리거는 제 남편 역을 합니다. 사랑스러운 남자예요. 크리스 쿠퍼와도 테이블에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으면 꿈인지 생시인지 믿어지지 않아 살을 꼬집어보죠. “누가 절 꼬집어주세요”라고 말하면서요. 하하.

VOGUE 영화의 캐스팅은 그야말로 연기 올림픽 수준이네요. 그것도 A급 선수단이죠. 멀리 오클라호마에서 촬영했다고 들었어요.

JULIA 그곳은 늘 극단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장소예요. 날씨도 그렇고, 슬프게도 토네이도도 몰아치죠. 저는 남부 출신이기 때문에 오클라호마는 무척 평평하고 덥게 느껴졌어요. 마치 오븐에 들어간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곳의 먼지와 바람엔 뭔가 특별한 게있 었어요. 그곳 사람들은 역경을 어떻게 극복해내는지 알고 있는 듯했어요.

VOGUE 메릴 스트립과 당신이 이 영화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죠. 어땠나요? 세트장에서는 마약중독자인 엄마로, 현실에선 오랜 친구로 만날 텐데요. 마치 이중생활 하는 것 같지는 않았나요?

JULIA 우린 두 가지 삶을 살았어요. 영화 속에서는 엉망진창인 가족이고, 촬영 후에도 가족이었어요. 왜냐하면 바로 옆집에 살았거든요. 일이 끝나면 둘 다 기진맥진해서 또 하나의 가정으로 돌아가는 거죠. 하루는 온갖 욕과 비열한 말들로 소리를 질러대느라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지쳐서 집에 돌아왔더니 메릴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수프를 좀 끓였는데 줄리안과 줄리엣, 이완도 이리로 오는 중이니까 너도 여기로 와. 그럼 같이 연습할 수 있잖아”라더군요. 그럼 전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메릴네 집으로 가서 대본을 읽어요. 어떨 땐 메릴네 식탁에 11명이 둘러앉아 서로 더 잘하려고 기를 쓰고 대본을 읽기도 했죠. 그렇게 그곳에 모여서야 다들 긴장을 풀어요. 촬영장에선 아무도 웃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니까요. 모든 게 참 재미있었어요. 맞아요. 이중생활이죠. 해가 지면 우린 서로 다정한 친구로, 해가 뜨면 촬영장에서 메릴을 부엌 바닥에 때려눕혀 목을 조르는 식이었으니까요.

VOGUE 이 영화에서 메릴 스트립에게 뷰티 팁을 알려준 걸로 아는데요. 보습 크림인 랑콤 ‘이드라젠’에 관한 거였다죠. 랑콤의 뮤즈니까 그녀가 다른 뷰티 팁에 대해서도 물어보던가요?

JULIA 영화를 보세요. 그게 답이에요.(웃음) 만약 저나 메릴의 모습이 보기 좋다고 생각했다면 그 질문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거예요. 이걸 얘기해 드릴게요. 저와 20년 넘게 일해온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은퇴를 해서, 이번엔 브래드 피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진 블랙과 호흡을 맞췄어요. 전 그녀를 ‘팔방미인 진’이라고 불렀는데 정말 브래드에게문신, 커트 등 온갖 것들을 다 해주고 있었거든요. 어쨌든 전 진에게 위기에 처한 여인처럼 보이고 싶다고 말했어요. 매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나이가 든, 중년 결혼 생활의 위기, 10대 자식과의 위기, 엄마와의 위기를 맞아 더 이상 외모에는 신경을 안 쓰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지요. 약간 뚱뚱하고 머리카락도 희끗희끗하고 슬쩍 주름도 보이는 그런 모습을요. 진과 저의 놀라운 헤어 디자이너 린 퀴유가 아주 미묘하면서도 정교하게 분장을 해줬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영화에 제가 참 예쁘게 나왔다고들 말하더군요. 그건 사람들이 제 모습 속 진실에 호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제가 예뻐서가 아니라 제 모습이 실감 나게 보였던 거지요. 전 사람들이 진실에 끌린다고 생각해요.

VOGUE 랑콤의 홍보대사가 되고 난 후 아름다움에 대한 견해가 바뀌었나요?

JULIA 별로 그렇진 않아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좀더 화장을 열심히 하려고 하는 정도?(웃음)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좋은 점은 엄마 친구들에게 “어머, 피부가 정말 좋네!”라는 식의 말을 들으면 솔직하게 “랑콤 써요”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거죠. 살짝 목소리를 낮추며 얘기해요. 가방 속 물건을 팔려는 사람 같은 인상을 주고 싶진 않으니까요. 진실을 말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없잖아요. 랑콤의 ‘비파씰 아이 메이크업 리무버’는 꼭 써보세요. 랑콤 모델이 되기 전부터 사용한 제품이죠. 마스카라도 최고예요. 속눈썹이 한 겹 더 두꺼워져서 정말 풍성해 보여요. 친구들에게 선물했더니 모두들 열광했을 정도죠.

VOGUE 당신의 스킨케어 루틴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JULIA 아침저녁이 조금 달라요. 아침엔 먼저 아이크림을 약간 바르고 제가 좋아하는 ‘압솔뤼 프리미엄 베타엑스 크림’을 조금 발라요. 그리고 애들 아침을 챙겨주고 조금 전 데이크림을 얼굴 전체에 다시 한 번 바른 다음 메이크업을 살짝 하죠. 밤에는 깨끗하게 씻어낸 다음 맛있는 향이 나는 ‘압솔뤼 렉스트레 크림’을 발라요. 이 크림은 매우 특별하지요. 정말 좋아요.

VOGUE 촬영을 하면 장기 여행을 하게 될 텐데, 꼭 챙기는 제품이 있나요?

JULIA 비행기에선 핸드크림을 꼭 챙겨요. 항상 손에 바르고 비행기에서는 발에도 발라요. 너무 건조하니까요. 그리고 세르쥬 노르망의 ‘메타 쉬어 드라이 오일 피니슁 스프레이’도 사용해요. 헤어 오일 같은 것인데, 머리카락 끝에 전체적으로 스프레이를 하면 비행기에서 내릴 때 머리가 무겁게 짓눌린 것처럼 보이지 않아요. 또 간식, 게임, 립밤, ‘압솔뤼 렉스트레 크림’. 이런 것들도 중요해요. 나머지는 그냥 현지에서 구하면 되죠.

VOGUE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챙기는 식품이 있나요?

JULIA 작년에 마당에 케일을 잔뜩 심어서 애들이 아삭한 케일에 푹 빠져버렸어요. 큰 그릇에 한가득 담아 식탁에 올려두면, 저녁 먹기 전에 수십 번 달려와 “엄마 배고프니까 간식 줘”라고 하던 애들이 그냥 식탁을 왔다 갔다 하면서 케일 그릇을 몽땅 비우죠. 그래서 지금은 애들이 샐러드를 다 안 먹어도 내버려둬요. 미리 준비한 아삭한 케일 간식, 특히 치즈를 곁들이면 정말 맛있어요. 물론 치즈를 너무 뿌리면 건강에 그다지 좋진 않을 것 같군요.

VOGUE 향수 ‘라비에벨’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JULIA 네. 그 과정은 정말 즐거웠어요. 저는 사람들이 그 향수를 생각할 때, ‘이건 줄리아 로버츠가 사용한 향수였지’라고 기억할 만한 제품이 만들어지길 원했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향을 랑콤 조향 팀에 알려줬죠. 특히 파촐리 향이요. 여기에 우디한 향을 담되 파우더리한 느낌은 없었으면 한다고요. 조향 팀은 저에게 샘플을 보냈고 우리는 일보 전진 일보 후퇴를 반복하면서, 결국 해냈죠!

VOGUE ‘라비에벨’은 밝게 빛나는 플로럴 노트와 함께 아이리스, 파촐리, 그리고 땅의 느낌을 담은 관능적인 향이죠. 특히 이런 향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JULIA 파촐리 향에는 뭔가 특별한 느낌이 있어요. 특히 파촐리를 재미있는 향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 향을 맡으면 매우 극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점 때문이죠. 파촐리 향을 맡으면 “오! 이건 아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말하자면 사람들이 ‘넌 전갈자리 같아’라고 말할 때와 비슷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제게 파촐리 향은 저라는 사람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몇 년 전 마샤 게이 하든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몇 년 만에 만나 기뻐하며 서로를 껴안았는데, 그때 그녀가 “당신에게선 여전히 같은 향이 나네요!”라더군요. 저는 그 말이 무척 기뻤어요. 그 말이 우리가 과거에 쌓았던 우정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 후 전 늘 파촐리 향이 들어 있는 향수를 사용했고, 이젠 파촐리 향을 제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파촐리 향을 통해 제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죠. 제 아이들도 제가 하루 종일 사용해서 파촐리 향이 듬뿍 묻은 스카프를 껴안고 편안함을 느끼며 잠이 듭니다.

VOGUE ‘라비에벨’은 큰 성공을 거뒀어요. 그건 향이 좋기도 하지만, 행복으로 가득 찬 당신의 미소 때문이라고도 하더군요.

JULIA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말하는 제 미소는 제 몸의 일부분이 아니고 그냥 저예요. ‘그녀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라고 간단히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란 거죠. 행복한 미소에는 많은 것이 내포돼 있어요. 사람들이 저에게 억지로 웃으라고 하면 행복은 이미 사라진다고 생각해요. 광고 속의 미소 짓는 제 모습은 제가 정말 그 향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놀랍도록 행복한 순간이 된 거죠.

VOGUE 행복을 쉽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 걸까요?

JULIA 전 그렇다고 생각해요. 애들에게도 그렇게 말하죠. 일상에서도 무엇이든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잖아요. 행복을 얻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예요. 서로 사랑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고, 선크림을 바르고 공원으로 피크닉을 가고…, 그런 사소한 기억들. 그런 일에서 누구나 행복을 느낄 수 있죠. 요즘 그것과 연관된 연구를 많이들 하더군요. 저는 스스로 행복해지도록 뇌를 훈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에 관심이 많아요. 그건 정말 가능한 얘기니까요. 향수를 사면 행복해질까?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한테 좋은 냄새가 나면 나는 행복해질까? 그렇다고 믿어요. 만약 향수를 사서 뿌렸는데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그건 다른 부정적 요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바로 그런 요인을 스스로 찾고 인식해야 해요.

VOGUE 인생에서 무엇이 ‘라비에벨(인생은 아름다워)’을 외치게 하나요?

JULIA 아침 일찍 일어나 식구들을 깨울 준비를 하면서, 동이 틀 때 잠시 감사할 것을 기억하면서 명상하는 순간! 이건 저에게 아주 중요합니다. 제가 일하는 업계는 저를 응석받이로 만들면서 쉽게 망가뜨릴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스스로 균형을 못 잡으면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질 수 있지요.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내 위치는 어디인지 생각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며 균형을 찾지요.

VOGUE 영화배우 외에 꿈꾸는 일이 있나요?

JULIA 이제까지 배운 것들을 더 깊이 파고들고 싶어요. 더 많이, 더 좋게, 더 깊이 감사하면서 더 많이 이해하고 싶어요. 특히 멋진 저녁 식탁을 차리고 싶어요. 요리를 최대한 즐기자는 것이 새해 결심이었어요. 전 요리를 좋아하지만 어느 순간 비슷한 요리를 가지고 일주일의 식탁을 반복적으로 차리고 있더군요. 그래서 요리를 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좀더 시간을 쪼개 요리를 하기로 했어요. 몇 달 동안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정말 행복했어요. 문제는 남편의 출장이 늘어나면서 갈수록 애들만을 위해 대대적인 쇼를 하는게 어려워졌다는 거죠. 결국 “저녁 뭐 줄까? 아침에 먹은 걸로 먹자!” 이런 식이 됐지요.

VOGUE 영화 촬영이 끝나면 뭘 할 건가요?

JULIA 뉴욕에서 우리 다섯 식구만 똘똘 뭉쳐서 보내려고 해요. 오클라호마에 있을 때 저는 나흘간 일하고 그날 저녁에 집에 와 엿새째 되는 날 다시 돌아가곤 했지요. 장거리여서 그 방법밖엔 없었어요. 처음엔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뭔가 고삐가 풀린 느낌이었죠. 길을 잃은 것 같았고 벽에 부딪히기도 했고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그저 식구들이 보고 싶었어요. 예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죠. 더 이상 혼자 있어도 즐거운 예전의 제가 아니었죠. 혼자 세계 여행을 다녔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내가 혼자 배낭여행을 다녔다고? 그랬을 리가 없는데, 누가 사진 찍은 게 있으면 좀 보여줘!”라고 말할 정도예요. 지금의 제가 예전과 정말 달라진 게 있다면 바로 그 점일 거예요.

VOGUE 지금 당신에겐 어떤 굉장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죠?

JULIA 저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굉장히 특별한 건 없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해요. 제가 특별한 직업을 갖고 있고 할리우드 문화의 중심에 있지만 우린 결국 같은 것을 찾고 있어요.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영감을 주거나 받는, 그런 삶이지요. 제가 참 싫어하는 건 얘기하면서 뭘 팔아야 되는 상황이죠. 저를 가식적으로 떠받들어주는 그런 느낌이 싫어요. 제가 그럴 자격이 없다는 게 아니고, 어떤 사람이 예술성에 대해 존경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우린 다 같다는 거예요. 우리가 서로를 존중해준다면, 아, 정말 좋은 날들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