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전성시대

이제는 세계 어딜 가도 한국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드라마, 화장품, 음식은 물론, 아름다움의 절대 기준으로 떠오른 ‘메이드 인 코리아’ 전성시대! 그렇다면 2013년 한류를 이끄는 글로벌 뷰티 퀸은 누구?



“공효진, 완전 매력적이야!” 지난 9월 홍콩 출장길에 만난 말레이시아 연예 정보 프로그램 <The Star>의 VJ가 내게 건넨 첫마디다. 완벽하게 아름다운 조각 미녀는 아니지만 작은 얼굴, 깨끗한 피부, 털털한 웃음, 그리고 ‘보이시’와 ‘걸리시’를 넘나드는 패션 센스의 소유자, ‘미스 공’이 출연하는 <주군의 태양> 본방 사수를 위해 밤잠을 설칠 정도란다. 소녀시대의 사례도 재미있다. 한국에선 ‘태티서’ 태연, 티파니, 서현이 센터(무대 정중앙에 서는)를 담당하지만 유럽에선? 효연이 최고다. 얼마 전 종영한 Mnet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9> 오디션에 출전한 외국인 댄서들이 만장일치로 선정한 ‘잇 걸’ 역시 소녀시대의 효연. 특히 이탈리아에서 온 도전자 마르코는 “한류에 관심이 많은 유럽인들 사이에서 효연의 인기는 최고!”라며 그녀와 악수하는 순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까지 했다.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통해 문득 외국인들의 눈에 보이는 한국 여자의 매력 포인트는 뭔지 궁금해졌고, 한류에 관심이 많은 외국 프레스를 중심으로 미니 앙케트를 실시했다. 중국 <보그> 뷰티 기자와 광고 회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일본 패션지 뷰티 디렉터와 뷰티 홍보를 담당하는 브랜드 매니저, 이탈리아 남성 패션지 <로모 보그>의 뷰티 기자, 미국 패션지 <글래머>의 뷰티 기자, 미국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등. 이들이 주목하는 한국 미녀는 누구?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피부,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잘 그려진 아이라인! 암고양이처럼 요염하진 않아도 자꾸만 보고 싶은 친근한 매력이 있죠.” 상하이 광고 홍보 회사 7a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팀이 말하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행운의 여신이자 최다 득표자로 선정된 K-뷰티 퀸은 송혜교. “1mm의 오차 없이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이목구비, 풋풋한 소녀와 성숙한 숙녀 사이를 넘나드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예요.” <보그 차이나> 뷰티 기자 아이다의 찬사에 이탈리아 남성지 <로모 보그>의 뷰티 기자 파비아도 맞장구를 쳤다. “왕자웨이 감독의 <일대종사>를 통해 송혜교를 처음 봤습니다. 장자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더군요.” 시세이도 중국 지사 브랜드 매니저도 송혜교의 ‘빅 팬’이다. “최근 들어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수많은 여배우들이 주목받았지만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그 인기도 금세 시들죠. 하지만 송혜교는 달라요. 그녀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죠.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적당히 아름답다고 할까요? 그녀의 인지도는 웬만한 중화권 배우 못지않아요.” 두 번째 뷰티 퀸은 김태희. “우아한 아름다움이 묻어나요. 오에루(오피스 레이디의 준말) 사이에서 그녀의 얼굴은 닮고 싶은 롤 모델이자, 메이크업의 좋은 표본이죠.” 출장 중에 만난 일본의 한 패션지 뷰티 디렉터의 말을 듣고 보니 그녀가 <25ans>의 커버 걸로 발탁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뷰티 저널리스트 사이에선 그녀의 도톰한 눈 밑 애교 살이야 말로 기삿거리로 오르내릴 만큼 닮고 싶은 매력 포인트라는 것. 부산국제영화제 취재차 한국을 방문한 <글래머> 뷰티 기자 마우린은 박신혜의 얼굴을 좋아한다. “극과 극의 매력이 공존해요. 화장기 없는 얼굴은 친근한 이웃집 소녀(girl-next-door)지만 한껏 꾸미면 도도한 차도녀(ice queen)로 변신하죠.” 또 유럽에선 효연의 얼굴이 먹힌다면 미국 소녀들의 워너비는 윤아다. “작은 얼굴, 큰 눈, 매끈한 피부, 부드러운 미소. 그야말로 코리안 뷰티죠!”

그렇다면 글로벌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어떤 얼굴에 매력을 느낄까? 영예의 주인공은 금발 머리 모델 수주! 맥의 아시아 태평양 메이크업 디렉터 제임스 몰로이는 그녀의 탈색한 머리와 눈썹에 매료돼 ‘아이 러브 수주’를 외칠 정도다.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지나 그라함도 입술을 동그랗게 오므리며 수주를 외쳤다. “동서양의 매력이 뒤섞인 그녀는 요즘 모델 중 최고예요! 노랗다 못해 하얗게 탈색된 머리와 레드 립. 이보다 아름다운 조화가 또 있을까요?”

이번 취재를 통해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아름다움의 절대 기준은 편안한 미소에서 비롯된다는 것. 여배우들처럼 얼굴이 주먹만 하고 눈, 코, 입이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어떠랴. 김태희, 송혜교, 한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차세대 뷰티 퀸은 완벽한 미인은 아니지만 사랑스럽고 개성 있는 마스크의 공효진, 효연, 수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