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패션 위크

아이폰, 아이팟, 갤럭시 탭, 아이패드…, 그야말로 최첨단 모바일 세상이 펼쳐진 지금, 당대 트렌드를 제안하는 유행의 발원지인 패션 위크가 스마트폰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한쪽에서는 아이폰, 저쪽에서는 갤럭시 노트. 상표만 달랐지 스마트폰을 든 모습은 다들 비슷비슷하다.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수다를 떠는 사람에서부터 화면을 뚫어져라 보며 소셜 네트워킹에 열중인 사람까지. 여기에 패션 위크라는 특수 환경이 추가되면? 쇼장 앞의 멋쟁이들을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람과 패션쇼 영상을 기록하는 사람, 그리고 스마트폰을 패션 소품으로 여긴 채 스타일링을 마무리하는 사람이 추가된다. 그래서인지, 애플과 삼성 등 일류 스마트폰 회사들이 세상에 공개하기 전, 약속이라도 한 듯 패션 위크 때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밀라노 패션 위크의 모스키노 무대에서는 삼성 로고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30주년을 맞아 유난히 떠들썩했던 런웨이에 ‘짜잔’ 하고 나타난 건? 모스키노만의 통통 튀는 감각으로 무장한 갤럭시 노트 3와 웨어러블한 스마트 기기인 갤럭시 기어. 색색의 일러스트로 가득한 네 가지 케이스로 갈아입은 갤럭시 노트와 기어를 착용한 모델들이 무대에 등장했고, 애프터 파티에서는 팔찌와 함께 착용한 기어를 조작하는 패션 피플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삼성은 애플만큼 엄청난 사용자를 거느리지만(프랑스에서는 스마트폰 판매 1위), 패션계에서는 아이폰이나 블랙베리만큼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 그런 삼성이 모스키노와의 협업을 통해 노린 건 젊고 힙한 소비자들이다. “모스키노는 이탤리언 기질의 유머와 화려한 색채 감각을 갖고 있어요. 30주년 이슈도 있는 데다, 왕년의 슈퍼모델들과 젊은 모델들이 함께 어울린 무대라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라고 삼성 측은 전한다. “덕분에 노트3와 기어에도 패셔너블한 색채를 입힐 수 있었죠.”

삼성 스마트폰과 패션 하우스와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알렉산더 왕은 자기 친구들에게 갤럭시 노트 2로 자유롭게 그림이나 낙서를 그려달라고 부탁한 뒤, 백팩을 위한 프린트로 사용했다(가방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Art Start’라는 자선단체에 기부됐다). 파리에서도 갤럭시 노트의 패셔너블한 변신은 계속됐다. 이번엔 갤럭시 노트 3와 갤럭시 S4가 그 주인공. 정구호가 헥사바이구호를 위해 갤럭시 노트 3와 갤럭시 S4줌의 전용 케이스를 제작한 것. 특히 갤럭시 S4줌 전용 케이스는 카메라 기능이 강화된 제품 컨셉과 어울리도록 렌즈를 노출한 형태로 디자인됐는데(탈착이 가능하다) 이번 컬렉션의 주제인 한국 전통 문양과 조화를 이룬 케이스는 첩보영화에 등장해도 될 만큼 기발하고 모던했다.



한편 런던에서는 버버리 프로섬이 애플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 출시될 아이폰 5S에 이번 컬렉션의 콘텐츠들을 담았다. 아이폰에 저장한 사진과 영상은 버버리 홈페이지를 비롯, 버버리의 모든 SNS뿐 아니라 전 세계 플래그십 스토어의 스크린, 그리고 <뉴욕 타임스>, 런던 크롬웰 로드, 홍콩 월드와이드 하우스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 퍼져나갔다. “버버리와 애플이 지닌 디자인과 장인 정신이라는 공감대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습니다”라고 버버리 하우스는 설명한다. “애플이나 우리나 멋진 제품을 창조하고 기술을 통해 감성을 자극하는 경험 제공 측면에서 공통된 열정을 갖고 있죠. 아이폰 5S를 이용해 다양한 가능성을 탐험한다는 것 자체가 아주 흥미로운 시도였습니다.” 물론 버버리는 과거부터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혁신을 선보여왔지만, 아이폰 촬영으로 진행된 생중계는 처음이다. “특히 버버리 프로섬은 매 시즌 쇼를 발표할 때마다 디지털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한 홍보 효과가 있으니 양쪽 모두에게 ‘윈윈’인 셈이죠.”

사실 패션 디자이너들에게도 하이테크는 분명 동시대적인 영감의 원천이다. “패션과 하이테크는 서로 상승효과를 누릴 기회가 많습니다”라고 알렉산더 왕부터 정구호까지 패션과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데 관심이 많은 삼성전자 관계자가 전한다. “서로 환상의 조합이 될 수 있도록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관건입니다.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얻어 판매율을 높이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긴 하지만요. 특히 갤럭시 기어 같은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는 패션 아이템으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패션과 더욱 밀접한 교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패션이 스마트폰 산업의 ‘판도라의 상자’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