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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케이트 윈슬렛

2016.03.17

by VOGUE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케이트 윈슬렛

    케이트 윈슬렛은 늘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두 편의 신작, 새로 결혼한 남편, 그리고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 이 뛰어난 영국 배우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실크와 새틴 소재가 어울린 장미꽃 무늬 오버사이즈 코트 드레스는 랑방(Lanvin), 팔찌들은 우다드앤그린스테인 Woodard&Greenstein), 리아 고든 앤티크(Leah Gordon Antiques), 멜로디 로저스(Melody Rodgers).

    <보그> 커버 촬영이 끝났다. 이 사진 촬영 때문에 부글부글 속을 끓이며 찌는 듯한 런던의 주말(음식은 근사했지만 에어컨이 없는 긴 시간들)을 견뎌낸 관능적인 금발의 오달리스크는 사라지고, 그 대신 사진작가와 옥신각신하는, 임부복에 플립플랍 차림의 혈기 왕성한 여인이 등장했다. 그녀가 화가 나서 뛰쳐나가자 그는 등 뒤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그녀는 몸을 돌려 거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런 우라질, 마리오 당신, 사진 찍는 법을 알기나 해?” 그러더니 그녀는 손거울을 집어 들고는 자리에 앉아 속눈썹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테스티노는 웃음을 터뜨렸고, 모든 사람들이 웃었다. 작년에 영광스럽게도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훈장을 받은(드라마에 대한 공로로)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은 고향 잉글랜드 사람들의 표현처럼 완전히 ‘쩌는’ 위치에 올라 있다. 이것은 완곡한 표현이다. 윈슬렛은 말을 할 때면 재미있지만 저속한 욕설들을 많이 섞는다. 이 인터뷰 기사에서는 생략했지만, 그녀의 말을 그대로 옮긴 내 초고에는 그런 욕설들이 가득하다.

    테스티노는 커버에 실릴 물결치는 머리를 볼 수 있도록 내 쪽으로 노트북을 돌려줬다. 그는 싸우는 척하는 것을 즐긴다(윈슬렛이 나중에 내게 말해줬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를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그는 말합니다. ‘오, 달링! 내게 못되게 굴어봐. 그래야 내가 힘이 난다니까.’ ”패션 에디터라면 누구나 여배우는 모델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여배우의 전공은 카메라 앞에서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돼야 하는 사진작가의 시선 앞에서 발가벗겨진 기분일 수도 있다. 테스티노는 윈슬렛은 다르다고 말한다. 그녀는 “실생활에서 너무나 현실적”이기 때문에 “직업의 포로”가 아니다. 그녀는 사진 찍히는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 그녀는 자기 자신과 스스로의 몸에 편안함을 느낀다. 그는 종종 배우의 결점을 감춰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들을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케이트를 촬영할 때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그녀는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협조합니다.”

    윈슬렛이 속눈썹 잡아당기기(당신이 추측하듯 욱하는 성질 때문에 자신을 괴롭힌 것이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하나하나 힘들여 붙인 인조 속눈썹을 뽑은 것이다)를 끝냈을 때, 우리는 맛있는 차와 짜이를 마시기 위해 근처 호텔로 자리를 옮겼다. 창밖으로 런던이 뜨겁게 끓고 있었고, 그 안에도 에어컨 비슷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침착하고 아름다우며 스스로에게 편안해 보였다. ‘관능적’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원하는 쿨한 것과는 거리가 먼 비현대적인 형용사다. 그러나 지금 그녀에게 그보다 어울리는 단어는 없다. 그녀는 세 번째 아이를 임신 중이다(실제로 몇 개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내가 4~5개월 정도일 거라고 추측하자 그녀는 “그럴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배는 임신한 티가 났고, 그녀는 멋진 컬러 블록 무늬(검정과 베이지)의 짧은 저지 임부복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나는 드레스가 멋지다고 말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러자 그녀는 기쁘다는 듯, 그것이 세라핀(Seraphine, 현재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열성적으로 입고 있어 런던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이라는 브랜드이며, 똑같은 것을 두 사이즈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요즘 임부복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기뻐했다(그녀가 마지막으로 임신한 것이 10년 전이기 때문에 그런 변화에 놀란 듯하다). 그녀는 아무도 자신의 사진을 몰래 찍지 않는 것도 기쁘다고 했다. “제가 임신한 사진을 본 적 없을 거예요. 혹시 있나요?” “아니요”라고 나는 대답했다(인터뷰 당시엔 그게 사실이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그런 사진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에요. 정말 멋진 일이지요. 그들은 시도조차 하지 않았어요!” 물론 영국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 이르다. 파파라치들이 곧 케이트의 상황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서른여덟의 케이트 윈슬렛은 그녀 세대 최고의 여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그녀가 메릴 스트립이나 헬렌 미렌의 나이가 됐을 때도 여전히 최고의 배우일 거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때쯤 대영제국 훈장을 기사 작위로 업그레이드해서 데임(Dame, 남자의 Sir에 해당하는 말) 케이트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녀는 소년과 소녀가 만나는 줄거리의 <타이타닉>에서 아름다운 여주인공 로즈 역을 맡은 것 말고는 관객이 사랑에 빠질 만한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까다로운 사람, 아주 흥미로운 사람, 당신이 흔들고 싶어 하는 사람, 쉽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을 연기했다.

    연기자가 아닌(프로들이 배우로서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인간 윈슬렛은 사방에서 상당히 열광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킨다. 그녀의 솔직함과 할리우드의 유명세가 허락하는 한 아이들에게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게 해주려는 집요한 노력 덕분에, 그녀는 어디서나 합리적인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세 번째 남편과 세 번째 임신이라는 주제는 사람들의 지지를 갈라놓고 있다. 최근 <Slate>라는 인터넷 잡지에서 케이티 로이프는 그녀가 인간적인 풍부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윈슬렛은 영국 언론과 블로거 중 안티들을 자극했다. 여기에는 엄마들을 위한 멈스넷(mumsnet.com)이란 불만 가득한 영국 웹사이트 회원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들은 윈슬렛의 삶의 선택들에 대해 불쾌할 정도로 비판적이다. 1975년 태어난 윈슬렛이 <Hideous Kinky> 세트장에서 조감독 짐 트리플턴을 만난 건 겨우 스물두 살 때였다. 그들은 다음 해 결혼했고, 2000년에 딸 미아가 태어났다. 당시 윈슬렛은 이미 세계적인 스타였다. 전 세대를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 <타이타닉> 덕분이다(1위는 <아바타>). 나는 그녀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다음 날 밤 브리티시 에어웨이 1등석을 타고 집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1등석과 비즈니스석 사이 주방 바닥에 승무원들과 가부좌를 틀고 앉아 담배를 피우며 보통 담배를 직접 말아 피운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의 드레스, 헤어 드레서, 그리고 빌린 보석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지난 9월, 토론토 필름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남편 네드 로큰롤과 함께 히드로 공항을 떠나는, 임신 중인 케이트 윈슬렛.

    트리플턴과 윈슬렛은 2001년에 이혼했다. 그리고 그녀는 <American Beauty>와 <Skyfall>의 감독인 샘 멘데스와 재혼했고, 거의 10년 가까이 매혹적인 가정생활을 이어갔다. 그들은 대서양 양쪽에 집-뉴욕 첼시의 복층 아파트와 코츠월즈의 커다란 시골집-을 갖고 있었다. 두 사람의 아들 조는 뉴욕에서 태어났고, 누나 미아처럼 그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2010년 두 사람이 헤어졌을 때 윈슬렛은 가족과 함께 잉글랜드 남부의 15세기 저택으로 이사했다. 두 아이는 그곳의 한 학교로 전학했다.

    멘데스와 헤어지고 1년 후에 그녀는 미아와 조(그리고 새로운 남자친구인 모델 루이스 다울러)와 함께 카리브 해에 있는 리처드 브랜슨의 최고급 리조트 섬인 네커 아일랜드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윈슬렛은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면서 대단한 용기를 발휘해 브랜슨의 어머니를 화염에서 구해냈다. 그런 모험 이후에 그녀는 집으로 돌아왔고, 루이스 다울러가 아닌, 리조트에 함께 묵었던 손님인 브랜슨의 조카, 네드 로큰롤(Ned RocknRoll)과 데이트하는 것이 목격됐다(다울러의 타블로이드 신문 인터뷰를 보면, 그렇게 갑작스럽게 차인 것을 극복하지 못한 것 같다). 로큰롤의 본명은 에드워드 라이울프 아벨 스미스로, 그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상류층 이름이다. 그는 영국인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다소 힘든 철학적인 이유로 2008년 이름을 로큰롤로 바꾸었다. 이름을 바꿀 당시 그는 사교계 명사인 엘리자 피어슨과 사귀고 있었고, 그녀는 그의 첫 아내였다. 그는 작년 12월 윈슬렛의 세 번째 남편이 됐고, 곧 태어날 그녀의 세 번째 아이(그에겐 첫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상당히 흥미로운 조합이다. 로큰롤이 삼촌 리처드의 버진 제국 기업 중 하나인 버진 갈라틱에서 일했다는 사실은 사람들을 더욱 흥분시킨다. 버진 갈라틱은 우주여행 회사로 로큰롤은 마케팅 책임자였다.

    내가 보기에 윈슬렛은 그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 같았다. 내가 그녀의 손을 가리키며 “결혼반지인가요?” 물었을 때 그녀는 “네. 이건 약혼반지이고 이건 결혼반지예요”라고 대답했다. 둘 다 옐로 골드로 납작하지 않고 아주 볼록하게 둥글었다. 그리고 약혼반지의 다이아몬드는 높게 세팅되어 있었다. 사랑스럽고 예쁘고 상당히 모던했다. “정말 멋지지 않아요?”라고 그녀가 물었다. “아주아주 심플하죠. 이런 아름다운 결혼반지 본 적 있으세요? 그는 아주 영리한 남자예요. 직접 이 반지를 디자인했답니다.” 그녀가 “사람들은 늘 비난하지요. 그들은 네드의 이름 등을 거론하며 불쌍한 그를 비판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나는 나’라는 사실을 바꾸진 못해요. 그게 당신이 보는 다예요. 이건 가식이 아닙니다. 저는 가게에 가서 직접 물건을 사고,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가고 데려오고, 요리를 합니다. 아이들 친구들이 엄청나게 놀러와 정원을 뛰어다니죠. 물론 요리사를 쓸 수 있고, 전담 트레이너를 고용할 수도 있어요(그렇게 하는 대신 그녀는 ‘적당한 워킹 부츠’를 신고 경사진 목초지로 하이킹을 가고 친구와 요가를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어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그런 것에 노출되길 원치 않으니까요. 저는 그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그녀가 이 말을 할 땐 약간 애처롭게 들렸다.

    윈슬렛은 언론의 열광적인 관심이 사그라졌다고 생각한다(혹은 그러길 바란다). “그들은 로큰롤과 관련된 기사들로 재미를 봤어요. 그리고 이제 그런 기사들이 약간 지겨워지기 시작했죠”라고 그녀는 말했다. 연이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비난과 관련해 그녀의 분노가 치솟았다. “사람들은 ‘맙소사! 불쌍한 아이들, 그들은 너무 많은 일을 겪었어’라고 말합니다. 도대체 누굴 말하는 거죠?” 그녀는 욕설을 내뱉으며 물었다. “그들은 늘 저와 함께 있었어요. 그들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 다니지 않아요. 보모들과 비행기를 타고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런 일은 일어난 적이 없어요. 제 아이들은 왔다 갔다 하지 않아요. 엄마 아빠와 반반씩 보낸 적이 없어요. 아이들은 저와 함께 삽니다. 그게 다예요. 그게 다라고요! 물론 아이들은 각자 아버지들과도 잘 지냅니다. 하지만 한 주는 그들과, 또 한 주는 저와 사는 게 아니에요. 그들은 늘 저와 삽니다.”

    양귀비가 그려진 브로케이드 실크 소재 코트는 바바라 티팽크(Barbara Tfank).

    언론이 윈슬렛의 사생활에 흥미를 잃는 날이 올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사람을 사로잡는 연기를 통해 늘 흥미로운 배우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덜 성공한 영화에서도 아주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세상을 떠난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대체로 좀 멍청하다는 평을 받은 <Enigma>에서 그녀의 연기에 대해 이렇게 썼다. “그녀는 촌스러움과 섹시함 사이를 아주 쉽게 오간다. 그녀 자신조차 혼란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곧 선보일 조이스 메이너드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Labor Day>, 도망자를 자신의 집에 숨겨주는 싱글맘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녀는 그런 트릭을 반복함으로써 영화에 불안감과 전체적인 품위를 더해준다. 그것이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이 그녀를 선택한 이유다. “여러분은 이 여인이 사랑에 빠지는 것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의 말이 맞다. 사람들은 그런 걸 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는 윈슬렛에 대한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얘기도 했다. 즉, 어떤 비판도 없이 아델이라는 캐릭터를 존중할 수 있는 배우는 그녀 말고는 없다는 사실 말이다. “저는 아주 까다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을 만들어왔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거대 담배 회사의 로비스트, 임신한 10대 소녀, 먹고살기 위해 사람들을 해고하는 남자. 그리고 이젠 아델이지요.” 전통적이고 영웅적인 할리우드 주인공과는 거리가 먼 파산한 여자. 그리고 윈슬렛이 배우 생활 동안 연기해왔던 그런 종류의 여자. “<The Reader>든 <Little Children>이든 그녀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어떤 비판도 하지 않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냅니다”라고 라이트먼은 말했다. 그녀는 버크셔 주의 리딩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런던으로 출퇴근하는(차로 약 40분, 기차로 25분 거리) 사람들이 사는 교외의 베드타운이다. 매력 없는 교외 주택 지역의 통칭으로 사용되는 그곳에는 약간 희극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그리고 70년대에 지어진 여러 개의 지하도와 육교가 있다. 나는 <The Office>의 미국 버전이 촬영된 펜실베이니아의 스크랜턴이 미국의 리딩이 아닐까 생각한다. 윈슬렛은 연기자 집안(그다지 굉장한 연기자 가문은 아니다. 그녀의 가계도엔 이튼 출신도 없다)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은 이웃 도시(메이든헤드)에 있는 연극 학교인 레드루프스의 수업료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모았다. 덕분에 그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그곳으로 진학했다. 그녀는 열한 살 때부터 그곳에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열다섯 살 때 <Doctor Who>를 쓴 러셀 T. 데이비스의 <Dark Season>에서 보수를 받고 실제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윈슬렛은 아주 어릴 때부터 연기가 무엇이며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어느 날 리딩의 집 위층에 있었는데 부엌에서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엄마는 요리를 하면서, 혹은 그냥 엄마들이 그러듯이 위층에 대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베스! 조스!(언니, 오빠).’ 아무튼 엄마는 ‘신발 신는 거 잊지 마라’는 말씀과 함께 하루를 시작했어요. 그때 누군가 카메라를 갖고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영화에 출연하는 걸 한 번도 상상한 적이 없다는 걸 기억하셔야 해요. 저는 늘 무대 위에 선 제 모습만 떠올리곤 했어요. 하지만 누군가 카메라를 갖고 지금 부엌에서 엄마가 하는 모든 걸 찍는다면,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것이 ‘연기’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그걸 믿을 텐데,라고 혼자 생각하던 기억이 납니다. 왜냐하면 연기는 그냥 어떤 사람이 되는거니까요. 저는 그걸 하고 싶었어요.” 당시 그녀 나이 다섯 살이었다. “그런 생각을 한 게 생생하게 기억나요.”

    이른 성공은 그녀를 놀라게 했다.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그녀는 열다섯 살 때 덩치가 “정말 컸다”. 그녀의 체중은 86kg 정도였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190파운드’보다 약간 적게 나가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녀는 늘 자신이 ‘뚱뚱한 여동생’ 역할만 맡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살을 뺀 후 급부상하기 시작했고, 그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녀는 대학에 가지 않았다. 열여섯 살 때 또 다른 BBC 시리즈에 출연했고, 열일곱살 때는 피터 잭슨의 <Heavenly Creatures>에서 그녀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배역을 맡았다. 잭슨은 진정성을 위해 어린 영국 배우를 원했고, 윈슬렛을 발견할 때까지 175명의 소녀를 만났다. “그 영화 때문에 4개월 동안 혼자서 뉴질랜드에서 지냈어요. 잭슨은 제게 아주 많은 것을 가르쳐 줬습니다. 영화 연기는 무대 연기와 아주 다르니까요.”

    영국으로 돌아와 그녀는 프로로서 단 한 편의 연극에 출연했다.맨체스터 외곽에 있는 로열 익스체인지 극장에서 조 오튼의 외설적인<What the Butler Saw>를 선보인 것이다. 그것은 원형 무대에서 공연되었다. “매일 밤 무서웠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연출자인 로버트 델라미어는 그녀가 아주 단호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겨우 열여덟 살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속옷만 입고 연기를 해야 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사각팬티를 입고 무대 위에서 조심스럽게 뛰어다녀야 했다. 그녀는 더 많은 무대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주말 없이 일주일에 여덟 번이나 공연”하는 건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족에겐 힘든 일이다. “아이들의 잠자리를 돌봐주지 못하고 세 달 동안 일할 엄두가 안 납니다.”

    어꺠를 드러낸 저지 드레스는 도나 카란(Donna Karan), 메탈릭한 레오파드 패턴을 더한자카드 케이프는 듀로 올로우(Duro Olowu), 기하학적인 커프는 리아 고든 앤티크(LeahGordon Antiques).

    <Labor Day>에 함께 출연하는 조시 브롤린은 똑같이 강한 표현으로 그녀를 설명한다. 이 영화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그의 느낌은 다음과 같다. “그는 쉽게 상처받는 사람입니다. 객석에서 다섯 명의 어머니가 그를 달래주고 싶어 한다면 제가 연기를 제대로 한 겁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케이트가 등장했어요. 그녀는 포스가 대단합니다. 그녀가 너무 웃기고 터프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녀는 자신이 원할 때 불안감을 노출시킵니다. 날것 그대로의 불안감 말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서 그것을 아름답게 이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어요.” 영화 관람이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그렇게 지속적인 그녀의 존재감을 느끼는 건 그녀의 커리어가 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1년에 딱 한 편, 학교 방학 동안에만 일을 하려고 애쓴다. 아이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라이트먼은 그녀를 <Labor Day>에 출연시키기 위해 꼬박 1년을 기다려야 했다. “당신이라면 안 그러겠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2011년 초에 저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Carnage>를 찍으며 파리에 있었어요.” 윈슬렛은 우리가 런던 호텔에서 부채질을 하며 앉아 있을 때 말했다. “2010년에는 <Mildred Pierce>를 찍었습니다. 그 작품을 찍는데 18주가 걸렸고 아주 힘들었어요. 저는 모든 장면에 나왔고, 동시에 제 사생활은 엉망이 되었어요.” 그녀는 지난여름 8주간 <Labor Day>를 찍는 동안 보스턴 외곽에 집을 빌렸고, 아이들을 모두 데려와 멋진 시간을 보냈다. “멀지 않은 곳에 커다란 호수가 있는데, 우리는 늘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 수영을 하고 소풍을 가곤 했습니다. 그건 여름을 보내는 멋진 방법이었어요.”

    아들 조는 기네스북에서 엄마의 이름을 발견하고 엄청나게 감동했다(“조가 ‘와, 엄마다!’라고 하더군요”). 윈슬렛은 서른한 살에 총 다섯 번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최연소 배우라는, 아직 깨지지 않은 기록을 갖고 있다(2009년 <The Reader>로 여섯 번째 후보에 올랐고, 마침내 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딸 미아는 엄마가 <Divergent>에 캐스팅된 후 동생과 비슷하게 경외심을 느꼈다. 그것은 윈슬렛이 맡은 새로운 두 역할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앨런 릭먼의 <A Little Chaos>인데, 여기서 그녀는 루이 14세를 위해 베르사유 궁전의 조경에 참여하는 조경사 사빈 역을 맡았다. 사빈은 그녀가 맡은 ‘까다로운’ 캐릭터 중 하나다. 왜냐하면 수치스러운 비밀을 숨기고 있으면서도 낙천적이기 때문이다. 윈슬렛은 그녀 같은 인물을 연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Divergent>는 베로니카 로스가 쓴 청소년 디스토피아 판타지 소설들을 각색한 3부작 중 1편이다. 날카로운 검정 수트를 입고 우주를 달리는 듯 보이는 윈슬렛은 에러다이트파의 우두머리인 지닌 매튜스 역을 맡았다. 그녀는 2편인 <Insurgent>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녀는 지닌을 연기하게 된 덕분에 10대들에게 통하는 행동 방식을 즐기고 있다. 자신의 부엌에서도 말이다. 우리가 첫 인터뷰를 하고 나서 몇 주 후, 그녀는 토론토 영화제에 참석하러 가기 전 자신의 집에서 내게 전화를 했다. <Divergent>의 예고편이 막 방송을 탄 시점이었다.

    “갑자기 엄마의 직업이 아주 쿨해진 거죠. 딸아이의 많은 친구들이 1편을 읽고 있어요. 미아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엄마, 아주 많은 사람들이 <Divergent> 때문에 흥분하고 있어. 나 시사회에 데려가줄 수 있어?’ 지금까지 그 아이에게서 한 번도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그녀는 미아에게 안 된다고 말했다. 딱 한 번 아이들을 시사회장 뒷문으로 몰래 들여보낸 적이 있다. 지난해 <타이타닉> 3D 버전 상영 때 말이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그들이 울던가요? 그녀는 전화기 저편에서 폭소를 터뜨렸다. 그들은 마지막 장면은 보지도 못했다. “미아는 약간 겁을 먹었어요. 엄마가 위험한 상황에 처한 걸 보고 싶어 하지 않았죠. 그리고 조는 그냥 호텔로 돌아가 푸딩을 먹고 싶어 했어요. 전 아무래도 상관없었죠.”

      에디터
      패션 에디터 / 토니 굿맨(Tonne Goodman)
      포토그래퍼
      Mario Testino
      스탭
      글 / 비키 우즈(Vicki Woods), 헤어/오딜 질베르, 메이크업 / 샬롯 틸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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