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주당들의 솔깃한 속풀이 비법

화장은 하는 것보다 잘 지우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기분 좋게 마신 다음 날 속을 얼마나 잘 풀어주느냐에 따라 하루의 컨디션이 좌우된다. 소문난 주당들의 솔깃한 속풀이 비법, 그리고 전문의의 충고 한마디.

폴란드에선 요구르트나 우유를, 미국에선 꿀물을 마시고 푸에르토리코에선 겨드랑이 밑에 레몬즙을 바른다. 그리스에선 버터를, 중국에선 날달걀을 먹고, 몽고에선 삭힌 양 눈알을 넣은 토마토 주스를 마신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뜨끈한 고깃국을 ‘원샷’한 다음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30분간 목욕하기. 이제 조금 짐작이 가려나? 생김새만큼이나 다양한 나라별 속풀이 비법들이다. 술 잘 마시기로 유명한 주당들은 어떤 술을 좋아하고 어떤 방법으로 다음 날 숙취를 해소할까? 과연 그 방법들은 옳은 걸까?

“주로 마시는 술은 소주(참이슬), 맥주(맥스), 와인(프랑스나 이탈리아 남부산 선호). 술 약속은 무조건 다음 날 오전 일정이 없는 날로 잡는데, 이유는 잠을 많이 자는 걸로 숙취를 해소하기 때문. 술기운이 가실 때까지 푹 자고 일어나 샤워를 한 다음, 오일과 로션을 섞어 온몸에 구석구석 발라준다. 술을 마신 다음 날엔 왠지 몸이 건조해지는 기분이다. 아침부터 갈증이 나니 집에서 끓인 옥수수차를 틈나는 대로 많이 마시고 머리 아플 땐 타이레놀, 아니면 가까운 약국에 들러 우루사를 복용한다.” 서정은(스타일리스트)

Doctor’s Tip 알코올 대사에 수분이 소모되기 때문에 술 마신 다음 날 몸이 건조해지는 느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단 수분 섭취는 추천할 만하나, 타이레놀과 우루사를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타이레놀의 경우 간 독성이 약간 있어 음주 후 섭취라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권하며, 우루사 역시 간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들이 먹는 전문 의약품이니만큼, 약에 의존하기보다 수분 섭취에 힘쓰자.

“즐겨 마시는 술은? 소주, 양주(특히 조니 워커 블루), 맥주, 와인.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깨니까 딱히 해장을 위해 노력하진 않는다. 해장술, 맥주 한 캔 정도? 아, 그리고 콩나물 외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맑은 콩나물국 국물만으로 속을 달랜다.” 신동엽(방송인)

Doctor’s Tip “해장을 술로 하는 당신은 과연 소문처럼 진정한 주당! 하지만 해장술은 일시적으로 취한 느낌이 들어 불편한 기분을 풀어줄 수 있지만, 전날 과도한 음주 후 또 한 번 체내에 알코올이 들어가면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 콩나물국은 국물만 마시는 것도 좋지만, 콩나물을 함께 먹는다면 건강 측면에선 더욱 이점이 많다. 섬유질 섭취는 대장 건강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술은 생맥주, 위스키(윈저), 보드카(그레이구스), 소주(화요). 계절에 따라 해장법도 달라지는데, 여름에는 씨를 제거하고 네모반듯하게 썰어 냉장 보관한 수박을, 겨울에는 살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 국물을 먹는다.” 강수진(홍보 대행사 퓨어컴퍼니 대표)

Doctor’s Tip 몸속에 남아 있는 알코올을 분해하려면 충분한 수분 섭취는 필수! 수박이나 동치미 국물은 체내 수분 섭취 및 비타민 B 공급 측면에서 현명한 선택이다.

“소믈리에라는 직업 특성상 술자리에선 주로 와인을 마시고, 가끔 맥주와 위스키로 기분을 전환한다. 술 마신 다음 날엔 일어나자마자 홍초를 탄 찬물 한 잔으로 정신을 차린 후, 아침 겸 점심으로 해장국을 사 먹는다. 청양고추를 넣어 칼칼하게 끓인 북엇국과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콩나물국밥을 특히 좋아한다. 편의점에 들러 헛개차를 ‘원샷’하는 걸로 마무리. ‘힘찬하루’ 헛개차를 추천한다.” 유승민(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소믈리에)

Doctor’s Tip 술을 마시면 알코올 성분 때문에 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워낙 정도가 미미해 병원에 갈 정도가 아닐 뿐. 이런 상태에서 해장을 핑계로 매운 음식을 먹으면 오히려 위를 자극할 수 있다. 얼큰한 국물을 먹으면 속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위에는 확실히 부담이 된다. 해장 습관을 매운 국물에서 맑은 국물로 바꿔가길!

“소주(처음처럼), 한라산, 좋은데이(부산에서 판매하는 지역 소주), 위스키(보통은 캐나디언 클럽, 특별한 날 기분 내고 싶을 땐 크라운 로얄 캐스크 넘버 16). 술 마신 다음 날 뭘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기에 얼큰한 라면이나 해장국 대신 운동을 택한다. 평소 러닝 머신의 속도를 6.5로 해 40분간 운동을 한다면, 술 마신 다음 날은 5.0 정도로 속도를 낮추는 대신 시간을 10분 정도 늘려 50분 이상 쉬지 않고 걷는다. 운동 후 속이 헛헛해 뭔가 먹어야 한다면? 나의 선택은 늘 북엇국. 칼칼한 맛의 핵심인 고추를 넣지 않는 대신 큼직하게 썬 무의 양을 늘려 맑게 끓여내는 것이 포인트!” 레이먼 킴(셰프)

Doctor’s Tip 보통 운동을 하면 심폐기능이 활발해지면서 알코올이 빨리 분해된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지만, 과음 후에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강도를 낮춰 운동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레이먼 킴 셰프는 똑똑한 주당이다. 지금의 패턴을 유지하되 수분 섭취만 좀더 신경 쓴다면,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최고의 해장법이라 할 수 있다.

“샴페인(루이 로드레 브륏), 와인(화이트는 토크 에 클로쉐 오세아니크, 레드는 프랑스 동부 론 지역산), 보드카 베이스의 칵테일, 드라이 마티니. 술을 마신 다음 날은 새벽 5시에 일어나 마운틴 바이크로 산을 오른다. 1~2시간 정도 운동후 샐러드와 화이트 와인 한 잔, 그리고 낮잠을 1시간 정도 자고 나면 몸이 개운해진다. 그리스식 샐러드를 좋아하는데, 준비물은 페타 치즈, 토마토, 블랙 올리브, 레몬즙, 오레가노, 적양파 , 오이, 소금, 후추, 올리브유 등이다.” 조슈아 장(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F&B 팀장)

Doctor’s Tip 다음 날 마운틴 바이크를 할 수 있는 체력이 놀랍다. 하지만 이런 해장 패턴은 조슈아 장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스식 샐러드를 직접 만들어 먹는 여유도 부럽다. 지중해식(Mediterranean Diet)은 콜레스테롤 저하 및 체중 조절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따라 해보고 싶은 숙취 해소법이다. 단, 운동 후 ‘해장 와인’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정신적으론 이로울 수 있으니, 딱 한 잔 정도면 지장 없을 듯하다.

“진정한 주당은 술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즐겁게 잘 취하는 술을 선택하는 법! 제일 좋아하는 술은 뭐니 뭐니 해도 소주, 특히 광주요에서 나온 ‘화요’(41도짜리!)를 좋아한다. 소주를 마실 땐 냉동실에서 살짝 얼린 슬러시 타입을 선호하는데, 특유의 알코올 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숙취 해소는 주로 목욕으로! 천연 소금을 배스 오일에 잘 버무려 섞은 다음 물에 풀어 반신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천연 아로마 향이 심신의 안정을 더해준다. 큰돈 들이지 않고 땀을 통해 체내 노폐물이 알아서 배출되니 이보다 더 좋은 숙취 해소법이 있을까?” 하수민(OM코리아 대표)

Doctor’s Tip 맞는 말이다. 여성의 경우 목욕과 같이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해주면 피로 해소는 물론 해장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과음 후 사우나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여성에 비해 몸에서 빠져나가는 수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남자들은 음주 후 가벼운 샤워 정도가 적당하다. 대신 수분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