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팬츠 수트의 매력

올봄 새빨간 루비 레드 컬러나 선홍색 팬츠 수트가 대유행이다. 빨강 구두, 빨강 립스틱보다 더 유혹적인 레드 팬츠 수트의 매력에 대해.

실크와 레이온이 혼방된 크롭트 팬츠와 베어백 재킷으로 이뤄진 레드 수트는 푸쉬버튼(Pushbutton), 웨지힐은 펜디(Fendi), 메탈 액세서리는 모두 CK 주얼리(CK Jewelry).

“우울한 날에는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세요!”란 말이 있을 정도로, 빨강은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치는 컬러다. 그래서 우울증과 슬픔,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심리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는 컬러가 레드다. 또한 빨강은 혈압과 체온을 상승시키고, 신경 조직을 자극하며,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신체 안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패션에서도 레드는 비슷한 역할을 한다. 밋밋한 룩에 포인트를 주거나, 아예 파티의 주인공이 된다. 여배우들의 화려한 시상식에서 빠지지 않는 컬러 또한 레드 아닌가. 그런데 올봄엔 레드 드레스가 주인공이 아니다. 강력한 포스에다 에지가 넘치는 팬츠 수트다. 몇 해 전 레드 카펫에 등장한 기네스 팰트로의 구찌 레드 벨벳 팬츠 수트를 기억하는지? 슬림한 몸매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그녀에게 꼭 어울리는 그 수트 덕분에 그녀는 아주 특별한 레드 카펫 스타가 됐다. 애슐리 올슨 또한 헐렁한 오버사이즈 레드 팬츠 수트에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쿨하게 매치해 레드 수트 스타가 됐으며, <탱크> 매거진의 패션 디렉터, 캐롤라인 이사 역시 와이드 팬츠와 딱 맞게 재단된 테일러드 레드 수트로 쇼장을 누비며 각종 패션 사이트를 도배했다.

지난 파리 컬렉션 기간 중 파파라치들의 집중 사격을 받은 김나영의 레드 수트 룩은 어떤가(모델 다리아 스트로쿠스가 디올 레드 수트를 입고 찍은 광고 비주얼 앞에서 똑같이 포즈를 취했다)! 파리의 잿빛 지붕과 낡은 벽돌 사이에서 유독 선명하게 눈에 띈 그 수트는 박승건의 푸쉬버튼 제품. 디자이너는 수트의 팬츠를 싹둑 잘라 보통 여자들이 입으면 발목이 시원하게 드러나는 팬츠 수트를 매장에 진열했다. “특히 컬러가 마음에 들어요. 빨강의 스펙트럼이 의외로 넓은데, 푸쉬버튼의 레드 수트는 선홍색에 가까워요. 경쾌하고 시원하게 느껴지죠.” 옷 잘 입기로 소문난 모델 강소영 역시 촬영 때 이 수트를 입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겨우내 무채색 의상만 입어서인지 빨강이 무척 유혹적으로 느껴지네요. 좀 튀지만 검정이나 흰색처럼 평범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컬러가 주는 화려함 때문에 파티 룩으로도 제격일 것 같아요.”

푸쉬버튼이 7부 길이 크롭트 레드 수트를 선보였다면, 쟈뎅 드 슈에뜨는 100% 실크 소재로 만들어 가운처럼 흘러내리는 레드 수트를 디자인했다. “선명한 루비 레드 수트는 우아하고 당당한 여자들을 위한 의상입니다. 부드러운 실크 소재 오버사이즈 재킷과 슬림한 실크 팬츠로 매니시하기보다 페미닌한 느낌을 주죠!” 물론 레드 수트는 여전히 패션 화보 속에서나 환영받는 아이템인 것도 사실. 그럴 땐 디자이너의 조언을 참고하자. “레드 수트는 패션에 과감한 여성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죠. 그럴 땐 레드 재킷에 데님 팬츠를 매치하거나 쟈뎅 드 슈에뜨 쇼 룩처럼 경쾌한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매치해보세요. 이렇게 해서 자신감이 생기면 그냥 레드 수트만 입는 거죠. 강렬한 색에서 느껴지는 파워만큼이나 매력적인 패션 아이템이에요!”

그렇다고 올봄 트렌드 컬러가 레드라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미국 팬톤 컬러 연구소가 정의한 올봄 트렌드 컬러는 핑크와 자줏빛 레디언트 오키드 컬러니까. 하지만 그런 사랑스럽고 달달한 컬러들 사이에서 새빨간 레드 수트가 유난히 다가오는 이유는 본능적으로 끌리는 그 무엇 때문. 보는 순간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지극히 유혹적인 컬러가 빨강! 게다가 레드 수트는 아이템 자체는 중성적이지만, 가는 발목을 드러내거나 얇은 소재를 선택하면 여성성도 충분히 향유할 수 있다는 점! 바로 그것이 올봄 레드 팬츠 수트로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샛노란 개나리가 만개할 즈음, 레드 수트로 강렬하고 산뜻하게 봄을 맞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