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운동, 하이폭시

힘든 게 싫고, 과격한 운동이 적성이 아닌, 그런데 잘 붓고, 셀룰라이트는 많고, 특히 하체와 복부에 덕지덕지 붙은 살이 지긋지긋한 사람들에게 하이폭시는 최적화된 운동이다. 너무 달콤한 이야기 아니냐고? 거기엔 다 이유가 있다.



‘하이폭시’를 처음 접한 건 6년 전, 고주파 시술 후 분해된 지방을 효과적으로 배출하고 셀룰라이트 분해를 돕는 운동기구로 접했다. 신기하다 생각했지만 하이폭시 피트니스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 없어 아쉬웠는데, 드디어 국내에도 하이폭시 센터가 생겼다. 주변에선 벌써 하이폭시를 경험한 지인들이 뭘 해도 소용없다는 하반신, 엉덩이, 복부, 허벅지의 지방과 셀룰라이트 해결에 효과적이란 달콤한 간증이 이어졌고, 지체 없이 청담동으로 달려갔다.

하이폭시 피트니스는 무척 과학적이다. 오스트리아의 스포츠 과학자인 노베르트 에거(Norbert Egger) 박사는 재활 치료와 헬스 트레이닝을 연구하던 중 지방은 혈액순환이 원활한 조직에서부터 연소된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문제 부위(빼고 싶지만 빠지지 않는 부위)의 집중적인 지방 연소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진공 운동과 압력 운동에 지방 연소 운동을 결합한 새로운 운동 방법을 개발했다. 그것이 하이폭시다. 복잡하다고? 어떻게 운동하는지 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

하이폭시 센터의 첫 시작은 언제나 하이폭시 더몰로지. “하이폭시 더몰로지 20분, 운동 전 체크한 신체 사이즈, 체지방률, 근육량, 부기, 셀룰라이트 정도에 따라 처방된 하이폭시 기구로 30분 동안 운동을 합니다.” 김현주 트레이너의 설명을 들으며 네오프렌 소재로 된, 마치 커다란 스쿠버다이빙 수트 같은 옷을 입었다. 목, 팔목, 발목 등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밴드로 잘 막은 후 튜브를 통해 수트 안의 공기를 모두 뺀다. 꼭 진공 압축팩 상태처럼 수트가 몸에 밀착되면 수트 내부의 동그란 챔버 400개가 부항처럼 피부를 빨아 당겼다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면 밀어냈다를 반복한다. 마치 문어 빨판이 배, 엉덩이, 허벅지, 둔부에 ‘쩍’ 하고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느낌이다.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셋을 쓰고 타월로 눈을 가리고 20분간 누워 있기만 하는 것 같지만, 이는 고저 압력을 교대로 가하면서 셀룰라이트 감소와 혈액순환 촉진, 피부 탄력 증가, 그리고 이어질 하이폭시 운동 효과를 높여준다.

첫날은 앉아서 타는 사이클링 하이폭시 기구, S120을 탔다. 허리 아래로 기기의 내부 공기를 진공상태로 쫙 뺐다 가득 채웠다를 반복하는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 “혈관은 기기 내부의 공기압 차로 인해 평소보다 훨씬 강렬하게 펌핑이 됩니다. 결국 대사 순환율이 높아져 평소 잘 안 빠지는 지방과 셀룰라이트가 현저히 줄어들죠. 이는 몸속 온도를 높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운동 전 허벅지에 온도계를 찼죠. 모니터에 처음 운동 시작 당시 체온이 보이시죠. 운동을 하면서 3℃ 정도 높아졌군요. 좋아요. 하이폭시 운동을 한 날은 다른 운동, 뜨거운 샤워, 차가운 음료 등을 자제하라고 조언합니다. 바로 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예요. 체온이 높아지면 운동 후에도 지방을 계속 태우기 때문이죠. 또 운동 후 2시간 동안은 물만, 이후 4시간 동안은 단백질과 채소만 먹어주세요.” 땀도 거의 안 났고 전혀 힘들지 않았는데 운동 후 어지러웠다. “급격히 빨라진 순환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서 그래요. 공복인 것도 이유일 겁니다. 운동 전에는 꼭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고 오세요.” 이틀 후 처방받은 하이폭시 운동법은 바큐나우트(바큐)였다. “복부에만 지방이 너무 많아요. 바큐는 122개 통합형 압력 챔버가 복부와 엉덩이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지방을 태우고 라인을 살려줍니다.”

그렇게 2주간 운동을 했고, 몸무게는 그대로지만 허리 1인치, 복부 사이즈 1.5인치가 줄었다! 세 가지 기구 중 바큐가 가장 힘든데도 PT와 비교하면 힘든 축에도 못 낀다. 동네 뒷산에 올라갔다 내려온 정도. 물론 수트 내부는 땀으로 홀딱 젖는다. 공기가 통하지 않는 내부 온도가 금방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헉헉 숨을 몰아쉬거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거나, 다음 날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일은 전혀 없다. 이는 하이폭시가 저강도 운동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운동 시 최대 심박수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5분마다 심박수를 체크한다). 이유는 고강도 운동을 하면 신체는 급격히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태우지만, 저강도 운동은 지방을 연소시키기 때문이다.

놀랍도록 빠르게 새로운 운동법이 등장하고 사라진다. 그런데 하이폭시는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해외에서 10년 가까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뢰가 갔다(전 세계 40여 개국, 2,000여 개 스튜디오에서 35만 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다. 로비 윌리엄스, 마
돈나 등도 애용한다). 소비자만큼 냉정한 것도 없으니까. 한 가지 아쉬운 건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PT에 투자할 여력이 된다면 하이폭시도 고려 대상에 올려볼 만하다. 땀을 툭툭 흘린 후 ‘아, 운동했군’ 하는 성취감을 즐기는 쪽이라면, 울룩불룩한 근육을 만들고 싶다면 하이폭시는 마땅치 않을 것이다. 힘든 게 싫고, 그래서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으며, 과격한 운동이 적성이 아닌, 그런데 잘 붓고, 셀룰라이트는 많고, 특히 하체와 복부에 덕지덕지 붙은 살이 지긋지긋한 사람들에게 하이폭시는 최적화된 운동이다. 허구한 날 책상에 앉아 있거나 그놈의 술 때문에 ‘배둘레햄’이 된 직장인들, 출산 후 체중 감량을 원하거나 저질 체력이라면 하이폭시,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