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의 뉴 핑크, 코랄

코랄은 이번 시즌 뉴 핑크다. 오렌지의 경쾌함, 핑크의 사랑스러움을 모두 담은 코랄이 촌스럽다는 오명을 벗고 ‘뉴 트렌드’라는 급물살을 탔다.

(왼쪽부터) 메이크업 포에버 ‘루즈 아티스트 내추럴 41호’, 샤넬 ‘루쥬 알뤼르 벨벳 43호’, YSL 뷰티 ‘루쥬 쀠르 꾸뛰르 51호’, 에스티 로더 ‘퓨어 칼라 롱 라스팅 립스틱 멜론’, 맥 ‘크림쉰 립스틱 코랄 블리스’, 시슬리 ‘루즈 아 레브르 미드라땅 롱그 뜨뉘 30호 만다린’.

‘봄’ 하면 떠오르는 색깔은 단연 핑크. 그렇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코랄이 그 자리를 차지할 듯하다. 색채용어사전에 따르면 코랄, 산호색은 ‘살구나무 열매의 주황을 띠는 분홍’이라고 정의돼 있다. 그러니까 주황과 분홍이 섞인 미묘한 색상인 셈. “핑크의 어리고 사랑스러운 느낌과 오렌지가 지니는 카리스마와 경쾌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죠.” 에스쁘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타이런 마처우젠은 요즘 코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설명했다. “전 히치콕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의 영화 속 여배우들은 매우 우아해 보이죠. 그 이유 중 하나가 코랄 립이에요. 클래식하면서도 무척 여성스러운, 그러면서도 본디 입술 색상과 가장 닮아 지나침이 없는 멋진 색상이죠.”

코랄 립스틱은 ‘어머니 립스틱’이란 느낌이 들고, 그래서 약간 촌스럽거나 지나치게 얌전하고 착해 보이는 인상이 될까 꺼려진다는 말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떤 코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에스쁘아 ‘립스틱 노웨어 M 퍼펙트 씬’의 경우 레드 피그먼트가 강조된 코랄 색상이라 무난하긴커녕 아름답고 도도하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이미지를 원한다면 붉은 기가 강한 비비드 코랄, 독특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물이 빠진 듯한 살구 코랄, 사랑스러워 보이고 싶다면 분홍빛이 도는 베이비 코랄 등을 선택하면 되죠. 코랄의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습니다.”

정말이다. 색상 전문 업체 팬톤에서 ‘코랄’ 카테고리를 검색하면 등장하는 컬러만도 장장 42가지. 그리고 이들 컬러의 다양성은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버버리 쇼에서는 쌍꺼풀 라인을 핑크빛 코랄로 투명하게 채워 마치 음영처럼 표현했다. 도나 카란 쇼에서는 누드 톤의 베이지 코랄을 유리알처럼 반짝이는 텍스처로 입술에 발라 건강하고 세련되게 표현했고, 펜디 쇼에서는 물이 빠진 듯한 베이비 핑크 코랄 립으로 청순하면서 반항적인 룩을 연출했다. DKNY 쇼에서는 감색이 도는 코랄로 세련된 도시 느낌을, 디스퀘어드2 쇼에서는 오렌지빛이 도는 코랄로 고혹적인 여배우를 연출했다.

1 디올 ‘블러쉬 676호 코랄 크루즈’. 2 에스티 로더 ‘퓨어 칼라 롱 라스팅 립스틱 멜론’. 3 조르지오 아르마니 ‘브라이트 리본 305호’. 4 맥 ‘네일락커 A32호 피에스타웨어’. 5 데보라 립만 ‘걸스 저스트 원 투 해브 펀’. 6 부르조아 ‘원 세컨드 네일 25호 멜리 멜론’. 7 바비 브라운 ‘네일 폴리쉬 넥타’. 8 YSL 뷰티 ‘라 라끄 꾸뛰르 5호 코랄 디뱅’. 9 베네피트 ‘하이드라-스무드 립 컬러 튜티 큐티’. 10 YSL 뷰티 ‘블러쉬 라디앙스 9호 포피코랄’. 11 바비 브라운 ‘쉬머 블러쉬 3호 코랄’.

“오렌지는 정말 매력적인 컬러입니다.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에서도 가장 사랑받은 색상 중 하나죠. 강렬하고 경쾌하고 자신감 넘치는 통통 튀는 컬러지만 동양인의 피부는 노란빛이 돌기 때문에 오렌지 컬러를 소화하는 데엔 무리가 따릅니다. 자칫 너무 비비드해서 동동 떠 보이거나 피부가 칙칙해 보일 수 있죠. 그런데 이 오렌지가 코랄과 섞였을 때는 신기하게도 동양인에게 너무도 잘 어울리는 색상으로 변하죠. 그게 코랄 컬러의 가장 큰 장점이에요. 바로 우리가 발랐을 때 피부를 자연스럽고 생기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 맥의 변명숙 팀장은 이번 시즌엔 맥 ‘미네랄라이즈 리치 립스틱 울트라 프레셔스’ 같은 투명하고 반짝이는 코랄 립에 꼭 도전해보라고 조언했다. “컬러만큼이나 텍스처도 중요합니다. 지난 시즌 매트 텍스처가 한창 유행했다면, 올봄 립스틱 신상들은 촉촉하고 투명한 발색을 강조합니다. 유리알처럼 반짝이지만 끈적이지는 않는 느낌 말이죠. 아줌마 색상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코랄이 한층 젊고 현대적인 감성으로 변신할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텍스처 덕분이기도 하죠.”

조르지오 아르마니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린다 칸텔로도 텍스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맞습니다. 크리미한 코랄은 고전적인 느낌이, 투명한 코랄은 어리고 상쾌한 느낌이 강하죠. 4월 출시 예정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브라이트 리본 305호’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코랄 립스틱의 매력을 듬뿍 담고 있습니다. 오렌지빛 도는 코랄을 바른 여자는 자신감 있어 보입니다.”

입술만큼은 아니지만 코랄 컬러는 블러셔로도 환영받는 색상이다. “애플존보다는 광대에서 얼굴 외곽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바르세요. 자칫 얼굴 안쪽으로 치우치면 미스 홍당무처럼 보일 수 있거든요. 여기에 은은한 빛을 부여하는 하이라이터 아이템과 믹스해 사용하면 일석이조죠. 생기 있고 화사해 보일 겁니다.” 변명숙 팀장이 조언했다. 또 아이 메이크업에 코랄을 사용할 경우 붉은빛이 돌수록 부어 보일 수 있으니 물이 빠진 듯 채도가 낮은 색상을 투명하고 부드럽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입술, 뺨, 눈까지 코랄로 통일하는 것은 금물. 립과 치크에 코랄을 사용했다면 아이 메이크업 컬러로는 뉴트럴 계열을 선택하자. 산호는 바다의 보석이다. 찰랑거리는 물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바로 그 코랄 컬러라면, 올봄 메이크업을 위한 최고의 액세서리가 돼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