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고 예쁜 헤어 스타일의 비결

이번 시즌은 참 여성스럽고 자연스럽다. 방금 자다 일어난 것 같은 거친 부스스함이 아니라 대한민국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난 떨지 않았으면서도 예쁜’ 헤어 스타일들이다. 비결은? 볼륨 밑 작업과 잔머리 세팅이다.



“자연스러운 헤어 스타일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다고 오해합니다. 그렇지만 얇은 모발을 그대로 두면 머리카락이 머리통에 쫙 달라붙어 볼품없어 보이고, 굵은 모발이라면 이리저리 뻗쳐 지저분해지죠. 사진 속 모델들의 모발을 보세요. 텍스처가 살아 있고 머리카락이 흩날리지 않고 연결돼 있잖아요. 볼륨감도 다 살아 있죠. 그게 바로 대충 한 듯해도 여전히 예뻐 보이는 이유죠.” 제니하우스 정명심 원장은 이렇듯 스타일링 전 모발에 힘을 길러주는 볼륨 밑 작업이 앞으로 대세가 될 거라 강조했다. “방법은 간단해요. 머리가 마르기 전 오일, 볼륨 무스를 바르고 말린 후 빗질을 곱게 하는 거예요. 솔빗처럼 얇은 게 좋습니다. 오일과 볼륨 무스는 질감이 번들거리지 않으면서도 빗질을 했을 때 자연스럽고 힘을 주는 제품을 선택하세요. 그래야 볼륨감이 풍성해 보이면서 세미 매트 텍스처로 부드럽고 머리를 했을 때도 세련된 느낌이 들거든요. 또 하나, 잔머리 세팅도 여성스러움과 볼륨감을 드러내는 무기입니다. 인위적인 느낌이 나는 머리는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잔머리가 청초하게 늘어지고 자연스럽게 보여야 여성스럽고 멋스럽죠. 매트하게 쫙 붙인 머리, 걸을 때 미동조차 없이 모양이 잡힌 헤어 스타일을 상상해보면 어리고 청순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잖아요. 뭐든 나풀거려야 여성스러워 보이는 법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 아티스트들도 움직임을 강조했다. 제이 델 포조 쇼 백스테이지를 담당한 안토니오 코랄 카렐로는 캐럿(Carrot)의 초상화 ‘탬버린을 든 집시’에서 영감을 받아, 정교하게 둥글린 윤곽과 이 볼륨을 받들고 있는 두 개의 포니테일을 완성했다. “정교한 구조가 돋보이지만 포인트는 ‘움직임’이에요. 뚜렷한 윤곽을 덮고 있는 잔머리들이 걸을 때마다 바람에 날리듯 나풀거리는 느낌을 중시했습니다. 마치 하늘거리는 드레스 자락처럼 말이죠.” 베즐리 미슈카 쇼를 담당한 피터 그레이도 마찬가지. 자크 앙리 라르티그의 사진 속 1920~30년대 여인을 모티브로 삼았는데, 목덜미 근처에서 찰랑거리며 움직이는 부드러운 웨이브에 집중했다. “걸을 때마다 웨이브가 스프링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뒷머리는 작게 땋아 목덜미에 수평으로 고정했습니다. 그리고 목덜미부터 귀 위까지 헤어를 세팅하고 모발을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컬을 수직 고정시켰죠.” 물론 목덜미를 타고 슬그머니 떨어지는 잔머리도 잊지 않고 연출했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쇼를 담당한 폴 한론은 자연스럽게 흩날리는 모던한 룩을 창조했다. “40년대 여배우 모니카 비티(이탈리아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던)의 자신감 있는 자연 미인의 섬세한 뉘앙스로부터 영감을 받았습니다. 앞쪽의 부드럽고 루스한 웨이브와 섹시하면서도 섬세한 옆모습으로 말이죠.” 레이첼 조 쇼는 하나로 땋은 스타일이었지만 바람에 날린 듯 잔머리를 멋스럽게 연출했고, 블루마린, 버버리 프로섬, 마가렛 호웰, 커프만 프랑코 쇼에서도 세미 매트 텍스처의 자연스러움을 살린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그러니 이번 시즌 반듯하고 똑 떨어지는 헤어 스타일은 잊어버릴 것!

그렇지만 이 잔머리 처리란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안토니오 코랄 카렐로는 “자연스럽게 날리는 모양새를 유지하려면 모발 상태가 완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잔머리 세팅을 위해서는 정명심 원장의 조언처럼 볼륨 밑 작업이 필수란 말씀. “전체적으로는 광이 나지만 모발 가닥가닥은 반광택 상태여야 합니다. 번들거리지 않으면서 모발의 힘을 제대로 잡아주는 포뮬러의 헤어 오일, 볼륨 무스를 선택해야 어느 방향으로도 모양을 잡을 수 있고, 결과가 촌스럽지 않습니다.” 정명심 원장은 잔머리 세팅용 비장의 무기로 모로칸 오일의 ‘루미너스 스프레이’를 추천했다. “화보 속 모델들 같은 잔머리를 갖고 싶다고요? 어느 것 하나 우연이 아닙니다. 모두 아티스트의 손길로 만들어진 잔머리죠.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어렵지 않아요. 머리를 묶었다면 손으로 슬쩍슬쩍 건드리거나 톡톡 쳐서 잔머리를 뽑아줘요. 그리곤 마치 바람에 날리듯 1/3 정도만 스프레이가 모발에 닿도록 뿌려줍니다. 업스타일로 틀어 올릴 때도 마찬가지죠. 잔머리를 그냥 놔두면 금방 가라앉거나 지저분해 보일 뿐이에요. 홀딩력은 있으면서 설령 손으로 만지더라도 하얀 가루가 날리지 않는 스프레이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한 단계 더 광을 내고 싶다면 샤인 미스트를 준비하세요. 마치 향수를 뿌리듯 30cm 떨어져서 뿌리면 되는데, 부분적으로만(엔젤링 같은 부분) 사용하고 싶다면 손바닥에 뿌린 후 모발에 문지르면 됩니다.”

기억하자. 이번 시즌 자연스러움은 방금 자다 일어난 것 같은 거친 부스스함이 아니다. 대한민국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난 떨지 않았으면서도 예쁜’ 헤어 스타일! 비결은 이미 공개했으니 이제 필요한 건 노력과 연습이다. 티 나지 않지만 감쪽같은 베이스 메이크업이 가장 어렵듯, 예쁘고 자연스러운 헤어 스타일도 마찬가지. 그 대신 딱 일주일만 노력하면 보상이 뒤따른다. ‘오늘 이상하게 예쁘네’란 내 남자의 칭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