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셜 미스트의 특별한 활용법

메이크업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아티스트, 때로는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줄 테라피스트로 변신하는 내 손안의 뷰티 어드바이저, 페이셜 미스트의 치명적 매력과 특별한 활용법에 대해.

(왼쪽부터) 아모레퍼시픽 ‘모이스춰 바운드 스킨 에너지 미스트’, 디올 ‘하이드라 라이프 모이스트 앤 픽스’, 꼬달리 ‘그레이프 워터’, 맥 ‘미네랄라이즈 차지드 워터’, 쥴리크 ‘로즈워터 밸런싱 미스트 인텐스’, 샤넬 ‘이드라 뷰티 에센스 미스트’, 겐조키 ‘스프레이 위드 어 쉰’, 조성아22 ‘빌라 드 가든 미스트’,

“제 뷰티 루틴은 몹시 간단해요. 아침엔 크림 타입, 저녁엔 폼 타입 클렌저로 세안하고 크림을 바르기 전에 코라(Kora) ‘에너자이징 시트러스 미스트’를 얼굴 전체에 분사해 수분 증발을 막아줍니다.” “잠들기 전 잊지 않고 하는 뷰티 의식이 있어요. 꼬달리의 핸드크림과 립밤으로 메마른 손등과 입술을 촉촉하게 가꾼 뒤 쥴리크의 ‘로즈워터 밸런싱 미스트’로 마무리합니다. 하루의 끝을 알리는 나만의 기분 전환제랍니다.” 톱 모델 미란다 커와 영국 패션지 <바이올렛>의 편집장 리스 클라크의 뷰티 시크릿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피부가 마시는 물, 미스트와 친하다는 것! 사실 여자라면 화장대에 미스트 하나쯤은 올라와 있을 만큼 대중적인 뷰티 아이템이지만, 활용법을 몰라 하루 이틀 사용하다 횟수가 점차 줄어들거나 사무실 책상 위로 ‘좌천’되곤 한다. 하지만 화장 좀 한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미스트는 하이라이터보다 우월한 윤광 메이커이자, 아이섀도 프라이머 못지않은 밀착력을 선사하는 ‘신비의 물’이라는 사실!

디올 내셔널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성연 과장의 미스트 활용법은 화장 전후로 나뉜다. “메이크업이 들뜨고 늘 쓰던 크림만으론 피부 보습이 2% 부족한 기분이 든다면 미스트로 수분을 충전해보세요. 주의 사항은 미스트를 분사한 뒤 손으로 두드려 흡수시키지 말고 흡수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렸다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한 번 더 분사해줍니다.” 타고난 지성 피부라 트러블이 잦고 군데군데 잡티가 도드라져 파운데이션, 파우더, 컨실러 없이는 ‘외출 불가’지만, 그렇다고 ‘화장발’을 포기할 강심장은 못 된다면 지금 바로 미스트의 도움을 받아보자. “베이스 메이크업의 완벽한 커버력은 유지하되 촉촉한 광택 효과를 더하고 싶을 때 미스트보다 유용한 제품이 있을까요? 얼굴 전체에 미스트를 한 번 쫙 뿌린 다음 5~10분 정도 기다렸다 한 번 더 뿌리면 반짝이는 윤광 메이크업이 연출되죠!”

그렇다면 콤팩트 파운데이션이나 파우더에 미스트를 섞어 사용하는 믹스 매치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점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추’. “간혹 급한 상황에서 콤팩트를 손에 덜어내고, 스킨이나 크림 등과 섞어 리퀴드 파운데이션처럼 사용할 순 있어요. 하지만 미스트엔 점성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섞이지 않을뿐더러 비위생적이기까지 하죠.” 또 언제 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미스트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맥 김은지 부수석 아티스트의 특별한 레시피 중 첫 번째는 에센스 미스트. 페이스 미스트에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에센스를 3:1(미스트 3, 에센스 1) 비율로 섞으면 에센스 미스트로 재활용할 수 있단다. “욕실에 올려두고 세안 후 타월로 물기를 닦아낸 다음 바로 사용하면 워터리 에센스처럼 쓸 수 있답니다. 휴대용 스프레이 병에 덜어 피부가 건조할 때마다 수시로 뿌려도 좋죠.” 두 번째 레시피는 메이크업을 수정할 때 특히 유용하다. 파운데이션 브러시(맥의 ‘130 쇼트 듀오 파이버 브러시’처럼 모가 짧고 둥글며 끝이 평평한)에 미스트를 살짝 뿌려 메이크업이 뭉친 부분에 둥글리면 두껍게 발린 파운데이션의 무게를 자연스럽게 덜어낼 수 있다. 그다음 다시 한 번 미스트를 뿌려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투명한 피부로 수정 메이크업 완료!

“보통 라텍스 스펀지로 수정 메이크업을 하는데, 매번 메이크업이 라텍스에 지워지기 때문에 파운데이션이나 파우더 등을 반드시 덧발라줘야 하죠. 하지만 미스트를 뿌린 스티플링 브러시로 수정하면 뭉친 부분만 집중적으로 수정할 수 있어 유용해요.” 마지막 비법은 미스트에 빠진 아이섀도. 반짝이는 펄 입자를 함유한 아이섀도는 손이 아닌 브러시로, 그것도 미스트를 적신 브러시로 연출하라는 것. “수분 가득한 브러시로 아이섀도를 바르면 발색력과 밀착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습니다. 미네랄 성분의 펄 아이섀도라면 걸그룹 메이크업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글리터(반짝임) 지수가 높아지지요.”

조성아22는 4만5,000원, 아모레퍼시픽은 6만5,000원, 쥴리크는 8만8,000원. 청정 지역의 꽃송이를 채취해 1,488시간 동안 수작업으로 우려낸 에센셜 워터, 1년에 두 달, 5~6월에만 채취할 수 있는 대나무 수액, 8,000개 장미 꽃잎에서 추출한 로즈 에센셜 워터 등 진귀한 성분을 함유한 럭셔리 미스트는 웬만한 영양크림 못지않은 귀한 몸값을 자랑한다. 한 방울도 허투루 버리고 싶지 않다면 조성아22 소속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복순 실장의 미스트 레시피를 참고해보자. 이때 필요한 준비물은 넓적한 화장솜 4매가 전부! “미스트를 화장솜에 충분히 적셔 5~10분간 이마, 양 볼, 턱 밑에 붙여보세요. 시트 마스크로 활용할 수 있답니다.” 세로수길에 위치한 패션&뷰티 멀티숍 ‘포스티드’의 비주얼 디렉터 염승재는 자신의 그루밍 인생은 “페이셜 미스트를 선물 받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고백했다. “돌이켜보면 페이셜 미스트는 제 인생 최고의 화장품 선물이었어요.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준 뷰티 제품이랄까요? 업무 특성상 뜬눈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릴레이 미팅을 해야 할 때가 많은데, 이런 날이 반복되면 피로해진 몸 상태가 고스란히 피부에 반영되더군요.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미스트가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당시 여자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이후 벌써 세 통째 구입해 사용 중입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스트는 비쉬 ‘오 떼르말’. 가격 또한 1만9,000원으로 실용적인 가격대다.

완성도 높은 메이크업부터 남친을 위한 선물까지 다양한 쓰임을 자랑하는 미스트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아로마테라피 효과다. 컴퓨터 자판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는 지금 시각은 오후 4시 30분. 점심 식사 이후 집중력이 마구잡이로 흐트러지기 쉬운 이맘때 눈앞에 보이는 샤넬 ‘이드라 뷰티 에센스 미스트’의 뚜껑을 열고 눈을 스르르 감는다. 미세한 입자로 이뤄진 물방울들이 피부에 닿는 순간 새벽녘 안개 자욱한 숲길을 걷는 듯한 기분에 황홀해지고, 코끝엔 향긋한 동백꽃 향이 머문다. 이 작은 병이 13만원임에도 샤넬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에너자이징 미스트’란 애칭으로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