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15주년을 맞은 디자이너 마리아 코르네호

2016.03.17

by VOGUE

    15주년을 맞은 디자이너 마리아 코르네호

    뉴욕 다운타운을 지키는 예술적인 감각이 충만한 디자이너, 마리아 코르네호.
    드레이핑 드레스로 유명한 그녀가 15주년을 자축하면서 특별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모델 키아라 카부쿠루(Kiara Kabukuru@IMG)가 입은 드레스는 틸다 스윈튼이 가장 좋아하는마리아 코르네호 드레스.

    마리아 코르네호(Maria Cornejo)는 90년대 말 남편인 사진작가 마크 보스위크(Mark Borthwick)와 뉴욕에 첫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그곳은 패션 아틀리에가 아닌 아트 갤러리처럼 보였다. 그리고 모트 스트리트(Mott Street)의 작은 매장에서 옷을 만들고 팔았지만, 그곳 역시 쿨하고 생각이 비슷한 여성들을 위한 창작 허브 역할을 했다. “옷은 그것을 입는 여성들의 개성에 따라 달라집니다”라고 코르네호는 말한다. 그녀는 음악계, 영화계, 미술계 유명 인사들을 팬으로 거느리고 있다. “결국 중요한 건 그것을 입는 사람들입니다.” 최근 그녀는 라벨 론칭 15주년을 맞아 친한 친구 15명에게 ‘Zero+Maria Cornejo’의 지난 컬렉션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선택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친구들은 신디 셔먼, 틸다 스윈튼, 카렌 오, 미란다 줄라이 등 예술과 영화, 음악계를 오가는 스타들이다. 코르네호는 친구들이 선택한 옷들을 새로운 소재와 디자인, 프린트로 특별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서울에서는 롯데백화점 멀티숍 ‘엘리든’에서 판매할 예정). 여기 코르네호의 여섯 친구가 자신이 선택한 옷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Friendly Choice마리아 코르네호의 15주년을 축하하는 열다섯 벌의 캡슐 컬렉션.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
    “제 연인이 캅 당티브(Cap d’Antibes, 앙티브 곶)에서 마리아의 바이어스 컷 실크 프록을 입고 있는 제 모습을 찍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어느 해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지난 10년 중 어느 여름일 거예요. 영화를 팔거나 선보이려고 칸 영화제에 참석했던 건 분명해요. 어느 쪽이든 보통 아주 긴장된 상황이죠. 그 드레스는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부적이에요. 그걸 입으면 긴장이 풀리면서 바로 어깨가 내려갑니다. 그리고 햇살이 실크를 통해 어깨에 내려앉으면 꼭 휴가 온 기분이 들죠.”

    왕게치 무투(Wangechi Mutu, 케냐 출신 아티스트)
    “저의 제로 드레스들은 제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기념해왔어요. 쿠퍼 유니언 대학에서 어번 비저너리스(Urban Visionaries) 상을 수상했을 때처럼요”라고 아티스트이자 조각가인 그녀가 말했다. “저는 근사해 보이고 싶고, 앞으로 10년 동안 온라인에 그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그날 입었던 옷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거예요. 마리아가 디자인하는 방식에는 우아한 분위기를 내뿜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신디 셔먼(Cindy Sherman)
    “그녀의 옷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요. 어떤 건 제 작품을 위한 코스튬으로 아껴뒀고, 어떤 건 한두 번밖에 입지 않았어요. 하지만 언제 입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저는 그녀의 드레이프 시스를 세 가지 버전으로 갖고 있어요. 하나는 작년에 취리히에서 상을 받을 때 입었고, 다른 하나는 롱아일랜드에 있는 제 집에서 열린 자선 행사 때 입었어요. 마지막 하나는 지난여름 무더웠던 파리 아파트에서 입고 지냈어요. 옷이 사람을 달라 보이게 만드는 방식과 함께 넉넉하다는 사실이 좋습니다. 2~3파운드를 빼지 못해 우울해하고 있을 때 그녀의 옷을 입으면 아주 근사해 보입니다.”

    리즈 매직 레이저(Liz Magic Laser, 뉴욕 아티스트)
    “마리아의 작품을 발견할 무렵 모스크바에서 퍼포먼스를 위해 리서치를 하다가 전위적인 극장에서 점프수트의 역사를 봤어요. 제로 점퍼를 작년 MoMA 파티에 입고 갈 때까지 그것을 입게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대개 미술계에서 흔한 ‘올 블랙’으로 치장하고 오거든요. 그래서 그때 어떤 선언을 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도발적이고, 재미있고, 여성스러우면서도 파자마만큼 편했어요.”

    찬 마셜(Chan Marshall, 뮤지션 캣 파워)
    “저는 마음에 드는 모든 것들(향수에서 양말에 이르기까지)이 단종되곤 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여러 개를 구입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매일 똑같은 것을 입지요”라고 캣 파워(Cat Power)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 뮤지션인 그녀가 말했다. “저는 그녀의 사하라 드레스를 모두 여섯 벌 갖고 있어요. 파랑 하나, 연초록 둘, 핑크 둘, 그리고 녹색 하나. 친구들은 제가 늘 파랑을 입는다고 놀립니다. 그 컬러는 바다처럼 살아 있는 듯 보여요. 저는 해변을 걷는 걸 좋아해서 그 옷을 입고 몽상에 빠져듭니다. 겨울엔 그 옷을 입고 자기도 해요.”

    카렌 오(Karen O, 밴드 ‘Yeah Yeah Yeahs’ 보컬)
    “마리아의 버블 드레스를 얼마나 많이 입었는지 계산해보면 300번은 넘을 거예요”라고 예예예스의 싱어인 카렌 오가 말했다. “그 옷은 저와 함께 세계를 돌며 투어를 하고 비행기도 함께 탔어요. 그 드레스 밑으로 다리를 집어넣으면 아주 편안해요. 다 해지도록 입어 구멍도 몇 개 났답니다. 그 옷이 재발매될 것이기 때문에 대체품들을 구입할 예정이에요. 2020년 우주여행을 위해 한 벌, 일상생활을 위해 한 벌.”

      에디터
      글 / 치오마 나디(Chioma Nnadi)
      포토그래퍼
      CHRISTIAN MACDONALD
      기타
      Courtesy of Zero+Maria Corne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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