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강한 금빛의 행렬

2014 S/S 컬렉션 모델들의 눈꺼풀에는 금빛 모래가 뿌려졌고 손끝은 청명한 메탈 골드로 반짝였다.
금빛 피그먼트와 글리터, 장식적인 헤어피스 등 런웨이를 강타한 중독성 강한 금빛 행렬!



여름이 와야 브론즈와 의기투합해 위세를 떨치던 골드가 올해는 벌써부터 들썩거린다. 건강미의 대명사 브론즈 골드 외에 연둣빛을 띠는 샴페인 골드, 핑크빛 로즈 골드 등 신선한 느낌의 골드 컬러들이 등장하면서 봄부터 강세다. ”지난 15년간 매 시즌 아이코닉한 룩을 만들어왔어요. 노랑, 파랑, 그린, 핑크, 오렌지 등 강렬한 컬러가 주인공이었죠. 하지만 이번 시즌은 좀 다르게 접근해야 했죠. 디자이너들은 보다 세련된 표현 방식을 원하니까요.” 백스테이지 뷰티의 여왕, 팻 맥그래스의 말이다. 맥그래스 외에도 수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이번 시즌 골드를 선택했고, 모델들의 눈, 손, 머리 곳곳을 번쩍이는 골드로 도금했다.

시작은 뉴욕 제이슨 우 쇼였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앤 켄달이 미세한 골드 파우더로 모델들의 아이홀을 가득 메우는 동안, 헤어 아티스트 오딜 질베르는 실베인 르 헨(Sylvain Le Hen)의 로즈 골드 헤어핀으로 심플한 포니테일을 장식했다. 유진 슐레이먼은 도나 카란 쇼에서 이마부터 곧게 뻗은 직선 도로처럼 일자로 빗어 넘긴 머리를 가늘고 긴 금색 핀으로 고정했고, 샘 맥나이트는 마리오스 슈왑 쇼에서 두 갈래 머리를 십자로 꼰 후 가늘고 긴 로즈 골드 핀으로 걸쇠를 채우듯 고정했다.

팻 맥그래스 역시 골드에 푹 빠졌다. 구찌 쇼에서는 골드와 쿠퍼 피그먼트를 섞어 진하고 펄이 강한 골드 스모키 메이크업을 섹시하게 연출했고, 디올 쇼에는 크리미한 질감의 골드 피그먼트로 눈썹과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했다. 모델들의 금빛 눈썹은 마치 금사로 짠 실크 같았고, 아이 메이크업에는 골드에 민트색 아이라인을 매치해 산뜻함을 더했다.

또 아이홀에는 다크 골드를, 눈 앞머리와 눈두덩 중앙에는 화사한 샴페인 골드를, 머리에는 금빛 헤어피스를 장식한 돌체앤가바나 쇼 모델들은 여신 헬레나처럼 우아했고, 눈썹과 눈두덩에 금빛 가루를 뿌린 막스마라 쇼 모델들은 숲 속 요정처럼 신비로웠다. 뭐니 뭐니 해도 금빛 행렬의 하이라이트는 드리스 반 노튼 쇼. 샘 맥나이트는 모델들의 가르마에 금빛 라인을 그려 넣어 ‘금빛 나뭇잎’을 표현했고, 피터 필립스는 속눈썹 사이사이에 금사를 꼼꼼히 심어 골드 룩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다행스럽게도 골드 컬러는 리얼웨이에서 의외로 적용하기 쉽고, 한국 여자들에게도 잘 어울린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혜령에게 이번 시즌 추천하고 싶은 골드 아이템을 묻자 ‘핑크 골드 컬러 하이라이터’ 먼저 꼽았다. “물광은 자칫 기름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조르지오 아르마니 ‘이페토 누도’처럼 미세한 펄 입자를 지닌 하이라이터를 광대에 톡톡 두드려 바르면 윤기와 광채가 생겨 어려 보입니다. T존 부위, 눈 앞머리에 바르면 한층 화사해 보이죠.”

아이섀도로는 랑콤 ‘옹브르 이프노즈 T002 벨라 골드’와 YSL 뷰티 ‘퓨어 크로마틱스 N20’처럼 미세한 펄 입자(굵은 펄은 촌스럽다)를 가진 골드 컬러를 추천했다. 아이섀도 텍스처는 실키하면서도 매트해서 뭉치거나 번지지 않는 것을 선택하고, 특히 ‘퓨어 크로마틱스 N20’처럼 물과 섞어 사용하면 크림 텍스처로 변하면서 발색과 지속력이 높아지는 아이템은 활용도가 높다.

“이번 시즌 크림 타입 골드 아이섀도는 꼭 하나 장만하세요. 색깔을 바른다기보다는 눈가에 촉촉함과 은은함을 더한다는 느낌으로 연출하면 세련돼 보입니다. 색상은 노란 기가 도는 골드보다는 핑크나 그린빛이 도는 골드를 선택하세요.”

1 데보라 립만 ‘네페르티티’. 2 맥 ‘네일 라커 스크리밍 브라이트’. 3 에스티 로더 ‘퓨어칼라 비비드 샤인 네일 락커 브러쉬드 골드’. 4 반디 ‘네일 라커 골드 포일’. 5 메이블린 뉴욕 ‘컬러 쇼 네일 008 볼드 골드’. 6 조르지오 아르마니 ‘이페토 누도’. 7 메이크업포에버 ‘아쿠아 크림 12’. 8 YSL 뷰티 ‘글로스 볼륍떼 틴트 글로스 N1’.

메이크업 아티스트 구찌 웨스트먼은 로즈 골드 아이 펜슬로 눈머리부터 시작해 눈물샘이 있는 곳까지만 포인트를 주라고 조언했다. “시크하고 눈이 커 보이죠. 이건 나오미 캠벨에게 배운 트릭이에요. 또 골드를 눈두덩 중앙에만 바른 후 다크한 골드를 아이홀을 따라 전체적으로 펴 발라도 아주 예뻐 보입니다.” 여기에 골드 매니큐어와 헤어 액세서리까지 구비하면 준비 끝!

꼴레트에서 판매했던 실베인 르 헨의 헤어 액세서리는 이미 동이 나서 구할 수 없지만, 발 빠르게 서두른다면 액세서라이즈, H&M, 포에버21 등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가늘고 심플한 골드 핀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골드 매니큐어 역시 황금색보다는 플래티넘 골드처럼 메탈릭하고 상쾌한 느낌의 컬러를 선택할 것. 원 톤으로 발라도 예쁘고, 마리오스 슈왑 쇼처럼 얇은 프렌치 네일로 연출해도 세련돼 보인다. 이번 시즌 퓨어 골드가 이슈인 것은 확실하다.

금빛 피그먼트와 글리터, 장식적인 헤어피스가 런웨이를 강타했고, 그 금빛 행렬은 여심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눈, 손, 머리를 장식한 골드 포인트는 섬세하고 세련되면서도 눈에 확 띄었고, 얇고 화사한 드레스, 메탈 장식 플랫폼 샌들과 아주 잘 어울렸다. 그러니 계절의 여왕 5월을 골드 컬러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금빛에 황홀해하는 건 여자들의 원초적 본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