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의 대변신

21세기를 대표하는 힙한 소녀들의 대변신!
이번 시즌 핫 트렌드인 아프리칸 에스닉 소녀들로 변신한 2NE1에게 불가능은 없다.

씨엘의 블루 튜브 원피스는 디올(Dior), 귀고리와 뱅글은 프라다(Prada). 박봄의 오렌지와 연보라 롱 드레스는 디올, 체인 서스펜더는 베르사체(Versace), 장갑은 샤넬(Chanel). 산다라의 러플 톱과 골드 목걸이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스웨이드 재킷은 준야와타나베(Junya Watanabe), 우드 뱅글은 에스카다(Escada), 핑크 귀고리는 디올. 공민지의 주얼 장식 브라는 프라다, 네온 컬러 크롭트 톱은 쟈뎅 드 슈에뜨(Jardin de Chouette).

산다라는 스폰지밥 프린트의 니트 크롭트 톱과 쇼츠 위로 버드와이저 프린트의 풍성한 가운을 걸쳤다. 노랑 힐까지 모두 모스키노(Moschino), 깃털 팔찌와 귀고리는 프라다(Prada).

투애니원은 ‘인형의 집’을 박차고 나온 21세기 ‘노라’였다. 첫 등장부터 그랬다.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엔 리본을 단 1세대 걸 그룹들이 종달새 같은 목소리로 인형처럼 노래하고 춤췄다면, 투애니원은 그야말로 미친 듯이 놀았다. 거칠고 화끈했다. 데뷔곡 ‘Fire’를 부를 땐 불꽃처럼 뜨거웠다.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이 당돌한 뒷골목 소녀들은 꽃 같은 걸 그룹이라기보단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여전사 아마조네스였다. 가식 없는 콧노래로 “미치고 싶고, 뛰고 싶고, 자유롭고 싶다”고 외치는 네 명의 멤버들은 누군가의 성적 대상이 아니라 각각이 욕망의 주체였다. 남들의 시선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애써 친절하지도 않았다. 애교 섞인 응석을 부리고 내숭과 교태를 반복하며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대신, “날 따라 해봐요”라 말하며 거침없이 나아갔다. 투애니원은 아시아 여성, 그리고 여성 연예인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존재였다. 어떤 비교도 거부했다. 대량생산된 기성품처럼 매일같이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올 땐 충격적일 만큼 자신감 넘치는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정리했다. “내가 제일 잘나가!” 맞는 말이었다.

잘나가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26일, 4년 만에 나온 정규 2집 <Crush>는 공개 동시에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다.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도 61위에 이름을 올렸다. 싸이를 제외한 한국 가수 중 최고 성적이다. 미국 ABC 채널의 유명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더 베첼러>의 출연진들은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을 찾아 투애니원의 춤을 배웠고, <아메리카 넥스트 톱 모델>의 파이널 무대에 선 모델들은 이들의 노래에 맞춰 워킹을 했다. 남이 아닌 바로 어제의 투애니원과 경쟁하는 이들은 사실 음반 판매 순위나 인기라는 권위, 연예인으로서의 사회적 체면 같은 음악 외적인 부분에 관해선 별 관심이 없다. 현재 투애니원은 국내 여성 그룹 최초로 두 번째 월드 투어를 진행 중이다.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에서 열린 해외 첫 공연에선 8,000여 석의 객석이 꽉 찼다. 대체 불가능한 특별함을 지닌 이들은 무대 위에서 스스로를 ‘빌리언 달러 베이비’라고 불렀다. 사실이 그랬다.

씨엘의 거울 조각들을 모자이크처럼 붙여 만든 듯한 화려한 미니 원피스와 싸이하이 부츠는 톰 포드(Tom Ford), 깃털 장식 반지는 펜디(Fendi), 머리에 묶은 스카프는 에르메스(Hermès), 손에 든 디제리두는 아프리칸 아트(African Art).

공민지가 입은 검정 브래지어는 티 바이 알렉산더 왕(T by Alexander Wang), 에스닉한 비즈 장식 재킷은 에밀리오 푸치(Emilio Pucci), 스트라이프 패턴 브리프는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레이스 싸이하이 부츠는 톰 포드(Tom Ford), 금색 목장식은 사만타 윌스(Samantha Wills by Optical W), 동전 귀고리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목에 두른 스카프는 에르메스(Hermès). 박봄의 날염 프린트 튜브 드레스와 구두는 알렉산더맥퀸(Alexander McQueen), 빨강 새틴 코트는 디올(Dior), 챔피언 벨트는 에밀리오 푸치,끈 목걸이들은 액세서라이즈(Accessorize), 손에 든 셰케레는 아프리칸 아트(African Art).

난 싸가지 / 난 뭘 해도 내 멋대로지 / 난 싸가지 / 모두 알잖아 I don’t care / 난 싸가지 / 난 조금도 아쉽지 않지 / 많은 걸 바라지는 마 / 난 아무도 못 말리는 싸가지.

해 질 무렵, 동네 마실 나오듯 편안한 차림으로 나타난 씨엘은 지난여름 <보그>와의 화보 촬영 이후 처음 만난 패션 에디터와 반가운 포옹을 나눴다. 허스키한 웃음소리가 울렸다. “눈을 뜨자마자 여기로 왔어요. 휴일이라 굉장히 늦게 일어났어요.” 스태프들보다 먼저 도착한 그녀는 맨 얼굴임에도 전혀 거리낌 없이 스튜디오를 활보했다. 짧은 반바지, 툭 걸친 국방색 재킷, 반쯤 꺾어 신은 운동화. 아무렇게나 계단에 털썩 주저앉아 친구와 영어로 수다를 떠는 이 귀여운 노랑머리 아가씨는 국제적인 패셔니스타다. 며칠 전에 열린 DKNY 25주년 기념 패션쇼에서는 런웨이에 올라 캣워크를 선보였다. 투애니원의 각별한 친구 제레미 스콧은 씨엘을 “유니콘만큼이나 유니크하다”고 표현했다. 리한나를 포함해 124만여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씨엘의 인스타그램은 디자이너와 팝 스타들의 SNS 놀이터이기도 하다. 물리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일본과 프랑스 등 여러 나라를 오가며 자란 씨엘은 윌아이엠, 스눕독, 에이셉 라키, 퍼렐 윌리엄스 등과 국경 없이 우정을 나누고, 뮤즈와 함께 고깃집을 찾는다. 최근엔 지드래곤과 함께 스크릴렉스의 새 음반을 피처링하기도 했다. 패션계의 뮤즈로 떠오른 씨엘의 생일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축하 인사와 선물을 보내온다.

올해 생일은 더 특별했다. 씨엘이 처음으로 작사 작곡에 참여한 이번 2집 음반은 그녀의 생일날 발매됐다. 양현석 사장의 특별 선물이었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감사했죠. 정말 감동받았어요.” 힙합을 바탕으로 일렉트로닉 신스, 레게 리듬과 R&B풍의 멜로디, 펑크적인 느낌까지 맛깔스럽게 버무린 이번 음반은 비평가들로부터 2NE1다운 음악이면서도 전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갔다는 호평을 받았다. 씨엘은 이번 음반에 수록된 총 10곡 중에 1번 트랙 ‘Crush’를 비롯해 ‘살아봤으면 해’ ‘Baby I Miss You’ ‘멘붕’ ‘Scream’까지 다섯 곡을 작업했다. 물론 대중의 입맛에도 맞았다. “12월부터 곡을 쓰기 시작했는데, 두 달 만에 이런 일이 일어나서 저도 놀랍고 어리둥절해요.” 불과 3년 전만 해도 씨엘은 곡 작업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당시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곡을 직접 쓰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표현의 한계에 부딪히느니 다른 누군가의 곡을 잘 소화해냄으로써 영원히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씨엘 역시 기억하고 있었다. “멋모를 때 나오는 무식한 자신감이 사라질까봐 두려웠어요. 무대 위에서 전 좀 미치거든요. 무엇보다 음악에 대한 환상이 너무 컸고요. 왜 너무 좋아하는 사람과는 사귀지 말라는 말도 있잖아요. 환상은 깨지기 마련이니까.” 결과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 “더 큰 환상이 생겼고, 음악에 더 푹 빠지게 됐어요. 정말 재미있어서 요즘은 그 생각밖에 안 해요. 일기 쓰듯 계속 곡 작업을 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아직 많아요.”

특히 이번 음반의 타이틀이기도 한 ‘Crush’는 본인을 비롯, 멤버 각자에 대한 이야기를 가사로 풀어낸 것이다. 여기서 씨엘은 ‘싸가지’로 통한다. 지난해 솔로 첫 싱글의 제목은 ‘나쁜 기집애’였다. “마이클 잭슨의 ‘Bad’처럼 멋있다는 의미였어요. “Not Bad Meaning Bad, But Bad Meaning Good”이라는 영어 가사에도 따로 설명이 나와요. 제 기준에선 마이클 잭슨이나 프레디 머큐리처럼 꿈속에 사는 맑고 순수한 예술가들이야말로 정말 ‘Bad’한 것 같아요. 현실에선 다소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랑의 에너지가 흘러넘치죠. 사람들은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저 역시 그래요.” 무대 위, 혹은 카메라 앞에 섰을 때, 씨엘은 다른 사람이 된다. 자그마한 몸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산된다. 만약 음악을 하지 않았다면 그 기운을 품고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만큼 크고 뜨겁다. “음악을 통해 제 안의 불같은 에너지를 나눌 수 있어 기뻐요. 저도 그게 즐겁거든요.” 무아의 경지를 보여주는 ‘멘붕’의 무대는 그 결정체다. ‘세상은 요지경’에서 시작해 수리수리 마수리를 비롯한 각종 주문과 동요, ‘강강수월래’를 엮은 솔로 랩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동안 정신없이 머리를 흔들며 춤을 추던 씨엘은 급기야 바닥에 드러누워 랩을 한다. 상반신을 노출한 근육질 남자들과의 파격적인 트웡클은 덤이다. “전 공연할 땐 항상 멘붕인 것 같아요. 정신이 없는 사람. 생각이 많아지면 재미가 없어요.”

씨엘은 화려한 프린트 가운 아래 스포티한 메시 톱과, 자카드 쇼츠와 블랙 시폰 팬츠, 플라스틱 뱅글, 스트링 샌들, 긴 프린지 장식 백을 목에 둘렀다. 모두 구찌(Gucci), 반장갑은 샤넬(Chanel), 머리에 두른 세네갈 터번은 아프리칸 아트(African Art).

씨엘의 귀여운 젤리 프린트 튜브 원피스와 부티는 모스키노(Moschino), 플라워 프린트 점퍼는 아디다스(Adidas by Jeremy Scott), 비즈 목걸이는 디올(Dior), 분홍색 참 장식 목걸이는 바네사 아리자가(Venessa Arizaga at Bbanzzac), 볼드한 뱅글은 셀린(Céline), 크리스털 귀고리는 프라다(Prada), 토킹 드럼은 LP(at Cosmos Music). 산다라의 크리스털 브라가 달린 원피스와 니트 스커트, 깃털 팔찌는 모두 프라다, 플랫폼 샌들은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노란 구슬 팔찌는 디올, 레이스 러플 재킷은 모스키노, 동전 귀고리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케냐 털북은 아프리칸 아트(African Art).

나처럼 춤출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나와 / 죽여줄게 나 하나로 / 너를 미치게 하는 이 music / 소리 들리니 / MINZY they love me.

공민지는 타고난 춤꾼이다. 무형문화재 공옥진 여사의 조카 손녀인 민지는 할머니의 뜨거운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걸음마를 떼고 난 후부터 음악만 나오면 어디서든 춤을 췄다. “길거리에서 혼자 몸을 흔들고 있는 걸 엄마가 데려오곤 했대요. 춤출 땐 아무 생각 없어요. 내가 다 쓸어버리겠다는 마음? 모르겠어요. 그냥 그 순간을 즐기는 거죠.” 광주에서 열린 한 댄스 경연 대회의 동영상을 본 양현석 사장은 초등학교 4학년 민지의 재능을 단박에 알아봤다. 그때부터 YG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5년여를 생활했다. 성실함은 신이 민지에게 준 또 하나의 선물이다. “이번 노래 중에 ‘살아봤으면’이란 곡이 있어요. 슬픈 사랑에 대한 얘긴데 신파적인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연습생 시절을 떠올렸어요. 인내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제 안에 쌓인 나름의 한 같은 게 있거든요. 그때도 춤이 위로가 됐어요. 춤을 추면 행복해져요.” 춤이야말로 인생의 베스트 프렌드라고 말하는 민지가 인정하는 이 시대 최고의 춤꾼은 마이클 잭슨! “데뷔 싱글 ‘Fire’가 나오고 얼마 안 돼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때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봤어요. 대단한 춤꾼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진짜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그때부터 마이클 잭슨의 DVD와 CD 등 그와 관련된 영상이라면 다 수집했다.

우리나라 1세대 비보이 양현석은 어떨까?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 ‘Come Back Home’은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이 부른 동명의 노래를 연상시킨다. 안무 역시 그 시절 추억을 일부 재연했다. “감히 제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제가 태어난 바로 그다음 해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Come Back Home’이 나왔는데, 그땐 모두가 그 춤을 따라 했다고 들었어요. 그 정도면 뭐, 얘기 끝난 거죠.” 공민지가 생각하는 좋은 춤이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바로 그런 춤이다. 양 사장은 이번 투애니원의 안무도 직접 맡아 열과 성을 다했다. “연습하는 동안 역시 ‘사장님의 ‘무브’는 아직 죽지 않았구나’ 생각했죠. 흐흐.” 불혹의 나이에도 ‘필링’이 살아 있는 전직 댄서 양현석 사장은 이 기특한 천재 댄서에게 또 한 번 감탄했다. 더블 타이블곡 ‘너 아님 안 돼’의 안무를 짜면서 가사 속에 등장하는 목숨이 아홉 개인 여우의 섹시한 움직임까지 표현해내는 민지를 보고 그는 “넌 참 별걸 다 잘한다”며 흐뭇해했다.

올해 백석대 신학과에 입학한 민지는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만끽하는 중이다. 서울에서부터 2시간이 걸리는 천안으로 등교하기 위해선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한다. 학교에서의 민지는 데뷔 6년 차 가수가 아니라 모든 게 새로운 새내기일 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늘 4교시까지만 수업을 받고 연습실에 갔어요. 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수료했고요. 학교생활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친구들이랑 같이 주스도 사 먹고, 숙제도 하는 사소한 것들이 되게 크게 다가와요.” 민지는 학교 친구들에게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갔다. “같이 공부하는 사이인데 제가 뭐 연예인이라고 해서 특별할 건 없잖아요?” 산다라와 봄은 막내의 생일과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상자에 용돈을 담아 선물했다.

신학과에 간 건 뜻밖이었다. 춤추는 신학자라니!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라고 말하던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의 여성주의 신학자 현경 교수가 떠올랐다. “줄곧 신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신실한 기독교 집안이기도 하고, 전 성경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지켜야 할 윤리나 도덕에 대해 배웠거든요. 인생을 사는 데 도움 되는 내용이 정말 많은데, 청소년들이 접하기엔 어려운 것 같아요. 저에게 아버지라는 멘토가 있다면, 그 친구들에겐 제가 매개체가 되어 문화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워낙 현란한 세상이잖아요.” 오랫동안 자신의 몸을 컨트롤해온 사람들은 삶에 대한 균형 감각을 덤으로 습득하는 모양이다. 데뷔 후, 정신없이 바쁜 생활 속에서 투정할 새도 없이 사춘기를 보낸 민지는 TV 화면 속의 단발머리 소녀보다 훨씬 어른스러웠다. 민지는 자신을 “중심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누가 억지로 뽑으려 해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이 제 안에 있어요. 누구든 제게 기댈 수 있고, 누구에게든 도움을 줄 수 있죠.”

산다라의 수공예 비즈 장식 그래픽 프린트 실크 소재 후드 집업 블루종과 프린트 팬츠, 챔피언 벨트는 모두 에밀리오 푸치(Emilio Pucci), 비즈 목걸이는 디올(Dior), 손에 든 셰케레는 펄(Pearl at Cosmos Music).

공민지의 그래픽적인 빨강과 파랑 체크 패턴 톱과 팬츠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McQueen), 흰색 플리츠 스커트와 왼손 뱅글들은 셀린(Céline), 오른손 가죽 팔찌들은 프라다(Prada), 러플 슈즈는 모스키노(Moschino), 볼드한 크리스털 목걸이는 필립 플레인(Philipp Plein), 블루 크리스털 장식 목걸이는 미쏘니(Missoni), 물소 뼈는 아프리칸 아트(African Art).

난 두려울 게 하나 없지 / 나도 내 자신이 / 무섭게 느껴져 / 난 바빠 / 넌 TV 도 안 보니 / 지금 나가 / 말 시키지 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봄은 알쏭달쏭한 봄 날씨처럼 예측하기 힘들다. SBS의 새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룸메이트>의 제작진은 박봄에 대해 “가장 재미있고 새로운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11명의 남녀가 한집에 모여 사는 모습을 관찰 카메라에 담는 이 리얼리티 쇼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날것 그대로의 봄을 보여줄 예정이다. “방송을 권한 건 양현석 사장님이었어요. 몇십 년 연예계 생활을 했지만 저 같은 애는 처음 본다고, 저랑 정말 잘 맞을 것 같다고 하셨죠. 왜냐고요? 모르겠어요. 저도 저 자신을 잘 모르니까요. 질문을 하면 항상 예상 밖의 답변이 나온다고들 해요.” 혈액형 점을 신뢰하지 않지만, AB형인 봄은 확실히 극과 극을 넘나든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지금 이 순간만 해도 그렇다. 곱게 단장한 긴 손톱으로 인조 속눈썹을 떼어내며 터프하게 화장을 지우는 청순한 긴 생머리의 봄. 우스꽝스럽게 얼룩진 얼굴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성실하고 진지하게 인터뷰에 임하는 봄. 비즈를 잔뜩 수놓은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선 우악스레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씩씩하게 걷는 봄.

“<2NE1 TV>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 제가 꽤 쿨해 보이는 줄 알았어요. 말할 때 발음이 그렇게 뭉개지는지도 몰랐죠.” 방송을 본 봄은 충격을 받았다. “아, 내 이미지가 산으로 가고 있구나….” 주책없는 봄, 그래서 우는 봄, 그렇게 애 같은 봄, 기타 등등의 모습이 공개되고 난 후에 봄은 속상해서 또 한 번 울었다. 하지만 팬들은 봄의 그런 인간적인 모습을 사랑했다. 새침데기처럼 샐쭉한 표정으로, 늘씬한 각선미를 뽐내며 야무지게 그루브를 타고, 파워풀한 가창력까지 선보여온 무대 위의 봄은 가끔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처음으로 예능을 하게 됐어요. 제가 남들보다 재미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았고요. 저의 다른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물론 신비주의야 계속 추구하고 있죠. 흐흐.” 모델 이소라를 비롯해, 배우 이동욱, 가수 신성우, 엑소 찬열, 미녀 파이터 송가연, 개그맨 조세호 등이 출연하는 <룸메이트>의 촬영은 일주일에 무려 6일간 진행된다. 카메라는 24시간 흔적을 쫓는다. 피곤할 법도 하다. 그러나 호기심 천국 봄은 아직까지 마냥 신기하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저녁에 모여 수다를 떠는 게 진짜 재미있어요. 거긴 정해진 대본이 없거든요. 다만 매일 아침 9시에 일어나야 하는 규칙적인 생활이 조금 힘들어요. 제 룸메이트인 소라 언니는 밤 11시만 되면 자거든요. 전 그때부터가 시작인데.” 폭풍 감성 소녀 봄은 이소라를 “평생 같이하고 싶은 언니”라고 치켜세웠다. 봄은 감정을 포장하는 일 없이 거침없고 순수하다.

봄은 멤버들 중에서 가장 용감하기도 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혼자 미국으로 유학 간 이력이나, 심리학을 전공하다 가수가 너무 하고 싶어 부모 몰래 버클리 음대 보컬 전공으로 학적을 옮긴 전과, YG 연습생이 되기 위해 3년 동안 도전한 칠전팔기의 역사만 봐도 그렇다. 봄은 오래전 자신이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를 듣고 용기를 얻었듯 투애니원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 “’Through the rain’ ‘Can’t take that away’를 특히 좋아했어요. 그땐 밥을 안 먹어도 배가 안 고팠으니, 참 신기하죠?” 리얼리티 쇼에서 ‘생얼’을 보여주기 위해 피부 관리에 열심이라며 여자애 같은 수다를 깔깔 늘어놓다가도 음악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봄의 태도는 180도 달라진다. 그건 다른 투애니원 멤버 모두 마찬가지다. “예전엔 시키는 대로 음을 맞추려 애쓰거나 예뻐 보이는 데 신경 썼다면 이번 음반에선 노래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많이 연습했어요. 무대 위에서 노래할 때 관객도 나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보면 정말 행복하거든요.” 그런 감정을 표현하고자 ‘착한 여자’를 녹음할 땐 술도 한번 마셔보았다. “테디 오빠는 섹시한 느낌으로 내레이션하길 원했는데, 원래 제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 보니 굉장히 민망하더라고요.” 봄은 사내아이처럼 자랐다고 했다. 알록달록한 손톱 장식, 화려한 속눈썹, 앙증맞은 크기의 샤넬 가방 등 지금 봄이 갖고 있는 지극히 여성스러운 패션 아이템들을 봤을 땐 상상이 가지 않는다. “부모님이 절 아들처럼 키웠어요. 집안 분위기 자체가 낯간지러운 얘기와는 거리가 멀고요.” 사업을 하는 아버지, 화가 어머니, 첼리스트 언니 등 각자 자기 분야에서 바쁘게 활동 중인 가족들은 1년에 몇 번 모이기도 힘들다. YG 소속 가수들이 대부분 남자인 탓도 있다. 어떻게 보면 그런 거친(?) 환경 덕분에 용감한 봄이 탄생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용기가 없었다면 아마도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박봄의 어깨가 강조된 펑키한 스팽글 민소매 미니 드레스는 생로랑(Saint Laurent), 안에 입은 페이즐리 패턴 집업 점퍼와 팬츠는 DKNY, 망사 헤어피스는 디올(Dior), 반장갑은 샤넬(Chanel), 글래디에이터 슈즈는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손에 든 코트디부아르 마스크는 아프리칸 아트(African Art).

박봄이 입은 커다란 금화를 주렁주렁 엮은 갑옷 느낌의 미니 드레스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금색 자수 장식 집업 점퍼는 아디다스(Adidas by Jeremy Scott), 선글라스는 제레미 스콧(Jeremy Scott by Handok), 글래디에이터 부츠는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아프리카 전통 악기 콩가와 케냐 얼룩말 마스크는 아프리칸 아트(African Art).

Valentine’s day everyday / 큐피트도 나와 사랑에 빠졌지 / 내 웃는 얼굴에 / 속지는마 / 난 위험하니까.

매일매일이 밸런타인데이인 것처럼 유독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산다라 박. 샛노란 스폰지밥 티셔츠에 맥주병이 그려진 큼지막한 가운을 걸치고 선 이 사랑스러운 소녀는 <유주얼 서스펙트>의 카이저 소제만큼이나 반전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44사이즈의 가녀린 체구에 커다란 오프로드 차량을 몰고 다니며, 맑고 여린 목소리로 할 말은 다 하고, 예쁘장한 얼굴 아래로는 깜짝 놀랄 만한 복근이 24시간 대기 중이다. 어린아이처럼 깡마른 몸이 콤플렉스였다는 산다라는 8년간의 근육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었다. 촬영장에 오기 전에도 열심히 체력 단련을 하고 왔다. 그뿐만 아니다.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 회에서 화려한 여배우 역할로 카메오 출연한 산다라는 필리핀에서처럼 한국에서도 연기를 해보고 싶다 말했다. 그런데 그녀가 욕심내는 역할은 청순하고 아름다운 여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조폭 마누라> 같은 거 해보고 싶어요.” “네?” “아, ‘마누라’보다는 ‘조폭 딸내미’ 정도가 좋겠네요. 온몸에 문신 쫙 하고, 자동차 스턴트도 보여주면서 무서운 남자들을 다 쓰러뜨리는 카리스마 있는 역할이요.” “설마!” “제가 또 스턴트엔 자신 있거든요.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갱스터 스타일과는 굉장히 또 다른 매력일 거라 생각돼요.” “…” 농담이 아니다.

투애니원의 멤버가 되기 전, 필리핀의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외국인 최초로 준우승을 하며 음반을 내고, 또 몇 편의 영화에도 출연한 산다라 박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리던 국민 아이돌이었다. 당시 이야기는 2004년 KBS <인간극장-내 이름은 산다라 박> 5부작에서 자세히 소개된 바 있다. 산다라의 남동생 엠블랙 천둥 역시 드라마와 뮤지컬을 오가며 연기자로도 활동 중이다. “항상 허전했어요. 지금 당장 정해진 계획은 없지만, 제가 많이 배울 수 있는 작품이라면 큰 역할이 아니더라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투애니원이 데뷔한 후, 지난 6년 동안 산다라는 스크린 대신 무대 위에서 파격적인 스타일의 힙합 전사를 연기해왔다. 원래 그녀는 소극적인 성격이었다. “성격은 그대로지만 수천만 관객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일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 익숙해진 부분은 있어요.” 반면 SNS에서의 산다라는 한없이 명랑하고 장난스러운 4차원 소녀다. 물론 그 역시 산다라의 모습 중 일부이긴 하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평소의 저는 그냥 사과 머리에 맨 얼굴로 다녀요. 화장도 할 줄 모르고, 옷차림도 멤버들 중 가장 심플하죠.”

필리핀에서의 산다라는 또 전혀 다른 모습이다. 10년 이상을 수도 마닐라에서 살았다. “훨씬 더 자연스러워져요. 자신감도 생기고요.” 지금도 향수병이 올 때면 1년에 한두 번씩은 필리핀으로 짧은 여행을 간다고 했다.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 오랜만에 필리핀어로 수다를 떨고 먹고 싶었던 음식도 잔뜩 먹는다. 필리핀 사람들에게 산다라는 여전히 그리운 국민 여동생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사람들이 “어, 산다라!” 하고 말을 건네오면 저 역시 마치 알고 지낸 사람처럼 “네, 저 놀러 왔어요” 인사를 해요. 다 같이 사진도 찍고요.” 여러 스태프들에게 둘러싸여 바쁘게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월드 투어에선 필리핀도 방문할 예정이다. 투애니원의 필리핀 공연은 처음이다. “제가 멤버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잘해줘야 할 텐데, 그래서 기대가 되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네요.” 막내 민지는 벌써부터 산다라가 소개해준 매콤한 필리핀 요리 ‘감바스’를 맛볼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산다라는 지난 공연에서 ‘Come Back Home’의 어쿠스틱 버전 무대를 통해 기타 실력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직 한 대의 기타와 산다라의 목소리로만 완성된 어쿠스틱 버전은 보컬 산다라의 새로운 발견이기도 했다. 프로듀서 테디는 산다라에게 “6년 동안 부른 노래 중에 제일 잘 불렀다”고 극찬했다. “정말 노력을 많이 했어요. 발음 하나, 음표 하나, 호흡 하나. 다른 멤버와 달리 워낙 목소리가 얇고 가늘다 보니 일부러 돼지 멱따는 소리 같은 걸 내다가 녹음에 들어갔거든요. 다행히 어두운 분위기가 잘 연출된 것 같아요.” 또 다른 곡 ‘착한 여자’에서는 훅(Hook)을 맡아 부르기도 했다. 지금껏 산다라가 후렴구를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테디의 결정이었다. “테디 오빠가 그렇게 말해주는데, 정말 정신적 충격이자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어요.”

공민지가 입은 에스닉한 무드를 선사하는 선명한 붓 자국 프린트 톱과 PVC 소재 블루 스커트, 레이어드한 플리츠 스커트와 벨트, 몸에 두른 네이비색 니트 톱까지 모두 셀린(Céline), 드롭 귀고리와 가죽 팔찌, 노랑 주얼 힐은 모두 프라다(Prada), 투명 초커는 미우미우(Miu Miu), 크리스털 목걸이는 톰 빈스(Tom Binns by Mue).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 콩가는 레모(Remo at Cosmos Music).

난 모든 여자들의 뜨거운 crush / 너의 심장을 뛰게 하는 rush / 예쁜 언니들은 날 좋아해 / 날 좋아하면 예뻐지니까.

‘All or Nothing’. 지난 3월 22일 서울을 시작으로 9개국 12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 투어의 제목은 4년 만에 새 음반을 세상에 내놓는 투애니원의 심정이기도 했다. “‘내가 제일 잘나가’를 발표한 이후 보다 신중해졌어요. 그보다 더 좋은 음악을 들려줄 수 없다면 사실 음반을 낼 필요가 없잖아요?”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었다. 생각할 시간이 많아질수록 음악과 미래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당시엔 힘든 시간인 줄도 몰랐다. “데뷔 후부터 너무나 바쁘게 달려온 탓에 지나고 나서야 알았어요. 이렇게 새로운 무대를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는 게 우리에겐 큰 즐거움인데, 지난 2년간 그런 기회가 없었다는 게 우리에겐 큰 괴로움이었구나.” 소포모어 징크스 따윈 없었다. 2집은 성공적이고, 그토록 기다려온 공연들이 줄줄이 예고되어 있다. 공연을 통해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 무대 중독자들은 모두 잔뜩 흥분한 상태다. “무엇보다 새 음반이 나왔다는 게 행복해요. 저희 안에서 틀을 깨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오늘의 화보 촬영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늦게 촬영장에 도착한 박봄은 양 볼에 문신처럼 메이크업을 한 멤버들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민지한테 어디 다쳤냐고 물어봤잖아요. 하하. 재미있어요. 언제 또 이런 모습을 보여주겠어요?” 야자수 머리부터 반삭, 레게 머리까지 투애니원에서 파격의 아이콘 역할을 담당해온 산다라는 오히려 덤덤하다. “오늘은 이제껏 해온 것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죠.” 실험적인 스타일이라면 질리도록 경험했다. 새벽 3시가 넘은 시각, 라면 마니아인 산다라는 어디선가 사발면 하나를 가져와 태연하게 물을 부었다. 복근 관리를 위해 촬영이 끝난 직후에만 허락되는 유일한 일탈이다. “저에게 스타일에 대한 금기는 없어요. 아직까지는 그래요. 웬만하면 도전해보고 싶거든요. 다만 사장님이나 남자 직원들이 아주 싫어하는 스타일은 있어요. 지난 콘서트 때 한 레게 머리요. “다라야, 이제는 너도 예쁜 걸 해야 하지 않겠니?” 그러는데 저는 약간 어이가 없기도 해요. 이미 할 것 다 했는데 뭘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아이러니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라면은 어느새 퉁퉁 불어버렸다. 씨엘은 가짜 박제 새를 손에 쥐고 비명을 질렀다. “이거 가짜 맞죠?” 그녀는 카메라 셔터가 터질 때마다 카리스마 넘치는 씨엘과 마음 약한 채린을 바쁘게 오갔다. 민지는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묵직한 목걸이와 발가락부터 허벅지까지 끈을 조이고 푸는 데만 30분쯤 걸리는 톰 포드의 싸이하이 부츠를 신고 벗으면서도 단 한 차례 불평도 없이 언니들의 준비를 기다렸다. 서로의 사진을 체크하고 칭찬해주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여느 걸 그룹에나 존재할 법한 시기 질투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촬영은 새벽 4시가 넘어서야 모두 끝났다.

“거의 10년간 매일같이 만나다 보니 이젠 특별히 함께 뭘 한다기보단 그냥 같이 인생을 살아가는 거죠.” 씨엘은 각자의 길을 가던 몹시 특이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뭉친걸 보면 운명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생김새도, 취향도, 관심 분야도, 저마다 제각각이다. “저에게 투애니원은 공기 같은 존재죠.” 봄은 이런 표현이 낯간지럽다는 듯 본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산다라는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투애니원은 굉장히 재능 있는 친구들이 모인 집단이에요. 제가 그들과 같은 팀에서 함께한다는 게 자랑스럽기도 하면서 가끔은 제가 너무 작아지는 느낌도 들어요.” 이 재능 넘치고 개성 강한 멤버들 사이에선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투애니원은 씨엘의 카리스마, 봄의 노래, 민지의 춤, 산다라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뤄야만 완벽한 하나가 된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미성년자였던 두 소녀, 민지와 씨엘은 성인이 되었다. 민지는 올해로 투애니원과 같은 스물한 살이 되었다. 투애니원엔 언제나 스물한 살처럼 도전적이고 씩씩한 음악을 선보이는 그룹이란 뜻도 있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스물한 살은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으니까요. 물론 나이를 먹어도 마음만큼은 계속 투애니원이고 싶어요. 지팡이 들고 춤추는 할머니들이라면 짱이죠!” 투애니원은 그들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는다. 리더 씨엘은 ‘낭중지추’라는 말을 믿는다. “우리에게 좋은 음악과 열정과 사랑이 있다면 이건 호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가만히 있어도 비어져 나올 거예요. 우리는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노래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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