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런웨이에서 발견한 스타일링 팁

2016.03.17

by VOGUE

    런웨이에서 발견한 스타일링 팁

    지금 패션은 ‘무엇을 디자인하는지’보다 ‘어떻게 입히는지’가 중요하다.
    2014 S/S 런웨이에서 발견한 재치 만점 스타일링 아이디어들!

    런웨이 룩은 그저 쇼를 위한 것이라고 치부하던 시대는 끝. 현실성과 실용성이 슈퍼 트렌드인 요즘 ‘리얼웨이’에서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한 아이디어가 런웨이 곳곳에 숨어 있다. 아주 쉬운 예부터 찾아볼까? 지난가을 생로랑처럼 그런지 스타일로 걸치는 것이 카디건을 입는 가장 흔한 방법. 하지만 단정하게 단추를 채우거나 어깨에 걸칠 수 있고, <응답하라 1994> 느낌으로 바지에 두를 수도 있다. 최근에는 머플러 대신 목에 둘둘 감는 것이 환절기 최고 노하우로 각광받는 중. 올봄 셀린은 윗부분을 고이 접어 허리춤에 비스듬히 둘러 묶었고, 샤넬은 ‘카디건 3종 세트’를 활용했다. 낙낙한 오버올 위에 첫 번째 카디건을 걸치고, 두 번째 카디건은 턱받이처럼 목에 두르고, 세 번째 카디건은 허리에 묶었다(각기 다른 색상의 카디건들이 각각의 위치에서 역할을 멋지게 수행해냈음은 물론). 3종 세트가 부담스럽다면, 두 가지만 선택해도 좋다.

    좀더 과감한 시도를 원한다면, ‘단추 잠그기’에 관심을 갖자. 셔츠 윗부분 단추를 잠그지 않고 오프숄더처럼 스타일링한 폴 스미스는 그리 놀랍지 않다. 하지만 알렉산더 왕은 첫 단추만 잠근 채 아래는 모두 풀어 헤쳐 아찔한 ‘트라이앵글 존’을 만들었다. 모델이 걸을 때마다 가슴이 보일락 말락 했으니까(물론 현실에선 노출증 환자로 오해받기 십상이지만). 로다테는 검정 브라톱을 매치했는데, 현실에선 셔츠 안에 색깔과 무늬를 신중히 선택해 적당한 톱을 매치한다면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다.

    물론 지퍼에도 충분히 응용 가능하다. 스포티즘 트렌드와 함께 봄버 재킷이 런웨이로 쏟아져 나왔는데, 드리스 반 노튼은 섬세한 꽃무늬를 수놓은 봄버 재킷 윗부분만 지퍼를 채워 안에 입은 시폰 원피스가 돋보이게 했다. 조나단 선더스 역시 같은 방식으로 새틴 봄버 재킷 아래 속살을 훤히 드러냈다. 니나 리치는 몸에 꼭 맞는 여성스러운 트위드 재킷조차 지퍼 윗부분만 채웠으니, 거의 모든 아우터에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추천하고 싶은 스타일링은 레이어드! 우선 스커트 위에 스커트를 덧입는 방식이 눈에 띄었다.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는 시폰 드레스 위에 몸에 꼭 맞는 가죽 스커트를 매치한 펜디는 관능적으로 보였고, 오간자 러플 스커트 위에 핀스트라이프 셔츠 드레스와 새틴 스커트까지 톤온톤으로 껴입은 사카이 걸들은 무척 사랑스러웠다. 니트 원피스 위에 일러스트가 그려진 모피 스커트를 더한 프라다는 또 어떤가! 각각의 룩에서 얻을 수 있는 공통된 노하우는? 레이어드하는 스커트 소재는 각기 다르게, 색상은 비슷하게 할 것!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고 싶다면 팬츠와 스커트의 레이어드를 시도할 차례. 지난 몇 시즌간 칼 라거펠트, 리카르도 티시, 미우치아 프라다 등이 선보인, 폭이 좁은 시가렛 팬츠 위에 짧은 스커트를 입는 방식과는 또 다르다.

    이번 시즌 공식은 쇼츠 위에 긴 시스루 스커트를 입는 것! N°21 런웨이에서 모델 한느 개비가 레이스 소재 복싱 쇼츠와 스팽글 장식 시스루 스커트를 입고 등장한 순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은 여자는 없었을 것이다. 데스켄스 띠어리에서는 딱 붙는 사이클 쇼츠 위에 하늘하늘한 롱 시스루 스커트를 매치해 걸을 때마다 찰랑이게 했다. 급기야 쇼츠 위에 좀더 짧은 쇼츠를 레이어드하는 과감함까지

    그 밖에도 날렵하게 재단된 화이트 셔츠를 블랙 레이스 스커트 안에 매치해 감탄을 자아낸 어덤, 반투명 연분홍 새틴 스커트 안에 민망한 속살 대신 연두색 민소매 톱의 끝자락이 살짝 비치게 한 디올, 재킷 위에 브라톱을 입은 겐조, 코트 위에 브라를 착용한 프라다 등등. 다들 생각지도 못한 아이템들을 겹겹이 매치해 독창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다.

    또 데님 재킷을 스커트 대신 허리에 둘러 입은 아시시(게다가 양말은 양쪽이 달랐다), 원피스 수영복을 톱처럼 입고 팬츠를 한껏 내려 골반과 수영복 라인을 드러낸 DKNY, 날렵하게 재단한 턱시도와 주얼 장식 뷔스티에를 매치한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현실에선 블랙 턱시도 재킷 안에 살짝 보이는 파스텔컬러 뷔스티에로 해석하시라) 등등. 자신의 컬렉션을 런웨이 위에서 좀더 매력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고민은 다양한 스타일링 방식으로 시도되고 있다.

    패션쇼에서는 멋져 보인 의상이 막상 매장에서 따로 보면 별로일 때가 종종 있는 이유? 결국 어떤 아이템을 선택하느냐만큼 그걸 어떻게 입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씀! 이번 시즌엔 ‘신상 쇼핑’을 시작하기 전 ‘신상 스타일링’에 관심을 갖는 게 먼저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임승은
    기타
    Kim Weston Arnold, James Coch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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