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상륙한 진순 네일

최진순 네일 아트는 지금의 패션 네일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었다.
뉴욕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뷰티 전문가인 그녀의 네일 컬러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한다.



‘ 패션의 완성은 향수’ ‘최고의 기분 전환 아이템은 립스틱’도 이젠 옛말이다. 지금 최고의 뷰티 액세서리이자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아이템은 네일 컬러! 그리고 이런 패션 네일 붐을 일으킨 주인공은 자랑스럽게도 한국계 네일 아티스트 최진순이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10여 년 전이었다. 시안을 검색하다 <뉴욕 타임스> 매거진에 실린 네일 화보를 봤다. <뉴욕 타임스> 매거진에서 네일 화보를, 그것도 8페이지나 소개했다는 게 놀라웠지만 비주얼은 더 대단했다. 네일 아트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장식적인 네일 아트(큐빅을 빼곡히 박은 현란한 일본식 네일)와는 차원이 달랐다. 15mm의 캔버스 위에 펼쳐진 네일 아트는 창의적이고 패셔너블했다. 서둘러 네일 아티스트의 이름을 찾았다. ‘Jinsoon Choi’. 그녀는 세계 유수의 포토그래퍼들과 세계적인 패션 매거진(특히 <보그>와 인연이 깊다)의 커버와 화보를 연일 장식하고 있었으며, 스티븐 마이젤의 친구이자 조력자로도 유명했다. 앤 해서웨이, 케리 워싱턴, 엠마 스톤, 스칼렛 요한슨, 드루 배리모어, 크리스티 털링턴, 나오미 왓츠, 사라 제시커 파커, 비욘세 등 고객들인 셀러브리티 리스트 또한 화려하다. 난 뉴욕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그녀의 네일 스파로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녀와의 첫 만남이 성사됐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건축가인 그녀의 남편이 디자인한 아름다운 숍은 어느새 세 개로 늘어났고, 맥과의 콜라보레이션 네일 컬렉션은 전 세계 매진 신화를 이뤘는가 하면, 2012년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 ‘진순(JINsoon)’을 론칭했다(당시 미국 <보그>가 이 소식을 1페이지로 다뤘다). 그리고 최진순은 지금 뉴욕 뷰티 마켓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전 제가 성공했단 생각이 안 들어요. 지나치게 유명한 사람들과 일하다 보니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사람들이 성공했다니 ‘그런가?’ 하는 정도죠.” 백스테이지에서 스태프 수십 명을 진두지휘하다가도 코리아타운 ‘한가위(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한식당)’에서 부침개와 두부김치를 먹으며 수다를 떨 때는 여지없이 평범한 동네 언니다. 유머 감각이 탁월하고, 호탕하게 큰 소리로 잘 웃으며, 짓궂은 장난도 곧잘 치는 그녀다. 그녀에게 성공의 비결을 물었다. “첫째는 운, 둘째는 한국인의 기질. 우리는 한 발 뻗으면 두 발 더 나가고 싶어 하잖아요. 셋째는 아이디어. 돈을 많이 벌면 물론 좋겠지만, 그보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기쁨이 더 커요. 머릿속이 아이디어로 늘 들끓는 느낌 아세요? 사실 내겐 그것 이상의 무기가 없거든요.” 사실이다. 마크 제이콥스, 톰 포드 뷰티 라인처럼 거대 투자가가 뒤를 받쳐주는 것도 아닌데, 바니스, 블루밍데일, 스페이스 NK, 세포라, 유명 부티크 스토어까지 모두 입점하며 지금의 ‘진순’ 네일을 성장시켜온 것은 특별한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촬영장, 백스테이지, 패션 디자이너들, 그리고 현대미술에서 영감을 얻죠.” 그렇게 탄생한 ‘진순’의 네일 컬러들은 정말 멋지다. 마치 젤 네일처럼 도톰하고 매끈하며, 유독 글로시하게 반짝이는 포뮬러는 빨리 마르고 시간이 흘러도 쉽사리 빛과 색을 잃지 않는다. 무엇보다 최진순의 탁월한 감각으로 매 시즌 제안하는 네일 컬러들은 패션과 스타일에 까다로운 당신이라도 손뼉을 치게 할 만큼 트렌디하고 멋지다. “이번 시즌은 50년대 패션과 아트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미국이 전쟁을 끝내고 새로운 것을 찾는 시기였죠. 로큰롤이 탄생하고 영 패션이 정식으로 소개됐으며, 긍정적이고 젊은 에너지에 열광하던 시기였습니다. 푸들 스커트, 도트 프린트, 마크 로스코의 작품 속 색감들을 매니큐어 보틀에 담았죠. 손톱에 바르면 도트 무늬가 연출되는 ‘포카닷’은 당시 도트를 부르던 슬랭어입니다. 진청색에 화이트 도트가 더해지면 개성적이고 화사한 느낌이고, 연회색과 살짝 푸른빛이 도는 흰색 ‘쿠키 화이트’ 컬러에 ‘포카닷’을 바르면 세련된 느낌이 들죠.”

그녀는 요즘 아주 신이 났다. 그녀의 브랜드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하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이게 유행이니까’란 생각으로 네일 컬러를 권하고 선택하지 마세요. 어떤 옷을 입을지, 어디에 갈 건지, 어떤 중요한 미팅이 있는지를 생각하세요. 결혼식장에 가는데 청바지에 운동화를, 예배를 보는데 빨간 미니스커트를 입진 않죠. 네일 컬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에 맞을 때 가장 아름답죠. 혼자만 튀는 네일 아트는 별로예요. 조연은 조연다울 때, 주연을 빛나게 할 때 가장 멋진 법이죠. 전체적인 스타일과 맞지도 않은데 손톱만 요란하게 튀는 건 정말 별로예요. 젤 네일을 부정하냐고요? 그렇지 않아요. 편하잖아요. 광택도 색상도 오래가니까요. 그렇지만 손톱을 건조하고 상하게 만들어요. 전 여행이나 출장 시에만 추천합니다. 오일을 듬뿍 자주 발라주란 조언과 함께요. 평소엔 매니큐어를 바르고 3일 후 톱코트를 덧바르라고 조언하죠. 톱코트는 광택과 색상을 돌려주는 마법의 지팡이니까요.”

최진순은 네일 컬러를 글에 비유하자면 마침표와 같다고 말했다. “마침표 없이는 글을 끝낼 수 없잖아요. 네일과 패션의 관계도 마찬가지예요. 전체적으로 큰 부분은 아니지만 그것 없이는 패션이 완성될 수 없죠. 우리 여자들은 패션과 연결돼 있고, 런웨이와 잡지에서 본 트렌드를 열망합니다. 약속해요. ‘진순’ 네일은 여자들이 그 세상의 일부가 될 수 있게 도와주고, 자신감을 높이며, 스스로를 고혹적이고 아름답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겁니다.” ‘진순’의 국내 상륙에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그녀의 감각을 믿고 의지한다면, 분명 당신의 손발 끝 스타일 지수가 몇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