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노, 이교도 여신에서 라파엘 전파까지!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2014 오뜨 꾸뛰르 겨울 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한 발렌티노 쇼는 낭만적이고 우아했다. 또 최근 부활한 발렌티노 하우스의 철학에 아주 적합했다.

백스테이지의 무드 보드에는 맨 살에 투명한 옷감 조각을 두른 로마 여신 이미지들과 함께 앨마-태디마(Alma-Tadema) 같은 화가들의 라파엘전파(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등장한 예술 운동으로 자연에서 배우는 예술을 표방했다) 그림들이 가득 붙어 있었다.



여신들이 입은 옷은 거의 그대로 이번 쇼에 재등장했다. 살갗을 그대로 노출한 채 섬세하게 하늘거리는(한 편으론 비현실적인) 드레스 형태로 말이다.

“이교도 여신들, 로마 제국, 아름다움에 대한 진실이죠.” 마리아 그라지아 치우리는 입을 떼면서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와 함께 두 사람의 생각을 설명했다. 새롭게 태어난 발렌티노는 개개인의 여성을 되살리면서 패션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왔다. 긴 소매와 순결한 드레스들은 패션계 여기저기에서 목격됐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늘 근본적 현실감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쇼에선 그 감각이 종종 실종됐다. 우선 색채를 보자. 순백의 데이 드레스에 사용된 색상은 로마 조각상에서 가져온 듯한 오프 화이트가 아주 많았다. 흰 스커트를 장식한 검정색 아르누보 꽃줄기들이 그런 스타일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긴 했지만.



배경을 장식한 신선한 나뭇잎들과 뒤섞인 녹색 오버코트 외에 겨울 코트는 찾기 힘들었다. 오페라 코스튬 같은 깃털 의상도 있긴 했다. 다른 외투엔 빈티지 가구에서 벗겨낸 듯한 태피스트리 원단이 활용됐다. 그리고 과거와 역사에 머무는 느낌은 바닥을 휩쓰는 꽃무늬 가운에서 더 분명해졌다.



다리 위로 묶는 플랫 샌들은 이번 쇼를 로마 전설의 어딘가로 데려갔다. 분명 비에 젖은 파리는 아니었다. “기억은 우리 미래의 중요한 부분입니다”라고 피오르파올로 피치올리는 말했다.

그렇다면 고객들에게 구애하기 위해 반세기 동안 옷을 만들어온 브랜드의 설립자 ‘발렌티노’의 역사는? 결국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게 꾸뛰르의 본질. 런웨이에 등장한 옷들이 아무리 낭만적이라 해도 몸에 꼭 끼는 21세기 의상을 입고 프론트 로에 앉아 있던 킴 카다시안에겐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발렌티노’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 브랜드는 말 그대로 대대적인 개혁과 극적인 사건 없이 부활했다. 사실 발렌티노는 새로운 인물들에게 가장 부드럽게 권력을 이양한 패션 하우스다.

듀오 디자이너의 우아하고 부드러운 시도를 추종하는 팬들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들은 기성복 컬렉션에서 실용성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발렌티노는 오늘날 꾸뛰르의 본질과 이분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고객을 위한 것인가? 이미지를 위한 것인가? 판타지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현실을 위한 것인가?

English Ver.

From Pagan goddesses to Pre-Raphaelites BY SUZY MENKES
Memory is an important part of our future’ – Pierpaolo Piccioli

The Valentino show that closed the winter 2014 couture season was romantic, graceful and very much in the spirit of the house’s recent revival.

Backstage, Pre-Raphaelite paintings by artists like Alma-Tadema filled the mood board, along with images of Roman goddesses with transparent swathes of fabrics across nude bodies.

They reappeared quite literally in the show as airy dresses revealing – delicately – a lot of flesh.
‘Pagan goddesses, Imperial Rome, with a truth about beauty,’ said Maria Grazia Chiuri, as she and Pierpaolo Piccioli described the duo’s attitude.

The newly-minted Valentino has had a major influence on fashion, bringing back a sense of female privacy. Long sleeves and chaste dresses have been seen across the fashion universe.

But there has always been previously a sense of underlying reality, which was often missing at this couture show.

For a start, there were the colours – so much off-white, as if drawn from Roman statues, on and used for chaste day dresses, although Art Nouveau flower stalks in black on a white skirt made the look appealing.

Winter coats were tough to find, apart from a long green overcoat that blended with the fresh greenery on the backdrop. Or there was a feathered creation that had the feeling of an opera costume.

Other cover-ups came in tapestry fabrics, as though taken from historic furniture. And that sense of the past became increasingly evident in a floor-sweeping gown with a floral surface.

Flat sandals lacing up the leg placed the show somewhere in a Roman legend – certainly not in rain-drenched Paris.

‘Memory is an important part of our future,’ Pierpaolo Piccioli said.

But what about the history of Valentino, the founding designer who spent nearly half a century making clothes to woo and win his private clients? That is, after all, the essence of haute couture. The clothes that came out on the runway, however romantic, seemed a doubtful fit with Kim Kardashian, with her 21st-century body con, sitting front row.

Then there is Valentino the brand, which has had a youthquake revival without any of the shake-ups and dramas those words suggest. In fact, it is probably the established fashion house with the smoothest transfer to new hands.

There certainly is a following for the graceful and gentle gestures of the current design duo. And perhaps they would argue that practicality can be found in their ready-to-wear.

Valentino presents the essence and the dichotomy of haute couture today. For the customer? For the image? For fantasy – or for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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