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에디터들의 여름 여행 1

화보 촬영을 위해 일찌감치 캘리포니아, 몰디브, 티베트, 하와이, 두바이 등으로 떠난 패션지 기자들.
남들보다 계절을 앞서 사는 그들이 들려주는 올여름 추천 휴양지와 쇼핑 어드바이스.

CALIFORNIA 오충환 패션 에디터
THEN/ WHERE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팜스프링스와 랭커스터를 헤집고 다녔다.
WHAT 화보 촬영을 위해 이리저리 차를 몰았다. 첫째 날엔 무작정 할리우드 간판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갔다. 천사들의 도시라는 로스앤젤레스의 당연하듯 생경한 모습이 보고 싶어서. 그러곤 작정하고 관광객이 가장 많은 곳에서 할리우드 간판을 배경 삼아 촬영. 나머지 도시는 대륙을 떠도는 유랑극단처럼 즉흥적이고 방탕하게 골랐는데, 종종 마음이 복잡해졌다.
HOT SPOT 마침 신혼여행을 온 유밋 베넌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팜스프링스는 대체 어디란 말인가? 그저 찬란한 휴양 도시와 황량한 사막 사이, 본격적인 냄새가 나기 직전의 기묘한 느낌이 좋았을 뿐. 또한 로스앤젤레스의 명물인 호텔 샤토 마몽. 거기서 전시 준비를 위해 사진을 걸던 애니 레보비츠를 만났다. 이처럼 멋진 사람도 많고 우아한 수영장도 있지만, 가장 마음에 든 곳은 1층 레스토랑을 가로질러 텐트의 한쪽 모퉁이를 젖히면 나오는 작고 은밀한 흡연실. ‘쿨’한 사람들은 여기에 다 모여 있다는 사실!
SOUVENIR 토드 스나이더와 챔피언이 함께 만든 옷들.
NOW/ WHERE 이스탄불, 마라케시.
WHY 이스탄불에 가면 천장이 높고 햇빛이 드는 유적 같은 사우나가 있을 게 분명하므로. 그리고 마라케시에 가면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집에 고립된 채 유령처럼 쉬고 싶어서. 혼자서 1년쯤 쉬다 카메라를 들고 직접 화보를 촬영하고 싶다.
ESSENTIAL ITEMS 작년 봄에 나왔던 에트로의 얇은 로브. 올해 드리스 반 노튼이 만든 실크 쇼츠. 콘탁스 G2 카메라와 일포드 필름.

MALDIVES 이지아 <보그> 패션 디렉터
THEN/ WHERE 최고의 신혼여행지, 지상 최후의 낙원이자 최고의 촬영지로 손꼽히는 몰디브.
WHAT 싱가포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말레에 도착, 다시 아주 작은 수상 비행기로 갈아타고 50분.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을 느껴야 하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일품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떠 있는 가장자리는 하얗고 가운데는 녹색인 산호섬들이란! ‘블루 라군’이 따로 없다.
HOT SPACE 1,190개 섬들 가운데 3박 4일간 머물렀던 곳은 쿠다푸나파루 섬에 자리한 지탈리 리조트. 길이 800m 작은 섬이지만 풀 빌라에선 완벽한 휴식을, 에메랄드빛 바다에선 역동적인 수상 스포츠를 실컷 즐길 수 있다.
SOUVENIR 해변 어딜 가나 널린 산호 조각들과 조개껍데기, 그리고 아랍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린트의 바틱과 히잡.
DREAM SCENES 쏟아질 듯 빛나는 밤하늘 별들 사이로 커다란 별똥별이 눈앞을 스쳐 지나던 순간!
NOW/ WHERE 아프리카 케냐.
WHY 촬영 말고는 여행으로 가기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곳. 케냐의 거대한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들과 함께하는 촬영은 어떨까? 진짜 아프리카 코끼리와 기린이 등장하는 드라마틱한 화보를 촬영하고 싶다. 혹시 기회가 되면 ‘킬리만자로의 표범’도 볼 수 있지 않을까?
HOT SPOT 케냐 나이로비의 지라프 매너 호텔. 호텔 안에 방목하는 기린들이 창 안으로 얼굴을 들이밀어 아침 식사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그 유명한 곳!
ESSENTIAL ITEMS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나오는 사파리 모자, 레이밴 선글라스, 커다란 배낭과 벌레 퇴치제.

PARIS 김미진 <보그> 패션 에디터
THEN/ WHERE 프랑스 파리. 역시 파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으로 가는 것이 최고인 도시다. 유럽 유학 시절을 빼고는 몽땅 일과 관련된 방문. 이번에는 미리 진행한 9월호 특집 배우 송혜교-강동원과의 투톱 화보! 촬영 컨셉은 당연히 ‘파리의 연인’!
WHAT 패션위크 출장을 여러 번 갔어도 촬영은 또 다른 이야기. 최종 로케이션 장소는 에펠탑이 멀리 보이는 회전목마, 소박한 노천카페, 센 강변이 선택됐다. 두 배우를 알아보고 스마트폰을 들이대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 몇 번이고 쏟아지는 폭우를 피해가며 겨우(?) 촬영했다.
HOT SPOT 촬영이 끝나자마자 스태프들과 달려간 곳은 해산물로 유명한 ‘Bar a Huitres’로, 싱싱한 조개류와 랍스터, 굴을 상큼한 레몬과 함께 맛볼 수 있는 곳. 마레 근처에 있는 쌀국수집인 ‘포헝(Pho Heng)’도 추천한다. 1시간 기다리는 건 기본, 모르는 사람과 같이 앉아 먹어야 하지만 맛은 보장한다. 일본 우동 전문점인 ‘사누끼아’도 추천한다. 컬렉션 시즌 <보그> 에디터들이 즐겨 찾던 ‘쿠니토라야’에서 새로 오픈한 곳으로, 우동과 튀김, 어묵이 어울린 맛이 기가 막힌다. 멀티숍으론 꼴레뜨가 유명하지만, 요즘엔 마레 ‘메르시’가 패션 에디터들의 참새 방앗간이다. 옷과 액세서리들은 물론, 리빙 소품들과 조명 기구들이 딱 마레 스타일. 정원이 내다보이는 카페에서 마시는 유기농 채소 주스와 샐러드도 맛있다.
NOW/ WHERE 친퀘테레, 이태리
WHY 아주 작은 어촌 마을인데 이태리어로 숫자 ‘5’를 뜻하는 친퀘와 테레(땅)가 연결돼 있다고 해서 붙여진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소박한 어촌을 배경으로 하는 리조트 화보를 촬영해보고 싶다.
HOT SPOT 이곳의 레스토랑은 싱싱한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다. 장독 뚜껑처럼 생긴 접시에 나오는 해산물 파스타와 씨베스 요리는 일품! 그리고 5번째 마을에 있는 ‘사랑의 길’. 이 길을 연인과 함께 걸으면 결혼에 성공한다는 전설이 있는데 진짜 같이 갔던 친구 커플은 결혼까지 성공했다!
DREAM SCENES 포르토피노(Portoino)에서 친퀘테레로 이어지는 리구리아 해안은 이탈리아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드라이브 코스.

LHASA 손은영 <보그> 패션 에디터
THEN/ WHERE 차마고도의 도시로 옛 티베트의 수도, 달라이 라마가 망명 전 살았던 티베트 불교의 성지인 라싸. 화려한 불교 문화와 전통 풍습, 천혜의 자연과 이국적인 옛 도시의 풍경이 그대로 보존된 곳.
WHAT 병풍처럼 둘러싼 높은 산 위로 낮게 드리워진 하얀 구름, 눈 덮인 설산과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 거대한 불교 사원, 수채물감처럼 파랗고 낮은 하늘 아래(도시 전체가 해발 3,700m 이상) 붉은 담벼락과 거리를 거니는 에스닉 패턴의 옷을 입은 아름다운 티베트인들… 어딜 가나 그림엽서 속 풍경들이 펼쳐지기에 어디로 시선을 돌려도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다.
HOT SPOT 달라이 라마가 머물렀던 포탈라 궁, 오랜 역사를 지닌 조캉 사원, 달라이 라마의 여름 궁전으로 사용됐던 노블링카 궁, 전통 시장 바코르는 물론, 시내를 조금 벗어나 라싸 외곽에 있는 간덴 사원과 드레스풍 사원, 해발 4,700m에 위치한 남초 호수 등등. 트레킹과 불교 사원 탐방만으로 꽉 찬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 또 전통 시장 바코르에 가면 현지인들의 ‘리얼’한 삶의 현장도 경험할 수 있다.
HOTEL 특급 리조트를 찾는다면 최근 시내 중심에 오픈한 샹그릴라 리조트(Shagri-La hotel, Lhasa)가 좋은 선택이 될 듯.
SOUVENIR 시내 중심에 위치한 바코르 시장에서 파시미나, 주얼리, 에스닉한 소품과 가구 등등 티베탄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마음껏 쇼핑할 수 있다. 특히 결혼한 티베트 아낙들이 입는 컬러풀한 스트라이프 앞치마는 선물용으로 그만이다.
EAT 티베트 전통 음식도 훌륭하기 그지없지만, 1950년대 이후 중국인들이 대거 유입돼 훌륭한 차이니즈 레스토랑들이 많다. 물론 한국인의 입맛에도 그만이다.
ESSENTIAL ITEMS 고도가 높다 보니 자외선 지수는 상상 초월. 자외선 차단제와 고산병 약은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서서히 익숙해지지만, 적응 기간을 위해 두통약도 두둑이 챙겨가야 한다.
NOW/ WHERE 몰디브.
WITH WHOM 미래의 남자 친구.
WHY 이번 티베트 여행을 통해 ‘저질 체력’을 실감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만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다음 여행지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출렁이는 몰디브로! 그곳에서 나무늘보처럼 수영하고, 먹고, 잠만 실컷 자다 돌아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