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피 델레바인의 꿈 같은 웨딩

당신은 어떤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나?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들어준 꿈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가씨를 소개한다.
1만 개 비즈와 3만 개 플라스틱 꽃 장식들로 꾸민 웨딩드레스 중의 웨딩드레스!

패션 사교계의 새로운 공주 탄생! 카라 델레바인의 언니인 포피를 위해 비밀스러운 샤넬 공방이 문을 열었다. 그녀의 웨딩드레스를 위해 다섯 명의 재단사들이 400시간에 걸쳐 만든 드레스.

당신은 지난달 혹은 지난봄, 수없이 많은 청첩장을 받아 여러 결혼식에 들렀을 것이다. 혹은 이제 막 웨딩마치를 울려 달콤한 허니문을 누리는 분도 계실 듯. 그들 모두의 똑같은 관심사라면? “신부가 입은 웨딩드레스는 어땠어?” 이쯤에서 올봄, 패션사에 사진을 올려도 될 만한 웨딩드레스 두 벌을 소개한다. 한 벌은 리카르도 티시가 지방시 꾸뛰르 장인들과 함께 만든 킴 카다시안의 것, 그리고 다른 한 벌은 지금 소개할 웨딩드레스다.

신부는? 포피 델레바인(Poppy Delevingne). 포피? 뽀삐? 솔직히 여동생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포피 역시 패션 사교계에서 알아주는 아가씨다. 그녀의 패밀리 네임에서 익숙하듯, 카라 델레바인의 둘째 언니. 케이트 모스를 발굴한 스톰 모델 매니지먼트의 큰손, 사라 두카스의 눈에 띄어 2008년부터 모델 일을 하는 86년생 아가씨다. 몇 년 전엔 루이 비통 광고 모델로도 활약했고, 매튜 윌리암슨의 친구이자 뮤즈, 또 스텔라 테넌트처럼 칼 라거펠트의 눈에 띄어 2009년엔 샤넬 홍보대사였다. 그녀가 패션 명사로 대접받는 건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덕이기도 하다(영국 패션계는 집안 좋은 모델들을 밀어주는 경향이 있다. 스텔라 테넌트, 아이리스 팔머 등은 물론, 카라와 에디 캠벨 등등). 아빠는 영국에서 알아주는 부동산업자, 엄마는 대대로 영국 언론인을 배출한 집안의 딸. 이런 사교계 패션 공주라면 어떤 웨딩드레스를 입을지 슬슬 감이 오지 않나?



라거펠트가 샤넬 꾸뛰르급으로 제작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그녀가 웨딩마치를 울렸다. 드레스 제작 뒷얘기는 늘 그렇듯 유럽 어느 전통 공방의 작업실을 엿보듯 은밀하기 짝이 없다. 다섯 명의 재단사들이 400시간이나 걸려 만든 이 웨딩드레스를 위해 포피 델레바인은 파리의 샤넬 꾸뛰르 살롱에서 피팅을 네 번이나 거쳤다. 첫 번째 피팅은 작년 10월 샤넬 아카이브에서 드레스를 고르는 것으로 시작했다(2011년 레드카펫에서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입었던 것을 기본으로 했다). 두 번째는 작년 12월 얇은 리넨 피팅과 마사로 공방의 슈즈 피팅(꼬박 30시간 동안 만들었다). 세 번째는 지난 3월, 자수가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 5m짜리 베일에다 화환과 함께. 그리고 5월 초엔 최종 피팅. 세상에, 샤넬 가문에게 이 정도 대우를 받는 인물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이 가운데 자수를 놓은 몽퇴(Montex) 공방 장인들의 솜씨를 들여다보면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지고 탄성이 절로 나온다. 17개 조각을 합쳐 튜닉과 볼레로와 스커트로 짝지은 이 드레스를 위해 네 종류 기퓌르 레이스가 쓰였고, 270여 개 코사지를 달았다. 그 꽃송이가 가히 예술! 송이송이마다 화이트, 크리스털, 새틴 화이트 빛깔의 크리스털 튜브, 둥글거나 물방울이나 팽이나 원형 모양 비즈를 장식한 것. 게다가 크리스털은 4,600개, 크리스털 글래스 비즈는 9,000개, 둥근 비즈는 1,000개, 글래스 튜브 비즈는 2,000개. 그리고 이 꽃송이들에 양감을 빵빵하게 준 다음, 17개 조각 아래 꽃 장식을 더했다. 또 볼레로와 튜닉 밑단엔 실버, 화이트, 크리스털 튜브와 화이트 플라스틱 꽃 장식을 아주 얇게 수 놓았다. 같은 기법으로 튜브와 비즈, 플라스틱 꽃 장식까지. 여기 동원된 장식품은 천문학적 개수. 튜브와 비즈는 1만 개, 플라스틱 꽃 장식은 3만 개! 벌써 놀라면 섭섭하다. 무려 55,000cm²의 흰색 비단 튤에 장인 열 명이 11일간, 자그마치 750시간에 걸쳐 만든 옷이 포피의 웨딩드레스! 참, 몽퇴 장인들은 비밀스러운 의식을 선물처럼 곁들였다. 전통에 따라 행운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 포피의 머리카락 한 가닥을 떼어다 자수 장식의 실로 쓴 것.



여러분은 일생일대 꿈이 현실이 된 적 있나? 남자라면 그게 자동차일 수 있다. 이를테면 롤스로이스를 맞춤 제작해 5억원쯤의 가격에 판매하는 알파인 센테너리 컬렉션처럼. 여자에겐 단연 웨딩드레스 아닐까? 포피는 “가장 큰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어요!”라며 흥분했다. “샤넬처럼 위대한 패션 가문이 제 웨딩드레스를 직접 만들어줄 줄은!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일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 여자를 축하하기 위해 들른 하객 명단을 보니, 나이트 브릿지의 생폴 교회가 레드카펫이라도 된 듯 착각하게 된다. 시에나 밀러, 알렉사 청, 아리조나 뮤즈, 수키 워터하우스, 제시카 하트 등은 식전에 열린 샤넬 티파티부터 함께했다(그들 덕분에 곧 패션계에 레드카펫 못지않은 ‘화이트 카펫’이란 신조어가 생길지도 모를 일). 그렇다면 포피보다 우리에겐 훨씬 친근한 카라의 드레스는? 하늘거리는 흰색 실크 조젯 소재 드레스를 입고 큰언니 클로에와 함께 17명의 들러리 중 한 명으로 맹활약했다. 또 결혼식 내내 둘째 언니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우리에게 익숙한 말로 치면 ‘가방모찌’ 역할을 완수했다.

비록 포피가 결혼식에서 SNS를 금지했지만, 인스타그램을 좋아하는 말괄량이 막내 동생이 식전에 사진 찍어 올리는 통에 드레스는 짜잔, 하고 세상에 금세 공개됐다. 이를 본 영국 패션 기자들은 웨딩드레스가 포피와 영락없이 닮았다고 품평했다. “포피 스타일의 특징은 보헤미안과 자유로운 영혼이죠. 이 드레스엔 기품은 물론, 그녀만의 아름다움이 듬뿍 담겨 있어요. 특별한 드레스를 원하는 신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 거예요.” 아울러 포피 스타일의 유행도 함께 예고했다. “잘 보세요! 올여름 내내 포피 드레스를 따라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지. Poppy Copy Ca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