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생일대의 모험 그리고 안전한 여행

2016.03.17

by VOGUE

    일생일대의 모험 그리고 안전한 여행

    1·2 광활한 붉은 모래 평원과 바위 돔으로 유명한 카타추카 국립공원과 ‘세계의 배꼽’이라 불리는 에어즈락은 호주를 둘러보는 버스 캠핑 투어로 즐길 수 있다.

    1·2 광활한 붉은 모래 평원과 바위 돔으로 유명한 카타추카 국립공원과 ‘세계의 배꼽’이라 불리는 에어즈락은 호주를 둘러보는 버스 캠핑 투어로 즐길 수 있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고민에 빠진 당신을 위한 여행 가이드. 일주일 남짓한 휴가 기간 동안
    일생일대 모험과 안전한 여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여행 전문가가 추천하는 다음 여행지를 주목할 것!

    인천공항이 발표하는 해외 여행객의 수는 매년 ‘사상 최대’를 경신 중이다. 가까운 동남아시아나 유럽, 미국 주요 구간의 경우 휴가 시즌이든 아니든 비행기가 꽉꽉 찬다. 여행 경험이 많아진 만큼 일반적인 관광지 탐방이나 리조트에서의 휴양은 식상해졌다. 요즘 여행자들은 미지의 여행지와 색다른 경험을 추구한다. 그래서 찾게 되는 것이 ‘대자연’이다. 단순히 감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의 속살을 걷고 달리고 만지며 더욱 깊게 탐험하길 원한다. 이는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 아웃도어 붐, ‘야생 체험’을 주제로 한 여행이나 예능 TV 프로그램의 인기와도 관련 있다.

    그렇다면 어디로 향해야 할까? 대자연을 꿈꾼다면 먼저 세이셸 공화국을 추천하고 싶다. 아프리카 케냐 동부 해안으로부터 1,593km 떨어진 115개 섬으로 이뤄진 이 나라는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유럽의 왕족,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이 비밀스레 찾는 휴가지로 잘 알려져 있다.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근사한 개인 섬들을 지녔기 때문이다. 보통 개인 섬은 섬 전체가 하나의 리조트로 운영된다. 본섬에서 경비행기나 헬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며, 전용 해변, 버틀러 서비스까지 갖춘 프라이빗 빌라뿐만 아니라 섬 전체를 몽땅 빌릴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초특급 럭셔리 휴양지나 허니문 여행지로 여겨지는데,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3·4·5·6·7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지상 최후의 낙원’ 세이셸 공화국에서는 원초적인 자연 탐험이 가능하다. 개인 섬 중 하나인 데니스 섬에서 알다브라 코끼리 거북과 인사를 나누고 바다낚시를 해보는 건 어떨까?

    3·4·5·6·7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지상 최후의 낙원’ 세이셸 공화국에서는 원초적인 자연 탐험이 가능하다. 개인 섬 중 하나인 데니스 섬에서 알다브라 코끼리 거북과 인사를 나누고 바다낚시를 해보는 건 어떨까?

    지난해 여름 세이셸의 개인 섬 중 하나인 데니스 섬(Denis Island)을 찾았다. 여행의 테마를 소개하자면 ‘원초적 자연 탐험’. 세이셸은 인간의 발길이 뒤늦게 닿은 행운으로 태고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데니스 섬은 20세기 후반에야 호텔과 농장이 들어선 외딴 산호섬으로, 섬의 대부분이 정글로 뒤덮여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거북 종인 알다브라 코끼리 거북과 온갖 희귀 새가 서식한다. 데니스 섬에서의 3박 4일동안 울창한 원시림과 눈부신 산호 바다를 누비며 잘 익은 코코넛 따는 요령, 거북과 교감하는 법, 열대 새의 울음소리에 잠이 들고 깨는 하루를 배웠다. 다음 여행지로는 북미 대륙의 끝자락에 위치한 알래스카와 남태평양의 피지를 물망에 올렸다. 세이셸에서 낚시의 매력을 경험하고는 알래스카의 연어 낚시 투어 패키지에 줄곧 욕심이 간다. 또 피지는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로, 상어 밥을 주는 이색 프로그램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만약 대자연으로의 여행이 처음이라면 호주나 뉴질랜드, 캐나다 같은 한국 여행자들에게 친숙한 곳을 추천하겠다. 이 세 나라는 워낙 유명한 ‘여행 강국’이다. 세계의 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들도 갖추고 있다. 또 우리나라와는 워킹홀리데이 협정이 체결돼 있어 이미 수많은 젊은이들이 방문해 웹사이트며 가이드북에 탄탄한 여행 정보들을 정리해놓았다. 현지에 거주하거나 여행을 하는 한국인도 많아 모르는 것이 있거나 난처한 상황이 생겼을 때 좀더 편히 도움을 구할 수 있다. 물론 국내 여행사의 패키지를 이용하면 가장 쉽지만, 대부분의 상품이 여러 지역을 짧게 둘러보고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래서 확인해야 할 것은 현지에서 진행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8·9·10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섬은 온갖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8·9·10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섬은 온갖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직접 경험해본바 자신 있게 추천하는 것은 호주의 북부 다윈에서부터 중부의 에어즈락까지 둘러보는 ‘버스 캠핑 투어’다. 다윈은 호주 노던테리토리 주의 주도로 고원에서부터 늪지까지 호주의 다양한 지형과 온갖 희귀 생물을 만날 수 있는 카카두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관문이다. 또 에어즈락은 호주의 배꼽으로 일컫는 호주 원주민들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런던이며 파리, 로마,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만을 줄곧 여행해온 이들에겐 대자연의 신비함을 알려준다. 각 지역을 여행하는 3일, 혹은 4일짜리 버스 투어를 선택하면 편리하다. 이 버스 투어는 주로 10~20명의 인원이 함께하는 그룹 투어로 미니버스 뒤에 짐과 캠핑, 취사 도구를 실은 작은 트레일러를 달고 여행지를 방문한다. 낮엔 원주민의 유적을 따라 하이킹도 하고, 악어가 눈을 번뜩이는 늪지를 카약킹으로 누비며 시원한 폭포수 아래에서 수영도 한다. 음식은 가이드가 준비해 내온다. 어느 날은 악어 볼로네즈 스파게티가, 또 어떤 날은 캥거루 스테이크가 나온다. 밤엔 나눠준 텐트를 치고 잠을 청하는데, 패키지 가격에 따라 두꺼운 매트리스와 침낭만 덜렁 주기도 한다. 겨울이 아니라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쏟아지는 별똥별 무리를 바라보다 꿈결에 빠져드는 것도 낭만적인 추억이 될 테니까. 이런 버스 캠핑 여행 프로그램은 웹사이트에서도, 현지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행사에서도, 호텔에서도 예약할 수 있다. 그 종류가 워낙 많은데, 자신이 원하는 예산과 액티비티, 숙소에 맞춰 고르면 된다.

    11 연어 낚시 투어를 즐길 수 있는 알래스카. 12·13 캐나다 중부 마니토바 주 처칠에서 경험하는 북극곰 관찰 투어.

    11 연어 낚시 투어를 즐길 수 있는 알래스카. 12·13 캐나다 중부 마니토바 주 처칠에서 경험하는 북극곰 관찰 투어.

    뉴질랜드의 경우는 캠퍼밴 여행이 대세다. 브리츠와 마우이 등 캠퍼밴 렌털 사이트에서 원하는 차종을 빌릴 수 있다. 북섬과 남섬을 모두 둘러보면 좋지만, 한 섬을 도는 데 7박 8일 정도 걸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캐나다는 세계 2위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을 지닌 만큼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중 최근 주목받는 것은 중부 마니토바 주 처칠에서 펼쳐지는 북극곰 관찰 투어다. 매년 10~11월 중 참여할 수 있는데, 설상차를 개조한 특수차량 ‘툰드라 버기’나 버스를 타고 바다가 얼기 전 북쪽으로 이동하려는 북극곰들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이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이들이 관심을 갖는 곳은 아무래도 중남미 지역이다.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는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섬부터 세계 7대 불가사의 후보로 손꼽히는 칠레의 이스터 섬,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로 불리는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남미 대륙의 끝인 파타고니아 등 모험심을 불끈대게 하는 곳이 너무 많다. 하지만 거리가 멀고 치안 문제와 언어라는 커다란 제약이 있다. 아쉽지만 국내 여행사들이 운영하는 가이드 동반 패키지를 이용하는 편이 가장 좋다.

    14 남미 관광의 정점인 이구아수 폭포. 15 아름다운 리조트에 머물며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스트 섬.

    14 남미 관광의 정점인 이구아수 폭포. 15 아름다운 리조트에 머물며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스트 섬.

    굳이 자유 여행을 택한다면 여행 지역을 단출히 하고 고급 리조트에 머물면서, 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권한다. 이스터 섬의 익스플로라 라파 누이(Explora Rapa Nui) 리조트는 칠레 대통령이 휴가로 찾을 만큼 칠레 내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리조트 중 하나다. 식사는 물론 프리미엄 와인이나 리큐어를 제외한 음료, 웬만한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다. 이스터 섬 곳곳에 산재해 있는 모아이 석상을 트레킹하거나 승마와 서핑, 바다낚시 등 매일 다른 프로그램에 도전해볼 수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모험이다.

      에디터
      글 / 서다희( 기자), 피처 에디터 / 이미혜
      포토그래퍼
      SEO DA HEE
      기타
      Courtesy of Canadian Tourism Commission, Tourism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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