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기발함에 대한 송가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패션쇼 심사 중인 바브라 훌라니키, 스테판 존스, 캐더린 세인트 저먼스, 그리고 에드 말러. ⓒ Michael Bowles

“제 머릿속에 멋진 얼룩 같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요. 축제에 가면 무슨 일이든 일어나는데다 어색함을 벗어 던질 수 있으니까. 그곳엔 일종의 공동체 의식 같은 게 존재합니다.” 캐더린 세인트 저먼스가 입을 열었다.

시인들은 삼림지대 나무 아래서 자신들의 약속을 선언하고, 젊은 아가씨들은 담이 둘러진 정원에서 핸드메이드 드레스를 뽐내며, 흥청대는 사람들은 강 어귀의 흙탕물에 몸을 던졌다.


캐더린 세인트 저먼스.

7월 마지막 주말, 영국 서쪽 끝 해안에 위치한 콘월에서 열린 ‘포트 엘리엇’ 페스티벌에서 세인트 저먼스 부부(페러그린 경과 그의 아내 캐더린)는 영국식 기발함에 대한 송가를 썼다. 그리고 나는 이들과 함께 한 것이 무척 기쁘고 자랑스러웠다.

수지 멘키스가 사라 무어와 함께 잔드라 로즈 대해 토론하고 있다. ⓒ Michael Bowles

나는 늘 격식 있는 패션 보다 고급스러운 보헤미안에 더 끌렸다. 친구이자 동료인 패션 칼럼니스트 사라 무어와 나눈 대화의 주인공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잔드라 로즈였다. 그녀는 60년대 자유분방한 패턴과 생생한 색감의 선구자였다.

워렌 자매와 스패니어 자매가 벽이 둘러진 정원에서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준비 중. 그들은 모두 잔드라 로즈 차림이다. 한편 줄 맨 끝에 서있는 모델은 잔드라에게 영감 얻은 케이트 모스 for 톱숍(Kate Moss for Topshop)을 입었다. ⓒ Fiona Campbell

잔드라의 쇼킹한 핑크 염색 머리는 말할 것도 없겠다. 물론 지금은 이 미친 색채가 주류다. 범블&범블의 펑키한 헤어스프레이와 모자 디자이너 스테판 존스의 기괴한 모자, 그리고 정원의 들꽃들로 만든 피어스 앳킨슨의 화관 등등. 이는 포트 엘리엇 축제에서 우리 여자들이 한여름의 백일몽을 실현하는 방법이다.

포트 엘리엇 페스티벌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는 범블&범블의 비 왓슨. ⓒ Fiona Campbell

스테판 존스가 ‘말(words)을 기반으로 한 페스티벌’이라 칭한 이 행사의 핵심은 아주 멋진 장소다. 회색 돌로 지은 야트막한 성과 이곳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건물들(그 중 몇 개는 12세기에 건축됐다). 그리고 에드워드 번-존스(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있는 교회의 부지)에서 열린 작가들과 비평가들의 문학 모임이었다.

ⓒ Michael Bowles

ⓒ Fiona Campbell

이 역사적 건물엔 마리 앙트와네트를 비롯해 안나 윈투어에 이르기까지 유명 인사들과 비슷하게 만든 인형들이 가득했다. 찻주전자 덮개 대회도 있었다. 코스튬 디자이너 샌디 파월의 ‘섹스 폿(sex pot)’ 레이스-업 검정 가죽 버전, 그리고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의 우승자인 콘치타 부르스트를 묘사한 니트 덮개도 있었다.

인류학 텐트에서의 가면 만들기, 그리고 꽃 전시. ⓒ Fiona Campbell

성 앞의 어느 텐트에는 꽃과 음식으로 가득했다. 식품 코너는 이번 축제의 새로운 핵심으로 떠올랐다. 포트 엘리엇은 런던의 고급 식품점 ‘포트넘 앤 메이슨’을 초대해 오렌지 나무 온실 안에 팝업 매장을 마련했다.

페러그린 세인트 저먼스는 포트넘 앤 메이슨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식가들의 매장’이라고 묘사했다. 포트넘 앤 메이슨의 CEO 유안 벤터스는 이 축제가 ‘만 명의 사람들에게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 멋진 기회라고 덧붙였다.


에드워드 번-존스(Edward Burne-Jones)의 스테인드글라스 창. ⓒ www.english-church-architecture.net

꽃 콘테스트는 지하에 있는 동굴 같은 부엌 공간에서 열렸다. 위층의 모든 방과 연결된 벨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고 문에는 ‘하인들의 맥주 & 사과주 창고’라고 표시돼 있었다. 이는 부엌은 위층과 아래층으로 나뉜 <다운튼 애비>를 떠올리게 했다.

성 앞에는 햇볕이 내리 쬐는, 잘 가꿔진 작은 잔디 언덕이 펼쳐져 있었다. 곳곳에 텐트들과 유르트(유목민들의 이동식 텐트)가 세워져 있었다. 한편 음식 코너와 식품점들 사이에서 쾅쾅 울리는 음악 소리는 흥청대는 사람들을 밤새 춤추게 했다.


패션 코너에서 제작한 드레스가 런웨이를 누비고 있다.

포트 엘리엇은 영국의 유명한 진흙과 음악의 축제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이나 미국의 코첼라 밸리와 버닝 맨(Burning Man)과 어떻게 다를까? 유명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훨씬 적고 가족을 더 중시하는 포트 엘리엇은 아이들을 위한 창의적인 활동이 특징이다.

나는 팸플릿에 ‘마구 날 뛰는 패션 상상력을 위한 베이스캠프’와 ‘나니아(Narnia) 백스테이지’로 묘사된 패션 코너에서 3일 중 일부 시간을 보냈다.

7세 이하 어린이들이 펜슬(Pencil) 에이전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제니 다이슨의 지도 아래 그림을 그리고 핸드 프린팅하며 옷을 연출하는 것을 지켜봤다.


ⓒ Fiona Campbell

“이건 정말 맞춤 교육이라고 할 수 있어요. 포트 엘리엇은 아이디어의 축제입니다.” 제니 다이슨은 이렇게 덧붙였다. “패션과 관련해 아이들이 창작 과정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수지와 모자 디자이너 스테판 존스가 축제를 즐기고 있다.

그 결과는? 건초 두루마리가 금색 의자를 대신한 패션쇼와 캐더린 세인트 저먼스, 스티븐 존스, 사라 무어, 60년대 런던의 매장 비바(Biba)를 설립한 바브라 훌라니키가 심사를 한 퍼레이드였다. 그녀는 미국식 인디언 텐트에서 아이들에게 스케치하는 법을 가르쳐줬다.

ⓒ Fiona Campbell

사라 무어가 진행한 패션 디자이너 시몬 로샤와 패션 아이콘인 페넬로페 트리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너무 많은 패션 행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음악 축제는 고사하고 수많은 문화 행사들을 따라잡기는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글래스톤베리’는 한 물 갔나? 이제 포트 엘리엇이 주목 받는 건가?

“글래스톤베리는 태양이고 우린 모두 그 주변 궤도를 돌고 있죠.” 캐더린 세인트 저먼스가 입을 열었다. “영국인들은 누구 보다 페스티벌을 즐기고 열 줄 압니다. 그러므로 이곳에서 우리가 선보이는 축제의 절충주의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본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스테판 존스의 왕관 모자를 쓰고 있는 수지.

English Ver.

An Ode To English Eccentrics BY SUZY MENKES
Port Eliot: a compelling festival of culture, fashion and families

“I want to leave a memory like a wonderful stain in your head – something happens when you are on a festival site, you lose your inhibitions and there is a sense of community,” said Catherine St Germans as poets declared their words under woodland trees, young girls paraded their hand-made dresses in a walled garden and revellers threw themselves into the muddy estuary water.

In the Port Eliot Festival that took place last weekend in Cornwall on England’s far west shore line, the St Germans – Lord Peregrine and his wife Catherine – have created an ode to English eccentrics. And I was proud and pleased to join them.

I have always been drawn more to haute Bohemia than formal fashion. The subject of the conversation I had with my friend and colleague Sarah Mower was the inimitable Zandra Rhodes, who was a pioneer of irreverent pattern and vivid colour in the Sixties.

Not to mention Zandra’s shocking-pink dyed hair. Now, of course, mad colour is main stream. At Port Eliot, funky hair sprays from Bumble & Bumble, kooky hats from milliner Stephen Jones, and head wreaths created from the garden’s meadow flowers by Piers Atkinson were just some of the ways that women of all ages lived a midsummer daydream.

At the heart of the event, which Stephen Jones called “a festival founded on words”, was a literary gathering of writers and critics in an extraordinary place: the grounds of the squat grey stone castle and its rambling buildings, some of which date back to the twelfth century, and the church with stained glass windows by Edward Burne-Jones.

The historic architecture was dressed up with a line-up of scarecrows made to resemble figures from Marie Antoinette to Anna Wintour. There was another competition of tea cosies: a “sex pot” laced-up, black leather version from costume designer Sandy Powell, and another knitted cosy representing Eurovision Song Contest winner Conchita Wurst.

In front of the house, a tent was filled with flora and food – the edible part being a new focus for the festival, which had lured the posh London food emporium Fortnum & Mason to create a pop-up version in the orangery. It was described by Peregrine St Germans as “the most celebrated epicurean retailers in the world”. While Ewan Venters, Fortnum & Mason’s CEO, said it was a great opportunity to “get 10,000 people to think of us”.

The flower contest took place in the cavernous underground kitchen area. With its line-up of bells for every upstairs room and doors marked “Servants’ beer & cider store”, it suggested an older world of upstairs/downstairs.
In front of the house stretched a landscaped hillock of sun-baked grass, dotted with tents and yurts. While among the food stations and stores, music blared out, encouraging revellers to dance all night.

How does Port Eliot differ from the famous mud-and-music Glastonbury festival in England, or America’s Coachella Valley and Burning Man?
Far less celebrity conscious and more of a family event, Port Eliot featured creative activities for children. I spent part of my three days in the Wardrobe Department, described on the programme as “a base camp for fashion imagination gone wild” and “Narnia backstage”.
I watched children of seven and younger painting, hand-printing and piecing together outfits under the guidance of Jenny Dyson, creative director of Pencil agency.

“It really is bespoke – this is a festival of ideas,” said Jenny. “When it comes to fashion, it is great to see the kids really inspired by the creative process.”

The result? A fashion show where hay bales replaced gilt chairs, and a prom parade judged by Cathy St Germans, Stephen Jones, Sarah Mower and Barbara Hulanicki, the founder of London Sixties store Biba. She had been teaching children to draw in an American Indian tepee.

With so many fashion events, from Sarah’s interviews with Simone Rocha and fashion icon Penelope Tree, it was hard to keep up with the myriad cultural events, let alone the music scene.
So is it “move over Glastonbury” – Port Eliot is hot?
“Glastonbury is the sun that we all orbit around,” said Catherine St Germans. “The English do festivals better than anyone. And the eclecticism of what we do here is difficult to 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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