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도전, 온라인 주문 제작!

2016.03.17

by VOGUE

    도전, 온라인 주문 제작!

    인터넷으로 가격 비교를 하고, 밤 12시에 온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새로운 쇼핑 경험을 갈구한다면 이제 온라인으로 주문 제작에 도전할 차례다.

    1 집에서 도수 안경을 주문할 수 있는 와비 파커. 2 부위별로 각기 따로 고를 수 있는 일레스테바의 선글라스.

    로에베의 아마조나 아틀리에, 버버리의 비스포크 트렌치코트와 라이코나 페라가모, 나이키 아이디 운동화와 마이 아디다스. 기존의 온라인 MTO(Made to Order)는 이미 그걸 가지고 있을 법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색다른 버전으로 하나 더 들여가세요”라는 듯한 고객 서비스 차원의 이벤트. 그러나 요즘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주문 제작은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론칭한 지 3주 만에 첫해 판매 목표량을 달성했습니다. ” 2010년 데이비드 길보아는 학교 친구 셋과 함께 온라인 안경 맞춤 브랜드 ‘와비 파커’를 설립했다. 칼리 클로스, 뷰티 웹사이트 인투더글로스와 협업할 정도로 요즘 한창 잘나가는 아이웨어 브랜드. 안락한 집에서 와비 파커 안경을 주문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사이트(warbyparker.com)에 접속해서 마음에 드는 안경테 다섯 개를 골라 시착 신청을 한다(40~50년대풍 레트로 컨셉의 안경테는 트렌디할 뿐 아니라 종류와 소재, 컬러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샘플 안경테가 집으로 무료 배송되면 5일 동안 직접 써보고 주위 사람들의 의견도 수렴하며 마음을 정한다(어느 게 좋을까?). 사이트에서 주문을 하고, 샘플은 그대로 반송하면 주문 완료(물론 반송료도 무료)! 아직 끝이 아니다. 안경테가 준비되면 와비 파커 측은 구매자의 담당 안과 의사에게 연락, 시력에 맞는 도수 렌즈까지 알아서 끼워 보낸다.

    와비 파커의 대성공 덕에 이를 벤치마킹한 브랜드와 서비스도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데, 일레스테바도 지난여름 ‘Build Your Own’ 선글라스 MTO를 온라인 사이트에서 진행했다. 안경테 디자인, 앞부분, 다리 부분, 렌즈 컬러를 각각 따로 고르면 총 1,500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각 부분들이 지퍼로 연결돼 있어 부위별로 다양한 컬러 조합이 가능한 모듈식 가방 바민.

    부위별로 컬러나 소재를 다르게 선택하는 건 기존 MTO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듈식 가방 브랜드 바민(baminate.com)의 차이점은 각각의 부위를 계속해서 바꿔 끼울 수 있다는 것. ‘Build And Make It Now’의 첫 글자들을 모아 이름 지은 바민 백은 손잡이, 옆면, 몸통, 끈, 상단 부분이 각각 지퍼로 연결돼 있어 레고 블록처럼 조립과 분해가 가능하다. 처음 조합이 지겨워지면 레고 시리즈처럼 부위별로 다른 색, 다른 소재를 사서 갈아 끼우기만 하면 된다. 전체적인 디자인도 장난감 조립품처럼 보이긴 하지만, 설립자 로버트 코데로의 말대로 빠르게 변하는 요즘 세상과 닮았다. “요즘 생활 방식에 맞게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계속해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 수 있죠.”

    오카피 사이트에서 여섯 가지 디자인을 고르면 시착용으로 보내주는 모형 반지.

    다이아몬드 박힌 결혼반지도 온라인으로 맞춘다면, 믿을 수 있을까? 나스닥에 상장한 온라인 보석상 블루나일(bluenile.com)의 반지 주문 과정은 웬만한 백화점 주얼리 매장에서 상담하는 것보다 낫다. 다이아몬드 크기, 등급, 컷의 종류, 세팅, 밴드 소재 등등 반지를 고르는 데 이처럼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놀라울 정도.

    꼼꼼하게 고르는 것보다 직접 착용해보길 원한다면 주얼리계의 와비 파커, 오카피(ocappi.com)가 있다. 자신의 손에 잘 어울리는지 실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스털링 실버와 큐빅 지르코니아로 만든 여섯 가지 디자인의 모형 반지를 보내준다(역시 무료). 오카피 마케팅팀의 샤야 테넌바움은 시착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모형 반지를 받아본다고 해서 꼭 사야 하는 건 아니니 걱정 마세요.” 오프라인 매장보다 20퍼센트 정도 싸게 살 수 있는 건 당연하다.

    3D 프린터로만 제작 가능한 독특한 디자인의 원더뤽 액세서리들.

    온라인 MTO와 최고의 궁합을 이루는 건 바로 3D 프린트다. 지난 4월 런던에서 론칭한 온라인 사이트 원더뤽(wonderluk.com)은 3D 프린터로 패션 액세서리-팔찌, 브로치, 목걸이, 반지, 귀고리와 폰 케이스-를 제작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다. 3D 프린트 제작 방식답게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과 이리스 반 헤르펜의 옷을 닮은 입체적 디자인이 특징.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출신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10여 가지 색으로 주문할 수 있으며, 주문한 사람이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3D 프린터로 제작해서 2주 내에 배송 완료한다.

    “오직 주문한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패션 아이템이었으면 합니다. 착용한 사람의 개성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액세서리요.” 원더뤽의 공동 설립자 로버타 루카의 말처럼, 온라인에 널리 퍼지고 있는 MTO 서비스는 사람들 개개인의 편의와 취향에 적극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넘어,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뭘까에 대해 충분히, 자유롭게 생각할 여유를 준다는 것이 장점. 자체로도 흥미로운 경험이지만, 쇼핑을 할 때 영향을 미치는 방해 요소들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진짜 나를 위한 쇼핑 경험이 될 수 있겠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송보라
      기타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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