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보그>의 잊을 수 없는 패션 모멘트 4

2016.03.17

by VOGUE

    <보그>의 잊을 수 없는 패션 모멘트 4

    1996년 8월호부터 빛의 속도로 18년을 달려온 <보그 코리아>.
    200여 권이 넘게 쌓인 책 속에는 잊을 수 없는 패션 모멘트가 저장돼 있다.
    <보그>가 기억하는 18년간의 주요 패션 사건과 순간들이
    아티스트 8명에 의해 개성 넘치는 콜라주 이미지로 재탄생됐다.

    아트워크 / 콜라주 아티스트 루카 마이니니(LUCA MAININI)

    2010

    2004년 4월 구찌를 떠난 톰 포드의 복귀로 떠들썩하게 시작된 백호의 해. 그는 또 다른 패션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가는 대신, 영화감독 겸업을 선언했다(<싱글 맨>은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다). 그의 2010 가을 쇼는 글래머러스한 50~60년대 여인들의 천국!

    루이 비통, 프라다, 니나 리치 등에는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실루엣이 한가득이었다. 이와 함께 그 레이디라이크 룩을 돋보이게 할 풍만한 모델들이 캣워크에서 세를 넓혔다. 라라 스톤이 대표적인 예. 그녀와 대치 구도를 이룬 모델은 중성적인 프레야 베하 에릭슨. 한편 패션 역사에서 다시 찾아볼 수 없을 듯한 클로그가 샤넬 봄 컬렉션을 통해 귀환했다.

    그랑 팔레에 마련된 시골 마구간 소녀들에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슈즈. 가을에는 날렵하고 구조적인 발렌시아가 룩과 꼭 닮은 기하학적 컬러 블록 부티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2010년이 더욱 특별한 이유? 베르사체, 구찌, 프라다 등의 컬러 모피 덕분 아니었을까? YSE

    아트워크 / 콜라주 아티스트 루카 마이니니(LUCA MAININI)

    2011

    영국에서 열린 세기의 결혼식! 신부는 같은 이름을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스타일을 지닌 영원한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와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 결혼식 당일에 공개된 두 케이트의 드레스는? 모스는 인종차별 스캔들로 잠시 떠나 있던 존 갈리아노, 미들턴은 알렉산더 맥퀸의 빈자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사라 버튼을 선택했다.

    1년 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맥퀸의 작품 세계는 MET 전시(파충류를 연상케 하는 2010 봄 컬렉션 포함!)를 통해 다시 한 번 조명됐다. 모든 디자이너들이 줄무늬 예찬론을 펼친 2011년 봄! 프라다,마크 제이콥스, 모스키노, 질 샌더 등 줄무늬 컬렉션은 한도 끝도 없었다. 플랫폼에 컬러풀한 줄무늬를 더한 프라다 브로그는 최고의 ‘잇 슈즈’.

    갈리아노가 떠난 디올의 후임자로 가장 많이 회자된 라프 시몬스는 질 샌더를 굳건히 지키며 눈이 시릴 듯한 네온 컬러로 컬렉션을 채웠다. 봄 시즌에 지나치게 많은 패턴과 컬러가 등장했기 때문일까? 가을에는 다들 어둡고 에로틱한 방향으로 전환했다. 지방시의 캣 우먼 룩부터 루이 비통의 호텔 메이드 룩까지! YSE

    아트워크 / 그래픽 디자이너 장우석

    2012

    움베르토 레온과 캐롤 림을 겐조에 임명한 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이들의 캐주얼한 스웨트셔츠는 나오자마자 불티나게 팔려나갔으니까.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은 프라다 봄 컬렉션의 ‘불꽃 슈즈’는 직접 신을 순 없어도 소장 가치 만점!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런던 올림픽 역시 패션계가 눈여겨봤다. 피날레에선 나오미 캠벨, 케이트 모스, 릴리 콜, 스텔라 테넌트 등 영국 출신 톱 모델들이 버버리, 비비안 웨스트우드, 알렉산더 맥퀸, 빅토리아 베컴 등 영국 출신 디자이너들의 금빛 드레스를 입고 나란히 워킹했으니까.

    하반기는 안타까운 소식으로 시작됐다. 삐딱한 모자와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대가, 안나 피아지가 세상을 떠난 것. 한편 대인기를 끈 H&M과 하이패션의 협업은 마르지엘라로 이어졌다. 전 세계 동시 판매가 시작되자 모든 매장이 그야말로 아수라장. 지금까지 계속되는 오버 사이즈 트렌드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꼼데가르쏭의 2차원 룩부터 셀린의 오버 사이즈 코트, 모델들을 커다란 꽃송이로 변신시킨 맥퀸의 튤 드레스까지. YSE

    아트워크 / 그래픽 디자이너 장우석

    2013

    발렌시아가와 거의 동일시되던 디자이너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15년 만에 하우스를 떠난다는 소식은 패션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의미했다. 디자이너로서 패션계를 영원히 떠날 듯했던 에디 슬리먼은 이브 생로랑을 생로랑으로 이름부터 바꾼 채 컴백했다.

    기성복 쇼에 꾸뛰르 못지않은 정성을 쏟는 디자이너들이 늘면서 ‘데미 꾸뛰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미우치아 프라다 여사는 일본 문화에 심취한 한편 셀린의 모피 트리밍 버켄스탁은 여름에 뭘 신을 건지에 대한 논의조차 불필요하게 만들었고, 스웨트셔츠 대신 겐조를 대표한 아이템은 바로 스냅백! 쇼핑몰에 있을 듯한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루이 비통 쇼에서는 다미에 패턴으로 옷과 쇼장을 뒤덮었다.

    봄의 깅엄체크는 가을의 타탄체크로 이어지면서 1년 내내 체크 패턴이 중요해졌다. 특히 스텔라 맥카트니와 셀린 쇼에 등장한 타탄체크는 SPA 브랜드 카피 의상의 원본. 에디 슬리먼의 뮤즈로서 ‘에디의 에디’라 불리는 모델 에디 캠벨은 검정머리로 변신한 후 미국 <보그>에 매달 나오시는 귀한 몸이 됐고, 엄마만큼이나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크리스티 맥미나미의 딸 릴리, 건강한 몸매로 각국의 <보그> 표지를 장식한 케이트 업튼도 주가를 올렸다. YSE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신광호, 이지아
      스탭
      아트워크 / 콜라주 아티스트 루카 마이니니, 아트워크 / 그래픽 디자이너 장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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