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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의 송혜교와 강동원의 어느 멋진 날 3

2016.03.17

by VOGUE

    <두근두근 내 인생>의 송혜교와 강동원의 어느 멋진 날 3

    파리에 도착하기 전, 강동원과 송혜교는 특별한 한 아이를 만났다.
    아름다운 두 배우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희귀병으로 빠르게 늙어가는 사내아이와 철없는 부모의 이야기다.
    가슴 시린 한철이 지난 후, 낭만의 도시에서 재회한 둘은 비에 젖은 거리를 마냥 걸었다.
    어느 멋진 날이었다.

    클래식한 핀스트라이프 패턴 스리피스 팬츠 수트에 유니크한 도트 넥타이와 캐주얼한 스니커즈를 매치했다. 데님 소재로 된 후드 더플 코트는 이번 시즌 디올 옴므의 키 아이템이다.

    클래식한 핀스트라이프 패턴 스리피스 팬츠 수트에 유니크한 도트 넥타이와 캐주얼한 스니커즈를 매치했다. 데님 소재로 된 후드 더플 코트는 이번 시즌 디올 옴므의 키 아이템이다.

    모두의 어느 멋진 날

    <두근두근 내 인생> 촬영이 끝난 후, 두 사람은 화보 촬영을 위해 오랜만에 파리에서 재회했다. 한동안 인터넷에 떠돌던 강동원과 송혜교의 파리 사진은 화보 촬영 날 <보그> 촬영팀이 머물던 숙소 앞 생토노레 거리에서 우연히 찍힌 것이다. 당시 그곳엔 스무 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함께 있었고, 촬영을 위해 머문 시간도 고작 하루에 불과했다. 두 사람은 바로 다음날 각각 중국과 스페인에서 일정이 있었다. 게다가 이번 화보 촬영은 패션지에서 1년 중 가장 중요한 ‘셉템버 이슈’를 위한 극비 프로젝트였다. SNS 굴뚝의 위력에 새삼 놀랄 수밖에!

    아무튼 송혜교는 오우삼 감독의 영화 <태평륜>으로 칸 영화제에 참석한 후 곧장 파리로 날아온 상태였다. 1940년대 말 중국에서 발생한 태평륜호 침몰 사건을 재구성한 이 작품엔 송혜교를 비롯해 장쯔이, 금성무 등이 출연한다. 두 편으로 나눠 오는 12월에 중국에서 먼저 1부를 개봉하고 내년에 2부를 선보이는 대작 영화다.

    “매일 일만 하다 파리로 넘어간 거라 그땐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제작 발표회와 인터뷰, 이런저런 파티와 행사가 계속 있었어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건 요즘도 마찬가지다. 11월엔 중국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현대극 <나는 여왕이다>가 중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물론 주연은 송혜교다.

    중국과 한국을 동시에 오가며 이토록 오랜 시간 왕성하게 활동해온 배우는 송혜교가 유일할 것이다. <가을동화> 이후 벌써 14년째다. 중국 현지 사람들에게도 혜교는 더 이상 낯선 외국 배우가 아니다. 물론 국내에서의 인기도 여전하다. “목표를 정해놓고 달려온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저 그 순간 저에게 주어진 걸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금처럼 흘러오게 됐어요. 저로선 행운이죠. 정말 좋은 감독님들을 만났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으니까요.”

    왕가위 감독의 문제작 <일대종사> 역시 마찬가지다. 2002년 월드컵 때부터 제작 준비에 들어가 2009년 크랭크인한 영화는 결국 지난해 여름에야 세상에 나왔다. 그 사이 출연 배우들의 마음고생은 짐작하고도 남지만 혜교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나라마다 장점이 있어요. 중국은 배우의 컨디션을 첫 번째로 생각하는 시스템이라 그런 부분에 있어선 일하기 좋은 환경이죠.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도 재미있고, 음식 같은 경우도 부탁을 하면 영화 팀에서 제 입맛에 맞게 만들어주세요.”

    경쾌한 도트 패턴이 돋보이는 팬츠 수트와 도트 스니커즈의 매치가 단정하면서 자유분방한 남성미를 자아낸다.

    경쾌한 도트 패턴이 돋보이는 팬츠 수트와 도트 스니커즈의 매치가 단정하면서 자유분방한 남성미를 자아낸다.

    강동원은 멀리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해외 촬영을 자주 다니던 모델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저 같은 경우 키가 커서 이코노미 좌석에 앉으면 무릎도 잘 안 들어가요. 옆 사람에게 비켜달라는 얘기도 잘 못하는 성격이라 구석 자리일 땐 13시간을 꼼짝없이 앉아만 있었죠.”

    우리가 파리에서 만났을 때 강동원은 스페인에서 또 다른 촬영 일정이 있었다. 장거리 비행은 어쩔 수 없는 톱스타의 숙명인 셈이다. 당시 그는 <군도> 개봉을 앞둔 시점이기도 했다.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이었다. “최근 제 인생에서 가장 두근거린 순간이었어요. 오랜만이라 긴장도 꽤했죠.”

    조선판 마카로니웨스턴으로 기대를 모았던 <군도>는 손익분기점인 500만 관객 달성을 목전에 둔 상태다.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했다. “글쎄요. 제가 한 골 넣었다 해도 팀이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모두들 정말 열심히 찍은 영화라 결과가 아쉽기도 해요. 얼마 전엔 감독님이랑 같이 정우 형의 <허삼관 매혈기> 촬영 현장에 다녀왔어요. 다들 같이 기운 내자고요. <군도>가 동지를 남겼다면 이번 영화는 흥행을 남겼으면 좋겠네요. 흐흐.”

    화보 속 강동원의 의상과 슈즈는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송혜교의 의상과 슈즈, 백과 액세서리는 모두 디올(Dior).

    화보 속 강동원의 의상과 슈즈는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송혜교의 의상과 슈즈, 백과 액세서리는 모두 디올(Dior).

    혜교의 바람도 동원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이유는 조금 다르다. “요즘은 여배우들을 위한 작품이 너무 없어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시나리오도 보기 힘들죠. 저뿐 아니라 모든 여배우들이 다양한 장르에서 갖가지 역할을 해보고 싶을 거예요. 남자 배우들처럼요. 정말 우린 안 하는 게 아니라 없어서 못하는 거예요.”

    올 한 해에만 한국과 중국에서 세 편의 영화를 연달아 개봉하는 혜교가 이렇게 푸념할 정도면 꽤 심각한 상황인 게 틀림없다. 극장 안은 온통 남자들의 눈물과 의리와 영웅담투성이다 “시나리오들을 보면 갈수록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혜교가 이번 영화를 기대하는 건 그 때문이다. 이재용 감독은 <정사>부터 <여배우들>에 이르기까지 여배우들을 이야기의 중심에 세워온 몇 안되는 감독이다. “이번 작품이 잘돼서 감독님의 머릿속에 있는 모든 아이디어들이 영화화됐으면 좋겠어요. 그중에 저랑 맞는 영화가 있다면 제가 또 캐스팅될지도 모르죠.”

    알 수 없는 앞날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비밀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미래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게 마련이다. 노인의 얼굴을 한 소년에게도, 아직은 어린 부모에게도, 완벽할 리 없으나 완벽해 보이는 톱스타들에게도. 그래서 우리의 심장은 두근거린다. 어쩌면 우리는 그 두근거림 때문에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초록색 여름처럼 눈부신 희망이라는 작은 설렘을 안고서, 우리 인생의 어느 멋진 날을 위하여.

      에디터
      패션 에디터/ 이지아, 패션 에디터 / 김미진, 피처 에디터 / 이미혜
      포토그래퍼
      HONG JANG HYUN
      스탭
      스타일리스트/김현경, 헤어 / 이혜영, 메이크업 / 안성희, 프로덕션 / 배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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