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가모, 예술과 과학을 구두에 접목시키다!

‘보그 인터내셔널 에디터’ 수지 멘키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현재 <인터내셔널 뉴욕 타임즈>로 이름이 교체됐다)에서 25년 간 패션 비평을
담당한 그녀는 현재 세계 각국의 ‘보그닷컴’을 위해 독점 취재 및 기사를 쓴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전에 전시된 균형을 묘사한 예술 작품. 

금을 입힌 두 개의 청동 발(하나는 고대 로마시대의 것, 다른 하나는 앙리 마티스의 조각)이 원숭이 발바닥, 발레리나의 아치 모양 발등, 그리고 이제 걸음마를 뗀 아기의 작은 발가락들과 함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는 피렌체의 살바토레 페라가모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이퀼리브리엄> 전에서 인간의 발과 기능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웠다.



왼쪽은 아우구스투스 포럼에서 출토된 금박 청동으로 만든 니케의 오른발(BC 2세기). 오른쪽은 앙리 마티스의 발 습작(Etude de pied, 1909년경). ⓒ Archivio del Museo dei Fori Imperiali.  Photo credit: Stefano Castellani / © Succession H. Matisse c/o Pictoright Amsterdam 2010

나는 카프리에서 열린 돌체앤가바나 꾸뛰르 쇼에서 웨지힐을 신고 넘어졌다. 그 후 붕대를 감은 부은 발로 절뚝거렸기 때문에 발과 그 기능에 대해 특히 민감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 해박하면서도 날카로운 전시를 감상하기 위해 절벽에서 떨어질 필요는 없다.

 

나는 우리의 선조격인 영장류들을 보고 웃었다. 털이 북슬북슬한 모형들이 35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발자국을 남기며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프리미 파시(이태리어로 ‘첫 걸음마’)로 불리는 아기용 ‘Derby’ 슈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특허 받은 미끄럼 방지 밑창이 깔린 갈색 송아지 가죽으로 제작됐다. 이는 어린 아들 페루치오 페라가모를 위해 디자인한 것이다. 1946년. ⓒ Arrigo Coppitz

구두 디자이너인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아들 페루치오(현재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회장)를 위해 1946년 제작한 미끄럼 방지 밑창이 깔린 작은 신을 봤을 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과 그에게 영감을 준 서커스의 한 장면처럼, 텅 빈 공간에서 곡예를 부리듯 흔들리고 있는 형체들을 봤을 땐 기분이 즐겁고 좋기도 했다. 그러나 영상으로 촬영된 유명인들의 모습과 목소리에는 전율을 느꼈다. 존 F 케네디의 결단력 있는 걸음걸이, 간디의 종교 행진, 그리고 아돌프 히틀러의 다리를 구부리지 않는 군대식 걸음걸이.

 



무용 수업에서 캐더린 던햄의 지도를 받고 있는 제임스 딘, 뉴욕, 1955. © Dennis Stock/Magnum Photos

무엇보다 <이퀼리브리엄>의 공동 큐레이터이자 페레가모 박물관의 디렉터 겸 기록보관 담당자 스테파니아 리치와 미술 비평가 세르지오 리살리티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이들은 전 세계 박물관 곳곳에서 인상 깊은 예술 작품들을 가져와 공개했다.

 

그들은 피렌체 국립 도서관에서 대여한 단테의 <신곡>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비롯,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가져온 에드가 드가의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로 전시 내용을 확장했다. 



에드가 드가의 청동 조각상. © RMN-Grand Palais (Musée d’Orsay) / Hervé Lewandowski 

춤에 관한 섹션은 특히 감동적이다. 드가가 조각으로 표현한 무용수의 섬세함이나 15세기 라파엘 스타일의 펜&잉크 드로잉은 우리에게 신의 은총을 받은 발들을 보여준다. 그러나 슈즈의 영혼과 밑창에 평생을 바친 사람은 물론 살바토레 자신이다.

 



30년대 말 결혼식 무렵의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그의 아내 완다. 

“그는 평생 동안 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인간 해부학을 연구했습니다.” 스테파니아 리치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살바토레가 발의 아치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위해 제작했던 서로 다른 구두 골들을 내게 보여줬다. 



11가지 힐 높이로 제작된 구두 골, 2014. © Arrigo Coppitz

특허 신청서들. 왼쪽은 앞쪽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고 발가락 부분이 강화된 밑창을 슈즈 몸통 가장자리에 붙인 토슈즈. 오른쪽은 슈즈 밑창의 아치 강화 시스템. 열심히 연구한 결과 페라가모는 발바닥 아치를 지지해주는 혁명적인 ‘steel shank’를 발명했다. 덕분에 발이 거꾸로 된 진자처럼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1929년에 특허를 받은 이 쉥크는 그의 가장 중요한 발명 중 하나였고 지금도 페라가모 슈즈에 쓰고 있다. 로마 중앙 정부 보관소. © Rome, Central Government Archives

르네상스 건축물들(훌륭한 아치가 건물의 무게를 분산시킨다)에 둘러싸인 채 이태리인의 직관과 이해력을 지닌 페라가모는 슈즈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했다.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 중 마릴린 먼로는 이 연구의 혜택을 몸소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각기 다른 높이의 힐을 수시로 바뀌는 균형은 과학적 이해에서 출발해 예술의 형태로 발전됐다. 



왼쪽은 50년대에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마릴린 먼로를 위해 디자인한 슈즈를 바탕으로 한 빨간 페이턴트 펌프스. 오른쪽은 살바토레가 마릴린 먼로의 발을 바탕으로 만든 구두 골. 여러 흔적들은 할리우드 스타를 위해 수많은 슈즈를 디자인했다는 증거다. © Arrigo Coppitz 

‘스타들의 구두 디자이너’는 체중이 발의 아치 위에서 중력의 방향으로, 직선으로 떨어진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알베르토 지아코메티의 ‘뒤집어지는 남자(Capsizing Man)’ 청동상의 연약함을 바라보면서 ‘똑바로 서 있기 위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한 듯 보이는 살아있는 존재들의 연약함’에 대한 아티스트의 생각에 공감했다. 



왼쪽은 뉴욕 세계 무역 센터 트윈 타워 사이의 줄 위를 걷고 있는 필립 프티, 1974. 오른쪽은 알베르토 지아코메티의 <줄타기 곡예사>, 1943년. © Bill Stahl Jr./NY Daily News Archive via Getty Images / New York, Yoshii Gallery 

페라가모 구두 골들과 발 주형 틀. 

나는 지난 리포트에서 하이힐 패션의 부조리함에 대해 언급하며 왜 우리 여자들은 ‘아름다워지기’ 위해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번 전시회의 큐레이터들은 자연이 준 ‘균형(우리 몸의 골격을 움직이는 근육과 해부학적 구조를 통제하는 신경들)’을 슈즈에 재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마사 그래이엄이 펼치는 현대 무용 공연, 1943년. © Gjon Mili//Time Life Pictures/Getty Images

이번 전시회의 과학적인 측면은 고급 가죽 소재의 궁정화만큼 가볍다.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한다면 <이퀼리브리엄> 카탈로그와 그 안에 멋지게 묘사된 역사적 개요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이태리 조각가인 안토니오 카노바의 무용수들과 그들의 우아한 리듬, 1799년. © Possagno, Museo e Gipsoteca Antonio Canova

사진과 삽화가 풍부한 이 책엔 안토니오 카노바가 묘사한 것들이 담겨있다. 가령 무용수들의 신고전주적인 균형과 그들의 ‘우아한 리듬’, 미국 전위 무용가 머스 커닝엄의 가혹하게 뒤틀린 발가락, 그리고 개념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집요하게 조각된 자수정 <Shoes for Departure>(1991년) 등등. 



1958년 로버트 라우쉔버그가 찍은 <Antic Meet>에서의 머스 커닝햄. Photo by Richard Rutledge. Art © Estate of Robert Rauschenberg/Licensed by VAGA, New York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자수정으로 조각한 <Shoes for Departure>, 1991년. © Paris, Collection Enrico Navarra)

나는 이번 전시회가 세계 곳곳에서 순회되길 바란다. 이는 단순한 슈즈 전시회를 뛰어넘어 훨씬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 살바토레가 자신의 소박한 솜씨에 예술, 과학, 그리고 종합적인 지식을 더했던 것처럼 말이다.   



전시 <이퀼리브리엄>는 피렌체의 살바토레 페라가모 뮤지엄에서 2015년 4월 12일까지 열린다. www.ferragamo.com/museo

English Ver.

Feet First BY SUZY MENKES

How art and science fell into step for Salvatore Ferragamo

 

Two gilded bronze feet – one from ancient Rome, the other by Henri Matisse – vie for attention with monkey pads, a ballerina’s arched instep and the tiny toes of a toddler taking his first steps.

I took a crash course about the human foot and its function at Equilibrium, a fascinating exhibition at the Salvatore Ferragamo Museum in Florence.

 

Given that I was hobbling with a bandaged and bloated instep after taking a tumble off my wedges in Capri at the Dolce & Gabbana couture show, I was particularly sensitive to the foot and its function.

But you don’t have to fall down a cliff to appreciate this erudite but edgy exhibition. I laughed at the sight of our predecessors, the primates, as hairy models plodding along in footprints found in Africa 3.6 million years ago.

 

I had a prick in my eyes when I saw the tiny calfskin shoes with non-slip soles which shoemaker Salvatore Ferragamo created in 1946 for his son Ferruccio, now president of the family business.

 

I also felt a lift of delight at figures swinging acrobatically in an empty space, like Alexander Calder’s mobiles and his circus inspirations. But I shivered at the sight and sound of the famous on film: the purposeful stride of John F Kennedy, the religious march of Mahatma Gandhi, and Adolf Hitler’s military goose-stepping.

 

Most of all, Stefania Ricci, the museum’s director and archivist, and art critic Sergio Risaliti, Equilibrium’s co-curators, should be applauded for the impressive art objects and references that they have brought together from museums around the world. They extend from an illustration of the journey from Dante’s The Divine Comedy, loaned from Florence’s Biblioteca Nazionale Centrale, to Edgar Degas sculptures from the Musée d’Orsay in Paris.

 

Especially poignant is the section on dance, where the delicacy of bare-footed Degas dancers or a fifteenth-century Raphael-style pen-and-ink drawing show us feet in a state of grace.

But the soul and the sole of shoes is, of course, Salavatore himself.

 

"He spent his life studying and learning about the human anatomy to improve his understanding of feet," explained Stefania Ricci, as she showed me the different lasts the designer had worked on to further his scientific study of the arch of the foot.

 

With the intuitive understanding of an Italian who is surrounded by Renaissance architecture (where the premium arch takes the building's weight), Ferragamo brought the same principle to shoes.

Marilyn Monroe, among other Hollywood stars, may have felt the benefit of Salvatore’s studies. But the volatile balance, especially in heels of different heights, was developed from scientific understanding into an art form.

 

The "shoemaker to the stars" understood that the entire weight of the body falls in a plumb line on the arch of the foot.

Looking at the fragility of Alberto Giacometti’s bronze figure of the Capsizing Man, I shared the artist’s impression of "the frailty of living beings, as if at any moment it took a formidable amount of energy for them to remain standing."

 

In my previous post, I wrote about some of the absurdities of high-heeled fashion and asked why women were prepared to suffer to be "beautiful".

The curators of the exhibition made me understand how difficult it is to create in footwear the "equilibrium" bestowed by nature – the muscles that move the skeleton and the neurons that control the anatomy.

 

But the scientific side of the exhibition is as light as a pair of fine leather court shoes. Those wanting to take the lesson further, can study the Equilibrium catalogue and its beautifully presented historical overview.

 

The fully illustrated book embraces the Neo-classical balance of Antonio Canova’s dancers and their "rhythms of grace", the harsher visions of the distorted toes of American avant-garde dancer Merce Cunningham, and the implacably rigid carved amethyst Shoes for Departure (1991), by conceptual artist Marina Abramovic.

 

I hope this exhibition travels, because it is so much more meaningful than a mere display of footwear – just as Salvatore himself brought art, science and overall intelligence to his apparently humble c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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