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올가을의 꾸뛰르 러닝화

2016.03.17

by VOGUE

    올가을의 꾸뛰르 러닝화

    2014년 가을, 컴포트 슈즈의 열기는 여전하다.
    버켄스탁, 슬립온, 테바에 이어 이번 시즌엔? 꾸뛰르 감각의 러닝화가 거리에 등장했다!

    로고가 새겨진 왼쪽 스웨이드 소재 스니커즈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오른쪽 위와 왼쪽 아래 비즈 장식 메시 소재 스니커즈는 디올(Dior), 오른쪽 아래 메탈릭한 가죽과 트위드를 믹스한 스니커즈는 샤넬(Chanel).

    컴포트 슈즈는 지금껏 우리 여자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편안한 신세계를 제공했다. 그 맛에 길들여진 여자들의 ‘컴포트 슈즈 효과’를 위해 패션 하우스들이 다시 한번 뉴발란스, 아디다스 스탠스미스 같은 러닝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샤넬 오뜨 꾸뛰르 무대에 등장한 것이 이런 운동화를 똑 닮은 오간자 소재 스니커즈였다. 꾸뛰르 하우스들끼리 미리 약속이나 한 듯 디올 꾸뛰르 무대에서도 아쿠아 슈즈를 닮은 메시 소재 운동화가 등장했다. 관능의 시칠리안 스타일을 선보이는 돌체앤가바나 역시 가벼운 미드솔을 이용한 색색의 러닝화를 선보였다.

    또 프리폴 컬렉션부터 러닝화를 선보인 루이 비통 스니커즈는 지금 매장에서 신나게 팔리는 중이다. “지난 6월 100켤레가 수입됐는데 한 달이 채 안 돼 품절됐어요. 현재 추가 주문이 들어간 상태입니다.” 루이 비통 하우스는 기능성은 물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인기 비결로 꼽는다. “특히 발바닥이 닿는 부분이 충격 흡수가 잘 되게 디자인됐어요. 쇼핑하러 나온 40~50대가 딸과 함께 한 켤레씩 구입하는 경우도 봤어요.”

    루이 비통이나 돌체앤가바나 스니커즈 만큼 이번 시즌 눈길을 끄는 디자인은 샤넬과 디올이 선보인 컬러풀한 러닝화다. 특히 샤넬은 지난 꾸뛰르 컬렉션에 이어 올가을 시즌 기성복 컬렉션에도 트위드를 믹스한 러닝화를 잔뜩 등장시켰다. “이번 시즌 슈즈는 지난 꾸뛰르 컬렉션의 연장입니다”라고 샤넬 하우스는 설명했다. “모든 룩에 로우탑 또는 하이탑 스니커즈를 더해 모던하고 에너지 넘치는 실루엣을 완성했습니다.” 꾸뛰르 컬렉션과 다른 점은 비비드 컬러, 형광색, 메탈릭 가죽, 트위드 등으로 컬러와 소재가 훨씬 다양해졌다는 것. “소재가 더 젊어졌어요. 스타일이 무려 21가지나 됩니다.” 이번에 선보인 스니커즈는 밑창에 큼지막한 CC 로고가 장식된 게 특징. 걸을 때마다 살짝 드러나거나 땅바닥에 찍히는 샤넬 로고가 신는 재미를 더한다. 샤넬 스니커즈는 9월부터 매장에 진열될 예정이지만, 구입하려면 웨이팅 리스트에 먼저 이름을 올려야 한다. 그만큼 인기 절정이다.

    디올 역시 스니커즈를 스포츠 룩이 아닌, 데이 룩으로 편입시켰다. 스니커즈의 특징인 두툼한 고무창은 그대로 유지한 채 고급 소재를 가미했는데, 컬러풀한 고무창에 크리스털이나 비즈 장식 메시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6월말 청담동 멀티숍 분더샵에서 먼저 선보인 디올 스니커즈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분더샵에선 일찍 품절됐어요”라고 디올 하우스는 전한다. “갤러리아 백화점에 이어 현대 백화점, 신세계 백화점에 차례로 입고됐지만 계속해서 추가 주문해야 했죠. 지난달까지 선지불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디올 스니커즈는 배우 민효린은 물론, 아이돌그룹 등 젊은 셀럽들에게 특히 인기였다. 이에 대해 디올 하우스는 스타일링의 다양성과 편안함을 특징으로 꼽았다. “키가 작은 편인 우리나라 여성들이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디올을 우아하게 즐기는 중년 여성부터 발랄한 20대 아가씨들까지 이 스니커즈를 찾고 있어요. 캐주얼한 팬츠는 물론 드레시한 옷에도 무척 잘 어울립니다.”

    누구보다 디올 스니커즈를 애용하는 패션 블로거, 수지 버블 역시 믹스매치 감각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는다. “디올 스니커즈는 요즘 시대가 지향하는 믹스 앤 매치의 전형을 보여준다”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할 정도다. “양말 라이닝과 러버솔은 여성의 발 모양을 본떠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됐어요. 디올이 개발한 가벼운 메시 소재가 편안함을 더합니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수공예 비즈 자수가 특별함을 더해주죠.”

    요즘 패션 하우스가 선보이는 러닝화는 캐주얼한 데이 룩에는 물론, 칵테일 파티 룩에도 충분히 잘 어울린다. 또 매니시한 팬츠 룩엔 강렬한 포인트를 더해준다. 물론 스포츠 전문 브랜드의 운동화만큼 기능적이지 않고, 1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 역시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패션 하우스가 선보인 하이엔드 스니커즈는 당대 최고 유행인 스포츠 트렌드의 심벌이 될 만하다. 우아함과 럭셔리의 상징인 샤넬과 디올 하우스조차 기어코 스니커즈를 꾸뛰르 룩에 포함시켰으니까. 라프 시몬스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늘 스포츠에 관심이 많습니다. 스포츠를 디올 스타일로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 지금도 고민 중입니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손은영
    포토그래퍼
    HWANG IN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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