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타월은 안녕하신가요?

“화장실을 보면 그 집의 수준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물때 없이 새하얀 욕조와 세면대, 향기로운 디퓨저는 갖췄지만 정작 수건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볼품없다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한순간이다.

실례지만, 당신의 타월은 안녕한가요?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새하얀 호텔 침구와 욕실에 비치된 보송보송한 타월은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 아닐까? 그 포근하고 부드러운 감촉에 자꾸만 얼굴을 비비고 싶어지니 말이다. 우리 집에도 이런 타월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일본 여행갈 때마다 하나 둘씩 사 모은 소니아 리키엘의 스트라이프 패턴, 테두리를 따라 잔잔한 꽃 자수가 놓인 로라 애슐리, 세련된 뉴트럴 톤의 존 루이스 등등. 하지만 작년 6월, 신혼집 욕실 찬장을 반짝반짝 빛내주던 아리따운 타월들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빨래통에 젖은 타월을 산처럼 쌓아뒀다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돌리고, ‘좋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섬유 유연제를 아낌없이 투하했던 지난 1년의 결과는? 오래된 나무 껍데기처럼 거칠고 뻣뻣해져 타월들은 걸레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초라하고 볼품없어졌다.

세안 후 피부에 제일 먼저 닿는 건 세면타월인데, 우린 그걸 간과한 지 오래다. 따지고 보면 화장 솜은 조금 비싸도 100% 순면 위주로 고르지만, 정작 세면타월엔 한없이 너그러운 게 사실. 더 무서운 건 이런 못생긴 타월들은 보기에도 별로지만 피부 건강에도 적신호라는 것. “건강한 피부라면 문제될 게 없어요. 하지만 얼굴에 작은 상처가 났다거나 건선, 아토피 등 피부의 정상 기능이 무너진 상태라면 오염된 타월을 통해 균이 피부에 달라붙게 되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의 무시무시한 경고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자, 이쯤 되면 우리 집 타월에 대한 중간 점검은 선택이 아닌 필수! 타월 관리에 꼭 필요한 특급 비법 10가지를 공개한다.

 

40수 이상을 선택하라

호텔에서 사용하는 타월은 대부분 40수 이상의 100% 면 소재로 이뤄진다. 여기서 ‘수’란 원단을 만들 때 사용하는 실의 굵기.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타월은 20~30수인 걸 감안하면 최대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덕분에 “여러 번 사용하고 세탁해도 흡수력과 촉감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객실관리팀 장호근 대리는 설명한다.

구입과 동시에 세탁하라

타월 제조사들은 제품 출고 직전 실리콘 가공이나 특수한 섬유 유연제를 사용한다. 백화점 리빙 코너 진열대에 올라와 있는 타월들이 당장 사용하고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매끈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눈속임용 코팅 처리들로 인해 타월의 일차적 기능인 수분 흡수력을 방해하고, 민감성 피부의 경우 트러블 유발이 의심되니 타월 구입 후 첫 사용에 앞서 반드시 세탁하도록 하자.

세탁 전 꼼꼼하게 분류하라

검정 옷과 흰 옷. 속옷과 양말. 옷의 유형과 컬러, 소재에 따라 분리해서 세탁하지 않나? 타월 역시 마찬가지. 타월의 색상과 소재에 따라 세탁 방법은 달라진다. 컬러가 진한 타월은 물 빠짐이 우려되니 가벼운 손빨래 후 혼합 세탁을 권하고, 필요에 따라 색상 보호 세제를 사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뜨거운 물로 세탁 시엔 면 섬유의 손상이 우려되니, 온도는 40도 이하에서 울 코스로 한 번 돌리고 헹굼을 2회 정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제는 최소한으로 사용하라

세제는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좋다? No! 타월을 오래 쓰고 싶다면 제발 세제 사용에 인색해지자. 세제 회사들이 권장하는 1회 사용량의 절반으로 충분하며, 초벌 세탁이 끝나고 재벌 세탁시 한 컵 반 분량의 식초를 넣어주면 잔류 세제를 없애는데 도움을 준다. W 서울 워커힐 스타일팀 매니저의 추천 세제는? 독일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 헨켈사의 퍼실 제품!

한번에 몰아서 세탁하지 말자

세탁 시 타월이 물에 푹 잠길 정도여야 세탁 효과가 크고, 마찰에 의해 잔털과 보풀이 세탁물에 달라붙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거름망이 없는 드럼 세탁기라면 더더욱). 타월 전문 회사들이 권하는 타월 1회 세탁양은 샤워타월 기준 최대 세 장이다(세면타월의 경우 여섯 장). 뭐든 급하게 할수록 실수가 잦은 법. 타월의 바람직한 세탁주기는 3~4일에 한 번인 만큼 미리 여분을 준비해두는 것이 타월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사소한 비법이다.

섬유 유연제는 피하라

섬유 유연제 사용은 타월의 흡수력을 저하시키는 주범이다. 실을 구성하는 섬유 가닥가닥의 마찰력을 감소시켜 잔털과 보풀의 발생을 높이기 때문. 일본 황실에 납품되는 최고급 타월 브랜드 홋토만(Hotman)이 섬유 유연제와 드럼 세탁기 사용을 절대 금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탈수 후 꺼낼 땐 탁탁 털어라

일명 ‘타월지’로 불리는 테리 직물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리 모양의 루프로 이뤄져 있다. 세탁기에서 꺼낸 직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부분이 엉켜 있게 마련인데 제때 풀어주지 않으면 수분 흡수력이 떨어진다.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엉킴 방지를 위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탁기에서 꺼낼 때 탁탁 털어줄 것! 한 가지 더, 테리 소재 타월의 다림질 사용은 금물이다. 고리 모양이 눌려 흡수력이 떨어진다.

빨래통에 던지기 전에 말려라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 지금 당장 세탁기에 넣지 않을 거면 일단 말려라. 전신의 물기를 닦아내느라 축축하게 젖은 타월이 빨래통에 쌓일수록 세균 번식이 촉진된다. 빨래건조대에 이제 막 세탁을 끝마친 옷가지들만 널라는 법 있나? 젖은 타월도 바싹 말린 후 빨래통에 모아두도록 하자.

건조기를 사용할 땐 시원한 바람으로

모발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드라이어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자연 건조로 말려야 한다. 타월도 마찬가지! 뜨거운 바람으로 머리를 말리면 모발 손상이 촉진되는 것처럼 타월을 건조기에 넣어 말리면 섬유 조직의 손상을 앞당긴다. 건조기를 사용할 땐 가급적 시원한 바람으로, 테두리 장식이 있는 타월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뜨거운 바람에 테두리가 오그라들 수 있다.

예쁜 타월은 장식용으로 비치하라

자수, 리본, 레이스 등 장식이 돋보이는 디자인 타월은 아무리 조심스럽게 세탁한다 해도 떨어지거나 헤질 위험이 크다. 디자인 타월은 장식용으로 사용하되 세탁 횟수는 제한하도록 하자. 또 주방용 타월은 테리 소재보다 리넨을 추천한다. 얇고 가벼운데다 다림질에도 변형될 염려가 없다.